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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총론: 통합의료인문학의 정립을 위하여 / 박윤재 1. 서론 2.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의 출범과 단계별 활동 3. 연구단의 연구 활동과 성과 4. 연구단의 연구 활동과 반성 5. 결론 1부 / 인문학이 바라보는 ‘좋은 의료’ 긍정적 자유와 자발적 식음 중단을 통한 좋은 죽음 / 김현수 1. 서론 2. 긍정적 자유 3. 자발적 식음 중단을 통한 좋은 죽음 4. 결론 우리는 어떤 의사를 원하는가? / 박성호 ─한국 메디컬 드라마의 ‘영웅-의사’ 캐릭터를 중심으로 1. 서론 2. 메디컬 드라마는 왜 영웅-의사를 소환하는가? 3. 영웅-의사 캐릭터의 대두와 의료 현실과의 괴리 4. 영웅-의사는 과연 ‘진정한 의사’일까? 5. 결론 의료 봉사자의 여정 / 이동규 ─1960~1970년대 국제의료협력기구와 세계 보건 담론 1. 서론 2. 의료 봉사를 위한 준비 3. 문화를 넘어서는 의료 실천 4. 사회의학에서 예방의학으로 5. 결론 공유의사결정의 자율성 증진 방안 / 조민하 ─결혼이주민 환자를 중심으로 1. 서론 2. 연구방법론 3. 연구 결과 4. 결론 정상성과 장애, 그리고 현대 의료의 역할 / 최성민 1. 서론 2. 장애의 역사 3. 치유라는 이름의 폭력 4. 결론 산후풍의 의료화 / 최성운 ─생활어에서 질병분류로의 전환, 1964~2024 1. 서론 2. 1964년─생활어의 의학적 번역으로서의 ‘산후바람’ 3. 1960~1970년대 ─대규모 인공유산의 파고와 ‘임신 종결 후’ 증상군의 가시화 4. 1960~1970년대 초 ─한의학 내부의 응답, 전통 병명 체계의 자족성과 새로운 현실의 파고 5. 간호학·생활세계의 축─‘임신 종결 후’ 관리 담론과 ‘풍’ 언어의 작동 6. 병명 분류의 제도화─‘산후풍’의 축소와 범주 확립 7. 병명 분류와 임상의 재맥락화─1990년대 이후 ‘산후풍’의 재서술 8. 결론─‘산후풍’의 명명, 확장, 제도화, 그리고 재맥락화 2부 / 의료인문학 3.0을 바라보며 선진 유학에서 성명(性命)과 예악(禮樂)의 치유적 의미 / 윤민향 1. 서론─전쟁의 시대와 성명(性命) 2. 인간의 조건과 사람의 길 사이 3. 마음의 역할과 예악(禮樂)의 체화 4. 결론─인도(人道)의 실천과 치유의 리듬 고대의 사유에서 발견하는 건강인문학 / 이상덕 ─그리스, 로마의 ‘좋은 건강’ 1. 서론 2. 건강인문학 개념의 형성 3. 고대 그리스의 건강 개념 4. 고대 로마의 salus populi 5. 인간 행동의 이유와 건강 6. 결론 가정에서 병원으로 / 정세권·장원모 ─1970년대 전후 왕진(往診)의 변화 1. 서론 2. 1950년대 이후 왕진의 모습 3. 1970년대 이후 왕진의 쇠퇴 4. 결론─사라지지는 않은 왕진? 돌봄과 주체 / 조태구 ─새로운 주체성과 다른 돌봄의 가능성 1. 서론 2. 돌봄 윤리와 인간의 의존성 3. 돌봄 윤리와 돌봄의 외재성 4. 미셸 앙리의 새로운 주체성 5. 결론 좋은 의료란 무엇인가? / 최우석 ─환자-의사 관계의 체험과 윤리: 정신의학을 중심으로 1. 서론 2. 좋은 의료와 현상학 3. 결론 동아시아 의사-환자 관계의 역사와 주체성의 회복 / 최지희 1. 서론 2. 중국의 의료윤리 전통과 의사-환자의 긴장 관계 3. 조선시대의 의료윤리와 의안(醫案) 속 의사-환자의 관계 4. 근대 이후 의학의 발전과 의사-환자 관계의 변화 5. 의료윤리강령의 변화와 새로운 의사-환자 관계의 모색 6. 결론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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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부터 시작된 의대 증원 갈등과 관련하여 논쟁의 대상이 의사의 숫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의료 환경을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궁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과 죽음을 선고하는 현장에, 치료보다는 돌봄이 더 필요한 환자가 있는 곳에, 의사 대신 다른 직업군도 들어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는 대안도 함께 제시되었다. 의료를 시행하는 주체가 아니라 의료의 대상이 되는 환자의 입장에서 제시된 주장이라고 할 수 있고, 통합의료인문학의 지향과 부합하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2019년 경희대 HK+통합의료인문학연구단은 의료라는 소재를 통해 인 문학을 확대·심화시킨다는 목표, 즉 통합의료인문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출범했다. 