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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빌라
그리고 소설가 박민정의 금요일
박민정
다산책방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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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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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빌라 …… 007
소설가 박민정의 금요일 …… 145
소설가의 책상 …… 159

추천사 …… 162

저자 소개1

1985년 서울 출생. 중앙대 문창과와 동 대학원 문화연구학과 졸업. 2009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단편 소설 『생시몽 백작의 사생활』이 당선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유령이 신체를 얻을 때』, 『아내들의 학교』, 장편소설 『미스 플라이트』 『서독 이모』가 있다. 2015년 김준성문학상, 문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세실, 주희』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2019년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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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9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220g | 120*185*20mm
ISBN13
9791130670133

책 속으로

치아교정을 하는 사람에게는 특유의 다문 입, 말하는 입, 웃는 입 모양이 있다. 소은도 그런 입 모양을 하고 있었지만, 웃는 입 모양만은 다른 사람과 달랐다. 소은은 입을 가리지 않고 활짝 웃었다. 누런 고무줄까지 칭칭 감긴 교정기를 단 채로 말이다. 그 모습이 정말로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 p.8

“글쎄요. 아닌 것 같은데요. 20년 전 그때는 워낙 비상시국이었으니까요. 하나 될 수 없는 사람들이 하나가 되기도 하고 그랬죠.”
“그랬다고는 들었어요, 저도. 어떤 분은 그러던데요. ‘우리가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눈치채기 전에’ 빨리 해결되어야 하는 시국이었다고. 그만큼 다급했다고.”
--- p.32

창 너머 영진의 모습은 오래된 액자 속 사진처럼 머릿속에 남아 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도 아니고 필기하는 것도 아닌, 그저 가만히 독서대에 꽂힌 책을 응시하는 모습. 마치 쏘아보듯이. 작가의 빌라를 에워싼 한여름의 초록과 얇은 반소매 원피스를 입은 영진이 꼿꼿하게 허리를 펴고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이 내겐 퍽 인상적이었다.
--- p.43

효연 같은 사람에 관해선 나는 아무것도 판단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와 나는 모든 것이 달랐다.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에게 들이대는 잣대를 그에게도 대볼 순 없었다. 그런 사람이 가진 기득권에 대해 도전해 봐야 뭣 하겠는가. 그에게 세상살이가 얼마나 쉬웠을까. 처음 본 젊은 작가에게 자기를 모르냐고 지껄일 수 있는 기세가 있다는 게 부러울 뿐이었다. 너무 부러울 땐 차마 질투조차 못 하는 법이다. 당연히 내게도 내재되어 있는 모순된 체념이기도 했다. 저 기득권에는 저항조차 못 한다는 은은한 체념.
--- p.64

소은이 중학생이 되자 아빠는 틈틈이 소은을 데리고 공공도서관에 갔다. 인천, 부천, 김포, 인근 서울 도서관까지 되는대로 돌아다녔다. 아빠는 소은의 이름으로 공공도서관에 회원 가입을 하고 자기 책을 구매 신청하도록 시켰다. 최효연의 육아일기는 그 어떤 도서관에 가도 몇 권씩 비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다른 책들은 비교적 신간마저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어느 날은 특정 지역의 제1동부터 제5동까지 돌며 회원 가입을 했다.
--- p.100

벌써 후일담이라니 이건 정말 말도 안 된다, 나는 마지막으로 연락한 친구에게 그렇게 말했다. 비로소 몸짓패의 모두와 연락이 끊겼을 때 나는 생각했다. 아마 모든 옛사람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후일담은 너무 이르다, 마치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라는 말처럼. 모두가 부른 돌림노래 아니었나.

--- p.109

출판사 리뷰

내가 소은과 멀리 떠난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차 안에서 나누는 대화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_본문에서

그날의 광장을 떠나온 우리에게 남아 있는
'우리'라는 빛바랜 이름, 그리고 여전히 뜨거운 질문들

한국 사회의 균열을 누구보다 끈질기게 응시하며 더없이 뜨거운 언어로 우리 시대를 기록하는 작가 박민정의 새 소설 『작가의 빌라』가 다소 시리즈 002번으로 출간되었다. 첨예한 현실과 직면하여 매번 서늘하리만치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온 박민정은 이번 작품에서 ‘광장’과 그 이후의 윤리에 대해 묻는다. 『작가의 빌라』는 12.3 내란 사태로 또 한 번의 광장을 거쳐온 우리 모두에게 광장 이면에 감춰진 모순을 어떻게 대면할 것인가라는, 시의적절하면서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과제를 던지는 동시에 새로운 연대와 치유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한다.

논픽션 작가 ‘나’는 ‘광장 이후 20주년’ 행사에서 한때 ‘육아일기’로 인기를 끌었으나 몰락한 작가 최효연의 딸 ‘소은’을 만난다. 소설은 최효연이 저지른 과오의 진상을 알아내기 위해 두 사람이 함께 그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작가 레지던시 ‘예술가의 뜰’로 향하는 이틀간의 여정을 담고 있다. 조수석에 앉은 소은은 여행하는 내내 열등감 속에서 망가져 간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털어놓는다. ‘나’는 운전을 하며 또 다른 레지던시 ‘작가의 빌라’에서 마주했던 최효연의 폭력적인 언행과 그로 인한 트라우마, 운동권과 예술계의 악습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소은의 밝고 아름다운 모습을 마주하며 광장에서 활동하던 시절 가장 가까웠던 친구 ‘지영’과 함께한 순간들을 곱씹는다.

