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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전설일 뿐이야 08
02. 애기업게와 만나다 26 03. 칡넝쿨 올가미 54 04. 업둥이의 비밀 68 05. 업게와 이별 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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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제 지내면 소원이 이루어져요?”
“애기업게님은 그동안 정성을 들이면 우리에게 보람을 주셨지.” “달나라에서 토끼가 방아 찧는다는 말과 같아요.” 나는 괜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현아, 마음이 중요한 거야. 네가 모슬포까지 배 타고 학교에 다니는데 물결이 잔잔해야지. 물질하는 해녀들도 안전하게 해산물을 많이 잡으면 좋은 일 아니냐. 어서 가자.” ---pp.8-10 “나는 삼춘과 아저씨가 소중해. 너무 고마워.” ‘칫! 자기를 제물로 올리려는 것도 모르는 바보!’ 나는 뒤따라가며 업게의 등을 물끄러미 봤다. 달빛 받은 어깨가 힘겹게 보였다. 업게가 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쌌다. 눈물을 닦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마음이 아팠다. ---p.58 “애기업게님, 바닷길을 보살펴 주세요. 우리 해녀들이 안전하게 물질하고 마라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러 오는 사람들 가정에 복이 넘쳐나길 빕니다. 우리 손자 도현이가 중학교에 가서도 건강하고 공부 잘해서 훌륭한 사람 되도록 도와주세요. 한 식구가 된 우리 업둥이 다음 세상에 태어날 때는 꼭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비나이다. 비나이다!” ---p.86 “업게야, 나와 같이 가. 너 여기 있으면….” “아니야, 난 여기 남을 거야. 용왕님의 뜻을 받들어서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주고 싶어.” 업게가 결의에 찬 얼굴로 나를 봤다. 나는 무슨 말이든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이상하게 마음이 울컥하면서도 따뜻했다. 샛별이 지고 동쪽 하늘이 희미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p.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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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지나간 하늘에 하얀 구름이 피어납니다. 마침 강아지 모양의 구름을 발견하며 개는 이승에서 저승으로의 안내자라는 동서양 신화들 속 내용을 음미합니다. 제주어 중편동화 『마라도 할망당 애기업게』에서 판타지로의 안내자 역할을 맡은 ‘업둥이’가 옆에 있는 듯 숨결이 느껴집니다.
제주어 중편동화 두 번째 작품 『마라도 할망당 애기업게』는 첫 작품 『용왕황제국 홍보대사』와 같이 마라도 할망당의 전설과 닿아 있습니다. 첫 작품이 전설 속 미래의 가상공간에서 펼치는 모험 이야기라면, 『마라도 할망당 애기업게』는 주인공 도현이가 전설 속 과거로 가서 애기업게와 만나는 서정적이고 신비로운 이야기입니다. 마라도 할망당은 애기업게당 또는 처녀당이라고도 합니다. 작가인 제가 전설에서 생략되었다고 상상한 애기업게의 속 깊은 마음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엮었습니다. 같은 소재지만 완전하게 다른 이야기, 판타지 체험에서 빛나는 주인공들과 특별한 공간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어린이와 어른, 모든 독자 여러분께서 이 제주어 중편동화를 통해 제주어 문학작품이 표현할 수 있는 무한한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주어는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모음 중 ‘아래아’ 발음이 살아있습니다. 제주어만의 독자적인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조사, 감탄사 등 품사를 지닌 체계적이고 규칙적인 언어입니다. 저는 이렇듯 창의적이고 이국적인, 깊이 있고 말맛 나는 제주어로 창작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창작자로서 색다른 기쁨으로 만나는 언어, 제주어와의 만남이 소중합니다. 독자 여러분과의 만남이 소중합니다. 다가올 소중한 만남을 준비하며 기다리며 창작의 끈을 놓지 않겠습니다. 창밖 하늘이 맑고 화창합니다. 제주어 중편동화 『마라도 할망당 애기업게』가 전설과 현실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는 동화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합니다. 모든 독자의 마음에 맑고 화창한 가을을 안겨주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