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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귀를 기울이면
1장 콜드브루 대신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정 아…… 안…… 안녕하세요…… / 하늘로 떠난 나의 천사 / 달콤씁쓸한 너그러움 / 리스너는 말을 더듬어도 괜찮아 / 멋있는 일 / 3천 원짜리 인터뷰 / 인터뷰어라는 이름 2장 말 더듬는 인터뷰어 데뷔 인터뷰 / 말더듬이의 글쓰기 / 거절을 대하는 마음 / 토닉워터 / 온전히 듣기 / 정규 멤버 분투기 / 청산유수 모먼트 / 책에서도 영화에서도 느껴 본 적 없는 3장 어느 순간 갑자기가 아니라 아주 조금씩 도망치지만 마 / 있는 그대로 / 인생의 반전 / 눈을 피하지 않는 사람 / 멘토와 멘티 / 허술러 / 진정성 마케팅 / 나의 첫 강연 4장 모두가 이야기를 품고 있다 부담감이었구나 /특별한 이야기의 기준 / 아픔이 묻어 있는 이야기들 / 따뜻한 파도가 발끝부터 밀려오듯 / 친구의 발인 / 세상에 나오지 못한 이야기들 / 엄마와 인터뷰 작가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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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말 더듬과 수다스러움이 맞붙는 전투를 수없이 치르며 살아온 나의 분투기다. 겉으로 드러나는 어떤 특징 때문에 쉽게 규정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이 책은 독자 여러분을 향한 하나의 질문이다. 어떤 자세로 타인을 대할 것인가, 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 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타인에게 있다고 믿어 보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10년 차 길거리 인터뷰어로서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는, 그런 선택을 하면 세상이 좀 더 따뜻해 보일 거라는 점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람은 나이를 먹고 경험을 쌓으면서 어떤 현상이나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나는 죽도록 비본질만 붙잡는 인간이 되어 갔다. A라는 문제를 풀기 위해 논의하는 자리인데도 그저 말 더듬 없이 대화를 끝내기를 목표로 삼았다. 그렇게 계속 헤매는데 학교에서는, 취업 시장에서는 날마다 더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라고, 의견도 내라고 버겁게 나를 다그쳤다. --- 「리스너는 말을 더듬어도 괜찮아」 중에서 모집 요건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었다. “편견 없이 남의 말을 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 요건에 “적재적소에 질문을 잘 던지는 사람을 찾습니다”라든지 “말을 유창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라고 돼 있었다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길거리 인터뷰라니, 말만 들어도 손에 땀이 났다. 인터뷰어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 순으로 줄을 세운다면 내가 거의 맨 앞에 서지 않을까. 그런데 남의 말을 잘 들어 주면 된다니, 그럼 나도 할 수 있는 건가. --- 「리스너는 말을 더듬어도 괜찮아」 중에서 콜드브루를 마시고 싶었지만 ㅋ 발음이 어려워 아메리카노를 주문할 때마다 느끼던 것이었다. 10년 넘게 지겹도록 겪었던 해프닝이 한 번 더 일어났을 뿐이었다. --- 「3천 원짜리 인터뷰」 중에서 인터뷰를 모두 마치고 서울역 광장을 돌아보는데 사람들이 다르게 보였다. 햇살이 강하게 쏟아져 눈부셨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빛이 나는 듯했다. 내가 오늘을 기쁘게 여기고 있는 것처럼 저들도 오늘을 특별하게 여기고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사연이 있을까? 더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다. --- 「인터뷰어라는 이름」 중에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계속 견디다 보면 익숙해진다고 흔히들 말한다. 하지만 거절만은 그렇지 않았다. 거절의 순간이 쌓일수록 거절이 더 무서워졌다. 인터뷰를 나갈 때마다 거절을 많이 당하는지 견딜 만큼만 당하는지, 얼마나 무례하게 당하는지를 가늠하게 됐다. 기분 나쁜 거절을 만나면 그날은 인터뷰를 그만두고 싶었고, 딱히 심한 거절이 없는 날에는 그래도 할 만한 기분이 들었다. 길거리 인터뷰 성공 여부가 사람들의 좋은 이야기를 담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거절을 세게 당하느냐 아니냐가 되어 갔다. --- 「거절을 대하는 마음」 중에서 이제 나는 할아버지가 소주에 타 먹던 게 사이다가 아니라 토닉워터라는 걸 안다. 