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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 004
제1부 별을 찾아서 1. 별을 찾아서_ 014 2. 소녀와 별_ 018 3. 작은 별, 떨고 있다_ 025 4. 가을이 오면_ 030 5. 나에게 쓰는 편지_ 035 6. 나는 누구인가_ 040 7. 꽃은 떨어지고_ 045 8. 별에게 가는 길_ 050 9. 별을 사랑한 소녀_ 055 10. 그녀는 연애의 고수_ 060 2부 샛별이 떠오르다 1. 샛별이 떠오르다_ 066 2. 내 사랑 앨리스_ 071 3. 목 놓아 부르는 사부곡_ 077 4. 아버지_ 083 5. 가을을 좋아하는 소녀_ 088 6. 아버지의 단짝_ 093 7. 어깨에 별을 얹고_ 101 8. 겨울 동화_ 106 9. 상견례_ 111 10. 장곡사, 모녀의 야한 나들이_ 116 11. 어머니의 봄_ 121 3부 오솔길을 따라서 1. 오솔길을 따라서_ 128 2.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_ 133 3. 궁남지 연가_ 137 4. 절정_ 141 5. 작은 별의 꿈_ 145 6. 별들의 약속_ 150 7. 시월의 어느 멋진 날_ 155 8. 이름 모를 소녀_ 160 9. 봄비 내리는 날에_ 165 10. 그런 사람이 있다_ 170 11. 어색한 동거_ 175 12. 금산 가는 길_ 179 4부 별의 경지를 향하여 1. 별의 경지를 향하여_ 186 2. 한국어 교수의 꿈_ 190 3. 별이 되고 싶다_ 195 4. 사랑의 정의_ 200 5. 부소산성을 걸으면서_ 203 6. 별을 사랑하는 까닭_ 208 7. 거대한 문학의 산맥을 오르면서_ 212 8.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_ 217 9. 서재에서_ 222 10. 수신인 없는 편지_ 227 에필로그_ 234 추천사_ 256 - 나의 별이 된 소녀(문학박사 최태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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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주말 아침에 잠에서 깨어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깊은 밤에 잠자리에 들었으니 비는 새벽부터 내렸을 것이다. 오랜만에 일정이 없는 주말을 맞이하면서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간밤에 잠을 청하면서 늦잠 자야겠다고 단단히 벼르던 마음은 어디로 도망갔나. 달력에 적어 놓은 일정을 확인하고 우선순위대로 하나씩 일을 마무리 짓겠다고 다짐한다. 창문을 열고 빗소리를 듣는다. 빗줄기가 눈에 보일락 말락 내리고 있다. 커피잔을 들고 창가에 서서 시선을 창밖 내리는 비에 고정한 채 커피를 마신다. 커피의 향이 거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빗물이 목련의 커다란 잎에서 미끄럼을 타고 키 작은 동백의 잎에 떨어지고 다시 땅으로 낙하한다. 나는 소리 없는 빗물의 발걸음에서 소녀의 기도 피아노 선율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잔잔한 세레나데의 음을 듣고 있었다. 별의 허밍을 들을 수 있었다. 상상만으로도 황홀한 감촉이 오감을 자극하고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대 글제를 놓고 그대의 의미를 천착한다. 분명 문법적으로는 2인칭 대명사일진대, 나의 그대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감동을 준 대상에게 부여한 이름이 그대였다. 최초의 그대는 누구였을까. 책을 끼고 살면서 좋은 작가를 만났을 때 책이 그대가 되었다. 작가가 그대가 되었으며 주인공이 또한 그대가 되었다. 길을 걷다가 길섶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들꽃이 그대였으며 캄캄한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그대가 되었다. 나의 그대는 나이불문 대상불문이다. 그대는 꿈이다. 지금까지 숨이 차도록 찾아 헤맨 미지의 그 무엇이다. 저만치서 손짓하여 따라가면 다가간 거리만큼 멀어지는 꿈. 산을 하나 넘으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사력을 다하여 산등선에 올라서면 다시 그 높이만큼 올라서서 유혹하는 꿈이다. 소녀시절에 만난 그 꿈을 따라 예까지 왔다. 고단한 여정이었다. 