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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어린 시절 꿈은 무엇이었나요?
남들이 보기엔 더없이 잘 살아가고 있는 어른 알렉상드르.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같은 길을 따라 집으로 향한다. 특별할 것도, 부족할 것도 없어 보이는 평범한 일상이다. 하지만 눈부시게 화려한 도시 뉴욕의 정신없는 삶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점점 자기 회의에 빠져들 때쯤 퇴근길 골목에서 어린 시절 자주 그렸던 곰돌이와 마주친다. 거대한 빌딩 숲 사이에서 화가가 꿈이었던 알렉상드르를 기다린 곰돌이는 자기 자신조차 잊고 살아가는 알렉상드르가 안타까운 듯 질문 세례를 퍼붓는다. “여기서 뭐하시냐고? 정말 날 못 알아보는 거야? 나야 나, 곰돌이! 나를 맨날 그렸으면서 몰라? 그럼 나도 하나 물어볼게. 너야말로 여기서 뭐하는 거야? 넌 화가가 되고 싶어 했잖아? 그런데 따분한 일만 하고 있네! 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아니, 아무 일도 안 일어났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나.” 기운 없는 알렉상드르의 대답은 곰돌이를 물러설 수 없게 한다. 하고 싶은 일이 분명했던 알렉상드르가 구경꾼의 삶을 멈추길 바랐던 곰돌이는 친절하지만 단호하게 그의 삶의 모순을 지적한다. 이제 어느 정도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진지한 어른이 된 알렉상드르는 곰돌이 같은 건 무시하기로 마음먹는다. 이미 늦었고, 지금 삶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돌이와의 대화를 통해 어린 시절의 기억, 설렘, 그리고 오래전 품었던 꿈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게다가 알렉상드르의 아기 때 냄새가 아직도 배어 있는 여우 인형 폭실이까지 나타나자 알렉상드르는 마음속에 어떤 파도가 밀려오고 있음을 느낀다. 곰돌이와 폭실이를 만나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 다시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낸 알렉상드르는 자기가 되고 싶어 했던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꿈꾸는 법’을 배울 용기를 내 보기로 한다. 진짜 나를 마주하는 건 두렵지만, 그로 인해 다시 꿈꿀 수 있다면 그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임을 알렉상드르는 깨닫는다. 흑백으로만 강렬하게 담아낸 뉴욕의 거리와 생생한 판타지 속 주인공들 벨기에 화가 가야 비스니엡스키는 성공적으로 살아왔던 알렉상드르가 사실은 본인이 꿈꾸던 삶과 멀어졌다는 것을 곰돌이와 여우 폭실이를 통해 깨닫게 되는 이야기를 흑백으로 거친 듯 섬세하게 그렸다. 겨울 뉴욕의 거리 곳곳을 세밀하게 묘사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실사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화려한 건물들과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대도시 뉴욕의 소음이 흑백의 음영 속에서 잦아들며 세 주인공 알렉상드르와 곰돌이와 폭실이에 더욱 주목하게 한다. 도시의 추운 겨울과 성공보다는 더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어릴 적 친구들의 따뜻함이 한 장면에 녹아들어 독자들을 이질감 없이 현실과 판타지의 세계로 빨아들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