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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할 자유는 없다
인간은 내집단과 외집단을 구분한다. 국적, 연령, 인종, 성별 등으로 나와 남을 가르고 때로는 차별로 이어진다. 차별이 나쁜 건, 혐오와 폭력으로 발전해서다. 노키즈존, 난민, 여성 고용 등 사회 현안과 정면으로 맞서는 책.
2025.11.07.
사회 정치 PD 손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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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프롤로그: 왜 지금 차별을 이야기하는가 1부 차별이란 무엇이고, 왜 나쁜가 1장 차별에 대해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 2장 차별은 왜 나쁜가 사례: 차별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들에게 3장 차별을 정의하다 4장 어떤 차별이 있는가 쟁점: 차별 대상을 적시할 것인가, 원인을 규정할 것인가 5장 차별금지 사유 사례: 학력은 개인의 선택이니 정당한 차별이다? 사례: 형이 실효된 전과자는 차별해서는 안 된다? 6장 차별금지 영역 사례: 사적 영역의 자유와 차별금지의 충돌 2부 차별, 알아야 맞설 수 있다 7장 허용되는 차별도 있다? 쟁점: 장애인차별금지법: 왜 예외가 존재할까 8장 차별을 해결하는 적극적 방법 사례: 여경 무용론을 넘어: 할당제에서 남녀 통합 선발로 9장 차별금지가 역차별을 낳는다? 쟁점: 남성도 성차별 피해자가 될 수 있을까 10장 종교와 차별 사례: 특정 종교가 반대하는 법을 제정할 수 없다? 3부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11장 차별금지법의 역사와 현주소 쟁점: 찬반 모두가 ‘절박한’ 목소리인가 12장 차별을 막는 가장 큰 우산 ‘차별금지법’ 쟁점: 차별금지법이 자유를 제한한다? 13장 처벌 대신 권고로 14장 법이 열고 사회가 완성한다 4부 차별금지와 평등의 미래 15장 차별하지 않아야 성공한다 16장 구조적 차별을 부정한다면? 17장 차별금지법과 정치 에필로그: 평등하게 공존하는 사회를 향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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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기후 위기 등 다양한 차원의 복합 위기가 사회를 위협하고 있고 개인 삶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자연재해, 전염병 확산, 전쟁, 경제 위기, 대량 실업 등과 같은 사회적 위기가 혐오와 차별을 확산하는 계기로 작동한다. 위기가 위기인 이유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사람들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기보다는 엉뚱한 희생양을 찾아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것이 바로 혐오와 차별이다.
역차별의 상징이 되어버린 여성가족부가 폐지된다고 남성들이 행복해질까? 실제로 여성가족부 예산의 대부분은 가족 · 청소년 분야에 쓰이며 여성 분야 예산은 17퍼센트뿐이다. 이 예산은 성희롱 · 성폭력 · 성매매 예방 및 피해자 보호, 아동 · 청소년 성 보호, 경력 단절 여성 지원 등에 배정되어 있다. 이것을 남성에게도 공평하게 분배하면 평등한 사회가 될 수 있을까? --- 「프롤로그」 중에서 아이를 거부할 수 있다면 다른 사유로도 누군가를 거부할 수 있다. 노키즈존이 영업의 자유라면 흑인 출입 금지, 무슬림 출입 금지, 동성애자 출입 금지, 이런 것들도 다 용인될 수 있는가? 아니나 다를까, 노키즈존의 확대는 어떤 어른들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아재존, 노아줌마존, 노시니어존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어떤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을 편의적으로 영업의 자유라는 이유로 배제할 수 있는 사회를 과연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라고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 「1장 차별에 대해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차별의 피해자들은 차별을 당했을 때 인격적 모멸감이나 수치심 또는 모욕·비하·멸시당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한다. (...) 더 나아가 이런 일이 앞으로 또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낀다. 세상의 모든 곳에서 자신을 환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 「2장 차별은 왜 나쁜가」 중에서 자유의 가치는 소중하지만 ‘차별해도 되는 자유’가 만드는 세상은 끔찍하다. 이것은 특정한 음식점에 들어갈 수 없다거나 어떤 회사에 취업할 수 없다는 것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케이크는 다른 제과점에서 구입해도 되고 취업할 데가 그곳만 있는 것도 아니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렇게 차별이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된 사회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만약 ‘케이크 가게 주인의 자유’가 허용된다면 동성애자는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동성애자에게도 허용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 「6장 차별금지 영역」 중에서 차별금지법은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해고할 자유, 대학에서 동성애자 학생을 차별할 자유, 사회복지시설에서 성소수자를 괴롭힐 자유를 금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유를 종교의 자유라는 이유로 보장할 수는 없다. --- 「10장 종교와 차별」 중에서 어떤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기본이 되는 사항, 예컨대 기본 용어의 정의, 정책 추진 원칙과 방향, 추진 체계, 재원 조달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규정하는 입법을 ‘기본법’이라고 하는데, 차별금지법도 중구난방 흩어져 있는 차별금지 관련 법령들의 ‘우산’ 역할을 하는, 차별에 관한 기본법이다. 