전통의료인문학에 대한 연구사 정리를 마친 2년 차부터 연구의 범주를 생로병사로 나누고, 6년이라는 기간 동안 40권에 가까운 서적과 160편에 가까운 논문을 생산했다. 양적인 측면에서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인문학의 영역도 확장시켰다. 질병 어휘를 연구하는 어학이 대표적인 영역이었다. --- 「통합의료인문학의 정립을 위하여」 중에서 프랑스의 「1999년 6월 9일 제99-477호 완화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법률」은 완화의료를 의료기관 또는 가정에서의 통합진료를 통하여 적극적이고 계속적으로 치료하는 것이라 정의하고, 이 법의 목적은 통증을 감소시키고, 신체적 고통을 완화함으로써 환자의 존엄을 존중하고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25 이와 같이, 우리나라도 완화의료의 장이 가정으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 임종 케어까지 제공하는 재택 의료 시범 사업의 성공적 안착은 그러한 가운데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 「긍정적 자유와 자발적 식음중단을 통한 좋은 죽음」 중에서 의정 갈등이 시작된 지 만 1년 4개월 만에 의대생은 물론 전공의들도 속속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기 시작했지만 이러한 의대 정상화에 대한 사회 일반의 여론은 차갑기 그지없다. 의대생-전공의들의 복귀 시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의료계 내부에서의 갈등은 물론이려니와, 이들의 복귀를 위해 제시된 정부의 안을 ‘특혜’라고 받아들이는 사회 각계의 반응은 의정 갈등 국면의 해소가 아니라 또 다른 갈등, 즉 의-사(醫-社)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 「우리는 어떤 의사를 원하는가」 중에서 예방의학은 질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료적 조치를 포괄하는 공중보건의 한 분야이다.64 저개발국에서는 공중보건의 최소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장벽이 지나치게 높아 패배주의적 사고가 만연하기도 했다. 경제적 제약으로 인해 과밀한 주거 환경, 불충분한 위생, 기아 문제를 피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문화적·종교적·사회적 관습은 비용 효율적인 치료 방식을 규정하였으며, 병원과 의사는 최후의 선택지로 여겨졌다. 예방접종, 식습관 개선, 위생 관리, 정기검진은 종종 제공되지 않거나 적절히 시행되지 못했다. --- 「의료 봉사자의 여정」 중에서 우리는 여기서, “치유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장애는 무엇이고 온전한 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다. ‘온전한 몸’과 ‘건강’은 근대적 신화이거나 현대 의학이 만든 ‘이데아’ 혹은 유령일 수도 있다. 정상성의 신화에 얽매인 시대는 이미 과거가 되었다. 휠체어나 보청기, 의족은 정상으로 근접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고유의 정체성과 존재 방식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들 사이에 존재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차이’ 중 하나일 뿐이다. --- 「정상성과 장애 그리고 현대의료의 역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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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의료를 더 이상 병원과 전문가의 전유물로 두지 않는다. 