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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제인 오스틴의 진짜 얼굴을 발견하게 되기를 오스틴 가계도 1부 나는 오로지 명성을 위해 글을 쓰거든 아주 근사했던 어젯밤 무도회 소식을 전하려고 해 그를 받아 주지는 않을 거야 우아하지 못한 꼴을 벗어날 수가 없네 착한 동생으로서 새 소식을 전해 편지를 너무 많이 써서 목이 잘리지 않으려나 몰라 글 쓰는 게 즐겁지가 않아 바스에서 굶어 죽을 일은 없겠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기분이 좋아, 남들의 절반만큼 우리 집은 바스에서 가장 완벽한 집이 될 거야 강요된 관용을 베풀고 싶지 않아 왜 그런 남자와 네 번이나 춤을 춘 거야? 내 천재성을 발휘해 볼게 2부 다시 새로운 곳에서 연어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마 이곳에서 새로운 우정이 싹트고 있어 이 세상의 수줍음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 깊은 상실을 어떻게 버텨 내야 할까 이제는 두려워하지 않으면 좋겠어 최대한 많은 무도회에 참석할 거야 내 글이 즐거움이라니 기뻐 날씨가 좋으면 런던까지 걸을 거야 3부 작가가 되다 아무리 바빠도 『이성과 감성』을 잊을 수는 없지 런던에서 내 소중한 아이가 왔어 『오만과 편견』에 그늘이 필요해 다아시 부인을 만났어 여행자에게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기를 젊음의 달콤한 대가 아직 『이성과 감성』 광고를 한 번도 못 봤어 좋은 소식이야, 2쇄를 찍었어 오빠가 『맨스필드 파크』를 읽고 있어 4부 사랑하는 이들에게 소설가로서의 조언 말을 줄여야 의미가 더 잘 전달되기도 하지 독자들이 궁금해할 것과 궁금해하지 않을 것 모든 것을 초월하는 기쁨 애정 없는 결혼을 택해서는 안 돼 네 자신의 감정에 따라 결정해야 해 네 지력은 대우를 받아 마땅해 그의 사랑이 크지 않다면 나를 위해서라도 더 즐겁게 보냈어 너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단다 커샌드라의 편지 이별의 순간이 이리도 빨리 올 줄이야 293 의식은 고요하게 진행됐어 300 |
Jane Aus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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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받은 장문의 편지에 언니의 잔소리가 너무 심해서 아일랜드 친구와 내가 어떻게 보냈는지 들려주기가 두려울 지경인걸. 함께 춤을 추고 한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을 최대한 방탕하고 충격적으로 상상해 보도록 해.
--- p.20 「아주 근사했던 어젯밤 무도회 소식을 전하려고 해」 중에서 저번에 보낸 편지를 칭찬해 주니 어깨가 으쓱해. 나는 금전적인 보상 따위 바라지 않고 오로지 명성을 위해 글을 쓰거든. --- pp.26-27 「그를 받아 주지는 않을 거야」 중에서 마사와 르프로이 부인이 우리 모자의 패턴을 갖고 싶어 한다니 좀 뿌듯하지만 언니가 진짜로 줬다는 건 영 못마땅하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소망, 그중에서도 강한 소망이 필요해. --- pp.66-67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중에서 언니 정말로 그 집 가구 중 하나 취급을 받은 거네! 하지만 에저턴 브리지스 씨나 로이드 부인이 언니를 설치한 적은 없잖아……. 내게 줄 선물을 계획하다니 언니는 정말 다정한 사람이야. 어머니도 내게 똑같은 관심을 보내 주셨어. 하지만 나는 강요된 관용을 베풀고 싶지는 않아. 내가 직접 그 생각을 떠올리기 전까지는 애나에게 내 캐비닛을 주겠다고 결심하지 않을래. --- p.84 「강요된 관용을 베풀고 싶지 않아」 중에서 무도회가 즐거웠고 언니가 켐블 씨와 네 곡이나 춤을 췄다는 소식에 우리 다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바람직한 일이긴 한데 나는 왜 그렇게 됐는지 이해가 안 돼. 왜 그런 멍청한 남자와 네 번이나 춤을 춘 거야? 두 번쯤은 언니가 입장하자마자 언니에게 반했던 멋진 장교와 춰도 되지 않아? --- pp.86-87 「왜 그런 남자와 네 번이나 춤을 춘 거야?」 중에서 확실히 디데스 씨는 작가의 자질이 있어. 자신의 주제를 충분히 다루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명쾌하고 정확히 표현하잖아. 편지 쓰는 능력이 언니와 비견된다거나 그의 편지가 언니 편지만큼 고마웠다는 말은 아니지만 글을 아주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세상에 진실 을 전하는 능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겠어. --- p.133 「최대한 많은 무도회에 참석할 거야」 중에서 무도회는 생각보다 재미있었어. 