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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건 싫건, 나의 시대
조지 오웰의 에세이와 리뷰
북인더갭 202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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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거울을 통해, 장밋빛으로 _에세이 외

자전적 메모
소설을 변호하며
새로운 단어
프로파간다와 대중 연설
W. B. 예이츠
조지 기싱
『율리시스』에 대하여
몽상으로 어슬렁거리는 방식
키플링의 죽음을 맞이하여
흑인은 제외하기
길 위에서의 메모
영국의 반유대주의
거울을 통해, 장밋빛으로
파국적 점진주의
유럽연방을 향하여
유럽의 재발견
예술과 프로파간다의 최첨단
문학과 좌파
프롤레타리아 작가

2부 예술과 프로파간다는 다르다고? _리뷰

멜빌을 지지하는 이들을 위하여
그린 교수가 발견한 ‘스탕달’이라는 주제
엘리엇의 헛발질
낭만적이고도 고전적인 포프
서툰 악인처럼 보였던 히틀러
지적 기사도를 발휘하는 러셀
너무 멀리 갔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 책
순수한 꿈속으로 미끄러진 현실
과잉된 명성에 가려진 이기주의자
불만을 스스로 치유한 작가의 말년작에 대하여
사회를 전달한 소설과 사회를 회피한 소설
야만이 승리할 것을 깨달은 어느 지식인의 일기
제국 출신의 고뇌하는 판사
예술과 프로파간다는 다르다고?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을 거부하라
원수끼리의 연합, 인민전선
특파원이 바라본 스탈린체제의 민낯
경제 이론이 아닌, 삶의 방식으로서의 사회주의
좌나 우나 전쟁을 준비하는 이유
논쟁적인 주제를 인간의 목소리로 비판하기
전례 없는 독재자들
경제적 정의 앞에서 갈팡질팡하는 교회
전체주의의 속내를 간파하다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체험, 전쟁과 똥
영국은 왜 인도에서 품위 있게 사라지지 못할까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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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Orwell,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er Blair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er Blair. 인도에서 태어나 영국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언론인, 비평가로 활동하였다. 1903년 6월 25일, 영국령 인도의 벵골 주 모티하리에서 세관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사립예비학교에 들어갔으나, 이곳에서 상류층 아이들과의 심한 차별을 맛보며 우울한 소년시절을 보냈고, 장학생으로 들어간 이튼교에서의 학창시절 역시 계급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22년부터 5년간 미얀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했으나 영국 제국주의가 저지르는 악마적 만행을 두 눈으로 목격한 그는 자신의 직업에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er Blair. 인도에서 태어나 영국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언론인, 비평가로 활동하였다. 1903년 6월 25일, 영국령 인도의 벵골 주 모티하리에서 세관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사립예비학교에 들어갔으나, 이곳에서 상류층 아이들과의 심한 차별을 맛보며 우울한 소년시절을 보냈고, 장학생으로 들어간 이튼교에서의 학창시절 역시 계급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22년부터 5년간 미얀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했으나 영국 제국주의가 저지르는 악마적 만행을 두 눈으로 목격한 그는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껴 직장을 그만두고 파리로 건너가 작가수업을 쌓았다.

유럽으로 돌아와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던 작가가 되기로 한다. 파리와 런던에서 노숙자, 접시닦이, 교사, 서점 직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는 속에서도 소설을 쓰고 서평과 에세이를 발표했다. 1933년에 파리와 런던에서 겪었던 생활을 바탕으로 한 첫 소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생활(Down and Out in Paris and London)』과 1935년 식민지 백인 관리의 잔혹상을 묘사한 소설 『버마 시절』이다. 이 시기부터 그는 죽음의 원인이 된 결핵을 앓기 시작했다. 사회 정의의 문제에 민감했고,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던 그는 첫 소설 『버마 시절』에 이어 『목사의 딸』, 『그 엽란을 날게 하라』를 출간했고, 잉글랜드 북부 노동자의 가난한 삶을 그린 사회주의 색채가 짙은 르포르타주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발표했다. 중·장년 시절에는 버마(현재 미얀마)에서 경찰관으로 재직했지만, 식민지배의 불합리성을 목격한 후 사직을 하고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빈곤한 생활을 겪다가 전체주의를 혐오한 그는 스페인 내전에 가담하여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 체험을 기록한 1936년 『카탈로니아 찬가(Homage to Catalonia)』는 뛰어난 보도 문학으로 평가된다.