차별금지법 앞에 ‘포괄적’이라는 말을 붙여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여기서 포괄적이라는 것은 차별금지 사유와 영역을 포괄적으로 규정한다는 뜻이다. --- 「12장 차별을 막는 가장 큰 우산 ‘차별금지법’」 중에서 명시적인 차별이 사라졌다고 해서 차별이 없는 게 아니다. 구조적인 차별이 드러날수록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법·제도적 조치들에 관심을 갖게 되지만 구조적 차별의 현실을 부정하면 정확히 그 반대다. 각자도생하며 개인적으로 해결하면 되니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 --- 「16장 구조적 차별을 부정한다면?」 중에서 한 사람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경될 수 있다. 당장은 특별히 손해 보는 일 없이 살아가더라도 그 상황이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대부분의 장애는 후천적이다. 누구나 늙고 병들 수 있다. 사회적 약자에게 차별이 용인되는 세상의 폭력은 언제든지 나를 향할 수 있다. 평생 한국에서만 살 것 같지만 누구나 이주자가 될 수도, 난민이 될 수도 있다.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진 이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 폭력이 만연한다면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누구든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어디에서 살아가든 차별받지 않을 환경을 만드는 것은 나의 현재가 어떠하든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나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나의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차별을 막는 것은 우리 공동의 미래뿐만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 「에필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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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옷’과 ‘히잡’은 왜 다른가?”
차별이란 무엇이고 왜 나쁜가 그렇다면 무엇이 ‘차별’이고, 왜 그토록 나쁜 것일까? 이 책은 차별의 개념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저자는 흥미로운 비유를 통해 차별의 본질을 설명한다. ‘노란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식당 출입을 거부당하는 것은 부당하지만, 다른 옷을 입거나 다른 식당에 가면 해결될 수 있는 개인적 불운에 가깝다. 하지만 ‘히잡을 썼다’는 이유로 거부당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이는 단순히 한 끼 식사를 못 하는 문제가 아니라 한 개인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동등한 자격을 박탈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차별의 고유한 해악, 즉 인격적 모멸감을 주고 사회적 배제와 더 큰 폭력을 조장하는 위험성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차별’이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성적 지향 등 특정 ‘차별금지 사유’를 이유로 고용, 교육, 재화·용역 공급 등 ‘차별금지 영역’에서 누군가를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한다. 또한 직접 차별뿐 아니라 간접 차별, 괴롭힘 등 교묘하게 숨어 있는 차별의 종류까지 알려주며 독자들이 일상 속 차별을 제대로 분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부정선거 배후에 중국인이 있다?” 정치가 불 지핀 혐오와 차별의 시대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사회는 노골적인 혐오와 차별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노키즈존’은 ‘노시니어존’, ‘노아재존’으로 확산되며 특정 세대에 대한 배제를 정당화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고,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 시위는 ‘시민을 볼모로 한 이기적인 행동’으로 매도당했다. “중국인이 몰려온다”,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구호는 더 이상 낯설지 않으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특정 종교계와 결합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번번이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홍성수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히 일부 개인의 편견 문제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위기와 맞물려 증폭되는 구조적 문제임을 지적한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그는 “위기가 위기인 이유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사람들은 이런 정답 대신 다른 선택지를 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기보다는 엉뚱한 희생양을 찾아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혐오와 차별이다”라고 말한다. 