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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 사업단 학술연구총서

책소개

목차

1장 혐오시대 대응을 위한 첫걸음: 서론 _박인찬
2장 혐오, 정동이론으로 읽기 _이재준
3장 ‘살 만한 삶’을 향해: 혐오에 맞서는 비폭력적 투쟁 _윤조원
4장 누스바움의 혐오이론과 인류애의 정치 _조계원
5장 혐오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 _박준성
6장 ‘죽여도 되는’ 사람: 인종혐오와 동물화 _염운옥
7장 혐오의 진화, 인간 진화에서의 혐오 _임소연
8장 혐오에 대한 법적 대응 _홍성수
9장 동일자의 얼굴, 타자의 얼굴, 구별 불가능한 얼굴 _한의정
10장 취향, 계급, 구별짓기, 그리고 혐오: 혐오 사회학을 위하여 _하홍규

저자 소개 10

숙명여자대학교 영문학부 교수(현대영미소설, SF, 미국 문학과 문화 전공). 현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장 및 HK+사업단장. 주요 저서로 『혐오 이론 I: 학제적 접근』(공저, 2022), 『포스트휴머니즘의 쟁점들』(2021, 공저), 『소설의 죽음 이후: 최근 미국 소설론』(2008)이 있으며, 주요 역서로 『블리딩 엣지』(2020), 『바인랜드』(2016), 『느리게 배우는 사람』(2014), 『미국 민주주의의 문화사』(2011, 공역)가 있다.

박인찬의 다른 상품

Junseong Park

중앙대학교 미래교육원 상담심리과정 주임교수. 심리학 전공자로서 교내외에서 수업과 강연 등으로 심리학이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지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표 업적으로 『내 생애 첫 심리학』(2021), 『설득 커뮤니케이션』(2021, 공역)이 있다. 「행동과학을 위한 통계의 핵심」(2020), 「현대심리학개론」(2019) 「사회과학 연구를 위한 통계분석의 개념과 실제」(2017) 등 다수의 심리학 학술논문이 있다.

박준성의 다른 상품

마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1985년 고려대학교 사학과에 입학해 강의실과 도서관을 오가며 빠짐없이 수업을 듣는 모범생이었다. 1980년대의 대학은 학생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열기로 뜨거웠다. 캠퍼스에는 언제나 최루탄 연기가 자욱했고, 학내 문제나 정치적 이슈로 수업을 거부하는 일도 잦았다. 강의실 밖에서 세상을 배우고 시대를 고민하던 때였다. 1987년 일련의 민주화운동을 경험하며 사회의식에 조금씩 눈뜨기 시작했다. 역사의 무게가 새삼 무겁게 다가왔다.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할 결심을 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서 남들은 학부 시절에 독파한 사회과학 서
마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1985년 고려대학교 사학과에 입학해 강의실과 도서관을 오가며 빠짐없이 수업을 듣는 모범생이었다. 1980년대의 대학은 학생운동과 민주화운동의 열기로 뜨거웠다. 캠퍼스에는 언제나 최루탄 연기가 자욱했고, 학내 문제나 정치적 이슈로 수업을 거부하는 일도 잦았다. 강의실 밖에서 세상을 배우고 시대를 고민하던 때였다. 1987년 일련의 민주화운동을 경험하며 사회의식에 조금씩 눈뜨기 시작했다. 역사의 무게가 새삼 무겁게 다가왔다.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할 결심을 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대학원에 진학하고 나서 남들은 학부 시절에 독파한 사회과학 서적들을 뒤늦게 읽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일본에 유학해 도쿄대학교에서 〈영국의 우생학 운동과 모성주의〉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을 쓰는 동안 뜻대로 살아지지 않아 방황하기도 하고, 나 자신을 믿지 못해 좌절하기도 했다. 그럴 때면 쭉 뻗은 길이 아닌 샛길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리라 믿으며 위안하곤 했다. 페미니즘에 눈뜬 것도 박사 논문을 쓰면서 얻은 소득이다. 역사의 주체에 여성을 놓자 보이지 않던 사실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페미니즘은 남성만이 부당하게 인간을 대표해왔음을 일깨워주었다.

