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寺地はる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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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이 화창해서 다행이다. 사람들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 말을 입에 올린다. 예를 들면, 운동회 개회식에서. 하늘이 여러분의 노력을 알아주나 봅니다. 이건 교장 선생님의 틀에 박힌 인사말이다. 혹은 결혼식에서. 신부 친척이나 신랑 동창처럼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대를 만나면 침묵을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날씨 이야기를 꺼낸다. 즐겁고 경사스러운 날에는 축복받은 날씨만큼 좋은 건 없다는 뜻으로 으레 하는 말이다.
--- p.7 예부터 물방울무늬는 메마른 대지에 내리는 비를 의미하고 살아가는 힘을 상징한다. 그래서 ‘슬픔의 눈물까지도 인생을 아름답게 하는 빛으로 만들어가기를 바라며’라는 소망을 담아 소중한 사람에게 선사하는 선물로 물방울무늬를 선택하는 사람도 많다. --- p.18 두 손으로 얼굴을 푹 감싸자 이날 이때까지 나와 시즈쿠, 그리고 모리와 다카미네 사이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단편적이면서도 무작위로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이제 그 기억들은 너무나 까마득해서 내 손이 닿지 않는 아득히 먼 곳으로 가버렸다. --- p.40 장롱 속에 잠들어 있는 보석을 꺼내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 그렇게 해서 손에서 손으로 계속 이어지면서 영원히 사랑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 그러면 형태가 달라져도 보석과 귀금속은 계속 남는다. 그건 내가 한 일이 영원히 남는다는 뜻이다. 난 ‘영원’에 닿고 싶다. --- p.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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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다시 빛나는 순간
물방울처럼 반짝이는 인생 찬가 『물을 수놓다』 작가 데라치 하루나가 전하는 가장 다정한 재회 이야기 “옛날에는 비를 신들이 흘리는 눈물이라고 여겼어. 빗방울이 모여 강을 이루고, 강물은 바다로 흘러갔다가 다시 하늘로 올라가지. 그러한 반복이 ‘영원’을 의미한다는 설도 있단다.” 중학생 시절, 주인공 네 사람의 학교 미술 선생님이 해준 ‘영원’에 대한 이야기. 『기억은 물방울 모양』은 이 ‘영원’에 대한 지극한 탐구와도 같은데, 우선 다카미네는 “영원에 닿기 위해” 보석 리폼 회사를 차리고, 나가세는 그 회사의 보석 디자이너로 일을 하며, 시즈쿠는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공방에서 보석을 직접 다루는 일을 하며, 모리는 같은 빌딩에서 인쇄소에 근무한다. 한 해 한 해 쌓아온 시간 속에서 서툴지만 우직하게 살아가는 그들이 마주해야 했던 여러 가지 선택과 뜻대로 안 되는 험난한 인생, 그리고 각자의 삶의 전환점이 담담하게 그려지는 이야기. 이 소설은 영원을 이루는 물방울 같은 우리의 하루하루 삶을 지극히 따뜻한 연대의 서사로 완성한다. 새롭게 재탄생하며 전해지는 보석처럼 누군가에게서 누군가로 끝없이 이어지는 마음. 그리고 변화와 연결의 끝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시작. 보석이 자신의 형태를 바꾸며 무구한 반짝임을 이어가듯이, 단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간다면 영원히 빛을 잃지 않는 물방울에 닿을 수 있다고, 우리 삶은 늘 누군가와 서로 기대며 꿋꿋이 나아가는 것임을 조용히 웅변하는 아름다운 소설이 『기억은 물방울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