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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죽음이 제기하는 문제들
죽음의 인식적, 정서적, 실천적 측면 죽음의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태도 죽음에 대한 탐구의 발자취 2. 내가 죽은 후 내 의식은 소멸하는가 죽은 후 의식 소멸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 경험적 참과 절대적 참 '의식은 두뇌의 기능이다'는 절대적 참일 수 있는가 인간 앎의 한계 3. 나의 죽음은 나에게 나쁜 일인가 탐구의 방법과 논의의 제한 나의 죽음은 나쁜 일이라고 보는 입장의 근거 나의 죽음의 내재적 가치와 비교적 가치 비교적 가치의 불확정성 비교 대상 1 - 실제 죽음과의 차이가 최소인 삶 비교 대상 2 - 내가 마땅히 누려야 할 삶 4. 인간은 언제 죽는가 '죽음'의 의미와 죽음의 기준 간의 관계 '죽음'의 존재적 의미 '죽음'의 실천적 의미 삶과 죽음의 중간 단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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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닥쳐올 자신의 죽음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죽음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에 따라 삶에 대한 태도 역시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신의 죽음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다시 '죽음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이 때의 판단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죽음의 가치에 대한 평가다.
예를 들어, 내가 나의 죽음을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본다면 내가 죽음을 두려워하고 생각하는 것조차 꺼려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나의 죽음을 크게 나쁜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 나는 죽음을 직시하며, 좀더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죽음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 따라서 삶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 먼저 그 죽음의 가치에 대해 분명하게 평가해보아야 한다. 이 장의 논의는 바로 이런 평가를 내리는 작업의 일환이다. 즉 나 자신의 죽음이 나에게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아니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인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논의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p. 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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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죽음이 반드시 나쁜 일일까?" 얼마 전 '유서 쓰기' 인터넷 사이트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모 시사주간지는 유언장과 관련된 특집 기사를 다루었다. 이 잡지는 유언장을 "언젠가 다가올 죽음을 위한 준비이자 궁극적으로는 삶의 새로운 출발"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소설가 황석영,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쓴 홍세화, 국회의원 정범구 등 열 명의 유언장이 실렸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7일부터 1월 15일까지 '유서 쓰기 사이트'가 개최한 '새해 계획은 유서 쓰기로부터'라는 이벤트에 참가한 이들이 천여 명이 훨씬 넘는다고 한다. 이처럼 상상외로 많은 이들이 죽음을 삶의 연장 또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죽음을 두려운 사건이자 공포의 대상으로만 이해하는 이들도 상당히 많다. 이렇듯 '죽음'은 같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사이에는 상반되는 입장으로 나뉘어지고 있다.
책세상문고·우리시대 『떠남 혹은 없어짐―죽음의 철학적 의미』는 양립되고 있는 죽음의 문제를 철학적 방법론을 통해 분석하고 나름의 문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죽음은 크게 나의 죽음과 타인의 죽음으로 나뉜다. 이 중 타인의 죽음은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인 데 비해 나의 죽음은 내가 경험할 수 없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나의 미래는 어느 시점이 되었든 내가 죽거나 죽어 있는 시간으로 상상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죽음을 불가역적으로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이런 죽음은 우리들에게 인식적, 정서적, 실천적 측면에서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한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을 직시하고 성찰하는 대신 두려워하며 회피하려고만 한다. 또한 우리의 철학계에서도 죽음은 객관적으로 탐구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죽음에 대한 탐구를 등한시하고 있다. 지은이는 이런 상황은 극복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죽음이 던지는 문제들에 대한 본격적인 철학적 탐구를 계획했다. 『떠남 혹은 없어짐―죽음의 철학적 의미』는 이러한 탐구의 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죽은 후 나는 어떻게 될까?', '죽음은 자신에게 나쁜 것일까?', '언제부터 인간은 죽은 것일까?' 이 것은 각각 죽음의 인식적, 정서적, 실천적 측면을 대표하는 질문들이다. 이 책의 각 장에서는 이 질문들에 대한 충실한 탐구와 나름의 해결 방법들이 담겨져 있다. 먼저, '죽은 후 나는 어떻게 될까?'란 질문에 과학의 세례를 받은 현대인들은 '나는 영원히 사라진다'고 답할 것이다. 그들은 감각 경험으로 검증할 수 없는 죽음의 세계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죽음 후 나는 사라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감각 경험의 영역에만 적용되는 것이므로 감각 경험이 적용될 수 없는 나의 죽음 후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것도 해명하지 못한다고 지은이는 반론한다(제2장). 더 나아가 죽음은 나쁜 것으로 이해하고 이에 대해 두려움과 당혹감을 느끼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죽음 그 자체는 행복이나 불행을 인식하지 못하므로 그 가치값은 0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죽지 않았을 때 마땅히 누렸어야 할 삶과 비교하여도 죽음의 가치 비교값은 0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죽음은 자신에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제3장). 이 외에도 심폐사와 뇌사의 문제, 장기 이식의 문제 등을 죽음의 실천적 측면을 통해 그 해법을 밝히고 있다. 지은이는 뇌사가 아닌 심폐사만이 죽음의 기준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뇌사자로부터의 중요 장기 적출은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과 현대에서는 인간의 상태에 대해 살아 있거나 죽었다라는 이분법적 시각으로 보는 것은 불충분하고,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닌 단계도 인정하는 삼분법적 시각으로 보아야 함을 밝히고 있다(제4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