〈우생학과 여성〉, 〈파시즘과 페미니즘 사이에서: 영국파시스트연합의 여성 활동가들〉, 〈타자의 몸: 근대성과 인종주의〉 등의 논문을 발표했고, 《낙인찍힌 몸: 흑인부터 난민까지, 인종화된 몸의 역사》를 썼다. 최근에는 자신의 소유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소유가 아닌 ‘몸’을 역사학의 주제로 어떻게 다룰까를 고민하고 있다. 인종주의나 이주, 이민에 대한 관심도 몸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 위에 있다. 현재 경희대학교 글로컬역사문화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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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미국문학 전공으로, 19세기 미국소설, 여성문학, 흑인문학, 페미니즘, 젠더연구 분야를 연구하고 강의한다. 주요 저서로 『페미니즘: 차이와 사이』(2011, 공저)가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 「타자/텍스트의 불가사의와 퀴어한 읽기: “바틀비”와 바틀비」(2019), 「리오 버사니의 퀴어한 부정성」(2017) 등이 있고, 주요 역서로 『프로이트의 몸』(2021), 『위태로운 삶』(2018)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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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철학, 미학을 전공했으며 포스트휴머니즘과 신물질주의의 시각에서 인간-비인간의 존재론적 관계, 다양한 몸들에서 정신-물질적 혼성, 과학 기술적 사물들의 미학-정치적 배치 등에 관해 연구했다. 최근 지구 행성 위기와 다양한 포스트휴먼 곤경 현상을 주목하면서 인간-비인간의 얽힘과 정동적 운동에 관한 미학 연구를 이어 가고 있다. 대표 논문으로 ?모노(もの) 혹은 사물?(2025), ?버려진 것의 겹들?(2023), ?안드로이드 과학과 포스트휴먼 언캐니?(2023), ?장애의 물질적 전환과 회집체?(2023), ?객체들의 관계 외부성과 물질 혐오?(2022), ?단단한 생명 혹
심리학, 철학, 미학을 전공했으며 포스트휴머니즘과 신물질주의의 시각에서 인간-비인간의 존재론적 관계, 다양한 몸들에서 정신-물질적 혼성, 과학 기술적 사물들의 미학-정치적 배치 등에 관해 연구했다. 최근 지구 행성 위기와 다양한 포스트휴먼 곤경 현상을 주목하면서 인간-비인간의 얽힘과 정동적 운동에 관한 미학 연구를 이어 가고 있다. 대표 논문으로 ?모노(もの) 혹은 사물?(2025), ?버려진 것의 겹들?(2023), ?안드로이드 과학과 포스트휴먼 언캐니?(2023), ?장애의 물질적 전환과 회집체?(2023), ?객체들의 관계 외부성과 물질 혐오?(2022), ?단단한 생명 혹은 흐르는 물질?(2021) 등이 있다.

이재준의 다른 상품

과학기술학자. 동아대학교 융합대학에서 가르치고 연구한다. 주요 관심사는 과학기술과 젠더, 기술과 정동, 인공지능 윤리 등이다.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 『과학기술 시대 사이보그로 살아가기』 등을 썼고, 『겸손한 목격자들』, 『우리 일의 미래』, 『과학과 가치』 등을 함께 썼다.

임소연의 다른 상품

고려대학교 정치연구소 연구교수. 정치사상 전공으로 공화주의를 중심으로 한 현대정치이론과 감정이론을 현실 문제에 적용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 『지배와 정의에 관한 일반이론』(2019), 『혐오와 수치심』(2015)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 「온라인 행동주의와 집합 감정: 청와대 국민청원을 중심으로」(2021), 「직장 내 괴롭힘 방지와 일터 민주주의: 공화주의적 시각」(2019)이 있다.

