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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희생양 이방신 새벽별 순교자 무저갱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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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안여고 뒷골목에서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건 두 달 전이었다. 처음에는 학생들 사이에서 괴담처럼 떠돌던 것이 점점 구체화되더니 목격담도 나돌았다.
--- p.9 에덴선교회는 복도 맨 구석에 있었다. 짙은 색 시트지로 가려져 있던 바로 그 위치였다. 하얀 문에 '에덴선교회'라 적힌 작은 팻말이 달려 있을 뿐 그 흔한 십자가도 붙어 있지 않았다. --- p.34 “보시다시피 여기는 공부방이에요. 아무나 와서 책도 읽고 토론도 하면서 진리를 찾는 곳이죠.” --- p.36 서늘한 기운이 등허리를 훑고 지나갔다. 구두 소리였다. 분명했다. 골목에서 들은 그 소리. 우태민은 익숙한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저 사람이 어젯밤의 그 여자일 거라 확신했다. --- p.45 “겨, 경사님. 저기…… 저 화장실!”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움직이지 못하는 박 순경을 지나 민 경사가 화장실 쪽으로 향했다. 현관문처럼 화장실 문도 3분의 1 정도 열려 있었다. 그 틈에서 진득한 어둠이 스멀스멀 새어 나왔다. --- p.86 그때였다. 검은색 슬리퍼를 신은 집요한 누군가가 현아 앞으로 다가와 섰다. 진동하는 역한 냄새가 아니어도 그것이 귀신임을 현아는 단번에 알아챘다. --- p.120 “현아야. 아무거나 믿으면 안 돼…….” --- p.139 서둘러 베개 속을 뒤졌다. 있었다. 시커멓고 기다란 까마귀 깃털 한 장과 돌돌 말린 노란 부적 한 장이. 현아는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꺼림칙한 베개를 현관 쪽으로 던져버렸다. 몸이 떨렸다. --- p.154 “기적을 바라고 계십니까? 저를 찾아오십시오.” --- p.223 다음 순간이었다. 현관에 서 있던 그 사람이 윤규상에게 달려들었다. 그자의 손에는 칼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그 칼이 윤규상의 배를 파고들었다. 윤규상의 몸이 반으로 접혔는데도 그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칼을 몇 번이고 더 휘둘렀다. 공격은 윤규상이 거실 바닥에 완전히 쓰러진 후에도 계속됐다. --- p.259 끼끼끼끄끄끄그. 들릴 리 없는 화면 속 웃음소리가 한성호의 귓가에서 메아리쳤다. --- p.2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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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이 여기에 둥지를 틀고 알을 깔 거야”
조용히 낡아가는 서울 변두리 동네에 숨어든 사이비 집단과 그들 주변에서 발생하는 기이한 현상과 죽음 모두가 떠날 뿐 방문하지 않는 서울의 버려진 동네, 나안동. 언젠가부터 그곳에서 사람들이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진다. 사라진 이들을 찾기는커녕 그들이 나안동을 버리고 떠난 거라 치부하는 방범대장 '우태민'의 귀에 어느 날 동네의 한 골목에서 귀신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들린다. 우태민은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으면서도 타고난 의협심으로 어두운 밤, 소문 속 골목으로 향한다. 골목 끝에 다다라 귀신은 없다며 안도한 순간 우태민은 출처를 알 수 없는 구두 소리를 듣게 되고, 휴대폰 플래시를 비춘 자리에서 검은 머리를 풀어 헤친 낯선 여자를 목격한다. 이후 우태민은 그날 밤 마주친 여자가 귀신이 아니라 사이비 집단 '에덴선교회'의 신도라는 동네 이웃의 증언에 따라 그들의 본거지에 방문하지만 그곳의 '김 선생'이 보이는 나긋나긋하고 친절한 태도에 의심의 빗장을 푼다. 그리고 그때부터 기이한 죽음이 그 앞에 닥쳐온다. 사이비 종교를 연구하고 조사한 끝에 와해시키는 '유해종교와해단'의 전승미와 박지승 교수. 그들에게도 에덴선교회의 소문이 들려온다. 신생 종교인 줄 알았던 그들이 사실 10년 전에도 존재했던 사이비 종교 '계명성회'의 후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둘은 직접 그들과 대면하기로 하지만 파면 팔수록 논리적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일들이 주변을 엄습해온다. 