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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1권의 목차]
작가의 말 1장 너는 누구 되려고 피어 1. 진현학금 2. 성은 아비를 따르고 신분은 어미를 따라야 한다 3. 실혼 2장 흐르는 물은 거스르지 않고 1. 박연폭포 2. 상사 3. 몸속에 갇힌 거문고 3장 눈 위에 발자국 우연히 남았지만 1. 머리 올리는 날 2. 첫 정인 [황진이 2권의 목차] 4장 때때로 벽력 내려 무간지옥 1. 벼랑 위에 핀 꽃 2. 이별은 절벽 5장 복사꽃 근심 없이 봄바람에 웃는구나 1. 봉별 소 판서 세양 2. 자유인 3. 계약동거 6장 세상 끝에서 돌아온 여자 1. 사랑은 만유에 드리운 꽃그늘처럼 2. 화전 살자 3. 줄 없는 거문고 |
全鏡潾, 본명:안애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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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오랜 상사병의 이름
--- 김병희(cbang36@yes24.com)
전투 중 신라군의 화살에 숨진 온달 장군의 관이 전장에 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 부인 평강공주가 관을 어루만지며 위로한 후에야 장지로 향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영토 회복에 대한 사명감과 명예욕이 죽은 후에도 온달을 붙잡고 놓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 또 다른 사내의 상여가 송도의 양갓집 솟을대문 앞에 서있다. 사람들은 이 젊은이가 세상을 뜬 것은 한 여자를 향한 마음 때문이었다고 수근거린다. 온달이 전투에 임하면서 가졌던, 죽음 무릅쓴 장수의 결의만큼이나 크고 강한 것이 이 사내를 죽음으로 몰았다는 것이다. 전경린의 신작이 500년을 거슬러올라간 역사 소설인 것은 의외다. 작가 스스로도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소재를 골랐다고 밝혔다. 이와 비슷한 시기에 표지와 장정을 새단장하고 재출간된 홍석중의 『황진이』도 이채로운 소설이다. 북한 작가의 소설로는 최초로 국내 문학상인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전경린의 황진이는 상사병으로 죽은 사내의 상여 앞에서 이렇게 빈다. ‘… 맺힌 것을 푸소서. 이승의 일은 까맣게 잊고 훨훨 극락왕생하소서. 정녕 혼자 못 가겠거든, 내 넋까지 거두어 가소서. 정녕 혼자 못 가겠거든, 내 넋 속에 둥지 틀고 원 없이 살고 가시오.’ 홍석중이 그린 황진이의 기원은 맛이 다르다. ‘…혼례 옷을 당신의 령전에 바치오니 알음이 있으면 받아주세요. 인명이 하늘에 매였다고는 하나 인정에 어찌 애닲지 않겠나요. 생사가 영 리별이라고 하지만 후생의 기약이 있으니 바라옵건대 어서 떠나세요….’ 전경린은 이미 신화가 된 황진이를 역사적 사실에서 조금 비껴 서서 현대적으로 재구성해낸다. 시대적인 배경과 어울리지 않을 듯한 대화와 단어들을 쓰는 데에도 거침이 없다. ‘깊고 달콤한 연꽃 향기가 풍겨나와 정신이 혼미해지는’ 황진이의 매력을 육감적으로 그려내는 데에 힘을 다하지만, 이 여성의 입에서 똑똑 떨어지는 생각을 단정히 받아 적는 데에도 소홀함이 없다. 냉온을 오가며 매끈하게 꿰어내는 작가의 솜씨가 아슬아슬하여 놀랍다. 홍석중은 『임꺽정』의 작가, 벽초 홍명희의 손자답게 가장 맛깔나는 한국어가 어떠한 것인지 보여준다. 외래어가 탈색된 깨끗한 한국어 문장 속에 박힌 화려한 비유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단어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한 개성 기생 황진이와 가장 가까운 시대, 가장 가까운 고장의 언어로 살려낸 황진이의 모습이다. 전경린의 말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황진이는 ‘오랜 역사 속에서 집단 무의식을 통해 그려온 동경의 인물’이다. 현대의 남성과 여성 작가가 각각 그려낸 황진이 역시 전혀 새롭지만 낯익은 얼굴일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 역시 진이, 혹은 기생 명월 때문에 오랜 세월 상사병을 앓아왔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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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 시절, 왕의 폭정 속에 기생 ‘진현학금’은 왕의 노리개로 발탁되어 한양으로 향한다. 하지만 진현학금은 스스로 눈을 멀게 하여 연산군의 마수로부터 벗어난다. 이후 진현학금은 거문고 연주에 매진하고, 황 진사는 비록 맹인이지만 타고난 미색과 고혹적인 매력을 지닌 그녀를 사모하게 된다.
황 진사와 진현학금은 깊은 사랑을 나누지만, 두 사람은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이별을 한다. 진현학금은 황 진사의 핏줄인 ‘진’을 맡기고 홀홀히 유랑을 떠난다. 세월이 흘러 진이 혼기에 이른다. 진의 양모인 신씨 부인은 양반 댁의 참한 도령을 진의 신랑으로 점찍고 혼사를 준비하지만, 그 무렵부터 신씨 부인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다. 결국 신씨 부인은 죽고, 진의 혼사는 파기되고 만다. 자신의 출생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진은 양반가 규수의 신분에서 천기 소실의 여식으로 전락하고, 이후로 진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갈 것을 결심한다. 기생이 된 진은 송도뿐만 아니라 한양과 평양에까지 명성을 드날리게 되고, 황진이를 돌보는 옥섬은 황진이와 첫날밤을 치를 상대를 찾아 일종의 경매를 내거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