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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블러드
탁경은
위즈덤하우스 202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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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첫 추리

심리소설

저자 소개 1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다. 청소년소설 『싸이퍼』로 제14회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사랑에 빠질 때 나누는 말들』 『러닝하이』 『소원 따위 필요 없어』 등이 있고, 함께 지은 책으로 『열다섯, 그럴 나이』 『달고나, 예리!』 『첫사랑 49.5℃』 등이 있다. 글쓰기를 더 즐기고 싶고, 글쓰기를 통해 더 괜찮은 인간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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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312g | 145*220*12mm
ISBN13
9791175910638

책 속으로

마음을 다해 열렬히 좋아하면 조금이라도 닮아야 하는 거 아닌가. 셜록처럼 필요한 증거를 탁탁 잡아내 논리적으로 연결할 줄 안다면 얼마나 통쾌할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다르면 슬프다. 아니, 비참하다. 이런 비참한 기분을 느끼는 사람이 이 세상에 나뿐인 건 아니겠지.
--- pp.24-25

나결은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았다. 만에 하나 성적을 유지하거나 더 올리고 싶다는 욕망이 나의 것이 아닐 수도 있을까? 그렇다면 그건 누구의 욕망일까. 어쩌면 나결이 진짜 원하는 것은 좋은 성적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보다는 좋은 성적을 받으면 따라오는 주변 사람들의 인정 혹은 부모님의 칭찬을 바라는 건지도 몰랐다.
--- pp.85-86

이모의 따스한 말에 콧등이 시큰해졌다. 이모 말을 듣고 나서야 깨달았다. 하랑이 늘 엄마에게 듣고 싶었던 말을 방금 이모가 해 주었다는 것을. 키가 큰 이모의 품에 폭 안겨 하랑은 생각했다. 나를 걱정해 주고 아껴 주는 사람이 있어 기뻤다. 그게 엄마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어쩌겠는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엄마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대신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 주는 이모의 사랑을 오래도록 기억하는 게 오히려 마음이 덜 괴로울 것 같았다.
--- p.95

“너한테도 장점이 있는데 그걸 네가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냐고. 남들을 바라보듯 네 자신을 바라봐 줘. 친구들은 따스하게 바라보면서 왜 스스로에게는 냉정하게 굴어?”
하랑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죽는 순간까지 너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사람은 너야. 사랑해 주라고. 미워하지 좀 말고.”
말을 하면서 나결은 깨달았다. 하랑에게 건넨 말은 모두 자기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 p.105

출판사 리뷰

의심으로 흔들리는 순간, 나는 나를 선택할 수 있을까?

중학생 하랑은 엄마의 방에서 자신의 머리카락과 칫솔이 담긴 지퍼백을 발견한다. 그 순간, 자신의 출생에 대한 의심이 시작된다. ‘나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품은 채 엄마의 뒤를 쫓던 하랑은 카페 블러드에 이른다. 그곳에서 의심스러운 붉은 음료 ‘블러드허니’를 발견하고, 카페 아르바이트생 나결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하지만 하랑은 카페를 드나들다가 나결이 블러드허니를 하루 한 잔은 기본이고, 손님이 남긴 것까지 몰래 마시는 모습에 막연했던 수상함을 서서히 확신으로 굳혀 간다. 엄마가 이상해진 원인은 바로 저 음료라고.

하랑은 보호받고 싶은 마음과 엄마를 의심해야 한다는 생각 사이에서 흔들린다. 그러나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어떤 나로 살 것인가’로 바뀐다.

“죽는 순간까지 너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사람은 너야. 사랑해 주라고. 미워하지 좀 말고.”(105쪽)

나결이 하랑에게 건넨 이 말은 혼란 속에 있는 하랑뿐 아니라, 각자의 터널을 지나는 십 대 모두에게 깊은 의미를 전한다.

“내 이익만 생각하고 계산기부터 두드렸던 게 마음속으로 늘 창피했어.”
가짜 성취 대신 ‘진짜 나’를 선택하는 용기


성취를 통해 자신을 증명해 온 고등학생 나결은 블러드허니를 마시고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몰입과 성과를 경험한다. 그러나 효과는 점점 짧아지고, 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음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게다가 커다란 성취감 뒤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핍만 남는다. 카페 지하 공간에 무언가 숨겨져 있다고 확신한 나결은 사장의 약점을 찾으려 한다. 그 과정에서 카페를 찾아온 하랑을 만난다. 나결에게 하랑은 달갑지 않은 존재다. 하랑이 다가올수록 자신이 기대고 있던 세계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을 모른 척하는 일 역시 쉽지 않아 괴로워한다.

나결은 높은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아가는 학생이다. 블러드허니가 주는 압도적인 몰입과 성취감은 나결에게 강력한 유혹으로 다가오고, 그의 욕망을 알아챈 사장은 위험한 제안을 건넨다. 그러나 “성적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가 뭐예요?”(82쪽)라는 하랑의 질문 앞에서 나결은 비로소 자신을 돌아본다. 좋은 성적보다 그 뒤에 따라오는 인정과 기대를 더 원해 왔다는 사실을. 타인의 기준에 맞춰 살아온 시간 속에서, 나결은 처음으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기 시작한다.

청소년의 삶을 정면으로 응시한 『카페 블러드』

『카페 블러드』는 마법 같은 방법으로 능력을 얻으려는 어른들과, 인정과 성취로 자신을 증명하고자 하는 청소년이 맞부딪치는 이야기다. 하랑과 나결, 두 인물의 시선이 교차하는 추리 서사 속에서 인정과 성취를 향한 욕망과 보호받고 싶은 마음이 얽히며, 청소년이 일상에서 겪는 내면의 균열이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특히 따뜻한 국숫집과 서늘한 카페의 대비는 아이들을 이용하는 어른들과 그들을 지키려는 어른들을 선명하게 가른다. 그 사이에서 하랑과 나결은 스스로의 기준을 세우고, 각자가 선택해야 할 방향 앞에 선다.

이 작품은 청소년이 불완전한 자신을 받아들이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린다. 흡인력 있는 추리 서사와 두 인물의 섬세한 심리가 맞물리며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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