특히 저자는 혐오와 차별이 ‘극우 정치의 연료’가 되는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2024년 12·3 비상계엄과 탄핵심판 국면에서 부정선거 음모론과 결합하여 폭발한 ‘중국 혐오’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이것이 갑자기 등장한 문제가 아니라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가 혐오와 차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진단한다. 정부와 국회가 주저하는 사이 혐오 세력은 힘을 키웠고, 이제는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특정 집단을 공격하며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저자는 “극우 내란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한국 사회의 극우화를 걱정한다면 혐오와 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감점하는 경우가 어디 있냐?” 구조적 차별은 없다는 착각을 넘어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의 중심에는 ‘구조적 차별’에 대한 몰이해가 자리 잡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 차별은 개인적 문제다”라고 발언한 것은 이러한 인식의 단적인 예다. 저자는 오늘날 차별의 핵심이 바로 이 ‘구조적 차별’에 있다고 강조한다. 과거처럼 특정 집단을 노골적으로 배제하는 법이나 제도는 사라지는 추세지만, 오랫동안 축적되어온 사회의 체계, 문화, 관행이 소수자에게 체계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하는 현실은 여전하다. 저자는 1992년 드라마 〈아들과 딸〉의 ‘후남이’가 겪었던 노골적인 차별과, 2016년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이 겪는 경력 단절을 비교하며 차별의 양상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김지영의 퇴사는 겉보기엔 ‘자발적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여성에게 육아와 가사를 전담시키는 사회적 압력과 기업 내 ‘유리천장’이라는 보이지 않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차별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차별의 현실을 외면하고, 국가와 사회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저자는 “구조적 차별의 현실을 부정하면 정확히 그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 각자도생하며 개인적으로 해결하면 되니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비판하며, 구조적 차별을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역설한다. “왜 지금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한가?” 차별을 포괄적으로 예방?구제하는 ‘가장 큰 우산’ 책의 3부와 4부는 차별 문제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해법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미 한국에 장애인차별금지법, 남녀고용평등법 등 개별적인 차별금지법이 존재하지만, 이는 모든 차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한다. 현행법들이 포괄하지 못하는 차별 사각지대가 여전히 넓고, 차별을 당해도 실효성 있는 구제를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 국가, 인종, 성적 지향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별을 포괄적으로 예방하고 구제하는 ‘가장 큰 우산’ 역할을 한다. 저자는 이 법이 특정 집단만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만드는 과정”이자 “공존의 조건을 만들어가는 법”이라고 강조한다. 책에서는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대표적인 오해와 반대 논리도 하나씩 논파한다. 1. 표현의 자유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 저자는 차별금지법이 개인의 신념이나 생각을 처벌하는 법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긋는다. 다만 고용, 교육, 재화·용역의 공급 등 공적인 성격을 띤 영역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적대적이고 모욕적인 환경’을 만들어 고통을 주는 행위는 ‘차별적 괴롭힘’으로 금지된다. 이는 ‘괴롭힐 자유’가 아닌, 모두가 동등하게 일하고 배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함이다. 2. 남성들이 역차별당한다? 여성 할당제나 소수자 지원 정책이 다수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에 대해, 저자는 이것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적극적 평등화 조치’임을 설명한다. 형식적 평등을 넘어 실질적 평등을 이루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 전체의 다양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3. 차별금지법,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 저자는 이 주장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루려는 정치권의 ‘기만적인 정치 기술’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미 국민 다수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고 있으며, 정치의 역할은 여론 뒤에 숨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에 있음을 환기시킨다. 결론적으로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은 차별이 더 이상 개인의 인성을 탓하거나 ‘나중에’ 해결할 문제로 미룰 수 없는, 우리 공동체의 생존과 미래가 걸린 시급한 과제임을 말하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차별의 민낯을 직시하고, 평등하게 공존하는 사회를 향한 연대의 길에 동참할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