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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1장 사업 존폐 위기 회사원에서 자영업자로 | 창업 3년 차, 팀의 존폐 위기 | 공간 마련의 꿈 | 극장에서 실마리를 찾다 | 경험의 틈새 시장 공략 | 이야기 추종자로 살 결심 | 회고_모베러웍스에서 무비랜드로, 브랜드의 진화 | 별첨_디렉터의 업무 노트 2장 사양 산업과 수익 구조의 문제 극장의 위기를 대하는 자세 | 극장 밖에서 찾은 가능성 | 수익 구조의 설계 | 기획의 함정 | 회고_극장 운영 2년 차, 수익성 중간 평가 3장 상상의 구체화 스터디 클럽 결성 | 이야기 쓰듯 기획하다 | 공간에서 느끼는 정서의 구체화 | 심상 지도 디자인 | 가상의 시나리오 작성 | 사무실 간이 극장 프로토타입 | 회고_기획을 증명하는 집요한 상상의 힘 | 별첨_영사기사 자격증 합격 후기 [실현] 4장 건축과 공간 디자인 전쟁 같은 건축 | 공간의 인상, 실내 디자인 | 가구 제작기 | 맨땅에 장비 구축 | 땀에 절여진 수작업 실험 | 회고_혼신의 힘을 다한다는 것 | 별첨_공간 담당자의 업무 노트 5장 영화적 경험 기획 관람객에게 이름 붙이기 | 과몰입을 부르는 공간 경험 기획 | 경험의 정점은 기념품으로부터 | 잡지처럼 발행하는 콘텐츠 | 영화적 경험의 확장 | 회고_비전문가로서의 실험 | 별첨_무비랜드 아트워크 아카이브 [실전] 6장 큐레이션 시스템의 검증 극장을 개관하다 | 큐레이터 섭외 비하인드 | 반복과 변주 속 업무 사이클 | 새로운 갈래로의 확장 | 수익 구조의 검증 | 회고_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일 | 별첨_큐레이터 문상훈 인터뷰 | 별첨_파트너 왓챠 팀 회고 인터뷰 7장 운영과 접객의 시행 착오 극장 운영의 까다로움 | 인사를 잘하자 | 협업은 감정이 아닌 행동으로 | 무비랜드 OS 1.0 운영 매뉴얼 구축 | 회고_극장을 운영하는 마음 | 별첨_무비랜드 마스터즈 손님 인터뷰 맺음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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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로만 보면 한 달간 진행한 백화점 팝업 스토어의 매출은 우수했다. 브랜드의 대세감을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외부적인 성과와는 별개로, 내부적으로 한계에 달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리셋 버튼이 있다면 누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대로는 브랜드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더 이상 ‘일’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없었다. 메시지가 모베러웍스 브랜드의 핵심이었기에, 메시지의 고갈은 곧 브랜드의 끝을 의미했다. 일에 대한 메시지가 보다 넓은 차원의 이야깃거리로 확장되지 않는다면 브랜드는 더 이상 존속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작업과 삶의 이야기로 시야를 넓혀야 했다. _p.14~15,
--- 「사업 존폐 위기」 중에서 --- 「브루터스Brutus』, 영국의 --- 「모노클Monocle』, 한국의 --- 「매거진 B』처럼 오래된 잡지들은 저마다 고유한 관점이 있고, 매달 반복되는 틀이 있으며, 그 안에서 변주하며 이야기를 담아낸다. 극장을 잡지처럼 운영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잡지가 그달의 테마를 정하듯 매달 큐레이터를 선정하고, 그 사람이 고른 영화를 상영한다. 그 틀 안에서 다양한 영화를 상영한다면, 그 영화들이 모여 우리의 관점이 될 것이라 믿었다. 잡지의 과월호가 한 권씩 차곡차곡 쌓이듯, 이야기가 극장에 축적되는 모습을 상상했다. _p.18~19, 「사업 존폐 위기」 중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극장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콘텐츠업’이기도 하다. 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지금은 극장의 위기가 아니라 콘텐츠의 전성시대였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이고, 그만큼 콘텐츠 선별과 제안의 중요성도 커졌다. 같은 콘텐츠라도 그것을 어떤 플랫폼, 어떤 관점, 어떤 맥락으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된다. 그렇기에 콘텐츠의 범주를 배급사가 정한 개봉일에 따라 움직이는 ‘신작 영화’로 한정하고 싶지 않았다. 