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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1_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24년 12월 4일의 기록
Prologue 2_아무것도 아닌 죽음은 없다: 24년 2월 6일의 기록 Chapter 1_플래티넘 미닛 참의사 나셨구먼 / 케이일이칠이팔, 에이치오이삼사공 / 부인 분들 오셨어요 / 어른들의 칼싸움 / 범인은 외상센터 안에 / 외로움의 농도 / 코뿔소와 사자가 이송된 날 / 돈이 어딨다고 헬멧을 사 줍니까 / 엉덩이 선생님 / 의사는 신이 아니거늘 / 누구나, 노인이 된다 Chapter 2_똑같은 환자가 없듯이 반갑다, 친구야 / 발작이 아니라 손 하트 / 아무 말이라도 좀 해 봐요 / 다신 만나지 말아요 / 해애 저어무운~ 소오양강에 / 아이들을 위한 천국이 있기를 / 복구할 수 없는 손상 / 삶은 계란 / 저 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 D를 위한 편지 1: 어레스트 직전 / D를 위한 편지 2: 병원에 해를 끼치는 인간 / D를 위한 편지 3: 아름다운 충돌 / D를 위한 편지 4: 살아 줘서 고마워요 Chapter 3_당신이 열두 번 실려 와도 모놀로그: 메스를 함께 잡은 손 / 나의 할아버지 / 그때는 말해야 한다 / 내 귀에 실외기 / 당신 말고 없어? / 닥터 허, 어떻게든 버텨! / 3월 4일 오후 2시 48분 / 또다시 살려 낼 겁니다 / 살아남은 이들의 지옥 / 분노의 사탄 / 크낙새를 찾아서 /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 / 꽃들의 편지 Epilogue 가족의 생명을 지키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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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세 남환, 뺑소니 보행자 교통사고라는데요. 1번 소생실로 수용할까요?” “그래. 몇 분 걸린대? 방금 라면에다 물 부었는데.” “지금 병원 정문 앞이래요.” 라면은 우동 사리가 되어 내일 발견될 운명이었다.
---「범인은 외상센터 안에」중에서 “지금 일어서면 전신 마비될 거라고도 제가 세 번쯤 말한 거 같네요. 어디 한번 가 보시던가.” “아, 이거 안 풀러?” “네! 부처님, 예수님이 와도 안 풀어 드릴 거예요.” 알아듣지 못할 육두문자가 뒤통수로 날아와 꽂혔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나는 그가 살아서 호흡하고, 소리치고 있음에 감사했다. ---「외로움의 농도」중에서 유족에게 인계할 유품을 찾기 위해 찢겨진 고인의 옷 주머니를 뒤졌다. 바지 왼쪽 주머니에서 삶은 계란 하나가 나왔다. 그게 다였다. 귀중품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그 깨지지 않은 삶은 계란 한 알이 우리의 눈물 버튼을 눌렀다. (…) 사람의 뼈가 부서지도록 거대했던 흙의 무게를, 목숨까지 삼켜 버린 고된 노동의 무게를 어떻게 이겨내고 이 계란은 온전한 형체를 유지했단 말인가. ---「삶은 계란」중에서 환자가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하고 수술을 요하는 상태인데 그것이 불가능한 기관이라면, 그 즉시 가능한 곳으로 전원하도록 조치하는 것이 전 세계 의사 사이의 약속이다. 그런데 그쪽 병원은 자신들이 수술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갖 CT와 엑스레이를 알차게 찍은 뒤에야 전원 여부를 타진했다. 피 흘리는 아이를 가지고 이른바 본전을 뽑으며 플래티넘 미닛을 빼앗은 것이다. 분노에 내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저 하늘의 빛나는 별처럼」중에서 덥석, 누군가 내 오른손을 거칠게 부여잡고 수술대 위로 올린다. 뭐지, 분명 나밖에 없었는데. 60년간 빠짐없이 나선 농사일에 그을려 버린 검고 쭈글한 손이다. 쭈글한 손 위에 또 덥석, 조금 전까지 지게차를 운전하던 굳은살 많고 육중한 손이다. 육중한 손 위에 또 덥석, 아빠의 선물인 첫 차를 운전하던 희고 여린 손이다. 여린 손 위로 또 덥석, 덥석, 덥석…. 마침내 작고 포동포동한 아가 손까지, 내 손 위에 여섯 개의 손이 쌓였다. 그렇게 메스를 함께 잡은 일곱 개의 손이 다시 수술을 시작한다. ---「모놀로그: 메스를 함께 잡은 손」중에서 사천에서 천안 사이에는 외상센터가 다섯 군데쯤 있다. 그런데도 나에게까지 이 전화가 왔다는 것은 그 외상센터들이 전부 마비 또는 붕괴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백 수천 명의 의료진들이 힘겹게 쌓아올린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는 지난 1년간 완전히 박살 났다.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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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은 없어도 거룩함이 있습니다.”