1941년부터 1943년까지 BBC방송국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후 [트리뷴]의 문학 담당 편집자로 일하면서 정치와 문학 분야의 논평을 정기적으로 썼다.그리고 2차 대전 직후인 1945년에는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우화로 그린 『동물농장』으로 일약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그해 그는 아내를 잃고 자신도 지병인 폐결핵의 악화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1946년 스코틀랜드 주라 섬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여 전체주의의 종말을 기묘하게 묘사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년』을 집필하였고, 1949년에 출간되었다. 『1984년』은 전제주의라는 거대한 지배 시스템 앞에 놓인 한 개인이 어떻게 저항하다가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 그 과정과 양상, 그리고 배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작품의 무대인 오세아니아는 전체주의의 극한적인 양상을 띠고 있는 나라이다. 오세아니아의 정치 통제 기구인 당은 허구적 인물인 빅 브라더를 내세워 독재 권력의 극대화를 꾀하는 한편, 정치 체제를 항구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 사상경찰, 마이크로폰, 헬리콥터 등을 이용하여 당원들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감시한다. 당의 정당성을 획득하는 것과 동시에 당원들의 사상적인 통제를 위해 과거의 사실을 끊임없이 날조하고, 새로운 언어인 신어를 창조하여 생각과 행동을 속박함은 물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성욕까지 통제한다. 『1984년』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의 『우리들』과 더불어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 가운데 대표작으로 꼽히며, 이후 많은 예술작품에 영향을 주었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이런 당의 통제에 반발을 느끼고 저항을 꾀하지만, 오히려 함정에 빠져 사상경찰에 체포되고, 혹독한 고문 끝에 존재하지도 않는 인물 '골드스타인'을 만났다고 자백하고, 결국 당이 원하는 것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무기력한 인간으로 전락한다. 『1984년』은 오웰을 20세기 최고의 영향력 있는 작가로 만들었다.

장르에 상관없이 언제나 확고한 정치적 신념을 바탕으로 글을 썼으며 소설, 에세이, 르포, 평론 등 70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1950년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조지 오웰의 47년간의 삶 중 시대적 배경은 전쟁으로 인한 평화가 무너지는 격변기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일어났으며 전체주의(집단주의)와 공산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사상이 다변화되면서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대표 언론가로 상징된다. ‘조지 오웰’은 21세기 새 시대를 맞이하여 199년 영국 BBC 조사한 ‘지난 천년동안 가장 위대한 작가 3위’, 2008년 [더 타임스]가 선정한 영국 작가 50인의 2위로 선정되었다. 게다가 영문학에서는 ‘오웰주의’, '오웰주의자'라는 뜻의 Orwellism이나 Orwellian이라는 표현이 따로 있을 정도이니, 이 정도면 그가 서양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주로 당대의 문제였던 계급 의식을 풍자하고 이것을 극복하는 길을 제시하였으며, 또 일찍이 스탈린주의의 본질을 꿰뚫고 거기서 다시 현대사회의 바닥에 깔려 있는 악몽과 같은 전체주의의 풍토를 작품에 정착시켰다. 그는 ‘나는 왜 쓰는가’라는 글에서, 글을 쓰는 이유를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자신의 글 중에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쓴 글들만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버마의 나날』, 『목사의 딸』, 『엽란을 날려라』,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카탈로니아 찬가』, 『숨쉬러 올라오기』, 『고래 뱃속에서』, 『사자와 일각수』, 『동물 농장』, 『비판적 에세이』, 『영국 사람들』, 『1984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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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창비, 민음사 등에서 편집자로 일했으며 현재는 북인더갭을 운영하면서 번역작업을 하고 있다. 카프카와 첼란, 무질의 작품을 즐겨 읽었으며, 글도 쓰지 않으면서 늘 심각하기만 한 탓에 ‘글 안 쓰는 카프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논문으로 「로베르트 무질 ‘특성없는 사람’ 연구」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곰스크로 가는 기차』,『신은 낙원에 머물지 않는다』가 있다. 현재 일산의 한 교회에서 가정교회 목자와 고등부 교사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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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328g | 130*200*20mm
ISBN13
9791185359519

