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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동검도의 바람과 들풀과 노을을 닮은 신부님께 005 작가의 글 흐름 위에서, 흐름과 함께 블루 로고스 011 1장 문명의 정글에서 길을 묻다 중심이 사라진 자리에서 빛이 시작된다 021 느림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027 카우보이, 람보, 그린베레와 2025년 037 기계는 계산하고 인간은 사랑한다 041 과학의 끝에서 신비를 만나다 047 아픔 없는 삶의 역설 053 소음의 시대에 침묵을 배우다 058 어월리의 겨울 바다 063 열려버린 판도라의 상자 앞에서 068 깨어나는 우주, 깨어나는 인간 073 2장 더불어 살기 위한 회복의 윤리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인가 083 마구간은 여전히 폐허 속에 있다 089 비극의 강물 속, 푸른 하늘 은하수 095 별빛과 촛불 사이에서 101 먹방에서 책방으로 107 토끼사냥과 엽기토끼 113 단골이 아니라 순례자 118 다시 희망을 가르쳐야 할 시간 123 불은 꺼져도 빛은 남는다 129 3장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하는 방식 폐허 속에서 울려퍼지던 선율 137 불꽃은 아직 인간 안에 있다 143 익숙한 것과의 결별 150 괴이하고 삐딱한 현대미술 157 이것은 이것이 아니다 164 음악은 어떻게 영원을 노래하는가 170 추상에 대한 오해와 편견 175 텅 빈 캔버스에 남은 질문 181 침묵의 강 위에 귀를 기울이다 192 당신의 삶이 한 폭의 그림이라면 199 4장 어둠 속에서 별빛이 말을 걸 때 낡은 반바지가 가르쳐준 것들 207 어둠을 가로지르는 희디흰 물소리 213 섬에서 본 세계의 끝 218 물걸레의 명상 224 십자가와 솜사탕 사이에서 230 손을 비울 때 마음이 가득 찬다 235 상처 위에 꽃이 핀다 241 내 뜻이냐, 아버지의 뜻이냐 247 흔들리는 갈대, 스며드는 은총 252 삶이 시가 될 때 258 내일은 맥주를 공짜로 드립니다 263 5장 십자가와 나침반 담을 허문 성당, 오아시스가 되다 271 마르타와 마리아, 사랑의 아름다운 두 얼굴 276 녹슨 칼을 내려놓으라 281 빈 그물에서 시작되는 기적 287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292 낯선 얼굴에서 빛을 보다 298 예수는 방화범인가? 304 정의와 자비, 하느님의 두 날개 310 어둠의 심장에 심어진 씨앗 하나 315 바람은 바뀌어도 길은 남는다 320 신앙의 신비에서 고통의 신비로 326 오컴의 면도날과 질문하는 믿음 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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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을 올려다본 그는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도 고개를 들어 자연을, 광활한 우주를, 그리고 고통받는 이웃을 바라본다면, 그 순간 우리 안에도 하나의 지동설이 시작될 것이다. 더 이상 인간이 중심이라는 오만에서 벗어나, 생명 전체가 중심이라는 새로운 전환. 그것이야말로 21세기의 과제이자, 인류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 p.26 「중심이 사라진 자리에서 빛이 시작된다」 중에서 그러니 고통을 무조건 제거하려 하지 말자. 고통을 저주하지도 말자. 고통을 피하기보다 그것을 통과하며 배우자. 진정한 용기는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느끼면서도 한 발 앞으로 내딛는 것이다. 우리는 불완전하기에 사랑할 수 있고, 상처받을 수 있기에 서로를 깊이 품을 수 있다. 실패할 수 있기에 도전할 수 있으며, 죽을 수 있기에 삶은 더 빛난다. --- p.57 「아픔 없는 삶의 역설」 중에서 오늘 교회가 진정 물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오늘의 젊은이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희망으로 붙들고 있는가?” AI가 대신 일자리를 빼앗을지 모른다는 불안, 기후위기 속에서 자식 세대가 살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언제 또다시 팬데믹이 찾아올지 모른다는 공포. 그러나 동시에 그들은 여전히 사랑을 꿈꾸고, 진정한 공동체를 갈망하며, 언젠가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으리라 희망한다. 교회는 바로 그 언어, 그 감수성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 p.71 「열려버린 판도라의 상자 앞에서」 중에서 성경은 본질적으로 상상력의 이야기다. 바다를 가르시는 하느님, 떨기나무 불꽃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 마른 뼈에 살을 붙이시는 하느님, 모두 상상력 없이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다. 성경은 단순한 교훈집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상상력을 깨워 하느님의 신비에 눈뜨게 하는 이야기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 신비를 내면화하고, 다시 우리의 삶 속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다. --- p.143 「불꽃은 아직 인간 안에 있다」 중에서 세상은 원래부터 낯설었다. 다만 우리가 익숙하다고 착각했을 뿐이다. 데페이즈망은 익숙한 세계를 다시 처음처럼 보여주고, 공은 굳어진 집착을 허물어 자유를 드러낸다. 