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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순간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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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요한나 7
니키 45
알레한드로 111
비르기테 157

옮긴이의 말 193

저자 소개 2

이아 옌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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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 Genberg

1967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났다. 저널리스트로 처음 글쓰기를 시작했다. 2012년 장편소설 『달콤한 금요일Sota Fredag』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후 두 여성의 잃어버린 우정을 그린 소설 『뒤늦은 작별Sent Farval』(2013)과 돈을 소재로 한 단편집 『소소한 위안 그리고 돈에 관한 네 개의 다른 이야기Klen Trost&Fyra Andra Berattelser Om Pengar』(2018) 등을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장편소설 『기억의 순간들』(2022)은 고열에 시달리는 화자가 지난 삶에서 중요했던 관계와 기억, 순
1967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났다. 저널리스트로 처음 글쓰기를 시작했다. 2012년 장편소설 『달콤한 금요일Sota Fredag』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후 두 여성의 잃어버린 우정을 그린 소설 『뒤늦은 작별Sent Farval』(2013)과 돈을 소재로 한 단편집 『소소한 위안 그리고 돈에 관한 네 개의 다른 이야기Klen Trost&Fyra Andra Berattelser Om Pengar』(2018) 등을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장편소설 『기억의 순간들』(2022)은 고열에 시달리는 화자가 지난 삶에서 중요했던 관계와 기억, 순간들을 떠올리는 이야기를 그린 섬세하고 밀도 높은 작품이다. 출간 3주 만에 23개국에 판권이 팔렸으며 스웨덴 유수의 문학상인 아우구스트상을 수상하고 2024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건국대학교를 졸업하고 출판계에 몸담으며 좋은 책을 소개하는 일을 했다.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며 불한·영한 영상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 『나, 프랜 리보위츠』 『아메리칸 서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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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1월 28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320g | 128*188*15mm
ISBN13
9791141602826

책 속으로

열이 날 때의 독서는 복권처럼 그 결과를 알 수 없어서 책의 내용이 기억할 수 없이 사라지기도, 순식간에 변하는 체온 때문에 우연히 생긴 틈 사이로 깊이 파고들기도 한다.
--- p.22

38도는 생명을 유지하는 신체적 능력이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또렷한 정신으로 주변을 의식하는 사회적 존재가 되고픈 마음은 사그라드는 온도다. 한 무리의 개처럼 다리 사이를 슬금슬금 맴도는 과거를 견딜 수 있다면 그 골짜기에 빠져 무력감을 느끼는 것도 기분좋은 일이다. (……) 38도에서는 내 안에 ‘앞으로’ 가야 한다고 속삭이는 그 무엇도 남아 있지 않다. 이 세상의 진정한 원동력이기도 한, 모든 것에 발동을 거는 명령: 앞으로, 오직 앞으로.
--- pp.22-23

어떤 면에서 인생은 매일 매초 새롭지만, 또 어떤 면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내면의 같은 자리로 돌아간다.
--- p.27

자아, 소위 말하는 ‘자아’란 다름 아닌 그런 것이다. 우리에게 닿은 타인들의 흔적. 나는 요한나의 말과 행동을 사랑했고,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내 일부가 되도록 허용했다. 이게 아마 우리가 맺는 모든 관계의 핵심일 테고, 그러니 어떻게 보면 관계에 끝이란 없는지도 모른다.
--- p.40

‘욕망’은 내가 그 안으로 사라져 틀어박히기 전까지만 ‘욕망’이었다. 그 공간에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그때까지 닿을 수 없었던 내면에 닿게 하는 다른 종류의 욕망이 나타났다. 일시적 마법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욕망. 아무런 상념도, 거짓된 흉내도 없이 행동하며 그 과정에 진심을 다하고, 평화로운 내 삶을 다시 한번 흔들고 싶다는 욕망.
--- p.136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사라지는 친구들, 다 자라서 떠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작은 삶들. 그중 어떤 게 원래의 삶인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고열이나 사랑의 열병에 사로잡힐 때면 모든 게 분명해진다. 나의 ‘자아’는 물러나고 대신 이름 없는 기쁨, 따로 떼어낼 수도 없지만 각자 분명한 존재감을 뽐내는 자잘한 순간들의 덩어리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 p.159

