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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_ 장구한 역사의 도시에서 전태일과 조영래를 찾다
02_ 골목길에서 만나는 대구 문학의 흔적 03_ 나의 '고향동네'였던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04_ 그날 속으로, 다시 걸어가며 05_ 대구와 대만, 그리고 228 06_ 두 도시, 전쟁 너머 평화를 걷다 07_ 기억과 재현의 도시, 대구 나오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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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이 대구 사람이었는교?"
전태일은 대한민국 노동운동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효시적 인물이다. 그런데 대구시민들조차 그의 고향이 대구라는 걸 아는 이가 드물었다. '한강의 기적'을 일군 불세출의 대통령이라 철석같이 믿는 박정희와 그의 집권기 열악한 노동 실태를 고발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 대구에서 만나고 있다. ---p.29 이번 주말에도 장구한 역사의 도시, 대구를 찾아간다. 늘 그래왔듯, 전태일의 옛집과 조영래 변호사의 생가터를 마실 가듯 들를 테지만, 이번에는 거기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 최종 목적지다. 그곳에서 '영원한 가객' 김광석이 부른 '광야에서'를 반복해 들을 작정이다. 나만의 느낌일 테지만, 그의 목소리는 '전태일 정신'을 닮았다. ---p.40 『마당 깊은 집』을 통해 나의 '마당 깊은 집'이 소환되고, 나도 길남이처럼 이 도시를 하염없이 헤매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길남이와 나의 삶터와 동선이 겹치기도 하고, 나만의 장소가 표시되면서 이 도시 곳곳에 올록볼록하게 나만의 질감이 생겨난다. 어디 『마당 깊은 집』뿐이랴. 같은 시기 대구를 배경으로 한 이동하의 『장난감 도시』를 읽다 보면 어디 즈음의 나, 혹은 내 주변의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p.68 후일 김광석 벽화가 그려지는 백수십 미터의 긴 옹벽이 생긴 것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경유하며 좁았던 도로의 주위를 강제로 밀어버리고 달구벌대로를 만들고, 방천과 시장 사이에 신천대로를 만드는 대공사를 하면서다. 아버지의 가게는 대로변의 목 좋은 곳에 자리했지만 달구벌대로의 확장과 함께 단번에 허물려 시장의 구석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새로 만들어진 낯선 콘크리트 옹벽 근처에는 유난히 인적이 드물었지만 동네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놀이터이자 도전 과제가 되었다. 우리는 매일같이 옹벽을 이용한 놀거리를 만들었는데, 점점 높은 옹벽에서 뛰어내리는 담력 놀이를 하던 중에 내 뒤에 뛰던 친구 녀석 하나가 '악' 소리를 내며 다리를 부둥켜안고 쓰러졌다. ---p.75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미 약속한 참가자들 말고 국화꽃을 달라는 낯선 시민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엄마로 보이는 한 여성은 손을 잡고 나란히 선 아이에게 무언가를 설명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국화꽃을 환풍구 위에 놓으며 목례를 한다. 아, 잊지 못하고 있구나. 대구시민들은 아직 그 트라우마를 떼어내지 못하고 있구나. 난데없는 추모 헌화가 생뚱맞지는 않을지 걱정했는데 기우인 것 같아 긴장했던 마음이 다소 풀렸다. ---p.98 기억은 세월이 흐를수록 희미해지거나 때로는 왜곡된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차라리 잊어 버리는 것이 좋은 기억도 있겠지만 개인이든 사회든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기억이 있다. 대만에서는 2·28사건이, 대구에서는 2·28민주운동이 바로 그런 기억일 것이다. 2·28은 과거의 불행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공동체의 기억 속에 영원히 박제시켜 놓아야 하는 기억이다. 과거의 기억을 보존하는 것만큼 지금 그 기억이 갖는 의미를 찾아 기록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바로 그것이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역할이자 의무이다. ---p.137 히로시마도 대구도 성질은 다르지만 군사도시였고, 또 전쟁의 상흔을 공유한 도시이다. 한때 군사도시였던 평화도시 히로시마, 한때 진보도시였던 보수도시 대구는 기록과 책임에 더 용감해져야 한다. 평화도시 히로시마는 군사도시였던 과거를 기록하고 성찰해야 하며, 진보도시였던 대구는 왜 세상 누구의 말도 통하지 않는 고집불통의 도시 이미지에 갇혀버렸나 돌아봐야 한다. 그게 미래 세대에게 역사의 짐을 떠넘기지 않는 방법이다. ---p.163 21세기에도 거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미래의 도시는 시민들의 기억을 잘 보존해주고 보살펴주는 도시다. 도시는 삶 그대로를 담는 기억장치다. 각박한 자본주의 속에서도 장소가 살아있는 도시를 걷고 싶다. 걷기만 해도 이 도시가 살아온 시간을 볼 수 있는 도시가 역사도시고 문화도시다. 어린 아이가 도시를 걸어다니기만 해도 어떤 꿈을 가질지 떠오르는 도시, 과거의 사람들이 현재의 아이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도시, 그런 도시에 살고 싶다. --- p.1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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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구는 우울한 도시다. 아파트 미분양률 전국 최고, 지역내총생산 전국 꼴찌, 보수프레임에 갇힌 정치의식 등 부정적 평가를 뒷받침할 근거는 많다. 하지만 대구를 부정적 인식에만 가두어두기에는 아까운, 사실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도시다. 장구한 역사의 도시에서 건져올린 역사, 인물, 예술 등 대구 사람도 모르는 가슴 뛰는 대구 이야기가 펼쳐진다.
역사, 교육, 문학, 예술, 도시재생, 사진작가, 시민사회활동가 등 ‘다른 대구’를 꿈꾸며 실천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쉽고 재밌게 대구를 이야기한다. 차례대로 이야기를 따라가며 도시를 걷는다면 그 어느 여행서보다 충실한 도시 여행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