책 속으로

스페인에서 본 것, 그리고 좌파 정치 집단에서 일하면서 목격한 것 때문에 나는 정치 혐오에 빠져들었다. 한동안 독립노동당의 일원이었지만 이번 전쟁이 발발하자 그 조직을 떠났다. 노동당은 말도 안 되는 소릴 할뿐더러 히틀러에게 유리할 뿐인 정책 전선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감정적으로 나는 완전히 ‘좌파’였으나 작가라면 정당의 딱지에 상관없이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 p.10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언어를 개혁하자는 제안이 다소 별스럽기도 하고 호사가의 일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적어도 서로 가깝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얼마나 큰 이해의 장벽이 있는지는 한번 고려해볼 만한 일이다. 새뮤얼 버틀러가 최근 지적했듯이, 최고의 예술은(그러니까 가장 완벽한 사고의 전달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다.
--- p.38

“소수의 손아귀에 집중된 부”라는 짧은 문구에서 예이츠는 파시즘의 핵심 실체를 낱낱이 드러내는데 이런 실체는 파시즘의 프로파간다가 숨기려 했던 전체에 해당한다. 그저 단순한 정치적 파시스트는 항상 정의를 위해 싸울 것을 주장한다. 시인 예이츠는 파시즘이 불의임을 단번에 알아보았고 바로 그런 이유로 파시즘을 칭송한다.
--- p.56

나는 어떤 현대 지식인도 민족주의적 충성과 이런저런 혐오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고 면밀하게 들여다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에 끌릴 수 있지만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사태를 바라보는 것이 지식인으로서 합당할 것이다. 그러므로 반유대주의 연구의 출발점은 “왜 이런 명백히 비이성적인 믿음이 사람들을 매료시킬까?”가 아니라, “왜 반유대주의는 나를 매료시킬까? 내가 그것에서 진실로 느끼는 바는 무엇일까?”가 되어야 한다.
--- p.118

주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면에서 좌파 문학비평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학이 시급하고 중요한 프로파간다가 되어야 한다는 요구 역시 우리가 사는 시대를 감안할 때 잘못은 아니다. 좌파 문학비평의 잘못은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기 위해 겉으로 문학적인 판단을 하는 척하는 것이다. 거친 예를 들자면, 톨스토이가 스탈린보다 더 나은 작가라고 감히 인정하는 공산주의자가 과연 있을까? --- p.167

흔히들 시에서는 언어만이 중요하고 ‘의미’는 상관이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모든 시는 산문적인 의미를 내포하며 좋은 시라면 절박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가 있게 마련이다. 모든 예술은 어느 정도는 프로파간다(선동)다. 「프루프록」은 허무의 표현이지만 한편으론 뛰어난 활력과 힘의 시이기도 하며 마지막 연에서는 로켓과 같은 분출을 선보인다.
--- p.201

지배계급이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추종자들을 속이는 상태를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이런 상태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고 감히 확신할 사람이 있을까? 라디오나 국가에 의해 조종되는 교육의 사악한 가능성을 생각만 해도 우리는 “진실은 위대하며 승리할 것”이라는 말이 격언이 아니라 기도에 가깝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 p.220

쥘리앵 그린은 세계와 맞서 싸우기에는 너무 큰 환상을 품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그는 세상을 좋아하는 척하지 않는다. 지난 수년간 젊은 지식인들이 매달렸던 상투성이야말로 정확히 그런 위선을 드러낸 탓에, 이 일기의 기이한 진정성은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책이 지닌 무능의 매력은 아주 낡아서 오히려 신선한 분위기를 품고 있다.