조계원의 다른 상품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보스턴 대학교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사회이론과 종교사회학이 주 전공 분야이며, 현재 문화사회학, 감정사회학을 바탕으로 혐오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피터 버거』(2019), 『감정의 세계, 정치』(2018, 공저), 『공간에 대한 사회인문학적 이해』(2017, 공저), 『현대사회학 이론: 패러다임적 구도와 전환』(2013, 공저)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 ?냄새와 혐오?(2021), ?탈사회적 사회의 종교: 자기만의 신, 신으로서의 개인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보스턴 대학교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사회이론과 종교사회학이 주 전공 분야이며, 현재 문화사회학, 감정사회학을 바탕으로 혐오 연구에 전념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피터 버거』(2019), 『감정의 세계, 정치』(2018, 공저), 『공간에 대한 사회인문학적 이해』(2017, 공저), 『현대사회학 이론: 패러다임적 구도와 전환』(2013, 공저)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 ?냄새와 혐오?(2021), ?탈사회적 사회의 종교: 자기만의 신, 신으로서의 개인?(2021), ?종교 갈등과 감정 정치?(2021) 등이 있다. 주요 역서로 『사회과학의 방법론: 사회적 설명의 다양성』(2021), 『종교와 테러리즘』(2020), 『모바일 장의 발자취』(2019), 『실재의 사회적 구성』(2014)이 있다.

하홍규의 다른 상품

충북대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 프랑스 현대 미학 전공으로 예술과 예술 아닌 것, 예술계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와 차별적 취향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물질 혐오: 왜 물질이 문제인가??(공저, 2023), ??독신자×기계??(2022), ??혐오이론 I: 학제적 접근??(공저, 2022)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 ?기계-예술가의 매혹과 공포?(2024), ?물질의 이질학에서 아브젝트들의 예술로?(2023), ?왜 로봇을 두려워하는가: 기계와 예술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2023), ?도구와 파트너 사이: 시각예술에서 인형의 역할에 대한 연구?(2023),
충북대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 프랑스 현대 미학 전공으로 예술과 예술 아닌 것, 예술계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와 차별적 취향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물질 혐오: 왜 물질이 문제인가??(공저, 2023), ??독신자×기계??(2022), ??혐오이론 I: 학제적 접근??(공저, 2022) 등이 있고, 주요 논문으로 ?기계-예술가의 매혹과 공포?(2024), ?물질의 이질학에서 아브젝트들의 예술로?(2023), ?왜 로봇을 두려워하는가: 기계와 예술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2023), ?도구와 파트너 사이: 시각예술에서 인형의 역할에 대한 연구?(2023), ?광기의 박물관: 이미지가 구성한 타자의 형식 연구?(2022) 등이 있다.

한의정의 다른 상품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로 법사회학, 법철학, 인권법 및 인권 이론, 혐오표현, 차별 등의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 국가인권기구에 대한 법사회학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페인 국제법사회학연구소, 옥스퍼드 사회-법연구소, 런던대 인권컨소시엄 등에서 연구했다. 저서로 『법의 이유: 영화로 이해하는 시민의 교양』 『말이 칼이 될 때: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헤이트: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공저)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 왜 문화다양성인가』(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제러미 월드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로 법사회학, 법철학, 인권법 및 인권 이론, 혐오표현, 차별 등의 주제를 연구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 국가인권기구에 대한 법사회학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페인 국제법사회학연구소, 옥스퍼드 사회-법연구소, 런던대 인권컨소시엄 등에서 연구했다.

저서로 『법의 이유: 영화로 이해하는 시민의 교양』 『말이 칼이 될 때: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헤이트: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공저)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 왜 문화다양성인가』(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제러미 월드런의 『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The Harm In Hate Speech)』(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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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153*224*10mm
ISBN13
9788946081840

책 속으로

페미니즘 대신 ‘양성평등’이나 ‘휴머니즘’을 추구하라는 강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구호에 맞서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All Lives Matter)”고 외치는 입장은, 형식주의적 ‘평등’을 내세워서 취약함이 불평등하게 배분되어 온 역사와 현실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전략이다. 역차별을 부르짖는 입장은 주로 특정 집단이 기존의 특권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되었을 때 나타나는 반작용이다. 기계적 ‘능력주의’가 공평무사한 해법이라는 주장도, 이미 불평등이 구조화된 사회에서 ‘능력’이 계발될 기회가 결코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견강부회(牽强附會)다. ‘피해자’로서의 위상과 발언권을 독점하려는 시도 역시, 타인의 취약성을 부정하면서 자신의 취약성만을 인정 가능한 것이라고 강변하는 일종의 권력 행위다. --- p.70-71, 「3장 ‘살 만한 삶’을 향해」 중에서