영화관이라는 말 대신에 극장이라는 단어를 의식적으로 쓰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특정 영화에 국한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만들고 싶었다. _p.36~37, --- 「사양 산업과 수익 구조의 문제」 중에서 기획이란 구체적인 상상이다. 쓸 수 있는 도구를 총동원해서,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일. 상상이 내 머릿속에서 그치지 않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되었다면, 그것이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구름처럼 하늘에 떠 있는 극장에 대한 아이디어들을 땅바닥으로 내리는 작업이 필요했다. 기획을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상상 단계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성동구에 거주하는 2030 직장인 여성이 주말에 찾고 싶은 공간이었으면 좋겠다’와 같은 기획은 하늘에 구름처럼 떠다니는 상상이다. 그 여성이 누구이며, 어떤 경험을 하고 무엇을 느낄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때 기획은 비로소 땅에 닿는다. _p.49, --- 「상상의 구체화」 중에서 공간을 만드는 동안 줄곧 팀의 핵심 DNA, ‘이야기’라는 키워드를 구현해내는 방식에 대해 고민했고, ‘수작업’은 그 고민의 결과였다. 모든 수작업은 작업자의 노고가 드러난다. 작업물을 감상할 때, 조형적인 완성도보다 그 이면을 상상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 ‘이 선을 그으며 고민이 깊어졌구나, 이거 실수해서 덧댄 것 같은데 오히려 귀엽다’ 같은 식으로 생각하다 보면, 왠지 작업자와 더욱 가까워진 것 같다. 내 작업이 아니지만 내 것처럼 애착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수작업이라는 수단으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_p.101, --- 「건축과 공간 디자인」 중에서 극장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잃는 상황을 경계했다. 모두 소진되어 버리는 상황을 두려워했던 것 같기도 하다. 체력도 잃고, 돈도 잃고, 사람도 잃어버리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극장을 만든 후에는 오히려 반대의 상황을 경계한다. 아무것도 잃지 않는 상태로, 안전한 울타리에서 일하면 그 순간은 안락하다. 하지만 결과 역시 아무런 감흥이 없다. 기꺼이 잃을 수 있는 상태로 자신을 내던져야 함을 배웠다. 모두 잃는 것이 디폴트 값이라고 생각하자 두려움이 사라졌다. 지금의 나는 무엇이든 잃어가고 있는 상황이 닥치면, 상실감에 사로잡히기보다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려고 애쓴다. 잃는 게 손해 같아 보여도 결국 삶 전체로 두고 보면 이득이라는 것을, 극장을 만들며 알게 되었다. _p.104, --- 「건축과 공간 디자인」 중에서 표현에 있어서도 진지하고 싶지 않았다. 가볍고 웃음이 나는 이름이었으면 했다. 레슬러들의 별명 같은 느낌을 떠올렸다. 본래보다 세 보이려고 불도저(Bulldozer), 킬러(Killer), 머신(Machine) 같은 단어를 붙이듯이, 무비랜드 페르소나에도 비슷한 정서를 담고 싶었다. 이 공간에서는 실컷 스포일링을 하며 떠들어도 좋고, 스낵을 먹으러 와도 좋고, 시답잖은 기념품을 사러 와도 좋다는 뜻으로 ‘헤비 스포일러(Heavy Spoiler)’, ‘스낵 킬러(Snack Killer)’, ‘트래시 컬렉터(Trash Collector)’ 이렇게 세 가지 페르소나를 만들었다. _p.132, --- 「영화적 경험 기획」 중에서 운영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 생겨나 자리 잡힌 기획도 있다. 배우 박정민이 큐레이터였을 당시부터 시작된 기획으로, 영화 상영 전후로 영화를 모티브로 한 작은 이벤트를 벌인 것이다. 당시 상영 중이었던 〈나우 유 씨 미〉가 마술이 주제인 영화라, 재미 삼아 마술 키트를 구매해 관람객들에게 작은 마술을 선보였다.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을 확인하고 다른 영화에도 적용해보기 시작했다. 〈매트릭스〉 상영 때는 파란 사탕과 빨간 사탕을 준비해 영화를 보고 나오는 분들에게 사탕 두 개를 고르게 한 후 하나를 선물로 드렸다. 수학 천재 〈굿 윌 헌팅〉 상영일에는 간단한 수학 문제 풀이 테스트지를 나눠드리기도 했다. _p.134, --- 「영화적 경험 기획」 중에서 오랫동안 브랜드 기획과 디자인 업무를 경험했다. 10년 넘게 회사에서, 그리고 5년 넘게 자영업을 하며 다양한 브랜드들과 일하고, 우리 브랜드를 만들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무비랜드를 운영하며 새로운 스테이지를 경험했다. 아무리 잘한 기획, 그럴싸한 디자인도 지속적인 운영 없이는 빈껍데기일 뿐이었다. 