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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선생님, 제가 왜 다시 상담하러 왔는지 이해하시겠죠? 얼음 위에 서 있고 주변 얼음이 조금씩 깨지고 있는데 어디로 움직여야 할지 모르겠는 기분이에요. 왜 친어머니가 거짓말을 했는지 알아내야 할까요? 아니면 에번 말대로 그냥 둘까요? 선생님은 그건 제가 결정해야 한다고 하시겠죠. 하지만 선생님 도움이 필요해요.
계속 우리 개 무스가 생각나요. 아주 어린 강아지였을 때, 어느 추운 토요일 날 세탁실에 놔두고 우리만 외출한 적이 있었어요. 아직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서 앨리가 자기 인형의 기저귀를 어찌어찌 채우곤 했죠. 그때 우리 집 세탁실엔 솔트스프링 섬 여행에서 사 온 아주 아름답고 환한 색깔의 두꺼운 실로 짠 러그가 있었는데, 무스가 그걸 모서리부터 조금씩 물어뜯은 거예요. 그러고 나서 계속 실을 잡아당기고 잡아당긴 거죠. 우리가 집에 와 보니 러그는 다 풀어 헤쳐져 있더라고요. 내 인생이 바로 그 고왔던 러그 같아요. 그걸 짜는 데 수년이 걸렸는데, 저는 지금 제가 이대로 한쪽 모서리 실을 잡아당기는 걸 계속하다가, 모두 풀어져 버릴까 봐 두려워요. 하지만 제가 이 짓을 멈출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p.31 “여보세요.” 남자 목소리였다. “안녕하세요. 고가구 복원을 하신다고요?” 몸을 일으켜 앉았다. “네. 뭘 도와드릴까요?” “몇 점 있어요. 식탁, 그리고 의자 몇 개. 큰 가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머니 유품이고 딸에게 물려주려고 합니다.” “가치란 무언가를 팔 때만 생기는 게 아니에요. 고객님에게 어떤 의미인가도 중요해요.” “네. 이 식탁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죠. 여기서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먹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가 웃었고 나도 웃으며 답했다. “식탁은 가족의 역사를 말해 주죠. 어떤 손님들은 리폼을 해 달라고 하면서도 아이들 낙서 자국 같은 건 남겨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보통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일단 제가 한 번 봐야 견적이 나올 것 같은데요.” 나는 침대에서 나와서 로브를 걸치고 펜을 찾으러 서재로 향했다. “제가 댁으로 방문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보통 고객 분들은 이메일로 사진을 먼저 보내 주세요.” “모르는 사람 집에 그렇게 가도 되나요?” 나는 복도에서 멈춰 섰다. 그가 말했다. “당신 혼자 가나요?” 그래. 절대 이 일은 맡지 말아야겠다.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한데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잠시 아무 소리도 없었다. 그리고 말했다. “난 네 아버지다.” 아, 이거구나. 또 어떤 미친 자식이 아침부터 지랄 발광이야. “누구라고요?” “말했잖니. 네 아버지라고.” “전 아버지 있고요. 이런 전화는…….” “그 사람은 네 아버지 아니잖아.” 그리고 불쾌한 듯이 말했다. “나 같으면 절대 내 애를 안 버리지.” 그가 말을 멈추자 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냥 끊으려고 하다가 갑자기 너무 화가 났다. “당신 대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지 모르겠지만…….” “헛소리 아니야. 캐런 사진을 보니 알 수 있었어. 내 세 번째 여자였지.” “세상 사람 모두 캐런이 세 번째 희생자라는 거 알거든, 이 자식아.” “하지만 난 아직 그녀의 귀걸이를 갖고 있는데.” 내 위장이 바로 목으로 넘어오는 것 같았다. 이놈은 대체 뭐길래 진짜 살인마 행세를 하지? “당신 이게 재밌어? 이딴 저질 장난 전화나 하는 게? 그따위로 살아서 인생이 즐거워?” “널 겁주려는 게 아니다.” “그럼 뭘 원하는데?” “널 알고 지내고 싶다.” ---pp.94~96 또 하나의 상자가 배달되었다. 일요일에 샌디와 빌리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가 또 연장을 보냈는지 알고 싶었고 잠시 그게 왜 궁금한지도 생각했지만 그 생각을 곧 지워 버렸다. 이 상자는 지난번 막대패보다 더 작았고 가벼웠다. 장갑을 찾아서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자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작은 상자를 들어 올렸다. 혹시 또 다른 피해자의 액세서리가 아닐까? 경찰에게 전화할까 0.5초 정도 갈등했지만 참지 못하고 상자를 열고 말았다. 10센티 길이에 너비 5센티 정도의 투박한 금속 인형이 솜 위에 놓여 있었다. 몸통은 순철이나 철강 같은 중금속이었고 팔과 다리는 장난감 병정처럼 굵었으며 일직선으로 늘어져 있었다. 미니 청치마와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옷은 정교했고 바느질도 섬세했다. 하지만 얼굴이 없었다. 눈도 입도 없었다. 가운데 가르마를 탄 긴 갈색 생머리가 머리끝에 붙어 있었고 자세히 보니 머리카락 사이로 접착제 자국이 보였다. 존은 왜 이런 걸 보냈을까? 상자를 뒤져 봤지만 쪽지 한 장 없었다. 인형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진짜 같은 옷과 머리카락을 보고 경탄하고 있었다. 