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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그것과 그리고 전부 _ 7
옮긴이의 말 _ 316 |
Yoru Sumino,すみの よる,住野 よ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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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사람이 죽는 계열의 영화를 보는 중이야. 재밌어. 크게 네 종류로 나눌 수 있어. 죽을 것 같은데 죽는 영화, 죽을 것 같은데 죽지 않는 영화, 죽지 않을 것 같은데 죽는 영화, 죽지 않을 것 같은데 죽지 않는 영화. 죽는 건 엄청난 사건인데 단순 계산으로 절반이나 죽어.”
--- p.11 “왜 자기 손으로 목숨을 끊었는지 가까운 사람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 사실은 이 일을 계기로 사람이 죽는 계열의 영화를 잔뜩 보기 시작했거든. 살아가는 것이나 죽는 것과 정면으로 마주한 생명 에너지 같은 걸 느끼고 싶어.” --- p.19 사브레가 한 말을 생각했다. 알 안에서 태어나기를 기다리며 꿈틀꿈틀하는 생물이 이런 느낌일지도 모른다. 의자와 의자 사이, 커튼과 커튼 사이, 껍질에 갇힌 것 같다. 조금은 고독감과 비슷한 느낌이다. --- p.44 영화의 마지막을 말하고 싶은 것은 다른 사람과 놀라움이나 감동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다. 가족의 죽음은 타인과 공유할 수 없다. 거리가 너무 멀다.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 p.71 “이 나이까지 살면서 새삼 느낀 것이다만, 죽음은 어디에나 있는데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없어. 생각해 보는 건 좋은 일이야. 하지만 너무 끌려가지 않게 어느 지점에서 선을 긋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요하단다.” --- p.145 우선 멋대로라고 해도 할 말 없지만 이로하를 걱정했다. 알고 있는 사실이어도 딸 앞에서 지금 굳이 말할 것은 아니지 않나. 이어서 무심코 사브레 쪽을 보았다. 사브레는 노트에 적은 ‘성실하다’라는 단어를 빤히 보고 있었다. 나는 다음으로 나 자신을 의아하게 여겼다. 사브레의 말처럼 처음부터 가능성은 다양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자살한 사람을 완전한 피해자라고 믿었다. 왜지. 아마 죽음 자체나 자살에 품은 마이너스 이미지가 너무 강했나 보다. 아니, 하지만 불륜을 저질러서 고통스러워하다가 가족을 두고 자살이라니, 그건. 너무나도 이기적이지 않은가. --- p.165 그래, 그 방에서는 천국이나 지옥이나 환생 같은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생물은 죽으면 끝이라는 소리를 들은 기분이었다. 자살한 방을 보고 싶다거나, 생명 에너지나, 죽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거나, 나나 사브레 또 이로하나 아주머니처럼 살아 있는 쪽에서 멋대로 우왕좌왕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 p.194 그런 감각의 도움을 받아 내일이면 돌아가는 나를 또렷하게 상상했다. 왠지 심장이 굴러가는 기분이었다. 이미지로 말하면, 공처럼 생긴 심장을 몇 개의 막대기가 받쳤는데 그 기둥 중 하나가 사라진 것 같았다. 마음이 데굴데굴 정처 없이 어디론가 사라지는 불안감 비슷하다. 사브레라면 설명을 더 잘할 수 있겠지만, 내 심장의 설명은 나만 할 수 있다. 이 정도가 한계다. --- p.242 |
한창 짝사랑 중인 남자, 뭐든 지나치게 신경 쓰는 여자.
두 사람은 친구 사이지만 별개의 존재다. 그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여름방학의 특별한 나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감동을 잇는 또 하나의 청춘 이야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국내외 독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스미노 요루가 데뷔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장편소설 《사랑과 그것과 그리고 전부》는 삶과 죽음, 짝사랑과 우정, 일상과 여행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10대의 여름을 그린다. 우연한 재회, 뜻밖의 제안, 그리고 야간 버스. 이 모든 우연이 만들어낸 나흘간의 여정 속에서 두 주인공은 서로의 진심을 조금씩 마주하게 된다. 하숙집 동료이자 같은 반 친구인 사브레와 메메. 고등학생인 두 사람은 우연히 마주친 여름날, 자살한 친척의 방을 보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나게 된다. “같이 갈래?”라는 사브레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메메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렇게 두 사람의 특별한 나흘이 시작된다. 정해진 목적지, 긴 이동 시간, 자잘한 게임과 대화,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며 보내는 하루하루가 쌓여갈수록, 메메는 사브레에게 품은 감정이 단순한 친구 이상의 것이었음을 자각하게 된다. 이야기의 겉모습은 단순한 로드무비이지만, 내면에는 스미노 요루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청춘의 내밀한 심리선이 촘촘하게 깔려 있다. 특히 사브레의 말투와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죽음에 대한 호기심”과 메메의 “사랑이 되지 못한 감정”은, 단지 풋풋한 청춘이 아닌, 누구나 한 번쯤 지나온 감정의 격류를 떠올리게 만든다. 《사랑과 그것과 그리고 전부》는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로는 다 담아내지 못할 관계의 결, 감정의 결, 청춘의 결들을 이야기한다. 우정인지, 사랑인지, 혹은 그사이 어딘가에 있는 감정을 끌어안고 여행을 마친 메메는 이렇게 말한다. “사브레가 옆에 있어 주기만 해도 즐겁다. 내 짝사랑은 그런 것이다.” 특별하지 않은 장소들, 단조로운 사건들 속에서도 스미노 요루는 특유의 섬세한 문장과 감정선으로 소중한 감정의 순간들을 길어 올린다. 이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을 여름의 기억이기도 하고, 어쩌면 아직 오지 않은 당신의 한 장면일 수도 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모든 감정과 관계의 온도를 되묻는 청춘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