인류애의 정치는 기본적으로 서사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매체나 교육을 통해 자신의 혐오에 담긴 믿음이 비합리적임을 인식함으로써 스스로 혐오를 자제하거나 분노와 같은 다른 감정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인문학 교육 등을 통해 비판적 사고를 키우고 인간성에 대한 이해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고, 필요하기도 하다. 문제는 이러한 접근이 자신의 믿음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큰 효과를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박승억, 2021: 71~72). 이미 자신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지를 깨우쳐 주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올바름을 강요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불안이나 두려움으로 자신의 취약성에 갇힌 사람들은 이를 숨길 수 있는 대상을 찾아 혐오하고, 이를 능력주의와 ‘공정성’의 이름으로 정당화한다(김학노, 2020: 45~46). 그 결과 인류애의 정치는 혐오를 주도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늘어나는 것을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 p.91-92, 「4장 누스바움의 혐오이론과 인류애의 정치」 중에서

미국 듀크대학교의 진화인류학자 브라이언 헤어(Brian Hare)는 자신의 연구를 집대성한 공저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The Survival of the Friendliest)』에서 혐오와 친화력의 공생관계를 잘 보여 준 바 있다(헤어·우즈, 2021). 헤어는 “적자생존”이라는 다윈의 용어가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의미로 잘못 해석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대신 다윈의 진화론에서 “자상한 구성원들이 가장 많은 공동체가 가장 번성하여 가장 많은 수의 후손을 남겼다”는 구절을 눈여겨보라고 주문한다. …… 친화력이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어 왔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진화에서 혐오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 준다. 집단과 집단 사이의 구분과 거리 두기를 추동하는 혐오가 다른 한편에서는 집단 내의 응집력을 높여서 서로 도울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가장 협력적인 집단이 가장 생존 성공률이 높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 p.157-159, 「7장 혐오의 진화, 인간 진화에서의 혐오」 중에서

혐오에 관한 연구자들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혐오를 일종의 도피처로 삼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불평등의 책임을 소수자 집단에게 전가하고 소수자를 공격하는 경향이 생긴다는 것이다. 저성장 시대와 불평등의 문제가 단시간에 해결될 수 없다고 한다면, 여기서 기인하는 혐오의 확산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고질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 p.191, 「8장 혐오에 대한 법적 대응」 중에서

출판사 리뷰

혐오는 현실로부터 던져진 문제이다. 혐오시대로 불릴 만큼 사회의 다방면에 불거지고 있는 혐오는 그에 상응하는 관심과 대처를 요구한다. 혐오의 심각성은 혐오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그것이 우리 사회의 감추어진 문제를 드러내고 경고하는 징후이자 증상이라는 데 있다. 최근으로 올수록 혐오와 관련된 사건들이 계속해서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위험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혐오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혐오 문제는 학술적으로도 접근하기가 간단치 않다. 그 이유는 혐오의 정의와 개념이 생각보다 복잡할 뿐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이 세부적인 학문 분야에 따라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혐오시대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기본적인 정의부터 다양한 접근법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혐오는 감정을 표현하는 개념어이다. 찰스 다윈은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서 혐오를 공포, 놀람, 분노, 슬픔, 행복과 함께 인간의 기본 감정 중 하나로 분류한다. 『인간다움의 조건』을 쓴 스튜어트 월턴(Stuart Walton) 같은 평자는 다윈의 분류에 질투, 경멸, 수치, 당황을 덧붙여 10개의 감정을 인간의 기본 감정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기본’ 감정이라는 용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혐오는 쉽게 사라지거나 제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진화의 오랜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에 적응하기 위해 습득하게 된 감정 중 하나가 혐오이다.