삶의 어떤 부분은 영영 되돌리지 못한다는 것도. --- 「토닉워터」 중에서 “그건 두현 님의 얘기지, 이분의 얘기가 아니잖아요.” 내가 제멋대로 편집해서 만들어 낸 이야기는 매력적이었다.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그 성공 뒤에 남는 건 오로지 나 자신뿐이었다. 인터뷰 상대의 이야기가 멋진 게 아니라 내 편집이 멋있는 거였다. 인터뷰를 작성한 뒤 내가 느껴야 할 감정은 ‘이 사람의 이야기를 잘 전달했다’는 실감이었는데, 나는 ‘내가 이야기를 잘 썼다’라는 자부심만 느끼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섬뜩했다. 나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데에 집착해 인터뷰이를 도구로 쓰고 있었다. --- 「온전히 듣기」 중에서 “나 말 더듬는 거 있잖아. 그럼 그것도 내가 주도권을 쥐지 못한 채 살고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K에게 물었다. K는 “글쎄, 잘 모르겠는데”라고 중얼거릴 뿐이었다. 그러든 말든 나는 좀 흥분해서 비슷한 말을 되풀이했다. 내가 내 삶의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한 실감으로 파도처럼 다가왔다. 그런데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부터 주도권을 잡아 나가면 되겠네! 그러면 말 더듬도 고쳐지겠네!” 외칠 수 있어서 기뻤다. --- 「청산유수 모먼트」 중에서 기업 계정인데, 개인적인 글을 썼다. 마음이 가는 대로 담당자 개인의 일상을 썼다. AI 영어교육 앱 회사에 다니는 내가 얼마나 영어를 못하는지, 그래서 회사에서 얼마나 힘든지 말했다. 오늘 저지른 실수를 고백했다. 내일 있을 영어 미팅이 얼마나 두려운지 말했다. 말 더듬이 있다는 사실까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말을 잘 못해서 더 떨린다는 하소연도 덧붙였다. --- 「진정성 마케팅」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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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워 보이는 사람도 그 안에 이야기를 품고 있다고 생각하면
세상이 조금 따뜻해진다. 어린 시절 형의 죽음은 정두현 작가에게 ‘말 더듬’이라는 흔적을 남겼다. 어른이 되면 괜찮아질 거라고 믿었지만 학예회에서도, 대입 수험장에서도, 입사 면접에서도 말 더듬은 떨어지지 않았다. 말 더듬이 자신의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을 모두 망칠 것 같아 불안했지만 다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말 더듬에 매몰되지 않았다. ‘말 더듬는 인터뷰어’가 됐기 때문이다. 10년 전 취업준비생 시절 그는 “편견 없이 남의 말을 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모집공고를 보고 휴먼스오브서울에 지원했다. ㅋ 발음이 어려워 콜드브루를 마시고 싶어도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발표할 일이 생기면 “저는 좀 빼 주세요”라고 말하는 그였지만 인터뷰어일 때는 달랐다. “저한테는 쓸 만한 이야기가 하나도 없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그는 말한다. “저 한번 믿어 보세요. 저랑 얘기 나누다 보면 스스로도 놀라실 거예요. 아, 나한테 이런 이야기가 있었네, 하고요.” - 「말 더더더듬는 사람, 특별한 이야기의 기준」 에서 길에서 수백 명을 인터뷰한 사람으로서 그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모두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겉모습만 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자신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길에서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청하며 정두현 작가는 겉으로 드러나는 말 더듬이 자신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거리는 모든 예측이 빗나가는 현장이었다. 평범해 보이던 사람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칼같이 거절할 것 같던 사람이 순식간에 세상 가장 푸근한 얼굴을 보이기도 했다. 일단 인터뷰가 시작되면 그 사람이 내가 겉모습으로 판단했던 것과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게 나는 재밌다. 예상이 빗나갈수록 짜릿하다. 세상에 뻔한 건 없고 내일은 오늘과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거란 기대까지 든다. - 「말 더더더듬는 사람, 프롤로그」 에서 70만 명이 지켜보는 브랜드 마케터, 자신의 고유함을 있는 그대로 이런 생각이 길거리 인터뷰에서만 통하는 그저 낭만적인 이야기일 뿐일까. 