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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을 사러 간 아기 여우
금빛 여우 여우 이야기 꽃나무마을과 도둑들 농부의 발, 스님의 발 소를 맨 동백나무 도리에몽, 세상을 돌다 옮기고 나서 니이미 난키치 연보 |
Nankichi Niimi,にいみ なんきち,新美 南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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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영 jylee721@yes24.com
2007.04.05.
조카가 오랜만에 놀러 왔습니다. 뭐하고 놀까 하다가 일본동화 '금빛여우'를 들려줬습니다. 읽어주기엔 좀 무리가 있는 내용이라 그냥 이불에 드러누운 자세로 동화구연대회 하듯이 들려줬는데, 제 이야기를 그렇게까지 열심히 듣는 조카의 모습은 처음 보았네요. ^^
옛날옛날에 '금빛'이라는 별명을 가진 외톨이 어린 여우가 살았습니다. 금빛은 장난꾸러기여서 밤이나 낮이나 마을에 내려가 장난을 치곤 했습니다. 그날도 금빛은 냇가에서 고기 잡는 효주를 놀려줄 심산으로, 효주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바구니 속의 고기를 몽땅 물 속에 던져버립니다. 효주가 '이 못된 여우 녀석!' 소리치며 달려왔지만, 금빛은 금방 달아났습니다. 며칠 뒤, 금빛은 우연히 효주네 소식을 듣게 됩니다. 효주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죠. 금빛이 던져버린 물고기는 효주 어머니께 해드릴 저녁반찬이었음을 알고, 금빛은 크게 후회합니다. '효주도 나처럼 외톨이가 되었구나...' 금빛은 동네 생선 가게에서 정어리를 훔쳐다가 효주네 앞마당에 던져놓고 옵니다. 다음날 효주네 집에 다시 가보니 효주가 밥 먹다 말고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도대체 누가 정어리 따윌 집에 던져놓은 거지. 도둑으로 몰려서 호되게 얻어맞았잖아." 금빛은 아뿔싸! 놀라며, 가져왔던 밤을 헛간 뒤에 조용히 두고 돌아옵니다. 다음날도 다음날도, 밤과 송이버섯을 주워다가 효주네 집에 두고 돌아옵니다. 며칠 뒤, 효주는 친구와 길을 걷다 누가 밤 따위를 갖다 두는 건지 궁금하다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친구는 아마도 하느님이 하신 일일 거라고 말합니다. 이 얘기를 뒤에서 듣던 금빛은 '아니, 내가 갖다 둔건데!'하면서 투덜댑니다. 그 다음날도 금빛은 밤과 송이버섯을 들고 효주네 집엘 갔습니다. 헛간에 있던 효주는 그런 금빛을 보았습니다. '아니 저 녀석은 그때 그 못된 여우!' 하면서 놀랐습니다. 저는 이쯤에서 조카에게 무어라 결말을 말해주어야 할지 고민해야 했습니다. 이 동화의 결말은 효주가 쏜 총에 맞아 금빛이 죽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루에 놓여진 밤을 보고서야 지금까지 밤을 갖다 준 존재가 금빛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는, 그런 아주 아주 슬픈 결말이지요. 저는 어린 아이들도 슬픈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은 아팠지만, 조카에게 슬픈 결말을 그대로 들려줬습니다. 조카는 무척 충격을 받은 듯 했습니다. 책을 잠깐 달라고 하더니 뚫어져라 페이지들을 쳐다보더군요. 이렇게 글씨가 많은 책은 읽지도 못하면서 말이죠. 애잔하고 서정적인 느낌이 참 괜찮은 동화입니다. 내용도 가만 보면 단순하지 않고, 위트도 있습니다. 아이들 읽어주다가 어른이 감정이입하게 되는 그런 내용들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