질병, 돌봄, 죽음, 장애, 정상성, 의료기술과 제도는 오늘날 모든 현대인이 자신의 삶에서 직접 마주하게 되는 조건이며, 선택과 판단의 대상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팬데믹을 거쳐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금, 의료는 더 이상 “언젠가 남의 일이 될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환자이기 이전에 의료 시스템의 구성원이자, 의료 결정의 당사자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의료인문학 2.0 -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는 이러한 현실 인식 위에서 “좋은 의료란 무엇인가”, “의료의 주체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떻게 늙고, 어떻게 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개인의 윤리적 선택과 사회적·제도적 책임의 문제로 동시에 제기한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의료를 소비하거나 의존하는 대상이 아니라, 성찰하고 판단해야 할 공적 영역으로 인식하도록 독자를 이끈다는 데 있다. 의료는 전문가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겨야 할 기술의 영역이면서 동시에, 시민 모두가 책임 있게 참여해야 할 가치의 영역임을 분명히 드러낸다. 의료인문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은 선언적 담론에 머물지 않는다. 기존 의료인문학이 종종 ‘인간 가치’, ‘공감’, ‘윤리’라는 추상적 언어에 머물렀다면, 이 책은 통합의료인문학이라는 기획 아래 생로병사라는 생애주기, 의료제도의 역사, 질병의 사회적 구성 과정, 돌봄의 윤리, 첨단의료 환경의 변화 등을 구체적인 사례 연구와 역사적 분석을 통해 밀도 있게 다룬다. 1부 「인문학이 바라보는 ‘좋은 의료’」는 연명의료와 좋은 죽음, 의사의 역할과 사회적 기대, 국제 의료협력, 이주민 의료, 장애와 정상성, 질병 분류의 제도화 등 현실적이고 논쟁적인 의료 현안을 인문학의 언어로 재구성하며, 의료인문학이 실제 의료 현실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부 「의료인문학 3.0을 바라보며」는 고대 사유, 돌봄 윤리, 의료의 역사, 환자-의사 관계, 정신의학의 윤리적 전환 등을 통해 의료인문학이 향후 어떤 연구 지평을 열어갈 수 있는지를 전망한다. 이는 의료인문학을 보조 학문이 아닌, 의료를 해석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독자적 학문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분명한 문제의식의 산물이다.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의료의 역사성’과 ‘제도의 형성 과정’을 본격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이다. 질병명, 치료 방식, 의료 윤리는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특정한 시대적 조건과 사회적 요구 속에서 형성되고 제도화되어 왔음을 반복해서 환기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의료가 절대적인 진리의 체계가 아니라, 끊임없이 재구성되고 갱신되어야 할 사회적 실천임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이 책은 의료인문학의 학문적 자립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인문학, 의학, 사회과학을 단순히 병렬적으로 결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를 하나의 중심 문제로 삼아 학제 간 연구를 조직하는 방법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향후 의료인문학 연구와 교육의 중요한 준거점이 된다. 『의료인문학 2.0 - 더 나은 미래를 위하여』는 연구자와 대학원생에게는 통합적 연구 모델과 풍부한 사례 자료를 제공하는 학술서이며, 의료인과 보건의료 종사자에게는 자신의 전문적 실천을 윤리적·사회적 맥락 속에서 재성찰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 정책·제도 영역의 독자에게는 의료 정책과 제도의 정당성을 다시 묻는 인문학적 시각을 열어주고, 교양 독자에게는 의료를 둘러싼 복잡한 논쟁을 이해할 수 있는 깊이 있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이 책은 의료인문학의 성과를 정리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의료인문학이 어디까지 사유할 수 있으며,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를 묻는 현재형의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은 오늘의 의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되돌아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