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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꽃신/ 정휘창
이상한 선생님/ 채만식 한길로 간다/ 리동섭 장난감과 토끼 삼 남매/ 이원수 벌렁코 할아버지/ 강정훈 토끼와 원숭이/ 마해송 돌사자 이야기/ 손춘익 떡배 단배/ 마해송 간바레! 리혼진!/ 유영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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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세는 흠칫 놀라 머리를 들었다.
‘형이라니……?’ 형세는 꿈속에서 깨어난 듯 고개를 번쩍 들며 꼬마를 바라보았다. 그의 입은 차차 벌어지고 눈은 휘둥그레졌다. 소년 형무소에서 모진 고생을 겪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창세를 여기서 만나다니……. 형세는 다시 눈을 가느스름히 찌푸리며 동생을 뜯어보았다. 산뜻한 군복 차림, 능금 같은 혈색 좋은 얼굴……. 형세는 창세를 소리쳐 부르며 와락 부둥켜안고 싶었다. 하지만 발이 움직이질 않는다. “형! 왜 나를 몰라 봐? 나야, 내가 창세라는데두. 창세……!” ---p.70 벌렁코 할아버지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고개를 떨어뜨려 버렸습니다. "못 일어나겠소까?" 순사들이 다시 걷어찼습니다. 벌렁코 할아버지는 몇 번 몸을 떨다 일어서서 걸었습니다. 눈 속에 비틀비틀거리며 걸었습니다. 순사들이 그 뒤를 걸어갔습니다.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겨울인데도 그리 추운 바람은 아니었습니다. 바람에 순사의 손에 있던 태극기가 펄럭였습니다. 벌렁코 할아버지의 눈이 더 빛나며 입가에 슬며시 웃음이 돌았습니다. 벌렁코 할아버지는 웃는 얼굴로 비틀거리며 걸었습니다. 발자국들이 눈 위에 어지럽게 널려져 갔습니다. 이상스럽게도 마을 사람들의 눈에는 그 비틀거린 발자국들이 글자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한 독립 만세! 대한 독립 만세!" 그 글자들은 마침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아 별처럼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위에서 때 묻은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거리고 있었습니다. ---p.105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 그래서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어. “제가 그랬어요, 할아버지! 다 거짓말이에요. 제가 할아버지 금시계를 가지고 몰래 나갔어요. 아무도 안 시켰어요. 애들한테 자랑하려고 그랬어요. 다나카 형은 그냥 장난만 친 거예요. 제가 그랬어요. 엉엉엉-엉엉.” 꼬마의 마음이 시원해졌어. 이제 엄청 혼나고 맞고 벌 받고 쫓겨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마음은 아주 시원했지. ---p.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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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별 동화선집 시리즈 세 번째로, 〈원숭이 꽃신〉 편입니다. 주제별 동화선집 시리즈는 좋은 책을 추천하는 선생님들이 모여 1930년대부터 시작해서 2000년대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동화작가 선생님 60명이 쓴 창작동화 가운데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 120편을 선정하여 10가지 주제로 나누어 묶은 것입니다.
10가지 주제는 ‘민주주의의 참뜻’, ‘주인된 나’, ‘역사 바로 알기’, ‘지구사랑, 생명사랑’, ‘평화와 통일’,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 ‘내가 먼저 사랑하기’, ‘외톨이 없는 세상’, ‘정의, 용기, 양심의 소리’, ‘물질문명, 과학문명’으로 어린이들이 씩씩하고 건강하게 커나가는 데 꼭 필요한 동화들입니다.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읽으셨던 동화에서부터 최근에 발표된 동화까지 엮었으므로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가장 대표되는 동화를 읽는 재미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의 변천사는 물론, 창의력 개발과 논리적인 사고를 키워나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생각해보는 동화들로 엮였습니다. 우리가 과거에 어떤 역사를 살아왔는지 아는 것은 오늘과 또 다가올 미래를 바르게 살아가는 바탕이 됩니다. 우리는 남의 나라의 침략을 수없이 받아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남다른 고난을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두고도 남의 말을 억지로 배워야 했고, 우리가 열심히 일해도 늘 가난 속에 살아야 했습니다. 남의 종살이를 해야 하는 불행한 역사를 살았습니다. 이제 이런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역사를 주제로 한 동화를 읽으면서 여러분은 이제 우리의 역사를 남의 힘으로가 아닌 우리 힘으로 가꾸어 가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역사에서는 우리가 주인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맨발로도 충분히 다닐 수 있었던 원숭이는 오소리의 꾀에 넘어가 오소리가 만든 꽃신을 신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번 신은 후로는 계속해서 그 꽃신을 신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달콤한 유혹을 받은 후로는 자신도 모르게 그것에 깊숙이 빠져서 결국은 벗어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장난감 가게를 하고 있는 너구리 아저씨는 장난감이 팔리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원숭이의 조언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장난감이 아닌 진짜를 만들어 파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지요. 진짜 무기인 총과 비행기 말입니다. 그러다가 두 호랑이에게 각각 나쁜 말을 해서 사이를 갈라놓게 됩니다. 서로 비방하게 되니 등지게 되고, 아예 경계선을 만들어 각각의 나라에서 호랑이가 왕이 되게 됩니다. 즉 남의 나라에 의해 두 개의 나라가 되고 각각의 왕이 통치까지 하게 된 것이지요. 서로를 감시하고 경계하는 비극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나라, 이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을 반영한 듯합니다. 일제강점기 시절, 벌렁코 할아버지는 콧구멍이 남들보다 크고 벌렁거려서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놀림을 받습니다. 움막에 살며 사기조각이나 유리조각을 줍고 다니니 더욱 그럴 만도 하지요. 한마디로 별 볼일 없는 분입니다. 그러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정의로운 일에는 용기 있게 나서는 분입니다. 주재소의 칼을 찬 일본인 순사도 무서워하지 않고 옳은 말을 하지요. 또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을 감히 해내는 그는 진정한 애국자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