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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royuki Kurokawa,くろかわ ひろゆき,黑川 博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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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나오키상 수상작가 구로카와 히로유키 두 번의 북한 잠입 취재 끝에 완성한 “긍께 김정일헌티 돈만 쥐여주믄 조성근을 내준다고야?” “구와바라 씨, 수용소에서 공개 처형 당하고 싶으세요? 북조선에서 김정일이란 이름은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마세요. 김일성도 안 돼요. 그것만은 절대 안 됩니다.” 야나이가 정색하며 말했다. “뭔 소리여. 얼마 전부터 남북대화니 교류니 말이 많았잖여.” “독재국가인 북조선의 외교와 내정은 완전히 별개 문제입니다. 철저한 내부 통제로 2,200만 국민은 세계정세를 전혀 모릅니다. 북한 내에서 김정일 총서기는 신이고, 신을 모독하는 것은 죽음을 의미합니다. 꼭 명심하세요.” “무서분 나라일세.” 구와바라는 못마땅하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게 제 조국입니다.” 야나이가 낮게 중얼거렸다. - 1권 14p 중에서 “너, 이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다녀라잉.” “왜요?” “너는 미끼여. 멍청한 얼굴의 교포가 길거리를 어슬렁거리면 안전원이 올 거 아녀. 그놈을 잡아 뇌물을 먹이잔 말이여.” 안전원에게 조성근을 넘기라고 매수를 하겠다는 소리였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세요. 두 번 다시 그런 일을 당하고 싶지 않아요.” 니노미야는 중구역의 안전원에게 잡혀 연행될 뻔했던 그저께 밤을 떠올렸다. “모 아니면 도인 승부여. 니도 남자라믄 뼈가 있다는 걸 증명 잔 혀라!” “죄송하지만 그런 뼈는 없습니다.” “주둥아리 그만 놀리고 어여 안 나가!” 구와바라가 문을 열어 니노미야를 차 밖으로 내몰았다. “저는 이제 돈도 없어요.” “내가 지켜볼 텡께 걱정 말어야. 안전원헌티 붙잡히믄 바로 도울 텐게.” 더 이상 듣지도 않고 구와바라는 자기 말만 하고 문을 닫았다. 니노미야는 어쩔 수 없이 인도를 걷기 시작했다. - 1권 139p 중에서 갑자기 누군가 인민복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니노미야가 놀라서 돌아보니 키가 작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소년이 걸레 같은 천을 두르고 서 있었다. 소년은 니노미야를 올려다보며 손을 내밀었다. 손을 씻지 못했는지 더러웠다. “뭐야, 배가 고프니?” 니노미야는 일어로 물을 수밖에 없어 배를 만지며 물어봤지만 소년은 대답이 없었다. 콜카타 거리에서 본 거지 소년이 눈가에 겹쳤다. 니노미야는 주머니에서 2달러를 꺼내 슬그머니 쥐여주었다. 소년은 아무런 말없이 떠났다. ‘평양은 쇼윈도가 아니었던가?’ 충격이었다. 니노미야는 북한이 이토록 비참한 상황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 나라는 ‘지상의 낙원’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니노미야는 담배를 피우면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한 블록을 더 걸었지만 안전원은 다가오지 않았다. - 1권 141p 중에서 니노미야의 맞은편 소파에 조성근이 앉아 있다. 곧이어 유키가 차를 가지고 왔다. 그린 미니스커트를 입은 유키는 몸을 구부려 테이블에 잔을 놓았다. 곱게 뻗은 긴 다리가 눈앞에 있었다. 피부는 매끄럽고 하얗다. 유키의 무릎과 무릎 사이로 조성근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손끝으로 수염을 문지르면서 실실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핀 스트라이프 양복의 등을 보이며 사무소를 나갔다. 니노미야가 기다리라는 말을 하려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문 밖에서 누군가가 불렀다. - 1권 155p 중에서 “어라, 이게 뭐지?” 야나이가 문득 발밑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사이드 테이블 오른쪽 옆에 못 보던 화분이 있었다. 잎의 형태가 케이폭수와 비슷했다. “그런 거 어제까지 없었는데.” 니노미야도 처음 알아차렸다. “쉿!” 야나이가 코앞에 손가락을 세워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했다. 니노미야와 구와바라도 화분 옆으로 갔다. 마른 이끼 아래에서 가는 침 같은 것이 나와 있었다. 도청기 안테나였다. 1권 160p 중에서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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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출간 즉시 열광적 팬덤을 탄생시킨 ‘니노미야 시리즈’ 제2탄, 『국경』
