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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의 글
1. 첫사랑 봄을 기다리는 마음(박제가) 길 위의 풍경(강세황) 봄날의 가지에 어린 마음(이조년)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임제) 한겨울에도 열이 나는 이유는(임제) 마음의 무게(황진이) 우리 사랑은(성간) 이름이 뭐예요 사랑이 나를 그대의 세상으로 부르네(설요) 눈 속의 편지(이규보) 비단띠 그대에게 선물하고 싶지만(이달) 그대와 함께 연밥을 따다(허난설헌) 2. 사랑의 기쁨 사랑은 무죄(임제) 바람 속의 연꽃 그대를 닮았네요(최해) 그대 향기에 취해(이매창) 우리 두 사람의 사랑 변치 않기를(이옥) 봄꽃 같은 달(하립) 하늘에 달빛 그윽하고(김상의당) 나를 찾아보세요(이안중) 그대 뺨에 나의 향기 남아(이안중) 누가 더 예뻐요(이규보) 사랑하는 그대 기다리는 마음(황진이) 3. 변심 그대는 버들 솜, 나는 빗속의 꽃(이수광) 그대 마음 변할까 두려워요(황진이) 그 약속 잊었나요(이옥봉) 오지 않는 그대를 위한 핑계(능운) 파랑새는 없다(이매창) 언제 그대 믿음을 저버린 적 있었나요(황진이) 매일같이 눈물이에요(정서) 그대 마음 믿을 수 없어요(이규보) 사랑하는 이의 마음 묶을 수 있다면(이수광) 4. 그대를 원하고 원망해요 떠나는 내 사랑 붙잡아다오(금각)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나의 병(이매창) 그대 향한 그리움 얼마나 깊으면(이매창) 기다리고 기다려요(성간) 사랑은 원망이 되어(최기남) 불치의 병(이옥봉) 이 슬픔 그때 알았더라면(금사) 다음 생에는 내가 죽고 그대가 천리 밖에 살아(김정희) 이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권필) 어느 곳을 보아도 그대 모습 보이지 않아(이정) 다른 이에게 주려거든 차라리 버리세요(허난설헌) 꿈속에 그대를 만나(성효원) 5. 이별 후에도 사랑은 끝나지 않아 그대 먼 곳에 있네요(유희경) 그대 아직 내 생각 하시나요(민사평) 봄의 빈자리(오광운) 새벽아 오지 말아다오(정포) 그대 향한 마음 끝없이 흐르네(황진이) 아내의 정(허난설헌) 이별의 눈물 모여 강을 이루네(정지상) 마치 나를 보는 것처럼(홍랑) 이별의 증표(최경창) 새벽 꾀꼬리의 이별 노래(최경창) 천년을 이별한들 사랑이 변할까 6. 사랑의 슬픔 그대와 이별한 뒤로(이안중) 그대가 없는데 무슨 소용 있나요(최경창) 꿈속의 영혼 그대를 찾아간다면(이옥봉) 꿈길에서 그대를 만나(황진이) 잠이 오지 않는 밤(이매창) 봄날을 원망하며(이매창) 봄빛의 슬픔(심광세) 깊은 밤에(김삼의당) 강남의 슬픔(허난설헌) 뚝뚝(권필) 반달(황진이) 그대 돌아오는 길(김구용) 7. 사랑을 추억하다 가을 밤, 홀로(남취선) 아직도 그대 얼굴 보여요(박죽서) 체념(이옥봉) 내 나이 몇이냐고 묻지 마오(신위) 옛사랑의 추억(이매창) 일러스트레이터의 글 디자이너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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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사랑에 관한 한시를 읽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알았죠. 나, 바보였구나. 부끄럽고 두려워서 사랑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데도 멀뚱히 서 있기만 했구나. 붙잡지도 매달리지도 못했구나. 당신도 그래요? 당신도 사랑이 지나가는 걸 보고만 있었어요? 망설이지 말라고, 포기하지 말라고, 이 글들을 썼습니다. 당신이 잘 해내면 나도 잘 해낼 것 같아서요. ---「글쓴이의 글」중에서 무엇이었을까? 그 빛은. 그 나비는. 어쩌면 나른한 햇살이 만들어낸 환각이었을지도 모르는데, 십수년이 지나도 왜 잊히지 않는 걸까? 어떤 날, 빛은 내 피부를 콕콕 찌르며 묻는다. 정말, 누군지 모르겠어? 라고. --- p.23 내 안에, 나보다 더 슬퍼하는 누군가 있다. 나를 때리며 운다. 괜찮아지면 좋겠다. --- p.35 그녀는 좋아하는 남자가 있다고 말했다. 등이 축구장만큼 넓은 남자라고 했다. 무슨 말이든 하면 웃는 남자라고 했다. 생전 여자는 한 번도 안 사귀어본 것 같은 남자라고 했다. 나는 물어보았다. “왜, 좋은 거야? 그 남자.” 그녀는 대답했다. “몰라. 우연히 마주치거나 먼발치에서 뒷모습만 봐도 웃음이 나와.” 한 사람의 계절을 생각한다.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미치는 계절의 변화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나는 슬픈 계절이구나. 모르지 않는다. 눈앞에 있는 여자를 내가 좋아한다는 것. --- p.41 삐삐로 전달할 수 있는 건 고작 번호뿐이다. 음성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지만, 정확하게 적으면 삐삐는 음성 메시지가 왔다는 걸 알려주는 것뿐이다. 그런데 몇 개의 번호만으로 말을 했다. 사랑해, 빨리 와, 나의 천사, 라고. 그러니까 형태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마음이 깊을 때, 우리는 어떡하든 그걸 전하는 방식을 찾아낸다. --- p.59 “손 놓지 마.” “땀났는데…….” 그녀는 내 손바닥을 자신의 옷소매에 문질렀다. 