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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에
계엄령 해설 사소한 저항 : 느슨하지만 강건하게 정의를 말하기 알베르 카뮈 연보 |
Albert Ca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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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매일 밤 아홉 시부터 소등을 시행한다. 어떠한 사유를 막론하고 정식 통행증을 소지하지 않은 자는 공공장소에 체류하거나 시내 도로를 통행할 수 없다. 통행증은 극도의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임의의 결정에 의거하여 발급된다. 이 조치를 위반할 경우 법에 의거하여 엄벌에 처함.
--- p.68 내가 바로 지배자다. 이는 사실이며, 당연한 권리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권리이므로 그대들은 이에 맞추어 적응해야만 한다. (중략) 당신들은 모조리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당신들의 왕은 손톱에 까무잡잡한 때가 끼어 있고, 딱딱한 제복 차림이다. 옥좌에 앉지 않고, 평범한 의자에 앉을 뿐이다. 병영이 궁궐을 대신하며, 사냥터의 천막이 재판정이다. 계엄은 선포되었다. --- pp.74-75 “이력.” “모르겠는데요.” “당신이 살아오면서 거쳐 온 중요한 일들을 적으라는 거예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방식이죠!” “내 인생은 내 것이요. 사적인 것이죠, 다른 사람과는 아무 상관없어요.” “사적이라고! 그런 말은 우리에게 안 통해요. 이제부터 중요한 건 당신의 공적인 삶이죠. 게다가 당신에게 허용된 유일한 것도 그것이에요. 시장님, 구체적으로 물어보세요.” --- p.86 “그자들은 사랑을 금지해 버렸어! 아! 온 힘을 다해서 당신을 추억하고 있어!” “안 돼! 안 돼! 제발! 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어. 저들의 속셈은 사랑을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려는 거야. 하지만 나는 그걸 극복할 거야.” “나는 아무래도 극복할 수 없겠어. 당신과 함께 나누고 싶었던 건 이런 패배감이 아니었는데!” “나는 멀쩡해! 나는 사랑밖에 몰라! 아무것도 무섭지 않아, 하늘이 두 쪽이 난다 해도, 당신 손을 쥐고만 있을 수 있다면 나는 행복을 소리치며 내 한몸 기꺼이 바치겠어.” --- p.117 망할 년. 분명히 말하는데, 너희들은 끝장났어. 너희들이 누릴 수 있는 가장 분명한 승리의 한가운데에서, 너희들은 이미 패배한 거야. 왜냐하면 인간에게는 - 내 눈을 봐 - 너희들이 굴복시킬 수 없는 어떤 힘이, 그리고 두려움과 용기로 뒤섞인, 무모하지만 언제나 승리를 거머쥐는 순수한 정열이 있기 때문이지. 바로 그 힘이 솟아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너희들은 너희들의 위세가 피어올랐다 허공에 흩어지는 한낱 연기와 같았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 p.130 무슨 혁명이라도 일어난 줄 알겠어, 정말! 당신들도 잘 알겠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정도의 상황은 아닌데 말이에요. 게다가 요즘은 민중이 혁명을 일으키는 때가 아니에요, 자, 그런 건 완전히 구식의 사고란 말이에요. 혁명은 더 이상 민중의 봉기를 필요로 하지 않아요. 하물며 정부를 전복할 생각이라 해도, 지금은 경찰로도 충분하거든요. 사실 이게 나은 거 아닌가요? 식견 있는 사람들 몇몇이 민중을 대신해 고민도 하고 또 민중이 만족할 만한 적당한 수준의 행복도 결정해주니, 민중은 가만히 쉬기만 하면 되니까요. --- p.145 너희들의 소박한 기쁨 따위는 질색이야. 배불리 살 처지도 못 되면서 뻔뻔하게 자유를 요구하는 이 나라를 생각하면 신물이 난다고. 내 손은 감옥도, 사형집행인들도, 권력도, 피도 모조리 쥐고 있어! 이 도시는 곧 파괴될 것이다. 그 잔해 위에 건설된, 완벽한 사회가 아름답게 침묵하는 동안 마침내 도시의 역사는 이 세상에서 완전히 없어질 것이다. 그러니 조용히 해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 모두 짓밟아 죽여 버릴 거야. --- p.149 싫어. 그런 방식은 나도 알아. 살인을 없애기 위해서는 죽이지 않을 수 없고, 불의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무도해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이따위 논리가 수백 년을 버텨온 것이지! 지난 수백 년간 너와 같은 권력자들은 이 세상에 난 상처를 치료한다는 구실로 오히려 악화시키기 일쑤였어. 그리고 그런 방식을 대단한 것인 양 치켜세웠지, 왜냐면 아무도 그들의 면전에 대고 코웃음 친 적이 없었으니까! --- p.1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