서평가 정희진이 “후일담, 페미니즘, 퀴어 등 특정 범주에 묶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일상의 서사를 보여주는 빼어난 작품”이라고 평했듯, 두 여성의 이야기는 하나의 결말이나 메시지로 귀결되지 않고 쉽사리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을 남긴다. 이는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힘은 하나의 해답이 아니라 마치 ‘광장 이후’ 계속해서 흘러가는 일상처럼, 우리 곁에 여전히 남아 있는 질문들 속에 있다고 말하는 듯도 하다. 『작가의 빌라』는 그러한 뜨거운 질문들을 품고서 이후의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작지만 진실한 용기와 위로를 건넬 것이다.

“함께했으나 더는 함께일 수 없고,
도저히 함께할 수 없을 거라고 믿었던 사람들과 함께한
뜨거운 어떤 날, 어떤 광장을 떠올리면서”

광장에서 쓴 한 편의 소설
작업 일기 「소설가 박민정의 금요일」 수록


이 소설은 2024년 겨울부터 2025년 봄까지 두 계절에 걸쳐 집필되었다. 집필 장소는 서울 청계천의 한 카페였다. 작가는 겨우내 광장에 모인 사람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소설 속 인물들에 대해 생각했다. 『작가의 빌라』에는 소설을 집필하며 쓴 일기 「소설가 박민정의 금요일」이 수록되어 있다. 2025년 4월 4일 탄핵 심판 선고일의 광장에서의 하루를 담은 이 일기에는 소설을 쓰는 일일을 넘어 소설가이자 한 사람의 시민인 박민정이 살아낸 한 계절, 그가 거쳐온 수많은 광장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독자는 한 편의 일기를 읽고, “오래전 그날들에 함께 울고 웃었던 사람들”을 제각기 떠올리며 소설에 담긴 과거와 현재, 혹은 미래의 어떤 광장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다.

*시리즈 소개*
한 편의 소설, 그리고 한 사람의 하루
다산책방의 소설 ‘다소 시리즈’


다소 시리즈는 한 편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쓴 사람의 일상과 리듬, 집필의 순간을 함께 담아내는 다산책방의 한국문학 시리즈입니다. 독자는 한 편의 소설을 읽은 뒤, 소설가의 사적인 일기를 읽으며 집필의 나날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소설가의 실제 책상까지 사진으로 마주하며 한 사람으로서의 작가를 만나게 됩니다.

모든 이야기는 누군가의 책상에서 태어나며, 때로 독자는 이야기 뒤편의 책상에 앉아 있을 그 누군가를 궁금해한다는 데서 출발한 다소 시리즈는 쓰는 사람뿐 아니라 읽는 사람에게도 집중합니다. 모든 표지의 북태그에는 고유한 인쇄 순번이 적혀 있어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하나뿐인 책을 소장할 수 있습니다. 도서 정보가 적히는 판권 페이지에는 읽은 이의 이름과 완독 날짜까지 적을 자리를 마련해 둠으로써 모든 소설은 한 사람의 독자가 읽는 순간 완성된다는 의미를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소설을 읽는 것은 곧 사람을 만나는 일과도 같다는 생각으로, 다소 시리즈는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의 만남’으로서의 독서 경험을 선사합니다. 크고 작은 이야기를 아우르는 유연함, 일상의 한 조각을 담아내는 친밀감으로 한 편의 이야기와 한 사람의 하루를 담아내는 문학 컬렉션, 다소 시리즈의 시작을 기쁜 마음으로 알립니다.

추천평

『작가의 빌라』는 당대 한국문학의 성장을 상징한다. 이 작품은 문학에 내외부가 존재하는지 묻는다. 창작 과정과 결과는 같아야 하고, 실제로 같다. 작가의 삶, 즉 인간성과 작품의 성취 사이의 관계는 재능이냐 노력이냐는 낡은 논쟁으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라, 젠더와 같은 사회 구조적 모순을 파헤칠 때 인식 가능하다. 어떤 작가도 혼자서 위대할 수 없다. 인간을 넘는 예술가는 없으며 성실과 윤리는 인간의 조건이자 예술가의 조건이다.

더불어 『작가의 빌라』는 작가와 가족, 그리고 ‘광장’의 윤리를 질문한다. 강력한 메시지를 지니고 있음에도 후일담, 페미니즘, 퀴어 등 특정 범주에 묶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일상의 서사를 보여주는 빼어난 작품이다. ‘광장’은 개인에게 자신이 직접 민주주의의 주체로서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착각을 선사한다. 이 ‘광장 인플레이션’ 시대에 이 작품은 감추어져 있던 시점을 드러내고 다른 목소리를 낸다.

작품 속에는 ‘작가의 빌라’에서 무위도식하며, 집을 떠나 있어 실상 쓸 수 없는 ‘육아일기’를 출간해 마치 연금처럼 인세를 받는 남성이 등장한다. 이 남성의 자기 연민과 피해의식에 관한 묘사는 작가 박민정이 ‘한국적 남성성’을 간파했음을 보여준다. 그 시절이 ‘영광의 시대’이기는커녕, 당시에도 당대에도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은 많은 이들에게 『작가의 빌라』는 위로가 되리라.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고 다짐한다. 모두가 작가인 시대에 안목 있는 독자가 되리라. - 정희진 (여성학자, 서평가,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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