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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에게
_숨이 막힐 때 주문처럼 개정판
김선영
특별한서재 202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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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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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저지대 아이들
카페 이상
유겸이
그날 별리동 정류장에 있었나요?
바람의 길
엄마가 돌아왔다
또 다른 시선
연두콩 우체통
두려움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집어삼킨다
이보라
4월에 내린 눈
어쩌면 이별
살아 있는 것들의 리듬

『내일은 내일에게』 초판 창작 노트
『내일은 내일에게』 개정판 창작 노트

저자 소개 1

1966년 충청북도 청원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까지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자연 속에서 사는 행운을 누렸다. 그 후 청주에서 지금껏 살고 있다. 학창 시절 소설 읽기를 가장 재미있는 문화 활동으로 여겼다. 막연히 소설 쓰기와 같은 재미난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십대와 이십대를 보냈다.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고 힘을 받는 소설을 쓰고 싶다.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밀례」로 등단했으며, 2011년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소설집 『밀례』, 장편소설 『특별한 배달』 『
1966년 충청북도 청원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까지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자연 속에서 사는 행운을 누렸다. 그 후 청주에서 지금껏 살고 있다. 학창 시절 소설 읽기를 가장 재미있는 문화 활동으로 여겼다. 막연히 소설 쓰기와 같은 재미난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십대와 이십대를 보냈다.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고 힘을 받는 소설을 쓰고 싶다.

2004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밀례」로 등단했으며, 2011년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소설집 『밀례』, 장편소설 『특별한 배달』 『미치도록 가렵다』 『열흘간의 낯선 바람』 『내일은 내일에게』 『시간을 파는 상점 2: 너를 위한 시간』, 그리고 『무례한 상속』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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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5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40*216*20mm
ISBN13
9791167031952

책 속으로

반면 나는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는 고1의 여고생이다. 내 목표는 고3이 끝날 때까지 내 몸속에 있는 눈물을 말려버리는 거다. 무슨 말을 듣든 무엇을 보든 누구와 무슨 얘기를 나누든 눈물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조금이라도 감정 선을 건드리는 말을 들으면 눈물은 자동으로 비어져 나온다. (…)
동생과 나는 아버지는 같고 엄마는 다르다. 그러니까 지금의 엄마가 아버지와 살며 내 동생을 낳았고 나는 이혼한 친엄마와 살다 엄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아버지와 뒤늦게 합류했고 그 후 얼마 안 돼 아버지마저 돌아가셨다. (…)
지금의 엄마를 나는 새엄마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냥 엄마다. 엄마니까. 친엄마가 죽고 아버지에게 왔을 때 아버지는 나를 쳐다보지 않았지만 엄마는 말없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때 엄마의 눈가에 눈물이 촉촉이 고이는 것을 보았다.
- 얘는 보라야.
제 머리만 한 사과를 통째로 베어 물고 있는 아이를 가리키며 엄마가 말했다.
단박에 내 동생인 줄 알았다. 내 이름과 같은 맥락으로 지은 걸 보면 안다. 아버지 생각은 아닐 거라고 본다. 아버지의 감수성으로는 죽어도 그렇게 나올 리 없다. 내 이름은 연두다. 친엄마가 연두색을 병적으로 좋아하여 지은 이름이다.
--- pp.13-15

엄마 곁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학교를 다니는 것도 감지덕지한 일이다. 엄마가 나를 보육원이나 복지시설에 보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나는 가끔 그런 악몽을 꾼다. 엄마가 낯선 곳에 나를 버리고 사라지는 꿈. 엄마는 뒤돌아보지 않고 점점 멀어지고 나는 입이 붙어버린 양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기만 하는. 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실제로 우는, 바보 같은 짓만 반복하는 꿈이었다. 엄마를 새엄마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는 내가 덜 비참해지기 위해서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서다.
--- pp.44-45

유겸이가 말없이 고흐 책을 집어 들기 위해 손을 뻗을 때 교복 소매 끝이 위로 올라갔다. 왼 손목 안쪽에 빨간 상처 자국이 보였다. 뽀얀 살결에 선명하고 도도록하게 솟아 있는 붉은 선. 유겸이는 재빠르게 소매를 끌어내리며 감추려고 하였다. 나는 짐짓 못 본 체했다.
--- p.62

이규의 밝은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어떻게 이렇게 밝을 수가 있는 거지? 편지를 들고 창밖 방물다리를 바라보았다. 촬영 내내 들떠 있던 이규의 목소리와 환하게 웃던 모습, 도움을 요구하면서도 당당했던, 그렇지만 보이지 않는 어떤 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을 동시에 갖고 있어서 멈칫거리던 발걸음이 떠올랐다.
‘두려워하지 마.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이건 나무 둥치이고, 발밑의 이건 걷다 보면 밟히는 돌부리이고, 그리고 이건 나를 위협한다기보다 나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천변의 물풀일 뿐이야.’
그날, 이규의 멈칫거리는 발걸음이 느껴질 때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그렇지만 하지 않았다. 이규의 두려움은 내가 정확히 모르는 것이니까. 나의 두려움을 사람들이 속속들이 모르듯이.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듯이.
--- p.129

- 누나가 편지에 그랬잖아요. 어차피 잘 모르는 것, 아직 오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은 가질 필요가 없다고 한 것 같은데.
그래.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한 두려움은 갖지 않기로 하자. 어젯밤, 생각의 생각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두려움에 지칠 무렵, 겨우 내린 결론이었다. 지레 겁먹고 쫄지 말자고 다짐하며 다잡는 중이다.
--- p.189

안 좋은 일은 늘 한꺼번에 왔다. 신이 있다면 마치, 견뎌 봐, 이것도 견딜 수 있어? 네가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 지켜볼 거야, 하는 것 같았다. 뒷짐 진 신의 손에는 다음 고난의 카드가 또 그다음의 카드가 쥐어져 있을 것이다.
--- p.191

내 미래를 기대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세찬 비바람을 맞고 있을 때 등 뒤에 따뜻한 모포 한 장이 날아와 감싸 주는 기분이었다. 내가 뭐라고, 나 따위가 무엇이라고.

