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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05
헌사 … 08 본문 … 10 작품해설(김지은 평론가) … 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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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과 나, 그리고 몇몇은 같은 물을 먹고 한 화분에서 잔다. 모두들 이런 우리를 가족이라고 했다. 연은 나에게 먹는 법, 자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말하는 법, 생각하는 법도 연에게 배웠다.
--- p.11 내가 연이고, 연이 나였다. --- p.14 “바다에서 온 새가 그랬어. 내 고향에선 누군가 어떤 곳을 완전히 떠날 때 등 뒤로 검은 돌을 던진대.” --- p.27 나는 그 이야기를 믿었다. --- p.39 바다에는 모든 것이 있었다. 익숙한 슬픔과 생소한 행복의 이야기, 너무 아름다워서 가슴이 저려 오는 이야기, 너무 추해서 쓴맛마저 나는 이야기. 새가 들려주는 온갖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잠시 내 마음이 말을 멈췄다. 바다는 늘 그렇게 더 큰 고통을 덮어 주었다. --- pp.54-55 내 머릿속은 온통 ‘엄마’로 시작되는 문장뿐이었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 중 나쁜 것만 기억했다. 이런 나를 견디지 못해 늘 괴로워했다. 이게 나였다. --- p.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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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구석 그늘진 화분에서 태어난 선인장 ‘인’은 엄마 ‘연’을 통해 먹는 법, 자는 법, 말하는 법, 생각하는 법을 배우며 자란다. 그러던 중 창가에서 만난 라벤더 ‘길’을 통해 세상 모든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 ‘바다’와 이야기를 들어줄 존재를 찾아온다는 ‘새’에 대해 알게 되고, 엄마의 반대에도 ‘길’과 함께 바다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엄마와 아무리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심리적으로는 독립하지 못한 상태가 계속되며 괴로워한다. 시간이 흘러 ‘숨’의 엄마가 된 ‘인’은 자신이 점점 엄마 ‘연’과 닮아감을 느끼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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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미워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수많은 딸들은 엄마의 모습을 닮은 또 다른 엄마가 되어 가는 나를 발견한다.” _ 『검은 돌』 해설 중에서 『검은 돌』 속 주인공 ‘인’은 실로 칭칭 감긴 모습을 한 백운금 선인장이다. 백운금 선인장의 흰 솜털은 모녀의 엉킨 ‘인연’의 하얀 실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머니를 향한 애증으로 가득한 ‘인’은 드디어 엄마와의 분리를 시도한다. 하지만 엄마와 아무리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심리적으로는 독립하지 못하는 상태를 경험한다. 그리고 엄마와의 분리 과정에서 연인 ‘길’과 이별하고 자식 ‘숨’을 양육하게 된다. “딸이라는 이름의 한 여성이 엄마라는 또 다른 여성을 만나 겪게 되는 맹수와 같은 경험과 질긴 관계”(『검은 돌』 90면, 해설 중에서)에서 ‘인’은 ‘숨’을 기르는 엄마가 되어서야 검은 돌을 내려놓는 행위를 통해 엄마에 대한 죄책감을 버리고 나의 인생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이 작품에는 펼친 책장으로 형상화된 '바다에서 온 새'가 등장한다. 바다에서 온 새는 주인공의 여정에 함께하며 때론 길잡이가 되어 주기도 하고, 때로는 지루함을 이겨 낼 즐거움을 주기도, 때로는 가슴 아픈 공감을 건네기도 하며 문학의 효용을 느끼게 한다. 도서 비비언 고닉의 『사나운 애착』이나 앨리슨 벡델의 『당신 엄마 맞아?』, 영화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대중들의 많은 공감과 적극적인 지지를 불러왔듯, 그림책 작가가 섬세한 손길로 그려 낸 『검은 돌』 역시 독자들에게 ‘인’이 느꼈던 따뜻하고 후련한 바람을 온전히 전할 수 있길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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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엄마, 그 엄마의 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 반복되던 여성의 역사는 이 책에서 끝난다. 모든 딸들이 이 책을 읽고 엄마를 떠나길 바란다. 내내 울더라도." - 정희진 (서평가,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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