정두현 작가는 현재 AI 영어교육 회사 스픽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한다. 스픽의 SNS 담당자인 그는 기업 계정도 같은 믿음으로 운영한다. 말더듬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까지 밝힌 것은 아니지만 기업 계정에 말을 잘 못해서 걱정이라는 하소연도 서슴지 않는다. 스픽의 브랜드 마케터로서 그의 활동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관심을 모았다. ‘다시 광고하고 싶다’고 밝힌 이효리에게 인스타그램 댓글을 보낸 사람도(결국 이 댓글이 이효리가 스픽의 첫 TV 광고 모델이 되는 계기가 됐다), 스레드(Thread)가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계정을 개설해 ‘대표님 허락 안 받고 걍 시작한 계정’이라는 콘셉트로 발빠르게 팔로워수 10만에 도달한 장본인도, ‘SNS 운영의 교과서’라는 수식어와 함께 거론되는 브랜드 마케터도 정두현 작가다. 마음에 없는 얘기를 할 때 말 더듬이 심해진다는 그는 기업의 마케터로 발화할 때 사회적 가면을 쓰는 대신 자기다움을 이어 간다. 길거리 인터뷰어로 활동한 10년은 정두현 작가에게 내가 나여도, 말 더듬는 인터뷰어여도 괜찮다는 걸 알게 해 준 시간이었다. 장애를 가진 사람도, 얼굴에 큰 상처가 있는 사람도, 청소 노동자도, 노인도 인터뷰를 시작하면 이전과는 다른 사람으로 느껴졌다. 정두현 작가는 그들에게서 감동과 고유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건넸기에 얻을 수 있는 행운이었다. 『말 더더더듬는 사람』에서 그는 한눈에 다 알겠다고 생각하면 만날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니 서로가 서로를 궁금해하자고, 서로에게 질문을 하자고 권한다. 알고 싶은 사람이 많은 세상은 조금 더 반짝거린다고 말이다. 사람을 믿을 용기가 선뜻 나지 않는 독자들에게, 나다운 게 무엇인지 혼란스러운 독자들에게 『말 더더더듬는 사람』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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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만 명이 지켜보는 SNS를 운영하며, 10년 가까이 길거리에서 수백 명을 인터뷰한 사람이 말을 더듬는 사람이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이 책은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극복하며 성장해 나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말이 막혀도 질문을 던지고, 거절당해도 다시 용기를 내어 말을 건네는 사람. 우리 모두가 ‘완벽하지 않음’을 이유로 주저했던 순간에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조용한 목소리로 더 큰 울림을 전하는 이 이야기를 당신도 반드시 만나 보길 바란다. - 이승희 (브랜드 마케터, 『기록의 쓸모』, 『질문 있는 사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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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과 글에는 낙인 효과가 있다. 개별적 차이와 복합적 맥락을 지우고 특성 하나가 대상의 전부인 양 인식하게 만든다. 정두현 작가는 이런 언어의 폭력성 앞에서 어떻게 ‘이야기’가 방패가 될 수 있는지 온몸으로 경험했다. 자신을 포함한 누구도 몇 마디 꼬리표로 쉽게 요약해서는 안 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이 에세이는 자기 서사 쓰기의 치유적 힘을 보여 준다.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을 ‘이야기’로 엮어 낼 수 있다면, 우리는 결코 자신을 잃지 않을 것이다. - 최혜진 (에디터, 『에디토리얼 씽킹』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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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오브서울의 편집장으로 지낸 수년 동안 나는 그의 인터뷰 녹취록을 자주 접했다. 흥미롭게도 녹취록을 통해서도 그가 말을 더듬으며 인터뷰를 하는 것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더 인상적이었던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누구보다 진심 어린 대화를 이어 갔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여러 조각으로 나뉜 생각들이 오직 그만이 풀어낼 수 있는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차분히 마음속 깊이 스며든다. - 정성균 (휴먼스오브서울 초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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