브랜드의 완성도는 탄탄한 기획과 밀도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인사말의 적정 온도를 찾는 일, 유리창의 손자국을 닦는 일로 브랜드의 존속이 갈렸다. 좋은 브랜딩이란 무엇일까? 이것에 대해 정해진 답은 없다. 나 역시 생각이 계속 바뀐다. 지금 시점에서 좋은 브랜딩이란 오랫동안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고, 사용자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_p.213, --- 「운영과 접객의 시행착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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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존폐의 위기 앞에서 내린 뜻밖의 결정
2024년 2월, 성수동에 개관한 30석 규모의 소극장 ‘무비랜드’의 분투기에 가까운 설립 과정과 운영기를 담은 『무비랜드 메이킹북』은 한 브랜드의 존폐 위기에서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무비랜드의 극장주인 모춘과 소호는 기업 ‘라인’(LINE)에서 퇴사 후, 그간 그들에게 가장 큰 화두였던 ‘일’을 주제로 ‘더 나은 일’이라는 의미의 브랜드 ‘모베러웍스’를 만들고, 일에 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안하는 메시지를 여러 형태의 제품에 담아 발신했다. 2020년 노동절에 열린 첫 브랜드 팝업 스토어에는 약 7천 명이, 그 이듬해에는 약 1만 명의 사람들이 찾았다. 2021년 출간한 브랜드 에세이 『프리워커스』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약 5만 부가 판매되었고, 신한카드와 협업해 만든 모베러웍스 신용카드 또한 10만 장 이상 발급되며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브랜드의 메시지는 고갈되어갔고, 제품을 위해 짜내는 아이디어들도 억지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다 2021년 연말, 더 현대 서울의 제안으로 백화점에서 한 달간 팝업 매장을 무리하게 운영하다가 결국 크나큰 위기에 봉착한다. “어느 행사보다 많은 힘을 쏟았지만 남은 것은 수억 원어치의 재고, 한 멤버와의 이별, 그리고 번아웃”(p.14)이었다. 일에 대한 메시지가 보다 넓은 차원으로 확장되지 않는다면 브랜드가 더는 존속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일단 브랜드의 중심축이 되어줄 물리적 실체를 마련하기로 했고, 그렇게 건물 가격의 80%를 대출 받아 성수동에 20평 규모의 2층짜리 구옥을 매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브랜드의 존속을 위해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지켜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이야기’를 중심으로 공간을 확장시키기로 결심하고 2년여의 시간을 들여 극장을 짓는다. 사양 산업에서 틈새 시장을 파고든 큐레이션 극장의 탄생 극장을 만들기 위해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업계에 퍼진 패배감에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곧 생각을 달리해보았다. 그들이 짓고자 상상한 극장은 큐레이터가 자신의 취향대로 구작 영화를 골라 기간 내에 상영하는 ‘큐레이션 극장’ 형태로, ‘극장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콘텐츠업’이기도 했다. 그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지금은 극장의 위기가 아니라 콘텐츠의 전성시대였다. 무비랜드라는 공간에서 보여줄 콘텐츠의 내용, 그리고 그 콘텐츠를 ‘경험’하게 하는 방식에 따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또한 영화 상영 외에 수익 구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파트너사와의 브랜드 마케팅 협업 시에도, 극장이라는 공간이 있으면 단기 팝업 매장 형태와는 달리 장기간 동안 더욱 심도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터였다. 이렇게 세운 커다란 골자를 따라 뜬구름 같았던 아이디어들을 땅바닥에 내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3장 ‘상상의 구체화’는 무비랜드만의 기획 방식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기획이란 곧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일이기에, 무비랜드 구성원들은 먼저 극장을 이용할 가상의 주인공을 캐스팅해보았다. 