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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심잡기
2. 그대 저 들에 3. 어느 술자리 4. 내 기다림은 5. 풀밭엔 올해도 봄비 내리고 |
고증식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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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 같은 번뇌에도
쉽게 흔들리는 날 무거운 짐 잠시 내려놓고 길 따라 떠났습니다 아이의 눈빛 닮은 물길과 어릴 적 누나의 손길 같은 바람이 옷깃을 끌어 데려간 곳에 할아버지 너털웃음으로 가을산 있었습니다 부드럽게 흘러내린 산줄기가 나를 받아들이자 덥석 안겨오는 단풍나무며 쥐똥나무들 사이로 마디풀 고마리 여뀌들과 산구절초 금불초 쑥부쟁이며 오이풀들 아 저마다의 빛깔로 피워올리는 어머니의 치마폭 냄새 산은 어느새 숲을 껴안고 숲에는 가장 낮은 것들이 모여 먼길 떠날 채비 서두릅니다 --- p.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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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진실과 사람의 아름다움
가파른 현실 속에서 말라가는 사람에게 고증식의 시는 담비와도 같다. 그의 첫시집 『환한 저녁』은 일상을 벗어나는 일 없이, 생활 속에서 깨닫고 뉘우치고 생각하는 것들을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 그 속에서는 직업과 인간관계와 가족이 모두 하나의 작은 단상들로 담겨진다. 오랫동안 삶을 관망하며 자신의 존재를 축소시키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처럼 아름다운 눈을 지닐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 시집을 통해 시보다도 시인을 먼저 만나게 된다. 시를 통해 시와 호흡해야 하는 시인으로서의 모습이 어떠한가를 드러내주는 그의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 속을 여행하는 것은 충천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안일에 빠지거나 쉽게 타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실의 냉혹함에 대한 무기를 그는 따스함으로 끊임없이 저항하고 있다. 도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지방의 도시는 늘 동경의 대상이다. 우리는 고증식의 시심이 어디에서 출발했는 지를 의심할 때 그의 환경, 밀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작은 도시의 아늑함과 평화로움을 맛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의 시의 고요와 평온을 납득하기 힘들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의 시가 우리에게 의미 있는 것은 바로 그 평화로움 속의 아늑함이다. 그의 사색은 모두 안정되어 있고, 그의 시선이 긍정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은 혼돈과 속도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또 다른 자산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