--- p.248

출판사 리뷰

탁월한 에세이스트, 오웰

조지 오웰은 『동물 농장』 『위건 부두로 가는 길』 등을 쓴 소설가이자 르포 작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에세이스트로서도 탁월한 작가다. 『나는 왜 쓰는가』 등 몇 권의 에세이집이 국내에 소개되었으나 중복된 내용이 많아 오웰 에세이의 폭넓은 세계를 감상하기엔 아쉬운 점이 있었다. 새롭게 선보이는 『좋건 싫건, 나의 시대』는 오웰의 4권짜리 방대한 산문 전집에서 아직 소개되지 않은 에세이와 리뷰 등을 선별해 번역했다는 점에서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주리라 기대된다. 에세이라고 하면 ‘수필’, 즉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이 장르를 처음 고안한 몽테뉴 이래 에세이의 원래 의미는 사유의 ‘시도’ 내지는 ‘실험’을 뜻한다. 그러므로 좋은 에세이는 한 개인의 도전적인 사유를 전개한 글이며 누구보다 실험정신 넘치는 사유를 전개했던 조지 오웰은 당대의 탁월한 에세이스트 중 한 명이었다.

1부에 실린 에세이들은 오웰의 대담한 구상을 담고 있다. 현 시대의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새로운 단어들을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는 제안은 엉뚱하다 싶을 정도로 이상적이지만 현실 언어에 갇힌 우리들에게 흥미로운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해준다(「새로운 단어」). 대중 연설에 구어체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참신하고 도전적이다. 정치권에서 울려 퍼지는 구호들은 얼마나 메마르고 이해하기 어려운가. 오웰은 정치 연설에 우리가 흔히 쓰는 ‘입말’을 도입하여 쉽게 대중에게 다가가는 언어를 만들 수 있음을 유쾌하게 조명한다(「프로파간다와 대중 연설).

사회민주주의와 유럽연방을 향한 구상은 이상주의자로서의 오웰의 면모를 더욱 잘 보여주는 글이다(「유럽연방을 향하여」). 오웰은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국가들이 연방을 이루어 패권국과 맞서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구상을 제시하는데, 이런 구상은 후일 유럽 사회민주주의의 발전과 유럽연합(EU)의 탄생을 예견한 글이라 할 만하다. 놀라운 점은 오웰의 도전적 사유 뒤에는 늘 탄탄한 현실주의가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방이라는 실험을 제안하면서도 그 실험이 제국주의의 한계에 머무는 것을 강하게 경계하는 태도(「흑인은 제외하기」)에서 우리는 균형잡힌 현실주의를 목격한다. 진보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소비에트 전체주의의 극악한 범죄를 눈감아줘선 안 되며 권력 추구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회구조의 변화는 새로운 형식의 과두제 불과하다는 지적(「파국적 점진주의」) 역시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에 발 딛고자 한 오웰의 태도를 잘 보여준다.