그래, 진짜 머리카락. ---pp.206~207 기다리고 있자니 머리가 쿵쿵 울리는 것 같았고 눈물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편두통 증상이 빠르게 심해지고 있었다. 시계를 보고 나서 주변과 주차장을 다시 한 번 둘러보았다. 12시 30분이 되었다. 존은 보이지 않았다. 들어오는 모든 차량을 보았다. 바람에 머리가 날려 내 시야를 가렸다. 머리를 뒤로 넘겼다. 한 남자가 작은 차에서 내려 주변을 돌아보더니 야구 모자를 벗었다. 약간 붉은 기가 도는 머리카락이었다. 그래, 저 남자야. 그는 자동차 문을 닫고 자갈길을 걸어 내려왔다. 경찰은 다 어디 갔지? 지금 당장 저놈을 잡아야 할 것 아닌가? 가까이 와, 가까이. 조금만 더. 드디어 그가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왔다. 그는 너무 젊었다. 나는 한숨을 내뱉었다. 그는 지나가면서 이상하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다시 주차장에 시선을 고정했다. 내가 못 본 사람이 있나? 새 차는 없었다. 시계를 다시 보았다. 또 5분이 흘러가 있었다.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기 시작했고 뭔가 잘못되고 있는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지만 그냥 예민해진 탓이라고 생각했다. 해가 나와 있어도 바람이 차가웠고 내 몸은 마치 얼음물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꽁꽁 얼어 있었다. 다리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양손을 겨드랑이에 끼워 넣었다. 또 10분이 흘렀다. 아무것도 없었다.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존이 마지막으로 전화한 번호를 눌렀다. 받지 않았다. 지금 뭐 하는 거지? 섬에 오긴 온 걸까? 일어나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위쪽 바위에서 여경이 바다를 바라보며 스케치하고 있었다. 다시 앉아서 편두통이 심해진 머리를 뒤로 쭉 젖혔다. 다시 시계를 보았다. 약속 시간에서 30분이 지나 있었다.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 중에 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울렸다. 꺼내서 열어 보았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너 거기 있니?” ---pp.304~305 학교 다닐 때 엄마랑 항상 싸우는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그 친구 엄마는 항상 그런데요. “난 네 나이 때 그러지 않았는데 넌 왜 그 모양이니?” 그러면 제 친구는 계속 엄마 욕을 하면서 자기는 절대 엄마와 닮지 않았다고 주장하죠. 그런데 사실 전 이해가 안 됐어요. 일단, 그 둘은 정말 정말 닮았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 전 그때 부모님에게서 자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게 더 슬픈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저처럼요. 특히 지구상에서 가장 다정하고 인내심 강한 여인인 엄마를 닮지 못했잖아요. 물론 아빠는…… 글쎄요. 우리가 다른 점을 찾자면 한 시간 이상이 필요하겠지요. 어쩌면 줄리아를 만났을 때 그렇게 실망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을지 몰라요. 줄리아에게서도 제 모습이 안 보이더군요. 그러니까 제가 존이랑 너무 닮았다는 게 끔찍해요. 그의 즉흥성, 그의 짧은 집중력, 그의 성격 모두. 이 두통은 말할 것도 없죠. 더 무서운 건 제가 점점 더 그와 비슷해지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그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자꾸 그를 죽이는 상상을 하게 돼요. 칼을 들고 만나러 가서 그를 계속해서 찌르고 또 찌르는 거예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피를 흘리면서 누워 있는 그를 내려다보는 거죠. 드디어 그가 죽었다는 걸 실감하면서. 아, 기분이 끝내줘요. ---pp.373~3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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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찾고 싶었는데 살인마가 나타났다……
2010년 영미권을 강타한 충격적인 데뷔작 ≪스틸 미싱≫ 이후 캐나다 최고의 스릴러 작가로 떠오른 체비 스티븐스의 두 번째 장편 스릴러 모두를 경악케 한 괴물 같은 데뷔작 ≪스틸 미싱≫의 작가 체비 스티븐스! 그녀의 두 번째 장편 스릴러 ≪네버 노잉≫ 출간! “만약 당신이 심리 스릴러 독파를 사랑한다면, 혹은 이러한 장르 소설 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체비 스티븐스의 책을 읽어라. 그리고 이 재능 있는 새 이야기꾼의 발전을 목격하라.” _〈내셔널 포스트〉 2010년 〈서스펜스 매거진〉 ‘최고의 데뷔 소설 Best 3’, 〈커커스 리뷰〉 ‘Best 15 미스터리 소설’, 영국 CrimeSquad.com ‘Top 10 도서’ 선정에 이어 2011년 국제 스릴러 작가 협회(ITW) 최우수 신인상 수상까지, 캐나다의 스릴러 신성 체비 스티븐스와 그녀의 데뷔작 ≪스틸 미싱≫의 지난 행보는 충격 그 자체였다. 