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꾿빠이, 이상
김연수
문학동네 200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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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데드마스크
2. 잃어버린 꽃
3. 새

저자 소개 1

金衍洙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꾿빠이, 이상』으로 2001년 동서문학상을,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2003년 동인문학상을,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2005년 대산문학상을, 단편소설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2007년 황순원문학상을, 단편소설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2009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 장편소설 『7번국도 Revisited』 『사랑이라니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꾿빠이, 이상』으로 2001년 동서문학상을,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2003년 동인문학상을,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2005년 대산문학상을, 단편소설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2007년 황순원문학상을, 단편소설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2009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 장편소설 『7번국도 Revisited』 『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 『원더보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소설집 『스무 살』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 『우리가 보낸 순간』 『지지 않는다는 말』 『소설가의 일』 『시절일기』 『대책 없이 해피엔딩』(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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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77쪽 | 41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2813580

책 속으로

'이 시의 주제가 바로 이문장에 고스란히 들어 있습니다. 즉 이상의 비밀의 한가운데 있는 꽃을 그의 안해로, 그 꽃을 내려다보면서 날아오르는 새를 자신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안해낙타를닮아서편지를삼킨채로죽어간보다' 라는 [아침]의 시 구절이 안해의 비밀과 관련한 구절이라는 것은 앞서 피터 주 선생님께서 잘 설명해주신 바 있습니다. 바로 이상 자신이 모르는 비밀을 가진 안해를 뜻하죠. 이렇게 놓고 볼때, 안해를 '비밀의 한가운데 있는 꽃' 으로 본 것은 상당히 타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후략)

--- p.188,"오감도시제16호 실화" 발표 가운데

운명은 마지막 순간에 모든 논리체계를 무너뜨리고 이제까지 지나온 그 모든 광경을 동시에 보여준다고 말했거니와 내가 지금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그 점이다. 논리적으로 내 삶은 사소하게 바뀌어버렸다. 내가 처한 이 어두움의 상태는 그 사소함의 논리적 귀결점이다.

--- p.132

수화기를 내려놓는데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이 나왔다. 겨우 참았다. 옷을 갈아 입고 냉장고에서 캔맥주 하나를 꺼내왔다. 그리곤 방안에 누워 가끔 맥주를 홀짝거리며 서혁민의 수기를 읽었다. 맥주탓에 화장실에 다녀오느라 일어선 것을 제외하곤 쉬지 않고 계속 잃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도대체 이 사람의 삶이란 무슨 의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작가의 존재감에 압도돼 평생 그 작가가 되는 것을 꿈꾸며 살아왔다. 그 작가의 작품을 그대로 베껴 쓰는 것뿐만 아니라 그의 삶까지 따라한다. 단어 하나하나는 모조품에 불과해 아무런 생명이 없었으며 삶은 누군가 한번 살았던 삶이다. 푸른 나무 그림에 회색을 덧칠한 꼴이었다. 이상을 통해 한번 생명을 얻었던 언어와 삶이 그에게 와서 죽은 갑각류의 껍질처럼 한낱 껍데기에 불과했다. 타인의 목소리를 흉내낸 듯 자신감이 없었고 글에 가면이 씌워져 있었다. 나도 모르게 겁이 났다. 이를 위해 일생을 바친다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은 1936년 12월 14일, 김기림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기어코 동경 왔오. 와보니 실망이오. 실로 동경이라는 데는 치사스런 데로구려!' 서혁민은 그의 수기라는 소위 『이상을 찾아서』에 이렇게 썼다. '기어코 동경에 왔다. 와보니 실망스럽다. 실로 동경이라는 데는 치사스런 곳이다.' 같은 해 12월 23일, 이상은 도쿄 진보초고서점가를 둘러보다 『타임즈판 상용영어 4천자』라는 책을 샀다. 서혁민 역시 진보초에서 『현대인을 위한 상용영단어 30000』이라는 책을 샀다. 그는 글을 베껴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이상의 삶까지 흉내냈다. 그건 자기 삶을 판돈으로 거는 엄청난 도박이었다. 문학작품의 아류는 쉽지만, 삶의 아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의 수기는 그걸 증명하고 있었다.

---pp.74~75

김해경은 죽으면서 잃어버린 꽃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 비밀,김해경이 죽어 이상이 되는 그 비밀을 되찾을 수 있었다.그는 이제 가난하지도 허전하지도 않게 됐다.그러나 나는 무엇인가? 나는 왜 도꼬에 와서 죽는가? 내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내 질문에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어서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억지로 올리며 나는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 '오감도 시 제 16호 실화'라고 쓰기 시작했다.이는 바로 내가 죽어 영원히 이상으로 다시 사는 길이기도 하다. 내 오랜 꿈. 이로써 나는 여러분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도 있으리라. 자--운명에 순종하는 수밖에! 꾿빠-이.