마사가 몹시 즐거워했고 나도 끝나기 15분 전에야 처음으로 하품을 했을 정도였지. 9시가 지나 우리를 태워 줄 사람 이 왔고 12시가 안 되어 집에 도착했어. 무도회장은 제법 꽉 찼어. 춤추는 사람은 서른 쌍쯤 있었던 것 같아. 보기에 딱한 장면도 있었어. 파트너 없이 외롭게 서 있는 젊은 여성이 수십 명이나 있었는데 다들 양쪽 어깨를 흉하게 내놓고 있더군. 그곳이 우리가 15년 전 춤을 췄던 바로 그 공간이지 뭐야. 모든 순간을 돌이켜보니 나이가 이렇게나 많이 들었다는 게 부끄럽긴 하지만 지금도 그때만큼 행복하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 우리는 찻값으로 1실링을 더 내고 옆에 딸린 편안한 방에서 차를 골라 마셨어. 춤은 네 번뿐이었어. 랜스 자매(그중 한 명도 이름이 에마야)가 파트너를 못 구해 두 곡밖에 추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언니는 내가 춤 신청을 못 받았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아니야. 일요일에 드베르뉴 대령과 만났는데, 그때 만난 신사였어. 이후로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됐거든. 검은 눈동자에 끌려 무도회에서 말을 걸었더니 춤을 같이 추자고 정중하게 나오더라고. 하지만 나는 그의 이름을 모르고, 그는 영어를 잘 모르는 것 같아. 검은 눈동자가 제일 매력적인 부분이었던 것 같아. --- pp.136-137 「최대한 많은 무도회에 참석할 거야」 중에서 패짓 씨는 어쩐지 행동이 불안정해 보여. 핸트 박사는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했는데 말이야. 모든 잘못은 다 아내 탓이라고 하더라. 여성의 지배를 좋아하는 집인가 봐. --- p.216 「좋은 소식이야, 2쇄를 찍었어」 중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야기는 자연스러움과 생동감으로 모든 죄를 씻을 수 있다고 생각해. 또 대중은 그런 데 크게 신경 쓰지 않으니 안심해도 좋아. --- pp.235-236 「말을 줄여야 의미가 더 잘 전달되기도 하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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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가가 만들어 낸
평범한 일상도 문학이 되는 마법적인 순간들 제인 오스틴이 생애 전반에 걸쳐 쓴 편지 중 제인 오스틴을 잘 알 수 있는 편지들을 선별하여 엮은 서간집 『사랑을 담아, 제인 오스틴』이 이일상에서 출간된다. 제인 오스틴은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 영국의 사회상, 특히 운신의 폭이 자유롭지 못했던 여성들의 삶과 제약, 개인적인 갈등을 독창적이면서 재치 있는 문체로 풀어내 수백 년 동안 전 세계의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작가 특유의 재치를 잃지 않으면서도 날카롭게 정곡을 찌르는 인간 심리에 대한 신랄한 통찰은 제인의 문학에서 특히 빛나는 지점인데, 이는 그의 편지에서도 오롯이 느껴져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 편지들을 통해서 제인 오스틴의 작품 세계의 씨앗을 엿볼 수 있어, 제인 오스틴과 그의 문학을 사랑하는 ‘제이나이트’는 물론,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재미있게 본 모든 독자들, 리젠시 시대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모두 의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제인 오스틴은 생전에 가족과 지인들에게 수천 통의 편지를 썼던 것으로 추정되나, 대부분의 편지를 제인의 언니인 커샌드라가 불태워 현재는 160여 통만 존재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그중에서도 제인의 삶과 생각이 잘 드러나는 편지들을 엄선하여 엮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제인 오스틴의 생애를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편지는 시기순으로 엮었다. 1부는 제인이 태어나 쭉 머물던 햄프셔주 스티븐턴에서 생활할 당시에 쓴 편지들이다. 제인 오스틴이 20대 초반에 쓴 1796년 1월의 편지부터 시작한다. 이 편지는 현존하는 제인 오스틴의 편지 중 가장 오래된 편지로 알려져 있으며 영화 〈비커밍 제인〉에서도 묘사된, 제인의 첫 사랑으로 알려진 톰 르프로이와의 일화를 언니에게 재치 있게 털어놓고 있어 의미가 크다. 2부는 스티븐턴을 떠나 바스에서 머물렀던 기간에 쓴 편지들이다. 