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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것은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2. 신들의 전성시대 3. 박쿠스의 탄생 외 4.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외 5. 투우사의 탄생 외 6. 신들의 복수 7. 영웅의 시대 8. 인간의 시대 9. 헤라클레스 외 10. 오르페우스의 노래 외 11.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 외 12. 트로이 전쟁 외 13. 유민의 시대 14. 로물루스와 레무스 외 15. 카에사르의 승천 외 |
Publius Ovidius Na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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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성취시키려는 마음과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은 원래 조화도 양립도 불가능한 법이다. 신들의 아버지이자 신들의 지배자인 이 유피테르가 어떤 유피테르던가 끝이 세 갈래로 찢어진 벼락을 던지면 태우지 못할 것이 없는 유피테르, 고갯짓으로 능히 만물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유피테르가 아니던가.
그런 유피테르가 대신의 위엄을 팽개치고 소의 모습을 빌려 둔갑하고는, 다른 소에 섞여 풀밭에 그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 털은 아무도 밟지 않은 눈, 남풍에 녹지 않은 눈같이 새하얬다. 목의 힘살은 더할 나위 없이 튼튼했고, 늘어진 살덩어리는 탄탄하고도 실했다. 뿔은 비록 작았어도, 장인이 공들여 닥은 듯이 반짝거렸다. 신들의 왕이 잠시 모습을 빌린 소답게 눈빛은 부드러웠고, 얼굴은 평화로워 보였다. 이렇게 잘생긴 황소를 보았으니, 아게노르의 딸이 반했을 수밖에……. 아게노르의 딸은 이 소가 이렇게 점잖아 보였는데도 처음은 무서워서 그랬는지 손을 대지 못했다. 그러나 조금 시간이 흐르자 아게노르의 딸은 황소 가까이 다가와 입 앞에다 꽃 한 송이를 갖다대었다. 호아소는 곧 제 차지가 될 이 공주의 손에 입을 맞추었다. 황소 모습을 빌린 유피테르에게 이 기다리는 시간이 얼마나 지루했겠는가. 유피테르는 욕망을 찹는 데 능하지 못했다. --- p.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