--- p.214

출판사 리뷰

“사실은요, 무섭거든요.
이대로 영영 혼자가 될까 봐 무섭거든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오늘을 버티는
‘연두’와 ‘카페 이상’의 이야기


초판 출간 이후 10년간 수많은 기관 추천, 대학로 연극,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시나리오 수록 등 청소년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스테디셀러 『내일은 내일에게』가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시간을 파는 상점』으로 청소년 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단의 찬사를 받은 김선영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십 대를 돌아보며, 그 어느 곳에도 기댈 수 없는 불안정한 삶의 조건 속에서도 하루를 살아 내는 청소년의 어둑하고 축축한 균열과 그 사이로 들어오는 희미한 삶의 의지, 청소년을 향한 사랑의 지지를 담았다.

주인공 열일곱 연두는 엄마와 아빠의 죽음과 그 이후 새엄마와 이복 동생과 살고 있다. 재개발에서도 비켜난 저지대 동네의 오래된 집, 가족이라는 이름 묶여 있지만 서로를 온전히 돌볼 수 없는 환경과 폭력 속에서 동생 보라와 함께 학교에 가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을 반복한다. 기댈 어른도, 안정된 집도, 선명한 미래도 없는 상황이지만 연두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오늘을 버텨 낸다. 그런 연두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온다. 바로 집 옆에 오픈한 작은 카페 ‘카페 이상’과 만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낯선 공간에 불과했던 카페에서 연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말 못 할 상처를 품은 유겸, 먼 나라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아온 마농,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자기만의 방식으로 바라보는 이규, 그리고 연두의 내일을 조용히 지켜보는 카페 이상의 주인 아저씨.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며 연두의 일상에도 조금씩 새로운 바람이 스며들기 시작한다.

“괜찮아. 내일은 내일에게 맡겨.”
결핍 속 아이들의 시간을 담아낸 가장 현실적인 성장소설


청소년의 현실은 가볍지 않다. 가난, 가족의 상처, 학교 안팎의 차별, 관계의 불안, 병과 죽음까지, 연두가 마주하는 세계처럼 때로 차갑고 자주 버겁다. 『내일은 내일에게』는 이러한 청소년들의 결핍을 연두와 주변 인물들의 삶을 통해 보여 준다. 연두에게는 안전한 집과 믿고 기댈 가족이 없고, 유겸에게는 상처를 털어놓을 사람이 필요하다. 보라는 씩씩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위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 마농은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싶어 한다. 이규는 보이지 않는 세계 속에서도 자기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되고자 한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조금은 놀랄지도 모른다. 이옥수 소설가의 추천사처럼 이 소설에는 “어디 편한 구석이라곤 없다. 뭔가 깔끔하게 매듭지어진 것도 없다.” 그리고 “설익은 위로나 어설픈 다독거림”도 없다. 쉽게 위로하거나 단순한 희망으로 이야기를 덮지 않는다. 그저 불안과 결핍 속에서도 다시 학교에 가고, 밥을 먹고, 누군가를 기다리며 하루를 살아 내는 아이들의 시간을 묵묵하게 끝까지 따라간다. 오늘도 여전히 무섭고,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울고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일어나 오늘을 산다. 그 모든 순간을 지나 독자는 알게 될 것이다. ‘혼자 견디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미리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오늘을 살아 내는 일이 때로는 가장 큰 용기라는 것’을 말이다.

『내일은 내일에게』는 내 미래를 기대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계속 살아갈 수 있다고, 김선영 작가의 다정한 지지자로서 청소년들을 향한 사랑을 담았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연두처럼 하루를 버티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조용한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숨이 막히고 삶이 버거운 순간 읇조리는 주문처럼 ‘내일은 내일에게.’ 삶은 완벽해져서가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채로도 계속된다. 오늘을 살아 낸 것만으로 충분하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은 내일의 나에게 맡겨 두어도 괜찮다.

추천평

연두의 일상은 마냥 흩뿌려진 듯 열려 있고 어디 편한 구석이라곤 없다. 뭔가 깔끔하게 매듭지어진 것도 없다. 정말이지 태어나 보니 간당거리는 날줄 하나 매달아 놓고 네가 알아서 씨줄을 만들어 엮어 가라는 꼴이다. 딱히, 누군가를 의지하거나 대들어 따지거나 뭉뚱그려 팽개칠 수도 없는, 애초에 출발선이 다른 불공정 게임이었다. 그런데도 연두는 날마다 간절히 살고 싶단다. 이런 연두를 보면서 엄살을 부리며 살아온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연두를 어떻게 위로할까, 꽤 많이 고민하며 생각했다. 그런데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작가의 시선이 너무나 단단해서 오기가 생겼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던 어설픈 위로의 말도, 오늘을 살아가는 청소년들과의 비교도 작가는 냉정하게 거절했다. 설익은 위로나 어설픈 다독거림은 없다. 어차피 감당해야 할 제 몫의 삶이라면 혼자서 오롯이, 옹골차게 겪고 견디며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 주어진 현실은 그 어떤 변명이나 비겁함 없이 그대로 직시하는 것! 이것이 작가가 끝까지 밀어붙인 뚝심이고 배짱이었다. 그래도 연두의 마음밭에 결 고운 사랑 하나, 심어 놓았으니 얼마나 고마운지! - 이옥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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