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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의 세상에서 색으로 건너가는 하루의 끝
왠지 모르게 지쳐 보이는, 무채색의 나는 머리를 덜어 내듯 비워 내며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떨어져 나간 머리, 가슴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초록의 ‘마음’이 등장한다. 시작부터 이어지던 먹 일색의 화면 속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초록. 작가는 안정적이고 단단한 이 색을 ‘마음’으로 형상화한다. ‘마음’은 머리의 문을 열고, 본격적으로 머릿속 세계로 들어간다. 그 순간, 색이 살아나고 어지러운 인간의 삶이 펼쳐진다. 파도 위에 둥둥 떠 있는 붉은 머리들. 작가는 불안의 기운을 머금은 빨강을 ‘생각’으로 규정한다. ‘마음’은 흩어진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그 치열한 과정이 곧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임을 깨닫게 한다. 절제된 먹선과 색으로 우리의 무거운 삶과 그것을 견뎌 내는 시간을 담아낸 『하루의 끝』은 오늘의 나에게 그저 조용한 위로가 된다. 작가의 말 하루의 끝에 짧은 명상을 합니다. 그때 되뇌는 말을〈하루의 끝〉에 담았습니다. 애쓰는 마음과 곧은 시선, 하루하루 쌓이는 시간의 힘을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