예전에는 살아 있다는 감각을 더 강하게 느끼려면 깊은 숲속의 높은 소나무 사이를 헤매다 나무둥치에 앉아 태양을 정면으로 마주하거나 어느 해변의 바위에서 바다를 바라본다거나 해야 할 것 같았고, 고요한 원소들 가운데 있어야 비로소 정신이 온전히 깨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내 주변의 자잘한 순간들 속에 이미 모든 것이 있었다. 나 자신을 내려놓고 밖으로, 진정 외부로 눈길을 돌려 그 순간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깨어 있는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볼 때, 비로소 살아 있다는 강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 p.160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찾던 모든 것은 바로 여기, 나, 나를 둘러싼 내 주위, 돈을 벌려고 시작했지만 진짜 직업이 되어버린 일, 일상의 꾸준함, 시선이 가는 대로 따라가 머무를 때 마주치는 사람들의 눈빛, 그 안에 있었음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 p.192

출판사 리뷰

지금 우리를 만든
모든 사랑의 형태들

바이러스로 인한 고열에 시달리던 화자는 오래전 읽었던 폴 오스터의 『뉴욕 3부작』을 다시 펼치고픈 충동에 휩싸인다. 그러다가 책의 속표지에서 25년 전에 뜨겁게 사랑했던 연인의 “빨리 낫길 바랄게”라는 메시지를 발견한다. 당시에도 말라리아로 인한 열과 두통에 괴로워했단 사실과 함께 그 글씨의 주인공인 전 연인과의 기억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문득 몽롱한 열기 속에서 자신을 스쳐간 이들과의 기억을 반추하기 시작한다.

메시지를 쓴 요한나는 문학에 대한 애정을 공유하며 서로 좋은 자극이 되어주고 전에 없던 방식으로 대화가 잘 통하는 연인이자 소울메이트였다. 요한나에게 느꼈던 ‘연결감’은 그녀와 이별한 후 딸을 낳았을 때조차 느끼지 못한 고유하고 강렬한 감각이었다. 한편 대학 시절 서로의 꾸밈없는 모습을 공유했던 친구 니키도 있었다. 더러운 것들에 매료된, 난해한 소설을 탐독하는 열렬한 작가 지망생이자 지독한 기분파였던 니키. ‘나’는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좋아하고 또 미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니키에게서 배웠다. 가장 좋은 타이밍에 마법처럼 나타난 남자 알레한드로도 있었다. 밴드 ‘좀비 우프’의 멤버인 그를 처음 본 건 한 재즈클럽에서였고, ‘나’는 한눈에 그의 모든 움직임에 매료되었다. 알레한드로 역시 ‘나’와 사랑에 빠졌던 건 기적 같은 운명이었고, 그를 더 많이 알게 될수록 그가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몸이 떨릴 만큼의 사랑을 느꼈다.

떠난 이들이 남긴 조각은
나라는 진실에 가닿는다

만났던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나’를 조금씩 변화시켰지만 가장 궁극적으로 ‘나’를 뒤바꾼 타인은 엄마 비르기테였다. 남들보다 예민하게 불안을 느끼는 성정 때문에 개성이 있어야 할 자리마저 ‘불안’이 파고들어 어떤 면에서도 그리 특별해 보이지 않았던 ‘나’의 엄마. 그리고 ‘나’로서는 다 알 수 없던 그 고통과 욕구. 비르기테는 가장 중요한 미스터리였고, 타인의 ‘디테일’을 관찰하는 법을 체득하게 된 건 어쩌면 그 미스터리를 풀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 곁에 없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꺼내볼 수 있는 건 가장 사소한 순간의 기억들뿐이라는 것을, 그들은 어쩌면 영영 그런 형태로만 존재할 뿐이기에 어떤 ‘순간’을 ‘기억’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간절함 속에서 배운 것이다.