지난 세기 중반에 쓰인 글들이지만 오웰의 산문은 지금 읽어도 전혀 낡아 보이지 않는다. 오웰의 현재성은 도전적인 실험정신 덕분이기도 하지만 좌우의 이념을 떠나 인간적인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 노력도 큰 몫을 했다. 현재 세계 정치는 극우 세력의 부활로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런 위기는 한국에서의 계엄 사태에서도 목격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시즘과 전체주의의 본질을 깊게 사유한 오웰의 에세이는 큰 울림을 남긴다. 오웰은 극우 이념의 본질을 돈과 권력에 대한 추앙과 연약한 것들에 대한 혐오에서 찾는다. 시인 예이츠가 ‘소수의 손아귀에 집중된 부’에서 귀족주의의 영광을 소환할 때 그 이면에서 파시즘의 숨겨진 정체를 간파하는 장면은 압권으로 다가온다(「W. B. 예이츠」). 또한 극우는 몇몇 미친 사람의 선동의 결과가 아니라 혐오에 동조하면서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다수의 심리가 결합된 결과라고 오웰은 일갈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내면에 자리잡은 혐오를 인정하지 않고는 파시즘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영국의 반유대주의」) 반유대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스스로의 모습과 히틀러에게 매료됐던 순간을 고백하기도 한다(「서툰 악인처럼 보였던 히틀러」).

위선을 넘어 인간적 목소리로

문학예술에 관한 에세이들에서 오웰은 시대와 예술 모두를 중요시하는 균형잡힌 태도를 유지한다. ‘시대’를 바라본 작가로서의 조지 기싱에 대한 평도 읽어볼 만하지만(「조지 기싱」) 제임스 조이스를 오로지 예술적 기법에 몰두했던 작가로 평가하는 글도 인상적이다(「『율리시스』에 대하여」). 결국 오웰이 견지하려 했던 것은 좌우의 이념을 떠나 예술적 기법과 시대적 내용 모두를 담아낸 문학이며, 이런 태도는 「유럽의 재발견」 「예술과 프로파간다의 최첨단」 같은 에세이에서 잘 드러난다.

이 책의 2부에는 오웰이 쓴 서평들이 실려 있다. 서평가로서의 오웰은 그간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 오웰 특유의 아이러니한 비판정신은 서평에서도 돋보인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왕성한 독서가로서의 오웰이다. 오웰은 멜빌, 스탕달, 엘리엇, 조이스 같은 대가들의 문학작품은 물론 전쟁이나 전체주의를 다룬 인문서에도 깊은 관심을 보인다. 오웰은 지나치게 자의적인 해석을 피하면서 작품을 시대와 연결지어 분석한다. 가령 허먼 멜빌의 『모비 딕』에서 산업주의 이전 미국의 강인하고 새로운 정신을 읽어내며, 스탕달 소설의 주제를 계급혐오에서 찾기도 한다. 또한 아무리 대가의 작품이라 하더라도 비판적인 견해를 신랄하게 피력한다. T. S. 엘리엇의 후기 시들을 우울한 파시즘으로 후퇴해버린 시들로 비판하며(「엘리엇의 헛발질」) 위인 숭배에 감춰진 이기주의자로서의 칼라일의 면모 역시 가감없이 지적한다(「과잉된 명성에 가려진 이기주의자」).

오웰의 서평은 책 자체에 대한 평도 흥미롭지만 제국주의, 전쟁, 교회와 자본주의 같은 방대하고도 예민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어 더욱 시사적이다. 특히 오웰은 진영의 가면을 쓰고 진실을 배반하는 위선을 뼈아프게 지적한다. 그런 위선은 전쟁을 대하는 시각에서 잘 드러나는데 우파는 대의를 따르는 척하면서 기득권을 지키려 하며 좌파는 이념에 몰두한 나머지 전체주의의 민낯을 외면하고 만다고 토로한다(「좌나 우나 전쟁을 준비하는 이유」). 오웰은 독재와 전제정치는 오래 이어질 것이며 자유를 갈구하는 인간 본성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전제정치가 주도하는 미디어의 강력한 영향력을 예언하면서 우리 사회가 언론, 교육 등의 집단 암시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전례 없는 독재자들」). 이 책의 옮긴이는 조지 오웰이 “오만 가지 스피커가 똑같은 소리를 낼 때 단 하나의 인간적인 목소리를” 낸 작가라면서 이 책을 통해 시대와 예술, 좌와 우를 아우르는 에세이스트로서의 조지 오웰을 만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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