또한 수많은 신인 작가들이 눈부신 데뷔작을 발표하고 그 처녀작을 넘지 못해 사라져 가는 것에 비해 체비 스티븐스는 ≪스틸 미싱≫의 성공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2011년 이후로 숨 가쁜 신작 발표를 계속해 왔고, 매 작품마다 작가로서 성장하는 모습과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호응을 이끌어 내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는 단순히 판매고를 확인하는 것 말고도 새 작품이 출간될 때마다 할런 코벤, 질리언 플린, 리사 가드너 등과 같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그녀의 작품에 대해 늘어놓은 찬사와 격려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틸 미싱≫의 발표 이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30대 초반의 부동산 중개업자였던 체비 스티븐스는 이제 캐나다 최고의 떠오르는 스릴러 작가이자, 영미권 전체가 주목하는 스릴러 작가가 되었다. 2010년 ≪스틸 미싱≫, 2011년 ≪네버 노잉≫, 2013년 ≪Always Watching≫, 2014년 ≪That Night≫를 발표하였고 현재 ≪Those Girls≫를 집필 중인 그녀의 두 번째 장편 스릴러 ≪네버 노잉≫은 데뷔작인 ≪스틸 미싱≫과 형식 면에서 유사성을 띤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일들을 정신과 의사 나딘에게 털어놓으면서 전개되는 ≪네버 노잉≫은 이러한 형식적 특징을 통해 주인공의 캐릭터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을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불안정한 가족 관계 속에 심리학적 요소를 녹여 내는 스릴러 쓰기를 선호하는 체비 스티븐스에게 이러한 형식은 매우 유용한 것으로 보인다.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에게 버려지고 곧바로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불행한 시간들을 보내 온 30대 초반의 목재 가구 기술자 세라 갤러거는 홀로 딸을 키우며 살다가 다정다감한 남자 에번을 만나 결혼을 약속하고, 이제야 좀 행복해지려던 참에,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었던 한 가지 질문인 ‘내 친부모는 누구인가?’의 답을 찾아 나선다. 진실을 알 준비가 된 세라는, 그러나, 살면서 어떤 진실들은 모르고 사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렵게 찾아낸 친어머니는 두려움 가득한 목소리로 세라에게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말한다. 이에 세라는 사설탐정을 고용해 친아버지를 찾아 나서고, 그녀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30년 동안 여름에만 여성을 살해해 온 연쇄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라는 그 사실을 묻어 둔 채 진실을 알기 이전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그녀의 생물학적 아버지 존은 세라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를 되찾고 싶다고 말한다. 체비 스티븐스는 이미 일정 수준에 올라섰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주인공을 압박해 오는 변화무쌍한 상황 전개와 그로 인한 긴장감의 섬세한 묘사가 매력적인 이 작품은 비교적 본능적이었던 전작에 비하면 보다 고전적인 스릴러의 틀을 갖추고 있다. 주인공을 압박해 오는 심리 스릴러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적격일 것으로 생각된다. ■ 미디어 리뷰 “주말을 포기하라. 당신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는 책. 이 책의 모든 페이지에서 갈망을 읽을 수 있다. 예상을 비껴가는 사건 전개, 그리고 한 여자와 그녀의 연쇄 살인범 아버지가 지닌 비밀이 숨 막히게 그려진다.” _리사 가드너, 소설가 “예상 밖의 전개로 가득한 흥미로운 스릴러.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알겠다고 생각할 때마다 사건은 전환된다. 체비 스티븐스는 점점 더 매력적인 작가가 되어 가고 있다.” _루아 덩컨, 소설가 “무섭고도 흥미로운 시나리오. 악몽을 선사한다. 밤에 불을 끌 수 없었다.” _로저먼드 럽턴, 소설가 “체비 스티븐스는 이 흥미진진한 책 속의 걷잡을 수 없는 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_〈더 글로브 앤드 메일〉 “자신의 출생에 담긴 비밀에 대해 알고자 하는 한 여자에 관한 감당하기 힘든 스릴러. 인상적이었던 데뷔작에 비해 조금도 떨어지지 않는다. 체비 스티븐스는 이미 일정 수준에 올라섰다.” _〈퍼블리셔스 위클리〉 “정밀하게 계산된 스릴러. 갈수록 증폭되는 서스펜스는 우리를 기진맥진하게 만들었던 데뷔작을 떠올리게 만든다.” _〈커커스 리뷰〉 “만약 당신이 심리 스릴러 독파를 사랑한다면, 혹은 이러한 장르 소설 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체비 스티븐스의 책을 읽어라. 그리고 이 재능 있는 새 이야기꾼의 발전을 목격하라.” _〈내셔널 포스트〉 “계속되는 액션. 거침없는 이야기.” _〈시애틀 포스트〉 “훌륭하다. 이 책을 집는 이상 다른 어떤 계획도 이보다 우선시할 수는 없을 것.” _〈더 서리 나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