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寺地はる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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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잠든 마쓰키를 보았다. 튜브를 잔뜩 달고 있는 애처로운 모습. 오랜만의 재회가 이런 상황이라니, 생각도 하지 못했다.
육교 위에서 싸움. 서로 멱살을 움켜쥐고. 상대는 아는 사람일까? 아니면 초면일까? 어쨌거나 기요세는 상상이 가지 않았다. 기요세가 아는 마쓰키는 언제나 태평하게 웃고 있었다. 도저히 남과 싸우거나 폭력을 휘두를 것 같지 않았다. --- p.23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도 테이블 위에 있는 물건이 신경 쓰였다. 한자 사전, 히라가나 단어 풀이 문제집에, 몇 종류나 되는 공책. 초등학생들이 흔히 쓰는 받아쓰기 공책에는 누가 봐도 마쓰키가 아닌 앳된 글씨가 적혀 있었다. 몇 번이나 지우개로 지웠는지 종이는 구겨져서 여기저기 찢어졌고, 가장자리는 거뭇하게 때가 타 있었다. --- p.70 내일이 좋은 날이 되기를. […]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 그 사람의 미래가 밝기를 바라는 마음. 특별한 단어는 하나도 쓰지 않았는데, 분명 애정이 전해지는 말이었다. 나도, 내 소중한 사람에게 말해 주고 싶었다. 내일이, 좋은 날이 되기를. --- p.122 마오 씨는 마쓰키가 일방적으로 이쓰키 씨를 때렸다고 말했다. 마쓰키의 어머니는 ‘내 핏줄 같지 않을’ 정도로 난폭한 아이였다고. 그녀들의 말이 기요세가 아는 마쓰키와 도저히 연결되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알 수가 없었다. 애초에 ‘남을 믿는다’는 건 대체 무엇인가 하는 단계부터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 p.129 거리는 변해 간다. 사람도. 아무리 절실히 좋은 날이길 바라도, 내일이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후회 없는 오늘을 살아간다’는 까다로운 과제를 짊어진 동시에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에 맞서면서 기다린다’는 인내심을 요구받고 있다. --- p.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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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서점대상 노미네이트 · 독서미터 추천 랭킹 1위 · NetGalley 페이지뷰 1위
지금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의 최신 장편소설 35세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하여 2014년《비올레타》로 제4회 포플러사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 2024년 현재까지 20여 종의 책을 출간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데라치 하루나는, 여성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담은 초기작에 이어 최근에는 사람 간의 차이, ‘당연’, ‘보통’의 위험성 등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북다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시대와 함께 상식은 변화한다. 시대는 변하고 나 역시 변한다. 인간은 누구나 낡고 늙어간다. 처음에 올바르다고 생각했던 것에 매달리지 않고 항상 의심하려 한다”는 작가는, 사회가 만든 규범과 인식의 틀을 끊임없이 경계하면서 전과 다른 주제와 표현방식으로 독자와 마주하고 있다. 데라치 하루나는 유독 상복이 없는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다른 이름으로 응모한 작품으로 제29회 ? 제30회 다자이 오사무 상 최종 후보, 《밤이 꼭 어두운 것은 아니다》로 제33회 야마모토 슈고로 상 후보, 《물을 수놓다》로 제42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한편 그의 작품은 꾸준히 일본 서점대상 후보에 오르는데, 특히 출판계 최전선에서 치열한 하루를 보내는 서점 직원과, 나이 ? 성별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독자에게 큰 사랑과 공감을 받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앞다투어 추천하는 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데뷔 10년 안에는 큰 상을 받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어렵다는 것은 최근 깨달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곰곰이 생각한 끝에 ‘소설을 더 쓰고 싶다’, ‘더 좋은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두 마음만이 남았다”고 밝힌 작가는 그의 새로운 바람대로 착실히 나아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강기슭에 선 사람은》을 선보였다. 본작은 일본 서점 직원들의 연이은 찬사로 2023년 일본 서점대상 후보, 일본 최대 책 리뷰 사이트 ‘독서미터’ 추천 랭킹 1위에 올랐다. ‘나는 너라는 사람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애초에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까’ 29세의 카페 점장 기요세는 연인 게이타가 크게 다쳐 의식불명이라는 전화를 받는다. 몇 달 전 게이타가 고집스레 어떤 사실을 숨긴 것이 원인이 되어 다툰 후 연락을 하지 않았던 둘. 게이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껏 잘 지내온 친구와 싸우다가 다쳤으며, 어렵게 연락이 닿은 게이타의 어머니는 원래 난폭한 아이였다며 기요세에게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고 한다. 기요세가 알고 있던 게이타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들. 조금씩 위화감이 쌓이는 와중에 기요세는 입원 물품을 챙기러 찾아간 그의 집에서 노트 세 권을 발견한다. 어린아이가 처음 받아쓰기를 한 듯 삐뚤거리는 글자로 가득한 노트들. 누구보다 바르고 아름답게 글자를 쓰는 게이타의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부터, 누군가를 향한 연심을 담은 문장 등이 서툴지만 안타까울 정도로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 적혀 있다. 그리고 그중에는 언젠가 게이타가 기요세에게 보낸 유달리 긴 안부 메시지도 있다. 본문에서 인용된 가공의 소설 《깊은 밤의 강》에 본작의 제목이자 주제라고 할 수 있는 “강기슭에 선 사람은, 바닥에 가라앉은 돌의 수를 알지 못한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바닥에 가라앉은 돌’은 저마다 품고 있는 인생과 경험, 그로 인해 형성된 인격과 내면을 뜻한다. ‘강기슭에 선 사람’은 그 돌을 품은 타인을 바라보는 또 다른 사람으로, 둘은 닿아 있긴 하지만 서로 다른 존재로 결코 하나가 될 수는 없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상대를 완벽하게 알 수 없고, 상대 또한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 일정 부분만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본질이 아니라거나 잘못된 태도라고 확언할 수 있을까. 