--- p.166

그대는 이따금 그대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러니를 실천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소. 위트와 파라독스와 그대 자신을 위조하는 것도 할 만한 일이오. 그대의 작품은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기성품에 의하여 차라리 경편하고 고매하리다. 그러나 인생 혹은 그 모형에 있어서 디테일 때문에 속는다거나 해서야 되겠소? 화(禍)를 보지 마오. 부디 그대께 고하는 것이니... 테잎이 끊어지면 피가 나오. 상(傷)채기도 머지않아 완치될 줄 믿소. 상채기도 머지않아 완치될 줄 믿소.

--- p.244

출판사 리뷰

부러진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다, 비밀의 힘으로!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우리 문학사에 불멸의 천재이자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란 자신의 말처럼, 하나의 난해한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이상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전기소설과는 거리가 멀다. 『꾿빠이, 이상』의 주인공이자 중심화자는 이상이 활동한 시대에서 몇십 년을 건너뛰어 2000년대 현재를 살아가며, 이상이 남긴 흔적을 추적해가는 세 명의 인물이다. 『꾿빠이, 이상』은 「데드마스크」「잃어버린 꽃」「새」등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편마다 각기 다른 세 명의 주인공이 화자로 등장하는 특이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데드마스크』는 이상이 죽은 후 제작되었으나, 지금은 그 행방을 알 수 없다는 데드마스크의 소재와 데드마스크를 제작한 인물, 그것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우연한 계기로 이 사건에 말려들게 된 기자 김연(화)이 화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상이 사망한 도시 도쿄를 배경으로 한 두번째 이야기『잃어버린 꽃』은 무명 시인이자 아마추어 이상 연구가인 서혁민이란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첫번째 이야기에 '가짜' 데드마스크를 들고 등장하는 서혁수는 그의 동생이다.) 열광적인 이상 추종자였던 서혁민은 평생을 이상의 시와 삶을 모방하려고 애쓴 특이한 인물로 이상이 죽은 곳인 도쿄를 찾아가 『이상을 찾아서』란 수기 한 편과 이상의 작법을 모방해 쓴 시 「오감도 시 제16호 실화」를 남기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세번째 이야기 「새」는 「오감도 시 제16호 실화」의 진위 여부를 둘러싼 논쟁을 다루면서(여기에 앞에서 서혁민이 쓴 「오감도 시 제16호 실화」가 다시 등장한다.) 그에 연계시켜 『참조로서의 이상 텍스트』란 연구서의 저자이자 재미교포 출신의 학자로 이 이야기의 화자인 피터 주의 출생의 비밀과 관련된 아이덴티티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꾿빠이, 이상』은 이런 식으로 세 편이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세 이야기를 공통된 소재인 '이상'을 연결고리로 서로 유기적으로 탄탄하게 얽혀 있다. 작가 김연수는 이상의 일생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세 편의 이야기 곳곳에 등장시키면서, 이상이 우리 문학사에 영원히 남을 불멸의 천재가 되어 '부러진 날개로 솟구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어떤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란 암시를 강하게 드리운다. 세 편의 이야기를 거치며, 퍼즐을 짜맞춰가듯 이상의 비밀을 추적해나갔을 때, 마침내 드러나는 결론은 우리에게 기묘한 충격을 안겨준다. 그 결론은 "이상은 소설을 창작한 게 아니라 앞으로 쓸 소설처럼 자신의 삶을 먼저 창작했다는 것", 즉 '이상'이란 위대한 천재 작가는 "얼굴 하얀 아이"인 김해경(이상의 본명)이 소설을 쓰듯 창조해낸 인물, 일종의 가면이었으며, 이상의 작품은 그 부사물에 불과하고 김해경은 '천재 이상'이란 가면을 쓰고 자신의 삶을 판돈으로 건 채 한평생 도박(사기)을 했다는 사실이다. 얼굴 하얀 아이 김해경은 진짜와 가짜, 혹은 실재와 허구의 경계에 대한 어떤 '비밀'을 알았기에, 그리고 그 '비밀의 힘'이 있었기에, 자신의 운명을 거슬러 "부러진 날개를 가지고 영원한 작가 이상이라는 어둠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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