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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와 더불어 배우며 살아가다
김풍기 저
해토 200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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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아득하여라, 나의 심회여
삶의 순간에 만나는 황홀
내면을 탐사하는 눈
질 좋은 게으름
나이 탓하는 버릇
거울의 유혹Ⅰ
거울의 유혹Ⅱ
넘기 힘들어라, 욕망의 파도여
한시 구절에 담긴 기억들

나무와 구름 사이 몇 천 리던가
거문고 이야기
벗을 만나다
부부의 사랑, 그 담담한 몸짓
아내에게 권하는 술잔
그대 없는 봄이 어찌 봄이랴
집착을 버리는 일
낙방한 사람을 위하여 부르는 노래
시인의 새벽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
세상에 정말 되는 일 없네
거지 앞에서 머뭇거리다
도대체 이 가난을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될 대로 되라지

술동이에 가득한 달빛
그대 고향에서 왔다 하니
다시 희망이다

잣나무는 그 속에 있다네
나에게 던지는 새해인사
눈 속의 봄소식
매화 가지에 묻어 있는 봄
회양목 같은 삶을 꿈꾼다
아까시나무 가시 끝에 오르는 물기운처럼
무더위 스쳐가는 서늘한 마음 한 조각
파초의 꿈, 꿈속의 파초
달빛 속을 거니는 그림자 하나

불꽃같은 삶, 시로 남다
지상을 방황하는 선계仙界의 별
협객 황진이, 기생 황진이
매창 이야기
시인의 질투
소동파와 기생 이기
빗속에서 나귀를 타고 잠을 잤다고?

부록

저자 소개 1

金豊起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강원대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원대 국어교육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 고전문학과 한시를 통해 다양한 사유를 접했고, 이를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서 소개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한국 고전 소설의 매혹』, 『선물의 문화사』, 『시힘』, 『김풍기 교수와 함께 읽는 오언당음』, 『어디 장쾌한 일 좀 없을까』, 『한시의 품격』, 『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 등이 있고, 역서로는 『완역 옥루몽』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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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1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0978103

출판사 리뷰

시를 노래하고 삶을 말한다! 김풍기의 한시 에세이
김풍기는 자신의 경험담과 추억들을 풀어내면서 그와 딱 맞는 한시를 찾아내는가 하면, 한시를 읽다가 어린시절 한낮의 그윽했던 어떤 풍경을 찾아가기도 한다. 일상의 순간에 한시 속에 담겨 있는 감정을 포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 발견의 순간 한시의 작자와 독자는 하나가 된다. 그가 풀어내는 한시 속에는 내가 있고, 가족이 있고, 벗이 있고, 가난한 우리 이웃이 있고, 함께 숨쉬고 있는 자연이 있다.

총 5부 3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부는 ‘내면을 탐사하는 눈’ ‘나이 탓하는 버릇’ ‘거울의 유혹’ 등 한 개인으로서, 사회인으로서의 반성과 자아성찰에 관한 글들을 모았다. 2부는 손가락과 거문고의 만남이 있어야만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는 ‘거문고 이야기’와 함께 ‘벗을 만나다’, ‘부부의 사랑, 그 담담한 몸짓’ 등 삶을 빛나게 하는 만남 즉, 관계맺음에 관한 글들을 모았다. 3부는 고려시대 버전 머피의 법칙 이규보의 <위심>을 소개하는 ‘세상에 정말 되는 일 없네’를 비롯해서, 과거에도 현재에도 똑같이 힘든, 결코 만만치 않은 세상사에 대한 글들을 모았다. 4부는 계절과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는 매화, 파초, 아까시나무 등 자연을 바라보며, 그들의 모습에서 배움을 얻는 글들을 모았다. 5부는 역사 속에서 이달, 김부식과 정지상, 황진이, 매창, 소동파 등 불꽃같이 살다 간 인물들이 남긴 시와 그 시에 얽힌 일화에 관한 글을 모았다. 부록에는 한시만 따로 모아놓음으로써 한자를 해독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행과 행 사이에서 울리는 영혼의 소리
저자는 한시 속에서 담담한 몸짓과 어조 속에 수천 번 오가는 사랑의 밀어와 절절한 그리움을 발견한다.
백광훈의 <봄날의 소망春望> (‘기다리는 사람의 시간’ 87쪽)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기다리는 사람의 시간은 더디기 그지없다. 시간을 박아서 돌아올 날을 약속한 것은 아니지만, 하루하루가 마치 돌아오마고 약속한 날 같은 느낌이다. 매일 아침이면 일찌감치 일어나 주렴을 걷는다. 오늘은 오리라는 기대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나 봄날은 속절없이 사라지고, 주렴을 내린다. 시간이 갈수록 주렴을 걷는 시간은 빨라지고 내리는 시간은 늦어진다. 낮이 길어지면서 시간은 여름을 향해 달린다. 기다림 속에서 봄날은 간다….』
권필의 <비 내리는 밤에夜雨雜詠>(‘아내에게 권하는 술잔’ 68쪽)에 대한 설명이다. 『고즈넉한 밤, 아내와 마주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일이 신혼 첫날밤의 낭만적 기억으로만 끝난다면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조금은 이른 봄날 밤, 거친 베옷을 끌어안고 웅크린 가난한 살림살이일망정 처마에 떨어지는 봄비 소리를 들으며 아내와 술잔을 마주한다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으리라. … 아내에게 권하는 술잔에 한 사내의 생애가 넉넉히 담겨있는 듯하지 않은가.』