2014년 나오키상 수상작가 구로카와 히로유키가 두 번의 북한 잠입 취재 끝에 완성한 필생의 역작! 2014년 7월, 일본 대중문학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제151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 구로카와 히로유키. 그는 영화 제작과 관련한 사기 사건에 휘말린 두 남자 주인공의 분투를 그려낸 『파문』이라는 작품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해당 작품은 일본 독자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작가의 대표적인 시리즈물의 최신작으로써, 해당 시리즈물의 첫 번째 소설이 지난 8월, 한국에 소개된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엔트리)다. 그의 국내 첫 진출작인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는 ‘건설 폐기물 처리’라는 다소 딱딱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정교한 캐릭터 설정으로 출간 직후 독자들을 순식간에 빠져들게 했다. 건설 컨설턴트 ‘니노미야 케이스케’와 야쿠자 ‘구와바라 야스히코’, 일명 ‘니노미야 콤비’가 펼치는 좌충우돌 액션 활극을 통해 독자는 이 신선한 코믹누아르 장르의 후속이 곧 이어지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독자들의 기대 속에 작가 구로카와 히로유키는 마침내 『국경』이라는 제목의 후속작을 세상에 선보인다. 원서 표지에 박힌 한글 ‘국경’은 그것만으로도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으며, 사람들이 결코 상상할 수 없었던 ‘북한’이라는 배경은 매우 센세이셔널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동시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장소를 배경으로 한 니노미야 콤비의 이야기에 대한 독자와 문단의 우려도 쏟아졌다. 그러나 ‘고려민항 KOR652’를 탄 니노미야 콤비의 무심한 대화와 함께 북한으로 날아가고 있는 첫 장면의 도입부는 시작부터 눈을 뗄 수 없게 만듦으로써 북한, 일본, 중국을 넘나드는 추격전과 허를 찌르는 반전까지 숨 가쁘게 달려가는 국경의 이야기는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총 49종에 이르는 참고문헌뿐만 아니라 실제 북한에 두 번 잠입 취재를 결행한 작가 구로카와 히로유키는 작품 속에서 김정일을 가리켜 ‘파마 뚱땡이’라고 부르는 것을 비롯해 북한과 일본의 체제를 가감 없이 비판하는 것은 물론, 남북한 통일을 둘러싼 한국과 중국, 미국의 국제적인 역학 관계에도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댄다. 그러면서도 늘 사람에게는 따뜻하고 섬세하다는 평판을 듣는 저자의 성품 그대로, 그 복잡한 정세 속에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간다운 면모를 고스란히 담아내기도 했다. 북한, 일본, 중국을 넘나드는 압도적 스케일, 개성 넘치는 신 스틸러의 향연, 그리고 허를 찌르는 반전까지! 사기꾼을 쫓아 ‘수령님의 지상낙원’으로 간 두 남자의 유쾌한 하드보일드 액션! 니노미야 콤비는 10억 엔이 넘는 사기극을 벌이고 북한으로 망명한 사기꾼을 쫓아 ‘수령님의 지상낙원’으로 가게 된다. 북한의 평양과 나진?선봉, 회령을 잇는 숨 막히는 북한 랠리를 시작으로 훈춘, 연길, 북경에 이르는 중국 루트와 일본의 오사카, 고베, 희메지를 잇는 2차 대 활극이 쉴 새 없이 몰아닥친다. 활극이란 것 자체가 불가능한 제한이 많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활약을 쫓아가다보면 그 긴장은 배가될 뿐만 아니라, 이번 작품 『국경』에서는 맨주먹에 이어 총격전까지 등장해 극적 긴장감이 한층 더 높아졌다. 특히 중국 국경지대에 도달한 니노미야 콤비가 국경을 넘기 위해 협력자들과 접선하여 그들의 조언에 따라 레닌모자에 인민복을 입고 혹한의 국경을 넘는 장면과 함께 함경북도 지역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의 현실감 넘치는 농밀한 묘사와 긴박한 분위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앞서 『니노미야 기획 사무소』에서는 물욕에 눈이 먼 돈의 망자들을 둘러싸고 니노미야와 구와바라 콤비의 만담 같은 대화가 긴장을 풀어주며 독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면, 이번에는 두 만담꾼과 함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더 가세한다. 일명 ‘신 스틸러’로 이번 『국경』에 등장하는 조연들은 니노미야 콤비가 북한과 중국 국경지대에서 사고치고 다니며 만나게 되는, 순전히 돈에 기반을 둔 인연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그 의리가 옅지 않다. 이들은 밀수입과 주먹질과 같은 거친 일을 하면서도 인간적인 따뜻함과 강인함을 잃지 않는 인물들로 그려지면서 작품 속 인물 구성을 한껏 풍요롭게 한다. 이번 『국경』에서는 사기극 그 뒤에 숨겨진 거대한 흑막과 뒤늦게 밝혀지는 반전으로 인해 정신없이 추격전을 따라오던 독자들은 입이 벌어지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항상 지금 현재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현상에 기반을 두고 스릴러의 배경을 짜는 작가 구로카와 히로유키인 만큼, 그 반전이 전혀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이야기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물욕에 눈이 벌건 다양한 인물 군상을 통해 전달되는 쓴맛 가득한 사회 이면의 모습들에 대한 이야기는 낯선 듯 익숙한, 잔인하면서도 처절하다. 그렇기에 평범한 것이 최고라고 외치는 건설 컨설턴트 니노미야와 의리에 산다는 로망을 가진 야쿠자 구와바라의 콤비인 듯 콤비가 아닌 콤비 같은 우정이 더욱 더 인간적으로 비춰진다. 이렇게 거친 듯, 무뚝뚝한 듯 보이지만 그 밑바탕에 가장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두 콤비가 펼치는 긴 여정 끝에 몰려드는 뭉클함은 모든 국경을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