그 노선에서 이탈하지 않고 아직도 잡히지 않는 꿈을 주목하면서 쉴 수 없는 일상이다. 더러 교차로를 만났을 때도 일순의 망설임 없이 직진하였다. 그 길을 수십 년 동안 걸어왔건만 일정 구간을 무한 반복하면서 진전 없이 제자리걸음이다. 그대를 거머쥐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였다면 지금쯤 어디에 당도했을까. 진작부터 야망을 품고 전력 질주하였더라면 저만치 앞서갈 수 있었을 텐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 출발선상에 미리 기다리고 있지 못했을까. 도중에 도돌이표를 연주하지 않고 곧장 달렸더라면 지금쯤 목적지에 도착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빗줄기가 땅을 적시듯 조소가 번진다. 그대는 운명이다. 나의 그대는 잡을 수 없는 파랑새인지도 모른다. 소나기 내린 날 햇빛에 반사된 빛들의 반란, 무지개인지도 모른다. 일생에 몇 번밖에 볼 수 없는 무지개! 과학책에서 햇빛을 등지고 호수를 통하여 물살을 뿌리면 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의 꿈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 같았다. 무지개를 잡으려고 가없는 발돋움을 하던 내가 그리 쉽게 만들 수 있는 무지개를 알았을 때의 허무와 허탈감은 단애의 끝이었다. 차라리 눈을 감고 말았다. 그대 내가 사는 이유이다. 나를 살게 한다. 내가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착한 미소를 잃지 않는 것은 그대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따뜻하게 살겠다고 고집부리는 이유도 그대다. 밤하늘에 그물을 치고 붙들고 싶은 순결한 별이다. 망망대해에 빈 낚싯대 드리우고 불을 밝히는 등대의 기다림이다. 삼라만상의 소리를 한 편의 시詩로 붙들고 자지러지는 나르시시스트의 환호다. 그대 아직 꿈꾸고 있는가. 혼신으로 전신을 땀으로 흥건하게 적셨는가. 주체할 수 없는 열정으로 몸부림치는가. 제 몸의 가시로 제 심장을 찔러 피투성이가 된 꽃의 사연을 들었는가. 그대, 별이여! --- 「포롤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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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희 박사의 수필을 보자. 그녀는 늘 소녀다. 소녀와 비슷한 것이 아니고 그냥 소녀다. 마음 속에는 항상 윤동주를 그리워하고, 그를 닮고 싶어 하는 소녀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수필을 써 왔다. 별을 그리워하고, 별을 닮고 싶고, 별이 되고 싶은 소녀다. 그녀의 글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아주 깔끔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한다. 그래서 명사회자로 이름이 났나 보다. 문학회에 가면 항상 사회를 보는 이유다. 우리 학회 세미나 때도 늘 김 박사에게 사회를 부탁하곤 했다. 학교 시낭송회 때도 사회를 보았다.
글에서 갈수록 깊은 맛을 느낀다. 처음에는 싱그러운 향기가 났는데, 이제는 농익은 묵은지 맛이 난다. 뼈 속에 깊은 울림을 준다. 수필이라는 것이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고 하지만, 교훈적인 맛이 없으면 글의 가치가 떨어진다. 김 박사의 글에는 편하게 읽으면서 뭔가 배울 수 있는 맛이 들어 있다. 스승에 대한 고마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등이 읽는 이로 하여금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감동을 준다. 문학은 감동을 선사하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김 박사의 수필은 읽으면서 자연스레 젖어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별이 된 소녀는 언제쯤 어른이 될 것인가 궁금하다. 아니 그녀는 어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늘 이 상태로 머물러 있었으면 좋겠다. 상큼한 봄내음을 풍기며 다가오는, 늘 그 자리에서 별이 된 소녀! - (문학박사 최태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