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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물항아리
연등 따뜻한 세수 물항아리 이기대 갈맷길 고샅길 펜치가 필요한 시점 오후 섬사내 청사포 백조 봄날 색종이 하늘 고갈비 2부 도서관 앞 가을 겨울나무 빈집 버스 정류장 초콜릿 정화수 무제 가지산 정상에 시계가 걸렸다 죽비소리 도서관 앞 가을 가을은 반조 책갈피 낙엽 눈 안에서 잠들다 금쪽같은 내 편 황학대 구 선생님 3부 용접공 얼레지 꽃 용접공 오후 2시 참새 하루 나무와 나무 치얼스 못 장맛비 보고싶은 얼굴 봄밤 대패 윷놀이 공감이란 4부 기억의 지속 버킷 리스트 민들레 벽화 손전등과 시집 우산과 물컵 기억의 지속 숫돌 볼트와 너트 사이 자연의 신비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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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소감에서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낯선 프랫폼에서 공구로 생계를 이어온 지 33년이란 시간이 갔다. 새벽녘 봉고를 타고 나온 용접공들과 커피 한 잔을 나누면서 일과가 시작되었고 휴가란 저 멀리 동떨어져 있는 세계인 줄 알고 살았다. 저마다 자란 키만큼 한 발짝씩 하늘에 다가서는 나무들처럼 이 공간에서 시가 나오고 삶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요즘 크게 깨닫는다”라고 적었다. 물론 이 소감은 당선작 「펜치가 필요한 시점」의 시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이므로 시집 전편에 해당하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공구와 생계라는 울타리를 치고 사는 현실이 바로 시 「용접공」에서 드러나고 있다. 시를 포괄적으로 읽는다면 화자는 연장(공구)이 되느냐 마느냐, 이쪽으로 가느냐, 저쪽으로 가느냐 하는 선택에 따라 유불리를 따지는 태도를 보이지만, 화자는 결국 그 상황을 펜치를 잡고 노동하는 시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아 성찰이다. 그 공간에서 시가 나오고 삶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당선시에 비해 그 뒤에 씌어진 것으로 보이는 「용접공」은 오히려 노동의 현재성이 더 강하다. 김 시인은 토포필리아의 진정성이 화려함 뒤에 숨겨진 칠흑의 절제와 들끓는 밝은 빛에서보다는 소란을 다 보낸 뒤의 적막에서 그 진수를 보아내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청사포의 진경을 진경답게 보고자 하는 김해인 시인! 그 시인의 시인다움에 경의를 표하고자 한다. - 강희근 (교수, 시인, 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