둘은 서로 다른 길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같은 고개에서 만난다. 낯설게 보라, 그러면 새롭게 살게 되리라. 보는 방식을 바꾸는 순간, 세계는 새 얼굴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깨닫는다. “이것은 이것이 아니다.” 바로 그 깨달음 속에서 우리는 집착 없는 자유를 배운다. --- p.169 「이것은 이것이 아니다」 중에서 이 딜레마는 종교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진심으로 기도해야지’라고 의식하는 순간, 이미 기도는 어색해진다. 진짜 기도는 의식하기 전에 터져 나오는 절규나 감사의 속삭임이다. 마찬가지로 진짜 예술은 진정성을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표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내적 충동에서 비롯된다. --- p.187 「텅 빈 캔버스에 남은 질문」 중에서 어린 시절을 동해안에서 보낸 나에게, 저 수평선 너머에 사람이 산다는 것은 늘 신비로운 이야기였다. 파도는 늘 변덕스럽게 부서졌지만, 수평선은 흔들림 없이 그 자리에 있었고, 그 너머에 있는 섬들은 내 어린 가슴 속 동경의 다른 이름이었다. 그래서 대학 1학년 방학 무렵, 친구들과 함께 울릉도를 찾아간 것은 내 삶의 첫 그리움이 실체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날 밤 울릉항에 도착했을 때, 안개 속에서 어슴푸레 드러나는 섬의 윤곽은 내게 마치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리는 듯한 감흥을 안겨주었다. --- p.219 「섬에서 본 세계의 끝」 중에서 219_섬에서 본 세계의 끝 소외의 시대를 지나며 우리는 사랑의 현상학적 구조를 발견한다. 타자의 얼굴이 던지는 윤리적 요청, 고통의 연대, 작은 실천의 종말론적 의미, 신비적 합일과 윤리적 실천의 통합은 모두 만물 안에 내재한 사랑의 신학적 지평을 연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것이 우리 내면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 p.302 「낯선 얼굴에서 빛을 보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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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의 문명에서 길을 잃은 이들을 위한 인문·영성 안내서
『동검도 채플 블루 로고스』를 읽다 보면, 이 책이 단지 ‘신부님이 쓴 종교 에세이’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걸 곧 알게 된다. 1장 첫 글부터 작가는 코페르니쿠스 이야기를 꺼낸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었듯, 오늘의 인간 역시 더 이상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는 자각. 인공지능과 유전자 조작, 기후위기와 우주 탐사까지, 과학의 진보는 인간의 자리를 다시 묻고 있다. 그는 이것을 “21세기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부르며, 인간이 자기중심성에서 내려와야만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책이 흥미로운 지점은, 이런 이야기를 공허한 ‘문명 비판’으로 흘려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센터, 군사 기술과 감시 시스템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짚어 보이면서도, 결국 질문을 인간 자체에게 돌려놓는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기술을 어떻게 쓰는가를 결정하는 인간의 욕망과 선택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 유명한 글의 제목처럼, “기계는 계산하고 인간은 사랑”하는 존재여야 한다는 메시지는, 기술 시대의 윤리를 단 한 문장에 응축한다. 종교에 대한 이해도 인상적이다. 그는 종교를 ‘정답을 제공하는 기관’이나 ‘규범을 강요하는 권위’로 그리지 않는다. 미래학자의 말을 빌려 “새로운 밀레니엄에서 종교는 산소와 같다”고 이야기하면서, 숨 가쁘게 달리는 인류가 다시 숨을 고르고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종교의 몫이라고 말한다. 종교가 속도의 문화에 휩쓸려 경쟁과 소비의 논리를 따라가 버릴 때, 사람들은 오히려 더 깊은 피로와 허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뒤따른다. 2장에서는 ‘회복의 윤리’가 화두로 떠오른다.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전쟁과 폭력, 혐오와 차별, 구조적 불의의 현실을 꿰뚫어 보되, 분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정의와 평화를 동시에 이야기하려 애쓴다. 정의 없는 평화는 공허하지만, 용서 없는 정의 또한 또 다른 폭력을 낳을 수 있음을 지적한다. 작가 특유의 신학적 언어와 일상의 사례가 교차하며, ‘함께 살기 위한 윤리’가 추상 아닌 구체로 다가온다. 요약하자면, 『동검도 채플 블루 로고스』는 속도의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그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숨 쉬며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 인문·영성 안내서다. 최신 이론을 과시하기보다, 오래된 질문들을 다시 꺼내 들고, 그 질문 곁에 독자가 함께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다. 