작품 속에서 화자를 ‘기억의 순간들’로 돌아가게 하는 고열은 앞으로 나아가려는 일상의 무자비한 추동력을 잠시나마 효과적으로 제어한다. 자리에 앉아 우연히 생긴 기억의 틈 사이로 빠져보는 일, “한 무리의 개처럼 다리 사이를 슬금슬금 맴도는 과거”를 견디며 “골짜기에 빠져 무력감을 느끼는” 일에 얼마간 나 자신을 맡길 수 있도록 몸을 흐물흐물 녹여버리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기억의 순간들』을 읽는 일 역시 열병을 겪는 것과 닮았을지 모르겠다. 대담하면서도 섬세하고, 솔직하면서도 우아한 이아 옌베리의 문장은 독자를 순식간에 열기 속에 빠뜨린다. 그리고 타인이 스쳐온 또다른 타인들과 순간들을 이해하는, 그리하여 끝끝내 나 자신을 이해하는, 어쩌면 ‘삶’ 그 자체와도 닮은 기쁨을 선사한다.

추천평

이 아름답고 감동적인 작품은 네 편의 독립적인 그림을
통해 예리하고 애틋한 화가 자신의 초상을 완성한다. 회고록과 소설, 과거와 현재, 자아와 타인의 경계를 흐리며, 책을 쓰게 한 열병 속 마법적인 몰입감을 재현한다. 각자의 기억과 뒤섞여 결국 우리의 일부가 되어버리는, 그런 기적 같은 소설이다. - 에르난 디아스 (소설가, 『트러스트』 『먼 곳에서』)
『기억의 순간들』은 인간관계에 관한 이야기이자 사랑과 부모와 자식에 관한…… 그러니까 모든 것에 관한 이야기다. 젊음, 성장, 그리고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길을 잃어버리며 타인 속에서 자신을 찾아 헤매는 순간들에 대한 섬세한 관찰이다. 젠장, 책의 절반에 밑줄을 그었다.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프레드릭 배크만 (소설가, 『오베라는 남자』)
네 개의 간결하고도 인상적인 초상을 통해 화자는 자신의 삶을 형성한 사람들을 회상한다. 유머러스하면서도 가슴 아픈 이 책은, 우리를 만든 다양한 형태의 사랑에 바치는 송가다. 우리를 스친 사람들을 어떻게 붙잡고 기억하며 놓아주어야 할지를 묻는 이 아름다운 책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 제나 클라크 (소설가)
『기억의 순간들』은 한 인간이 스쳐온 사람들의 삶만으로 그 인간을 완벽하게 그려내는 놀라운 성취를 이뤄냈다. 타인과의 연결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를 온몸으로 증명해 보이는 시의적절한 이야기다. - 수재나 디키 (소설가)
작품의 문을 여는 화자의 열기는 빠르게 불붙고 사그라드는 인간관계를, 또 독자를 내면 깊숙이 침잠하게 한 뒤에 보이지 않는 흔적을 남기는 독서의 열병을 떠오르게 한다. 옌베리의 찬란한 문체 역시도 황홀하고, 손끝에 닿으면 뜨겁게 달아오르는 하나의 열병 같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인물 묘사의 절정이자, 일상의 관찰에 언어와 깊이를 부여하는 경이로운 성취다. 읽었다기보다 마치 잠재의식 속으로 스며들 듯 흡수되는 책이었다. - [리터러리 허브]
고백이자 한 편의 오토픽션처럼 읽히는 이 소설은 클로즈업으로 삶을 복원한 다큐멘터리 같은 사실감을, 무엇도 매개하지 않은 경험처럼 교묘한 자연스러움을 띤다. 수십 년에 걸친 이 이야기는 돌이킬 수 없이 사라져버렸거나 오직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순간들에 대한 유혹적인 향수를 노래하면서도 기술에 잠식된 오늘날의 현실에 은밀한 긴장감을 형성한다. - [타임스]
내가 ‘나’라고 말하면 너무 많은 얼굴들, 이름들이 떠오른다. 내가 받은 사랑과 좌절, 영광과 수치, 슬픔과 기쁨이 떠오른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나의 삶, 동시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일부’인 나의 삶. 『기억의 순간들』은 바로 이 이야기를 다룬다. 수년째 내가 한 해의 마지막에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당신은 어떤 이야기의 일부이고 싶습니까?”다. 이 책의 끝 문장이 좋은 대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중이면 너무 늦어”, “그러니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 살아야지.” 기억은 왜 중요할까? 우리 함께 어떤 존재로 되어간다고 느껴질 때 그때의 기억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하다. - 정혜윤 (PD,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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