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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의 황야 15~25
해설_ 황야를 선택한 남자, 『구형의 황야』에 대하여 2 |
Seicho Matsumoto,まつもと せいちょう,松本 淸張,본명:마츠모토 키요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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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코는 문까지 가 보았다. 문을 열 용기는 없었다.
그냥 급한 환자가 아니다. 분명히 불의의 사고가 일어났다. 자고 있는 동안 들은 것은 총소리가 아닐까―. 구미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소동을 알아차렸는지 바로 앞쪽의 방에서도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훨씬 끝 쪽에서도 사람이 걸어와 이 방 앞을 서둘러 지나갔다. 구미코는 재빨리 파자마에서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어릴 때 이웃에 불이 난 적이 있다. 어머니가 자고 있는 그녀를 깨워 만일을 위해 기모노로 갈아입게 했다. 그때의 떨림과 지금의 상황이 닮았다. 곧장 복도로 나가는 것은 조심성 없는 일임을 깨닫고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귀에는 뚜― 뚜―, 하는 통화중 신호음밖에 들리지 않는다. 다른 손님들이 그녀와 똑같은 생각으로 프런트에 전화해서 사태에 대해 묻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 p. 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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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패배를 바랐던 남자의 이야기!
한 차례 영화화, 그리고 무려 여덟 차례나 드라마로 제작된 세이초의 대표 역사 미스터리! 일본의 오래된 사찰을 둘러보는 취미가 있는 세쓰코는 돌아가신 외삼촌이 좋아했던 사찰, 나라(奈良)의 도쇼다이지를 구경하러 간다. 외교관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중립국에서 일했던 외삼촌 노가미 겐이치로는 현지에서 과로로 죽었다. 사찰을 둘러보며 외삼촌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던 세쓰코는 사찰의 방명록에서 외삼촌과 똑같은 글씨체의 서명을 발견한다. 죽은 이가 살아 돌아오기라도 한 것일까? 마치 망령에 홀린 것처럼, 세쓰코는 예전에 삼촌이 좋아했던 다른 절들도 뒤져본다. 그곳의 방명록에도 삼촌의 특이한 글씨체와 똑같은 서명이 발견된다.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노가미 겐이치로의 유족들, 아내 다카코와 딸 구미코는 대수롭지 않은 우연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세쓰코와 그녀의 남편 료이치, 그리고 구미코의 연인 소에다는 유족들의 주변을 떠도는 노가미 겐이치로의 존재를 느낀다. 문득 노가미가 죽었을 당시의 상황이 궁금해진 소에다는 당시 노가미와 함께 중립국에 파견되어 있었던 동료들을 수소문한다. 그러던 중 행방이 알 수 없었던 육군 무관이 어느 날, 연고도 없는 외딴 곳에서 교살당한 시체로 발견되면서 상황은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패전의 아픔을 딛고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뤄낸 1960년대의 일본은, 이미 전쟁의 상흔에서 많이 벗어난 상태였다. 전쟁중에 징병되어 참전하기도 했던 세이초는 사람들이 점점 전쟁을 잊어 가는 것을 우려했다. 전쟁은 일본 스스로 벌인 것이지만, 일본 내에서도 전쟁으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은 그 상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쟁 말기, 일본 측에서도 패배를 예감하고 희생을 최소화하고자 일찌감치 항복을 하려 했던 자들이 있었다. 세이초는 그 사실을 단서로, 일본의 패배를 바랐던 남자의 이야기를 쓴다. 배신의 대가로 영원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 남자. 그는 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야 그리웠던 고향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