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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의 시 이야기
고은의 말 여는 글 제1장 그리운 그대에게 제2장 생의 적막과 소란 속에서 제3장 귀뚜라미야, 너도 싸우고 있구나 제4장 봄이 오면 새싹들이 들판을 호령한다 제5장 나는 출항한다. 뱃머리에 서있으리라 엮은이의 말 |
高銀, 호:파옹(波翁), 본명:고은태(高銀泰), 법명:일초(一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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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어떤 영역에서도 당대의 최전선을 이렇게 오랫동안 현역으로 지켜온 이는 없습니다. 실로 거대한 ‘시간의 대륙’을 가로지른 고은의 세계는 그래서 한눈에 담기 어렵다고 합니다. 고은의 관심은 사방, 팔방, 십육방, 삼십이방으로 나누어 읽어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바람결처럼 그것이 발생되는 근원과 흘러가는 방향을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그 사유 형식 또한 어떤 이론의 틀에도 갇혀있지 않아서 척도로 삼을 잣대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은 정신의 깊은 곳을 음미할 길은 없을까요?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의 산물입니다.---〈여는 글〉 중에서
물결이 다하는 곳까지가 바다이다 대기 속에서 그 사람의 숨결이 닿는 데까지가 그 사람이다 --- 〈그리움〉 일부 오늘도 누구의 이야기로 하루를 보냈다 돌아오는 길 나무들이 나를 보고 있다 ---《순간의 꽃》 한 토막 아이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 극락이구나 ---〈아버지〉 전문 1980년 이래 나는 절대로 구름하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운 사람 하나 없이 하루하루 견디는 일이 가장 괴로웠습니다 ---〈구름에 대하여〉 일부 갓난아기로 돌아가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가 왜 없으리 삶은 저 혼자서 늘 다음의 파도 소리를 들어야 한다 ---〈두고 온 시〉 일부 이 세상을 폭풍우로 두들겨 패야 할 때가 있다 이 세상을 성난 해일로 덮쳐야 할 때가 있다 비록 흰 거품 물고 물러서지만 오늘의 썰물로 오늘을 버리지 말자 ---〈오늘의 썰물〉 일부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순간의 꽃》 한 토막 눈 내리는지 안 내리는지 그것도 통 모르는 여관 새벽꿈 가운데서 나는 ‘광선의 오지’라는 말을 지어냈다 ---〈꿈〉 일부 고은의 시가 어려울 거라는 생각은 하늘이 무너질까 봐 노심초사하는 격에 다름 아닐 수 있다.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가 무슨 뜻을 전하고자 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그래서 어렵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지난겨울에 탐스런 눈이 내릴 때 하늘이 어깨를 툭툭 쳐서 뭐라고 말을 했던가? 다들 컨닝 한번 하지 않고 응답한다. 그렇게 읽으면 된다. 고은 시인은 자신의 사유와 영감의 건반을 셀 수 없이 두드리고 있었다. 그것은 모두 고은의 삶이 펼친 악보와 같은 것이지만 독자가 그 시를 읽고 반응하는 이유는 지은이 때문이 아니라 자신 때문이다. 선율은 우리의 것이다. 우리도 모두 또 다른 건반을 가진 몸통들이다. ---〈엮은이의 말〉 |
고은이 길어 올린 창조적 영감의 세계를 총망라!