지칠 만큼 빠른 세상에서 완전히 떠날 수 없지만, 그래도 완전히 냉소적으로 살고 싶지는 않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동검도에서 건져 올린 푸른 문장들로 일상이 성소가 되는 순간 이해인 수녀는 추천의 글에서 이 책을 두고, 시와 단상, 동서양의 지혜와 시대 비판이 함께 어울려 있어 책을 다 읽고 나면 “생각이 깊어지고 마음이 넓어진 느낌이 든다”고 썼다. 실제로 『동검도 채플 블루 로고스』를 읽다 보면, 강의실 같은 진지함과 사적인 수기 같은 솔직함, 동검도 풍경을 그린 산문이 자연스럽게 섞여 든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장소의 힘이다. 이 책의 많은 글은 동검도 채플과 그 주변 풍경에서 출발한다. 바람 부는 섬 언덕, 썰물 빠진 갯벌, 겨울 바다와 별이 뜨는 밤, 성당 마당의 들풀과 아이들이 노는 소리…. 작가는 화가답게 빛과 색의 움직임을 예민하게 포착해 문장으로 옮긴다. 그래서 그의 글에서는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난다. 3장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하는 방식’에서는 예술가의 면모가 특히 빛난다. 낡은 성당 한가운데 울려 퍼진 선율, 처음 보면 낯설고 기묘해 보이는 현대미술 작품들, ‘이것은 이것이 아니다’라는 문장을 불러오는 이미지들. 그는 그것들을 예술을 현실을 잊게 만드는 도피처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과 타인의 상처를 더 또렷하게 보게 만드는 ‘깊은 거울’로 이해한다. 텅 빈 캔버스와 침묵의 강 위에서, 우리는 내 삶이 한 폭의 그림이라면 어떤 색과 선으로 채워질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된다. 4장과 5장에서는 일상의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 출발해 신앙과 삶의 핵심을 건드린다. 「낡은 반바지」, 「물걸레의 명상」, 「십자가와 솜사탕」, 「흔들리는 갈대」, 「내일은 맥주를 공짜로 드립니다」 같은 제목만 봐도, 그 출발점이 얼마나 생활 가까이에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무겁고 추상적인 개념을 늘어놓기보다, 흔들리는 마음과 어설픈 선택, 쉽게 상처 입고 또 상처 주는 인간의 얼굴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그러고 나서, 그 얼굴 위에 스며드는 은총과 희망의 가능성을 천천히 따라간다. 이 책의 특별함은 개인적인 고백과 보편적인 통찰의 자연스러운 겹쳐짐에서 나온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사람의 마음, 설명할 수 없는 고통 앞에서의 당혹감, 허무와 체념 끝에서 다시 작은 기쁨을 발견하는 순간들. 작가는 이런 경험들을 신학자의 언어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고통과 부활, 상처와 치유의 이야기를 긴 호흡으로 풀어 놓으며, 독자가 스스로 자기 삶을 떠올리게 만든다. 『동검도 채플 블루 로고스』는 결국, “지금 이 자리가 곧 성소聖所”라는 메시지를 조용히 건네는 책이다. 거창한 사건이 없어도, 낡은 반바지 한 벌과 물걸레, 섬 언덕 위의 바람과 갯벌의 빛만으로도, 우리 삶은 이미 하느님과 서로를 만나기에 충분한 자리라는 것. 책장을 아무 곳이나 펼쳐 한 편의 글을 읽고 잠시 눈을 감아 보라. 동검도의 바람과 빛이 스며든 문장들이, 바쁘고 거친 일상 속에 작은 푸른 창 하나를 열어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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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신부님과 우정을 나누면서 배우게 된 객관적인 종교관과 세계관, 따뜻하고 폭넓은 인간관이 투영되어 있는 『동검도 채플 블루 로고스』라는 이번 작품의 탄생을 축하하고 독자로서 감사드려요. 이미 명소가 된 부산의 남천동 성당과 동검도 채플의 스테인드글라스 또한 신부님의 글을 닮아 은총의 햇빛 아래 갈수록 더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신부님의 일상의 삶 또한 흐르는 시간 속에 더 신비하고 아름답게 빛을 내는 또 하나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되길, 또 하나의 푸른 섬으로 정주하되 쉼 없이 흘러가는 강이 되길 기원합니다. - 이해인 (시인,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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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호 신부는 ‘화가 신부’이자 문학가다. 그의 산문은 그림과 기도의 영성적 총합總合이다. 수평선 너머 파도 소리를 들으며 진리를 찾아가는 명상과 기도의 공간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의 그림 〈로고스의 불〉에 그려진 검은 숯덩이를 먼저 떠올렸다. 그의 글은 참숯이 지닌 생명의 불꽃이며, AI 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어둠을 밝히는 빛이다.
오늘 나는 그 빛을 받으며, 조광호 신부가 심혼心魂을 기울여 하느님께 헌납한 일곱 평의 작은 성당 ‘동검도 채플’에 앉아 홀로 기도를 올렸다. 이 이기利己와 소음의 시대에 조광호 신부님의 침묵의 가르침을 통해 진리의 방향을 알아차릴 수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 정호승 (시인, 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