〈낭만닥터 김사부〉 자문의가 쓰는 의사 이야기 한 달 당직 7~8번, 36시간 연속 근무, 실려 오는 환자들은 가장 죽음에 가까운 이들. 의사 중에서도 가장 극한의 멘털과 체력이 필요한 의사가 바로 외상외과 의사들이다. 노동 강도가 의사 중 최고니 정말 사명감으로 일하는 이들이다. 또한 ‘골든아워’도 아닌 ‘플래티넘 미닛’을 말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에서 가장 빠른 선택을 해야 한다. 오로지 하나의 목적만을 위해서다. “살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린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명대사 중 하나다. 드라마 자문의로 참여했던 저자 역시 “끝까지 살려 낼 겁니다”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되뇌었다. 삶의 모든 선택은 ‘살리기’로 귀결되며, ‘죽음’은 없다. 사람의 목숨이 어디까지인지를 정하는 신 앞에서는 그들은 가장 중죄인이다. 하루하루 신의 뜻을 거역하고, 자신이 지옥에 떨어질지라도 개의치 않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드라마를 넘어서는 감동이 느껴진다. “저를 왜 살리셨어요.” 여기에 나는 답을 줄 수 없었다. 내가 어떻게 답하든 환자의 몸과 마음에 난 상처를 낫게 할 수는 없기에. 그토록 강렬하게 세상과 작별하고자 했던 그의 사연을 미처 다 알지 못하기에 그렇다. 하지만 다시 그를 만나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이 열두 번 실려 와도, 또다시 살려 낼 겁니다.” - “또다시 살려 낼 겁니다” 중에서 수술할 때는 냉철하지만 환자 앞에서만은 부드러운, ‘진짜’ 의사가 전하는 외상센터의 24시간 1장 “플래티넘 미닛”은 외상센터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외상센터에 실려 오는 환자들은 비극적인 사고로 인해 가장 심한 손상을 입은 사람들이고, 이들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그만큼 눈물겹다. 또한 환자의 가족들에겐 삶의 가장 큰 비극을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의사와 의사 간의 대화는 피 튀길 정도로 긴박하고, 의사와 환자 간의 대화는 슬프고도 아름답다. 누구나 외상센터를 갈 수 있다는, 죽음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살려 달라고 외칠 수 있음을 생각하면, 삶과 죽음에 대해 더욱 뜨겁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부 “똑같은 환자가 없듯이”는 외상센터를 거쳐 간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의사와 자살 시도 환자로 만난 초등학교 동창(반갑다 친구야), 뼈란 뼈가 모두 부러지고 몸속에 흙이 가득 차 실려 온 노동자(삶은 계란), 사지 마비의 고통을 이기고 살아난 환자(D를 위한 편지), 120일간 ‘소양강 처녀’를 부르며 죽음을 이겨낸 육십 대 할머니(해애 저어무운~ 소오양강에)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소생과 죽음을 읽다 보면, 숙연함과 슬픔 그리고 유머러스함까지 수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부 “당신이 열두 번 실려 와도”는 의사로서의 허윤정, 인간으로서의 허윤정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된다. 의대생으로서의 고단한 삶, 여성 의사로서 느낀 보람과 슬픔 등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치열한 ‘칼잡이’의 인간적인 뒷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응원이 외상센터를 지키게 합니다.” 상처를 봉합하는 손처럼 부드러운 메시지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두 가지다. 자신을 거쳐 간 환자들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의료 대란 이후 힘겹게 자리를 지키는 필수 의료 종사자들에게 관심과 응원을 부탁하기 위한 구조 신호라고. 《만약은 없다》의 저자로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남궁인 역시 추천사를 통해 이 책과 필수 의료 종사들에 대한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 처음 내가 중증 외상에 인생을 걸어 보겠다고 결심했던 것은 단순히 눈앞의 한 명을 살리는 의사에 그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외상 환자 한 명을 살리면 그 없이 더 이상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지 못할 가족들의 목숨도 함께 살리는 것과 다름없다. -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 중에서 《또다시 살리고 싶어서》는 극한의 상황에서 환자의 소생만을 생각하는 저자의 다짐이기도 하다. 독자는 저자의 고백과 다짐을 통해 사람이 죽고 사는 이야기, 사람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 고민하고 선택하는지에 대한 이야기, 의사로서의 사명감 등을 생생하게 느낄 것이다. 그리고 상황과 분야가 다른 독자에게도 삶의 의문과 좌절에 강력한 해결책, 동기부여 그리고 위로를 얻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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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외과 환자 중에 자신의 운명을 예견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수술은 촌각을 다투고 회복 과정은 고통스럽다. 그래서 허윤정이 외상외과를 지원했을 때 놀랐다. 워낙 소수만이 선택하는 험난한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기록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따스하고 신념 있는 시선으로 환자들을 바라보며 고난한 길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었다. 그의 SNS 아이디까지도 외상을 뜻하는 ‘Trauma’로 시작된다. 매사에 진심인 의사의 고백에 손을 한 번 얹어 주시길. - 남궁인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교수, 《만약은 없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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