《시의 황홀》에는 고은의 반세기 문학인생에서 길어 올린 수작들이 모두 들어있다. 1958년 고은 시인이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할 때 추천작 중 하나였던 〈천은사운〉부터, 가수 양희은에 이어 재즈가수 나윤선이 노래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세노야〉, 미국 시인으로 퓰리처상 수상자인 게리 스나이더(Gary Snyder)가 고은만이 쓸 수 있는 시라고 극찬한 단시(短詩)들,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내며 써내려간 〈구름에 대하여〉와 같이 역사의식이 첨예하게 살아있는 작품, 2013년 만 여든의 나이에 반년간 집필한 607편의 시를 출간해 화제가 된 《무제시편》의 주요작까지, 최종적으로 100편의 시를 선별했다. 그리고 시들은 다섯 개 장으로 나뉘었다. 제1장 ‘그리운 그대에게’에는 사랑과 관련한 시, 제2장 ‘생의 적막과 소란 속에서’에는 삶과 관련한 시, 제3장 ‘귀뚜라미야, 너도 싸우고 있구나’에는 상처에 관한 시, 제4장 ‘봄이 오면 새싹들이 들판을 호령한다’에는 치유에 관한 시, 제5장 ‘나는 출항한다. 뱃머리에 서있으리라’에는 희망과 관련한 시가 담겼다. 나아가 문학평론가 김형수가 시에 해설을 덧붙이기도 했는데, 이는 창작자의 진의를 바탕으로 시를 제대로 이해하게 해주고, 시의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고 섬세하게 전달한다. 고은 시들은 이해되기 전에 먼저 느끼게 한다 문학평론가이자 《시의 황홀》의 엮은이인 김형수는 말한다. “삶은 한순간도 모든 것을 다 드러낸 적이 없다. 고은의 언어가 마술 같은 것은 ‘앎’과 ‘모름’이 언제나 한 몸에 깃들어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이다. 짧은 생의 한순간을 온몸으로 울고 있는 새와 대략 7천만 광년쯤 떨어져 있는 별들 사이에서 반짝이는 것은 별이 아니라 그 별의 유령이라 할 별빛뿐이다. 그것들에게서 생명의 황홀을 감득하는 자의 완벽한 도취는 그래서 언제나 새로운 것들이 출현하는 극적인 순간의 광채를 발휘한다.” 광고업계 종사자들이 유독 고은의 작품을 즐겨 읽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광고기업 TWBA의 박웅현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저서 《책은 도끼다》와 강연을 통해 수차례 고은 시를 즐겨 읽는다고 밝혔고, 최근 ‘잘생겼다’ 광고로 히트를 친 SK텔레콤의 광고전략을 총괄하는 남상일 마케팅커뮤니케이션실장은 광고카피 ‘잘생겼다’가 “잘생겼다는 말은 ‘잘났다’와는 다른 말이다. 생겨나 줘서 고맙다는 말이다”라는 고은의 글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학평론가 김형수는 고은의 시인 등단 50주년 때 기념 작품집을 엮으면서 고은 정신의 요체를 “50년 동안의 사춘기”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인간의 감수성이 파란만장의 충동에 휩싸여있을 때요 한 존재가 천방지축으로 요동치는 때, 한 삶이 그런 비상시국 같은 찰나를 50년 동안 지속했다는 사실을 빼고는 고은이 그토록 방대한 시를 남긴 경위를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 또한 《시의 황홀》에서 자신의 시 세계를 직접 설명하는 〈고은의 시 이야기〉를 통해 창조적 영감의 근원과 생성과정을 설명하고 끝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나의 내면의 마그마는 저 우주에 산재하고 있는 암흑물질 가운데에 아직 태어나지 않은 별들의 가능성과 연결되기를 꿈꾼다. 그래서 나는 항상 뜨겁다. 나는 내 무수한 시들의 어제 그제 없는 가난과 내 시들의 내일 모레 글피의 무일푼으로 시 이전을 산다. 마침내 한 편의 시가 오리라. 그렇게 오는 나의 시가 나이다. 나는 없다.” 고은 깊은 곳, 강력하고도 진정한 위로의 힘이 있다 무엇보다 《시의 황홀》의 시구들은 읽는 이의 마음을 토닥여주듯 무척 따스하게 다가온다. 슬며시 독자를 문학세계 깊은 곳으로 이끌어, 문학의 치유적 힘을 경험케 하는 것이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나 같은 것이 살아서 국밥을 사 먹는다」 세월호 사건 때 SNS를 뜨겁게 달궜던 무제의 시이다. 얼마 뒤 이 시가 고은의 오래된 작품이라는 것이 밝혀져 더욱 화제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현대사 현장에서 국어교과서, 대중가요, SNS에 이르기까지 고은의 작품이 한국인의 삶 곳곳에 스며있는 까닭이다. ‘국민시인’ 고은의 작품 가운데 최고의 정수만 담은 《시의 황홀》, 2014년 강력하고도 진정한 위로가 요구되는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책이다. 고은 시가 깊이 간직한 그 힘은 삶의 기운을 북돋을 뿐만 아니라, 바쁜 생활 속에 무뎌진 감성을 일깨워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등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