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오면서 여러 경험들을 통해 계속 생각을 발전시키고 성장시키지만, 정작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법을 배운 적이 없지요. 그러다 보니 마음은 성장하지 못한 채 아이로 머물러 있게 됩니다. 아이인 ‘마음’은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데, 어른인 ‘생각’은 ‘조용히 해.’ 하고 표현하지 못하게 하고, 아이인 ‘마음’은 슬프다고 티 내고 싶은데 어른인 ‘생각’은 ‘회사니까 그러면 안 돼.’라고 하지요. ‘생각’은 우리의 전두엽으로 살아온 나이에 맞춰 성장하지만, 편도체인 ‘마음’은 제대로 보살피는 방법을 몰라 그대로 아이로 남게 되곤 합니다. 그리하여 ‘생각은 어른’이 되고 ‘마음은 아이’가 되지요. 그렇게 ‘마음아이’가 ‘생각어른’에게 밀리고 밀리다 희미해져, 살려 줘! 하고 외칠 때가 되면 우리는 덜컥, 두려워지거나 도망치고 싶거나 무기력해집니다.
--- p.21~22

실제와 상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똑같이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편도체가 이 둘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처음 놀란 것은 ‘실제’이고 이후에 닮은 사람을 보고 놀라는 것은 ‘착각, 느낌’이지요. 하지만 편도체는 똑같은 위협으로 받아들입니다. 그저 거기서 느껴진 공포, 불안 등의 ‘감정’만을 진실이라고 받아들이지요. 이런 부정적인 기억이 구조화되어 ‘부정적인 뉴런’을 형성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특정 대상에 대한 감정 반응이 자동으로 저장됩니다.
--- p.88~89

이렇듯 사람의 본질은 결국은 위로와 사랑으로의 회귀인데, 그것을 고집과 아집, 방어가 막고 있다면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상황을 만드는 겁니다. 특히 상대가 자신에게 너무 큰 압박이고 넘을 수 없는 산이었다면, 상상 속에서라도 이겨 보는, 넘어서 보는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야 감정이 풀리고 상대를 대하는 실제 태도도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니 혹시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궁극적인 사랑의 회복을 위한 여정이니까요. 무엇보다, 여러분 자신을 편하게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니까요.
--- p.141

명확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한 가지는, 우리가 하는 치유의 여정은 흔히 속된 말로 하는 ‘정신승리’와는 전혀 다른 영역이라는 겁니다. 정신승리는 사실 마음과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 상태를 뜻해요. 마음은 상처를 받았지만 생각으로 합리화하는 것으로, 사실 마음이 정말로 생각의 뜻을 따르지는 않는 상태이지요. 반대로 공명을 해서 마음아이가 원하는 것을 주는 과정은, 단순히 생각이 아닌 마음까지 함께 바꾸는 일입니다. 자연스레 그동안 누적된 감정이 풀리면서 말이나 행동도 바뀌게 되지요. 인간관계는 말씀드렸던 것처럼 쌍방 통행이기 때문에, 한쪽이 변하면 다른 한쪽도 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때문에 웬만해서는 이 방법을 통해서 힘든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럼 그 외의 다른 관계들은 어떻게 하지? 하는 의문이 그것일 겁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거예요. 내가 그동안 쌓인 악화된 감정들을 풀었음에도 상대가 그대로라면, 그것은 상대의 문제입니다. 정말로 그저 상대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 수 있어요. 여기서는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 p.151~152

깊은 상처를 어느 정도 치유했더라도 부정적 생각은 여전히 틈틈이 우리의 일상을 비집고 들어올 겁니다. 깊든 얕든 부정적인 기억이 있는 모든 상황, 대상, 물건들에서, 비슷한 것을 볼 때마다 마치 두더지 잡기 게임을 하듯이 고개를 빼꼼 내밀 겁니다. 그럼 우리는 의식도 없이 어느새 챗바퀴 위에 올라타, 그 생각의 물결에 휩쓸려 가고 말지요. 당연합니다. 우리가 살아온 세월만큼 각자의 안에 숱하게 많은 상처들이 있고, 우리는 그걸 저도 모르게 반복해 왔으니까요. 결국 궁극적인 치유를 이어 가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부정적으로 습관화되어 온 생각도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빠르게 알아채고 고삐를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