시를 쓸 수밖에 없었던 작자의 현실적인 상황에 공감하고, 몇 백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역시 같은 처지일 수밖에 없는 김풍기 자신의 고뇌와 성찰도 풀어내고 있다.
이색의 <매미 소리蟬聲>(‘삶의 순간에서 만나는 황홀’ 14페이지)에 대한 글이다.
『떠돌아다니는 사람에게 무슨 목적지가 있을까. 세상은 어수선하고 내 힘은 쓸데없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면, 창졸간에 나는 천애고아 신세가 된다. 아무리 뛰어난 비책을 가슴에 품었어도 인연 조건이 맞아야 힘을 발휘하는 법. 세상 돌아가는 것도 나름대로 관성을 가지는 것이어서 내 힘으로 바꿀 수 있는 몫은 너무도 작다. 어쩌면 지식인으로서의 고민과 갈등이 시작되는 지점이 여기인지도 모르겠다. 세계의 횡포 앞에 한 개인의 힘이란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
김이만金履萬 <거지를 슬퍼하다哀?者>(‘거지 앞에서 머뭇거리다’ 99쪽)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걸인을 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동전 몇 개를 쥐어주는 일밖에 없다. 그들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를 자책과 자괴감이 드는 것은, 그들의 가난을 딛고 나의 안온함이 존재한다는 것 때문이 아닐까. … 작자의 의도는 마지막 부분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대는 보지 못하는가’라는 구절을 내세워 파격적인 운율을 구사하면서 자신의 의도를 명확히 보인다. … 한 끼 먹을 것이 없어 저렇게 떠는 걸인 앞에서, 이렇게 한가한 고담준론을 늘어놓는 걸 보면 역시 나는 천생 힘없는 책상물림인 것이다.』
옛 사람들은 사라졌지만 시는 남아 이 시대를 함께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독자로서의 김풍기와 또다른 독자로서 나의 모습을 비교하게 하는 책
한시뿐만 아니라 모든 시와 글은 읽는 사람들 개개인의 주관적인 느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다. 그렇기에 ‘올바른 해석(?)’이란 있을 수 없고, 여기 김풍기식 한시 읽기도 분명 ‘이것이 올바른’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저자도 서문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오랫동안 한시를 벗하며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그 친구는 속내를 알 수가 없어서, 아직도 나는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졸가리를 못 잡기 일쑤다. 스쳐 지나듯 그의 어깨를 툭 치면서 한시의 지층과 내 삶의 경험을 슬며시 대보는 것은 순전히 졸가리를 잡기 위한 나만의 은밀한 시도일 뿐이다. 대부분은 빗나가기 일쑤지만, 적어도 내게는 중요한 삶의 한 국면으로 남는다. 그렇게 한시와 함께 걸어오면서, 한시와 나 사이의 오해와 엇나감의 기록을 여기 담는다.”
이렇게 이 책은 오해와 엇나감의 기록이다. 하지만 각각의 작품 앞에서 한없이 겸손한 자세로 써내려간 매 꼭지마다의 글은 한시 그 자체만큼이나 아름답고, 김풍기의 창조적 해석이 보태어진 시는 오히려 그 빛을 더하고 있다. 저자는 “어찌 보면 시의 울림은 수많은 틈들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글자와 글자, 구절과 구절, 행과 행 사이에 작가가 만들어놓은 틈들이 존재하고, 독자는 그 틈들에 자신의 심회를 넣을 때 비로소 새로운 소리로 울림이 흘러나온다. 그 틈을 잘 만들어놓는 것은 작가의 몫이고, 그 틈을 이용하여 아름다운 울림을 만드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이들이 행복하게 만날 때 비로소 좋은 시 한 편이 탄생한다. 시를 오래도록 꼼꼼히 읽으면서 음미하는 독자인가, 하는 물음을 내 자신에게 던져본다”라고 말하며 이 책 [옛시와 더불어 배우며 살아가다]를 마무리하고 있다.
독자로서의 김풍기와, 또다른 독자로서의 나의 모습을 비교하게 하면서….
리뷰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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