연령이나 성별에 따른 구분보다는, 공간을 찾는 인물이 품고 있는 ‘욕망’을 기준으로 삼고 그 인물을 구체화하고자 했다. 공간을 설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감과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심상 지도 만들기’ 과정을 거치며, 머릿속에서 상상하던 공간의 막연한 느낌을 심상 키워드로 구체화시켰다. 다만 기획의 과정을 거치며 수많은 상황을 시뮬레이션해봤다고 하더라도 실전에서의 경험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건축과 공간 디자인은 변수와의 싸움이었다. 일정, 비용, 날씨 등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이 없었다. 이웃의 민원으로 공사가 엎어질 뻔한 적도 여러 번이고, 거의 사기 당하듯 영사기를 구입할 뻔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뜻 극장의 스크린을 지원해주겠다는 업체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협업하는 외부 업체가 무비랜드의 팀원처럼 함께 공간의 완성도와 프로그램을 고민해준 덕분에 수차례 완공일을 미룬 끝에 2024년 2월, 드디어 극장 문을 열 수 있었다. 매일의 일을 만드는 여정 『무비랜드 메이킹북』은 브랜드의 다음 단계를 고민하는 ‘구상’의 과정과 그 과제를 구체화하며 건축과 콘텐츠 기획을 통해 ‘실현’하는 과정, 그리고 개관 이후 극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겪는 ‘실전’의 내용까지 모두 담고 있다. 즉, 멋진 청사진에 따라 지어진 공간을 결과에 가깝게 기록한 책이 아니라, 맨땅에 헤딩하듯 분투에 가까운 시간을 거쳐 만든 공간을 지속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 애씀의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기획 초기부터 과제로 삼았던 ‘영화적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어떤 장치를 통해 안겨주고 몰입하게 하는지, 문상훈, 박정민, 이제훈, 넉살, 박시영, 신신, 김오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을 어떻게 큐레이터로 섭외하는지, 그리고 그 큐레이터의 사유와 이야기가 어떻게 콘텐츠화 되어 쌓이고 있는지, 운영과 접객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인력과 노력이 필요한지, 파트너사와의 협업이 예상대로 서로 ‘윈-윈’ 하는 전략으로 실행되는지 등, 공간을 열기에 앞서 ‘구상’했던 내용들이 ‘실전’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에, 이 책은 계획하는 일을 해내고자 매일을 자기 과제와 씨름하고 있는 이들에게 유용한 길잡이이자 용기가 되어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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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한구석에 나만의 정원을 가꾸는 일을 매일 상상한다. 소중한 것들과 좋아하는 마음들을 아낌없이 모아둔, 귀한 사람일수록 매일 초대하고 싶은 그런 정원을 그리며 퍽퍽한 하루를 보낸다. 효율성이나 수익률, 손해 보지 않는 선택만을 좇는 세상에서 단단한 심지로 근사한 정원을 가꿔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정원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현실에 대해, 생계에 대해, 유행에 대해, 사람들의 취향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시대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내 길이 맞는지에 대해, 세상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 이러다 내가 지켜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을 분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에 대해, 내가 사랑하는 것이 남들에게 사랑받지 못할 때의 좌절과 그럼에도 나만이 알아봤다는 희열에 대해. 결정적으로 어떤 것을 마음을 다해 소실될 만큼의 사랑을 해봤던 사람들만이 말할 수 있는 비망록이다. 수많은 대체재들이 있지만 결국 어떤 것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연필. 연필 같은 나의 정원. 나의 무비랜드여 영원하라. - 문상훈 (코미디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