평생 선하기만 했던 아내가 갑자기 저주와도 같은 방언을 외고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는 악력으로 박지승을 옥죄는 한편, 전승미는 죽었던 자가 되살아나는 부활의 현장을 목격한다. 사이비는 거짓, 사이비는 악이라는 일념으로 활동해온 그들은 악마가 기적을 행한다고 밖에 볼 수 없는 불가해한 현상 앞에서 더욱 크게 휘청인다. 회복과 부활, 영생이라는 인류의 오랜 소망을 대놓고 욕망하는 에덴선교회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실종된 사람들은 어디에 있으며, 에덴선교회는 그들을 통해 무엇을 이루려는 것일까? 수호자를 자처한 우태민과 유해종교와해단은 과연 사이비 집단의 거짓을 밝혀내고 나안동을 구할 수 있을까? 천국은 없으며 마음껏 욕망하며 살다 죽으면 된다는 악마의 속삭임에 굴복하게 될까? “되살아난 키 큰 그자가 저를 향해 손을 뻗었을 뿐이었는데 갈비뼈가 으스러지는 통증이 느껴졌어요. 그건 분명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힘이 아니었어요. 교수님, 그게 가능할까요? 부활의 기적을 악마가 보여준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요?” _본문에서 턴 시리즈 소개 지금 가장 새로운 이야기로의 가뿐한 귀환, 턴(TURN)은 한겨레출판과 리디가 공동 기획한 장르 소설 시리즈입니다. SF, 스릴러, 미스터리, 오컬트 등 다채로운 소설을 통해 이야기 본래의 재미와 가능성을 꿈꿉니다. 이야기의 불빛이 켜지면 새로운 세계에 도착합니다. 한계 없는 턴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TURN 01 조예은 《입속 지느러미》 TURN 02 강민영 《식물, 상점》 TURN 03 설재인 《그 변기의 역학》 TURN 04 청예 《낭만 사랑니》 TURN 05 김달리 《플라스틱 세대》 TURN 06 정이담 《열세 번째 계절의 소녀들》 TURN 07 전건우 《더 컬트》 조영주(근간) 유진상(근간) 가언(근간) 이수현(근간) 작가의 말 아주 어렸을 때의 일입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혼자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어요. 부모님은 모두 일터에 나가신 때였고요. 오후에 하는 로봇 애니메이션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뉴스 속보라며 생경한 장면이 송출됐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하얀 천으로 덮인 채 한 건물에서 실려 나왔죠. 그 밑에 '오대양 집단 자살극'이라는 자막이 큼지막하게 떴습니다. 저는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어서 모든 상황을 속속들이 이해하진 못했지만 속보를 보는 내내 오싹했던 것만은 시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합니다. 나이가 든 후에야 그 사건이 사이비 종교인 오대양에서 벌어진 참극이었음을 알게 됐죠.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사이비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제가 사이비에 관해 품은 가장 큰 궁금증은 이것이었습니다. 사이비는 어떤 방식으로 그릇된 믿음을 퍼뜨리는가? 공부를 잘했다는 사람도, 돈이 많다는 사람도, 사회적 지위가 높다는 사람도 사이비 종교에 빠진다는 걸 우리는 익히 압니다. 맹신, 아니 광신의 늪에 도사리는 건 파멸뿐인데도 그들은 기꺼이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죠. 사이비 종교의 어떤 면이 사람들의 눈을 흐리고 판단력을 마비시킬까요? 《더 컬트》는 바로 이런 의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저는 전 세계의 사이비 종교를 취재하면서 그야말로 경악할 만한 사건이 많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이비는 우리의 곁에서 우리의 정신을 통제하고 지배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립니다. 마치 늪지대에 숨은 악어처럼 말이죠. 자칫 방심했다가는 악어에게 목을 물려 늪으로 끌려가게 될 것입니다. 사이비에 대해 꽤 진지하게 얘기했지만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오컬트소설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저는 무척 즐겁게 썼고, 그 즐거움이 독자 여러분께 그대로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