바스는 『노생거 사원』과 『설득』 등 제인 오스틴 작품 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이기도 해 편지에서 묘사하는 바스의 풍경들을 따라가다 보면 제인의 실제 생활과 더불어 소설 속 장면들까지 눈앞에 그려질 것이다. 『이성과 감성』으로 첫 출간 후 쓴 편지들은 3부에서 볼 수 있다. 작품에 대한 작가의 생각, 출간 후에 생긴 에피소드 등 ‘작가 제인 오스틴’으로서의 일화를 엿볼 수 있다. 1~3부의 편지들의 주요 수신인은 제인의 소울메이트이자 언니인 커샌드라인 반면, 말년의 편지들을 엮은 4부는 주로 조카들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소설 습작을 한 조카에게 날카로우면서도 다정한 글쓰기 조언을 아끼지 않고, 제인의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결혼의 기로에 놓은 조카에게 결혼과 인생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를 하기도 하며,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사랑하는 조카가 어떤 삶을 살았으면 좋겠는지 소망을 담은 편지를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이 편지들을 더 몰입하여 읽을 수 있도록 역자 유혜인의 서문이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제인 오스틴이 숨을 거두는 순간을 서술한 커샌드라의 편지도 함께 실어 제인 오스틴의 생 전반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구성하였다. 가장 가까운 존재가 되어 편지로 찾아온 제인 오스틴 과장도 미화도 없는, 가장 투명한 자서전! 제인 오스틴의 편지 원본 컬렉션 다수를 소장한 뉴욕의 더 모건 앤 라이브러리 & 뮤지엄은 “다른 어떤 곳에서보다 그녀의 편지에서 제인 오스틴의 목소리를 명확하게 들을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불특정 다수를 독자로 상정하고 적은 글이 아닌 가까운 이에게만 털어놓은 이 편지들은 제인 오스틴의 가감 없이 솔직한 내면을 엿볼 수 있는 가장 내밀한 산문이기도 하다. 이사 준비로 떠들썩해진 분위기가 재미있어. 앞으로 바다나 웨일스에서 여름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선원이나 군인 아내들이 종종 부러웠는데, 한동안 우리도 그런 삶을 누리게 되는 거야. 하지만 시골을 떠나서 별로 아 쉽지 않다는 사실이나, 이곳에 남는 사람들에게 애 정이나 관심이 없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으면 해……. _우리 집은 바스에서 가장 완벽한 집이 될 거야(본문 81p) 중에서 스티븐턴, 바스, 초튼 등에서의 생활을 때로는 낭만적으로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그려내고, 가족은 물론 주변 이웃들을 자비 없이 날카롭게 관찰하기도 하면서도, 이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편지에 담아 보내기도 한다. 특히 이 편지의 주된 수신인인 언니 커샌드라와 조카들에 대한 애정은 무척이나 지극한데, 편지에서 다정함과 따뜻함이 오롯이 느껴져 감동을 준다. 그러면서도 제인 오스틴 문체의 고유함은 잃지 않아서 더욱더 읽는 재미를 더한다. 5월에 우리 둘 다 패러곤에 간다는 계획을 도저히 포기하지 못하겠단 말이야. 나는 언니가 반드시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 혼자 남고 싶지도 않아. 여기나 근처에 머물고 싶은 곳도 없고. 물론 둘이 가면 혼자 갈 때보다 생활비가 더 들겠지만 별 차이 나지 않도록 바스의 빵으로 열심히 속을 버려 놓을게. _우리 집은 바스에서 가장 완벽한 집이 될 거야(본문 79p) 중에서 한 편의 제인 오스틴 소설을 읽는 듯한 제인 오스틴의 일상!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한 것 같다”는 어느 독자의 소감처럼, 이 편지들에서 18세기 말, 19세기 초 영국 여성의 삶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소설 속 장면처럼 무도회의 모습이 세밀하고 화려하게 때로는 조소를 머금으며 묘사가 되고, 인간 관계와 심리에 대한 냉철하고 신랄한 관찰도 돋보인다. 애정과 사랑, 결혼과 죽음 등에 대한 제인 오스틴의 번뜩이는 통찰도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편지들을 읽다 보면 마치 제인 오스틴의 서간체 소설 한 편을 읽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편지에서 그린 제인 오스틴의 삶에서 작가의 비범한 관찰력과 표현력을 통해 위대한 문학이 탄생하였으니, 이 편지를 우리가 사랑한 제인 오스틴 문학의 원류라고 보아도 되지 않을까. 제인 오스틴 작품을 읽어 본 독자라면 편지 속의 일상과 평소 생각들이 작품에 녹여 있는 부분을 발견할 때마다 큰 기쁨을 느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