의식조차 못 했던 편견으로 눈앞이 흐려져 있었음을 깨닫게 된 기요세는 강 밑에 가라앉은 수많은 돌을 하나하나 주워 올리듯, 상대를 헤아려 보리라 결심한다. 그렇게 그는 전에는 몰랐던 강바닥에 가라앉은 돌들을 볼 수 있게 된다. ‘당연’, ‘보통’, ‘정상’의 허구성을 쉼 없이 이야기해 온 작가가 보내는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예리하지만 다정한 시선 데라치 하루나의 작품이 그렇듯 본작을 읽고 나면 ‘당연’이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지 깨닫게 된다. ‘보통’, ‘정상’이라는 것은 또 얼마나 좁은 식견에서 제멋대로 만들어진 사상누각이었는지도 드러난다. 무언가를 ‘정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그것이 스스로 정한 ‘정상’의 기준에 맞지 않을 뿐, 정상이 아닌 사람에게는 저마다 다른 사정과 배경이 있다. 그 점을 참작하지 않고 운 좋게도 안전하고 윤택하게 살아온 사람이 판단하는 ‘정상’이란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지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 선명하게 드러난다. 또한 이 작품은 다양한 사회문제도 다루고 있는데, 성별에 대한 고정 관념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부터 성인 ADHD나 난독증과 같은 학습장애처럼 예전에는 이름이 없었기에 ‘비정상’, ‘낙오자’ 같은 거친 카테고리로 분류되었던 질환들이 그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보편적인 정상성이 얼마나 세밀하지 못한 기준인지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저마다 다른 ‘돌’을 지닌 이들의 심리와 그들의 관계를 섬세한 언어와 다정한 시선으로 그려낸 《강기슭에 선 사람은》은 ‘읽는 디톡스’로 불리는 데라치 하루나 작품 중 단연 손에 꼽는 수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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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사람들이 애써 내딛는 작은 보폭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나 또한 나를 둘러싼 세계를 소중히 바라보며 걷고 싶어졌다.” - 김영건 (속초 동아서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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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음에도 우리가 놓치는 것들, 우리는 그것을 영영 알아채지 못할지도 모른다. […] 그럼에도 이쓰키처럼 편지를 전하고, 기요세처럼 끝까지 지켜봐 주는 것. 우리는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다고, 그렇게 누군가의 삶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 차경희 (문학서점 고요서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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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히면서도 인간관계의 복잡성과 그 안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도움의 본질에 관한 통찰을 담은, 모두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다.” - 김지언 (교보문고 강남점 문학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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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기요세는 다른 이의 ‘기슭’에서 오해하며 바라보던 사람에서 타인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이해하는 사람’이 됩니다.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기요세의 성장입니다. 한 인물을 대하는 마음의 변화가 문장으로 섬세하게 표현되어 읽는 맛이 있습니다.” - 이상명 (가가77페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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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다른 존재로 존중하며 더 선명해진 주인공을 통해, 우리는 다 다르지만 서로에게 다다를 수 있음을 알았다.” - 김준태 (다다르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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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또 읽고 싶을 정도로 이 이야기가 좋다.” - 야마모토 마이 (ACADEMIA 선리브 고쿠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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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라치 하루나의 작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을 언어로 바꾸어 보여준다. 상처 입은 마음을 보듬어 준다.” - 우라베 지에코 (미즈시마 서점 곤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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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이지 않는 장애나 ‘평범’이라는 굴레, 가족이라 해도 이해할 수 없는 문제. 그 하나하나가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진다.” - 혼고 아야코 (마루젠 마루히로 백화점 히가시마쓰야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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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엉킨 절실한 감정과 간절한 소망의 경지가 온몸에 스며든다. 다양한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열심히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 우치다 다케시 (북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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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제대로 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타인에게 ‘제대로 살라’고 충고하는 사람일수록 이 작품을 읽어보길 바란다. 그런 생각이 당신의 눈을 가리는 편견으로 작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 오야 히로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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