그러나 진화의 산물이라고 해서 그것을 전적으로 인간 본능에 속한 것으로 단정하는 것은 곤란하다. 왜냐하면 혐오는 인간이 태어날 때, 혹은 그 이전부터 자연적으로 주어진 본성(nature)이라기보다는 사회적으로 형성된 감정이기 때문이다. 혐오스러운 것의 범위와 내용을 정하는 것은 “문화와 훈육(nurture)”이지 본성이 아니다. 혐오는 자기 보호와 생존의 수단이되 날것 그대로의 느낌이기보다는 어떤 대상에 대한 느낌, 감각, 반응, 지각, 인지로서의 감정을 가리킨다. 인간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으나 사회문화적으로 매개되고 형성되는 것이기에 혐오에는 문화적 차이가 따르기 마련이다.

우리말에서 혐오의 정의는 생각처럼 단일하지 않다. 대개는 ‘싫어하고 미워함’[嫌惡]의 뜻으로 정의하지만, 그것은 혐오의 절반에 해당한다. 국립국어원과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혐오에는 그것 외에도 ‘미워하고 꺼림’[嫌啎]의 뜻이 있다. 각각의 뜻에 따라 한자 표기도 다르다. 전자가 공격적인 감정이라면, 후자는 방어적인 감정이다. 그래서 어떤 평자는 둘을 합쳐서 혐오를 “역겨울 정도로 싫어하고 미워하는 감정”으로 정의한다.

한국에서는 혐오라는 어휘가 과잉이다 싶을 만큼 혼란스럽게 쓰이고 있다. 왜일까. 여기에는 최근의 여성혐오 관련 사건들에 의해 촉발된 한국 출판업계의 마케팅 전략이라든가, 관련 사건들을 보도하는 언론매체의 선정주의, 혹은 증오 표현과 소수자 차별에 관한 법제화 과정에서 법적 규제의 대상이 되는 증오라는 단어 대신에 그것보다 더 광범위한 혐오라는 단어를 택한 법조계의 판단 등을 그 이유가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눈에 보이는 것들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혐오 감정 자체의 복합성과 어째서 다른 감정이 아닌 혐오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받을 만큼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지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

혐오는 역겨움(혐오, disgust)과 증오(hatred)와 두려움(혐오증, phobia) 등의 서로 관련된 감정들을 포괄하는 복합체이다. 혐오가 혐오스럽게 여겨지는 대상을 뱉어 내거나 그로부터 움츠림으로써 피하려 한다면, 증오는 그것을 파괴하여 없애 버림으로써 자유로워지려 한다. 반면에 공포는 혐오나 증오처럼 대상을 의식하지만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은 대상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언젠가 나타날지 모르는 위협이다. 즉 대상의 잠재성이 공포의 원천이 된다.

혐오, 증오, 두려움이 유사 감정들로서 혐오의 복합체를 형성한다면, 혐오는 또한 특정 시대에 따라 다른 감정들과 서로 절합하거나 중첩된다. 혐오는 특정 시공간으로부터 파생되는 여러 감정과 서로 뭉쳤다 분리되었다 하는 과정들 속에서 특정한 발화와 효과로 연결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혐오의 효과성이 정치적으로 유용하게 쓰인다는 사실이다. 혐오에 의한 감정 정치, 즉 혐오 정치가 위력적인 것은 일련의 발화 효과를 연속해서 낳는 혐오의 수행성 때문이다. 원래부터 혐오스럽거나 증오스러운 대상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을 혐오의 대상으로 느끼는 것은 어떤 집단 또는 그것이 길러 낸 어떤 사람의 인지 때문이다. 그런데 혐오의 원인과 대상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불일치가 생길 때 혐오는 그것이 닿으려는 대상이나 위치를 바꾼다. 즉, 다른 대상, 다른 위치로 옮겨 가는 차이와 전위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감정의 정치경제에서 혐오는 유통될수록 더 많은 잉여가치, 더 많은 부수 효과를 낳는다.

이처럼 혐오는 인간의 기본 감정으로서든, 혹은 다른 이웃 감정들과 연합하여 다니는 감정 복합체로서든, 혹은 인간의 사회적·정치적·경제적·문화적 관계망을 관류하며 효과를 수행하는 정동으로서든, 한두 마디로 규정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현실에서 발생하는 혐오의 양상은 단순하지 않아서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혐오시대에 대한 인문학적 대응이 혐오에 관한 기본 연구에 충실하면서도 다양한 관점들의 횡단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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