그리고 다시 손을 잡았다. “손 놓지 마.” “네.” --- p.79 마음의 전부가 한 사람을 향해 있을 것. 이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누군가 물으면 아마 전문가인 양 하는 사람들이 연애에 관해 수십, 수백 가지 조언을 하겠지만, 그게 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건 어쩌면 아주 간단한 문제다. 마음의 아주 작은 부분도 다른 사람에게 향해 있지 않는 것, 그런 의지를 보여주는 것. 그녀가 당신에게 오래 기댈 수 있게. --- p.117 ‘너를 만나는 시간 동안 한순간도 불안하지 않은 적이 없어. 하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너를 만날 거야. 너를 만나는 기쁨은, 그것이 아주 짧은 시간이더라도,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니까.’ 나는 지금도 그 편지를 보고 있다. 그 사람이 이 글을 읽을까? 조금이라도 그 사람에게 위로가 되면 좋을 텐데. 하늘을 한 번 보고, 눈물을 닦고, 다시 편지를 가슴 주머니에 집어넣고 일어나서 일행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다시 내 일과를 이어갔다. 긴 시간, 먼 곳에서의 여정이 마침내 시작된 것이다. 사랑은 길고 먼 여행 같아, 라고 답장을 적어 보내야 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늘 먼 곳에 있는 사람을 사랑한다. 그렇게 된다. 곁에 있어도, 곁에 없어도. --- pp.252-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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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 사랑의 기쁨, 변심, 이별, 원망, 그리움, 추억까지……
지금 이 순간, 가장 로맨틱한 사랑이 시작된다! 『로맨틱 한시』는 7세기 신라 시대에 활약한 여승 설요로부터 조선 시대 뛰어난 문사였던 박제가, 임제, 최경창, 권필 등의 가장 로맨틱한 한시들을 엮은 책이기도 하다. 허난설헌, 이옥봉, 황진이, 이매창과 같은 여류 시인들의 시에는 불운한 현실 속에서 펼쳐낸 그녀들의 애달픈 삶과 사랑이 엿보인다. 모든 것을 걸었지만, 끝내 사랑에 배신당하고 버려진 조선시대 여인 이옥봉은 소식 한 자 전하지 않는 무정한 남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이런 시를 썼다. 近來安否問如何 근래안부문여하 月到紗窓妾恨多 월도사창첩한다 若使夢魂行有跡 약사몽혼행유적 門前石路半成沙 문전석로반성사 요즘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달 비친 비단창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꿈속의 내 영혼이 자취를 남긴다면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겁니다. 꿈속에라도 남편을 찾아가 만나고 싶어 했던 비련의 여인, 이옥봉의 절절한 심정을 이우성은 이렇게 대변한다. 영혼이 무게와 발자국을 가지고 있다면 너에게 가는 길에 진작 싱크홀이 생겼을 거야. 쉽게 마음을 주고 떠나버리면 다시는 돌아보지 않는 남자의 무정한 사랑을 조선 시대 최고의 가객인 매창은 짧게 지나가는 봄에 비유하며 이렇게 노래했다. 不是傷春病 불시상춘병 只因憶玉郞 지인억옥랑 塵世多苦累 진세다고루 孤鶴未歸情 고학미귀정 지나가는 봄을 슬퍼하기 때문이 아니에요. 오로지 그대를 그리워하기 때문에 생긴 병이에요. 티끌 같은 세상 괴로움만 쌓이니 떠나가 돌아오지 않는 그대 마음 때문이죠. 이우성은 깊은 사랑이 병이 되는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냈다. “위에 염증이 있어요. 심해요.” 의사가 말했다. “혼자 하는 사랑이 위에 쌓였나 봐요.” 내가 말했다. 누군가가 마음에 들어올 때, “나, 너 좋아하냐?” 같은 단문을 SNS에 게시하는 것이 더 익숙한 세대다. SNS가 이 세대의 방식이라면 한시는 옛 시인들의 방식이었다. 사랑을 전하는 방식은 달라졌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고, 그 마음에 응답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설렘이 시작되는 사랑의 첫 단계부터 마음이 멀어진 사람에 대한 안타까움과 원망, 그러고도 사라지지 않는 사랑의 마음까지 담은 사랑의 옛 시들을 읽으며 이우성 시인은 여기, 우리의 사랑을 돌아본다. 사랑에 관한 그의 솔직한 고백들은, 지금 이 순간, 생애 가장 로맨틱한 사랑을 시작하고 싶은 흔들림을 가져다줄 것이다. “사랑을 믿는 건, 사랑의 예외적 순간을 믿는 것이다.” 시간을 뛰어넘어 사랑이 사랑에 답하다! 언제였지……? 좋아하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진다는 걸 처음 알게 된 게. 떨리고 설레고, 그 사람의 어디든 잡고 싶다는 걸 처음 알게 된 게……. …… 세상의 날씨가 어떻든 함께 있으면 모든 세계가 화창해졌다. 그 애와 나의 날씨만이 존재했으니까. 행복을 그렇게 구체적으로 느낀 적이 또 있었나? 어떤 사람은 나를 설레게 하기 위해 태어났다. 그러니까 우리는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