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4 여는 글
8 네 번의 바람이 부는 동안 18 함박눈 속 외침 32 흐려도 맑음, 맑아도 흐림 46 산책을 해도 사람은 성장한다 56 날씨가 바뀌듯, 우리도 72 작가의 말 78 닫는 글 |
happy writer
김미진의 다른 상품
수이빈의 다른 상품
원인의 다른 상품
전지적 아아의 다른 상품
|
걷는 곳마다 모든 것이 꿈같았다. 한 술집에서 테이블 옆에 있던 작은 창문 틈으로 보이는 일렁이던 칠흑 같은 바다가 눈에 담겼다. 그 창으로 불어 들어오는 바람에 나의 예술혼도 깨어났던가. 잊고 있던 감성이 다시 눈을 떠 참 많은 글을 쓰고 또 써 내려갔었다.
--- p.11 나는 전화를 바꾸면 뭐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생각했다. 너무 많은 생각이 쏟아졌다. 눈송이는 계속 내렸고, 내 눈에 들어온 눈송이만큼 생각은 많아졌다. 그래도 눈송이가 탐스러워서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 p.28 따뜻해질 것만 같던 봄, 느슨해진 외투 틈새로 찬바람이 다시 파고든다. ‘꽃샘추위’라는 말은 어딘지 억울하고도 애틋하다. 이미 활짝 핀 꽃들에게 따스한 계절이 온 것 같지만 ‘아직 이르다’고 말하는 매서운 냉기처럼, 인생의 많은 시기도 그랬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하면 다시 흔들렸고, 단단해졌다고 믿으면 또 시렸다. --- p.41 이 모든 추억을 계절과 함께 흡수한다. 걸으면서 배우고 어른이 되어간 나처럼, 수많은 사람이 흘려낸 한때의 시간을 마주한다. 직접 만나 교류하지 않았는데도, 겪을 일 없고 알지 못했던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 p.54 자주 걷게 되는 계절에는 걷는 동안 나를 더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안개 낀 새벽도, 구름 가득한 흐린 하늘도, 맑은 세상도 나를 들여다보게 했다. --- p.65 |
|
날씨는 언제나 곁에 있지만 가까이서 바라보긴 어렵다. 하늘의 색과 바람의 결, 공기의 냄새까지 모조리 느끼고 살기엔 여유가 없어 버겁다. 그러나 유독, 그날의 날씨에 감정이 동할 때가 있다.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몸을 맡기고, 상쾌한 비를 온종일 맞기도 하는 그런 날이 말이다. 유난히 맑은 날씨에 나만 혼자 우울하다고 눈물을 흘릴 때가 있고, 흐린 날씨에도 기분이 좋아 웃음 짓기도 한다. 날씨의 변화만큼 감정의 변화무쌍을 겪으며 우리는 다양한 계절을 흘려보낸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각자 자신이 겪은 추억을 떠올리면 좋겠다. 바람이 스치듯 순환하는 계절의 변화에도 언제나 다시 돌아오는 감정이 있듯, 우리의 언어가 펼쳐낸 이야기가 당신의 어느 좋았던 순간의 기억을 꺼내 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