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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결핍과 이해 그리고 수
008 다정 / 014 수 / 022 염세 / 024 과오 / 028 기억 / 034 기억 2 / 037 운명 / 040 고향 / 048 회고 / 050 회색 / 053 추악 / 055 모근 / 060 표현 / 065 안정 / 066 결핍 / 069 이해 / 070 회고 2 / 071 날것 / 075 모국 / 082 서신 / 084 귀향 / 092 추모 2부 우울과 거울 그리고 비 096 놀이 / 098 공명 / 106 틀림 / 112 목격 / 120 열망 / 128 회고 3 / 130 비 / 135 거울 / 142 허상 / 144 없음 / 151 우울 / 167 서신 2 / 168 회고 4 / 171 거울 2 / 176 추모 2 / 180 원 / 188 서신 3 3부 구원과 연대 그리고 원 192 다짐 / 196 연대 / 203 운명 2 / 210 이해 2 / 216 회고 5 / 218 방향 / 220 구원 / 223 기억 3 / 228 다정 2 / 232 서신 4 / 233 비밀 / 237 서신 5 / 238 사연 / 242 구원 2 / 244 회고 6 / 246 시차 / 254 서신 6 4부 가난과 회고 그리고 나 258 가난 / 262 구피 / 263 가난 2 / 267 조화 / 269 가난 3 / 273 등분 / 279 문제 / 283 멸종 / 285 중독 / 288 무화 / 293 무화 2 / 300 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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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무관심… 이 세 음절을 종일 껌처럼 곱씹다 아차 싶었던 것은 사랑의 반대말이 무관심이라는 것이었다.
--- 「다정」 중에서 너저분해진 발톱을 깎다가 실수로 속살까지 파낸 적이 있다. 그로부터 한동안은 발끝이 신발에 닿을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 탓에 걷는 모양새가 어설펐다. 그 이후로는 붕대를 감지 않았는데도 엉성한 걸음으로 걷는 사람들을 보면 이내 ‘발톱을 다쳤나…’ 하며 행동거지를 나름 추측하고 사정을 이해하게 된다. --- 「염세」 중에서 이 세상에는 쓰고 닳아야만 그 의미가 완성되는 것들이 있으니까. 생을 다하는 일. 모든 심지를 다 태우는 일. 어쩌면 그것만이 인간이 지닌 본래의 운명일 수도 있으니까. --- 「열망」 중에서 나이를 먹으니 이름을 불러 주는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 대신 성이 앞에 붙은 직업이나 직책, 구성원의 역할로만 불린다. 그래서인지 비가 내 이름 끝에 씨를 붙여 발음하는 걸 좋아했다. “영욱 씨.” 그가 다정히 내 이름을 부를 때면 내가 정의되는 느낌을 받는다. --- 「회고3」 중에서 누군가를 보며 그의 말과 행동, 마음이 나와 닮아 있다고 느끼는 이유는 그와 내가 마주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그것은 닮아 있는 것도 닮아 가는 것도 아니다. 마주 선 거울처럼 서로의 빛을 반사하며 끊임없이 닳아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와 엮이지 않았던 본연의 삶이 희미해지는 것. 타인과 마주 볼 때의 모습이 내 실체였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 --- 「거울」 중에서 억지로 그만두지 않을 것이며 구태여 뒤돌아서지도 않을 것이다. 흐르는 대로 함께할 것이며, 스쳐 가는 대로 지나칠 것이고, 추격당한 만큼만 잡힐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규칙, 기다리지는 말기. 그러면 욕망도 기대도 점차 누그러질 것이다. --- 「다짐」 중에서 이제 네가 내 애인이야. 나는 네 사람이고. 안녕, 안녕. 이 안녕은 무엇일까. 유구히 쌓인 과거를 향한 간곡한 안녕이기를. 그리고 이제 막 도착한 이에게 건네는 반가운 안녕이기를. --- 「연대」 중에서 이토록 환희에 가득 찬 일이 또 있을까요. 오늘 잠시 마주쳤거나 고작 하루를 함께했거나 길어 봐야 일 년을 함께한 이가 나의 운명일 수도 있다니요. 그리고 나는 그 운명을 아주 태연히 지나칠 수도 있다니요. 운명이란 신이 창조해 낸 거대한 흐름이 아닌, 고작 한 인간이 만든 일말의 감정일 수도 있다니요. --- 「운명2」 중에서 나의 초라한 젊음 속에서 성숙한 사람이란 그런 것이었다. 자신의 이득에 집중한다는 명분으로 기필코 사랑을 숨겨 버리는 것. --- 「무화」 중에서 이 시대의 사람들은 모두가 무화과지. 모두가 꽃이 피지 않는 무화과가 된 거지. 실은 안에서부터 나를 피워 내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붉은 욕망과 관계의 실이 엉켜 내 추잡스러운 단면이 완성되는 거지. --- 「무화2」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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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온 이와 이제 떠나갈 이에게
정영욱 작가가 건네는 모든 사랑의 언어 “어쩌면 우리는 닿았다는 환상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주 잡고 얽히며 하나가 된다는 착각 속에서 사랑한다. 사실은 서로의 삶이 필연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사랑은 반드시 아름답게만 남지 않는다. 오히려 관계가 흔들리고 어긋난 이후에 우리는 그것이 어떤 모양의 사랑이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함께일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들, 말하지 못한 채 남겨졌던 감정들, 그리고 마음속에서 끝없이 되풀이되던 질문들까지. 추억은 그렇게 휩쓸려 간 뒤에야 비로소 한 사람의 얼굴을 드러낸다.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써낸 정영욱 작가의 신작 『구원에게』는 사랑의 가장 빛나는 장면보다 이면에 드리워져 있던 그림자에 시선을 둔다. 그 시간을 지나며 우리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된다. 결국 사랑은 우리를 완성시키기보다 조금씩 달라지게 만드는 일이었음을, 그 변화는 대개 마음이 스러진 자리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오래 바라보게 한다. “내 안에 들어온 사람들, 추억, 그리고 과오까지도 쓰임을 다하도록 써 나가야겠다. 이것이야말로 이 산문의 시작점이었다. 이왕이면 아끼지 않고 닳아 없어질 때까지. 내가 가진 육신도 마음도, 하물며 언어까지도 전부. 이 세상에는 쓰고 닳아야만 그 의미가 완성되는 것들이 있으니까. 생을 다하는 일. 모든 심지를 다 태우는 일. 어쩌면 그것만이 인간이 지닌 본래의 운명일 수도 있으니까.” 숱한 만남과 이별 속에서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세상이었고, 한때는 누군가의 전부였다. 그러나 그 시간들에는 끝내 말이 되지 못한 마음들이 남아 있다. 『구원에게』는 그렇게 남겨진 마음들이 제때 쓰이지 못해 흩어지지 않도록 작가만의 언어로 붙잡아 둔 흔적의 산문이다. 부디 사랑했던 사람보다 사랑하던 자신의 모습이 더 또렷해지기를. 그 모든 시간이 당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