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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나 떠나기 전
3월, 잭의 새 아내를 찾습니다 4월, 당신의 옆자리, 그녀 5월, 혼자 두지 않을게요 1년 뒤, 당신이 어디에 있든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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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은 아무 말이 없었고, 그의 몸이 내게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서는 하루 종일 포름알데히드 근처에서 지낸 사람처럼 병원 냄새가 났고 그 냄새에 취할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는 순간 그가 키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대만으로도 속이 울렁거렸다. 두 번째 데이트 때 키스하면서 헤어졌으니 그다음 진도를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는 내 입술 바로 앞에서 멈췄다. “빵가루가 묻었어요.” 잭이 엄지로 내 입가를 닦아주며 말했다. 잭은 소파에 등을 기대며 앉았고, 나는 그가 만진 내 얼굴을 손가락으로 짚어보았다.
“고마워요.” 힘없는 목소리였다. 고개를 들고 보니 그는 웃음을 참는 사람처럼 미소를 짓고 있었다. 창피한 마음에 짜증 섞인 목소리로 “왜요?”라고 물어버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잭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냥 피셔 박사가 뭘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건 왜죠?” 여전히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 “왜냐면…….” 잭은 둘이 나눠 먹던 머핀을 한 입 베어 무느라 셔츠 앞섶에 빵가루를 잔뜩 흘리면서 말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마치기 전, 그는 그날 연구한 것, 물고기의 독감이었나, 그런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화제를 바꾸었고 나는 다 망쳤다고 믿게 되었다. 그 순간,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고백을 받은 것은 몇 달이 지난 뒤였다. --- pp.61-62 그런데 실제로 누가 물었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자꾸 생각나는 질문이 있다. 한 달 뒤 죽게 된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가방을 싸서 유럽행 비행기를 예약하고 아말피 해안에 집을 빌린 뒤 진짜 이탈리아 파스타와 와인을 실컷 먹을 거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순진할 정도로 야심이 컸구나 싶다. 죽게 된다 해도 절망하지 않으리라 자신만만했던 스물한 살짜리가 조금 창피하다. 그 애는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레드 와인을 마시며 ‘카르페 디엠!’을 외치겠다고 했다. 어리석기도 하지.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같으니. ---pp.122-123 잭과는 노력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이 떠오른다. 그는 학교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이었고, 남편이 될 줄은 전혀 몰랐다. 갑자기 손 하나가 보여 나는 흠칫 놀라며 피했다. “미안해요.” 누군가 말했다. “벌이 있었어요.” 윙윙거리는 소리도 들렸고, 벌레도 보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큰 벌은 무섭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침이 없잖아요?” 내가 말했다. “흔한 착각이에요.” 그는 미소를 지었는데, 그 미소가 머리 위에 내리쬐는 햇살보다 눈부셨다. 그의 비뚤어진 치아에 눈길이 갔다. 심장이 덜컥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꿀벌하고는 다르게, 저 벌은 여러 번 쏠 수 있어요.” 평생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기분이었다. 어쩌면 실제로 그랬을지도 모른다. --- pp.196-197 “사랑해.” 너무 부족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급하게 말한다. 이누이트족에게는 사랑을 의미하는 단어가 열여섯 가지라고 들었는데, 바로 이 순간을 위해 그 말을 다 암기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잭, 사랑해.” 그의 대답을 기다린다. 예전에는 나의 애정 표현에 그가 반응하는 것은 달이 지면 해가 뜨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웠다. 사랑해. 나도 사랑해. 하지만 침묵밖에 들리지 않는다. “잭?” 내가 묻는다. 그가 깊고 거칠게 숨을 쉬더니 말한다. “나도 사랑해.” 하지만 그의 음성은 평온하지도, 침착하지도 않다. 잭답지 않다. 음성이 갈라져 있다. 부서져 있다. 조각나 있다. --- pp.367-368 잭은 떠났다. 그리고 이 정보만큼은 받아들일 수가 없다. 마치 깨지지 않는 접시를 떨어뜨렸는데, 땅에 닿자마자 산산조각이 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우리 관계가 늘 이렇듯 위태로웠을까? 세 번째 데이트에서 사랑은 실제가 아니라고 알렸던 일을 돌이켜본다. 과학이 간질간질한 느낌, 무모해지고 안전해지는 느낌을 주는 호르몬과 화학물질을 알려줄 수는 있지만, 잭과 함께 있을 때면 왜 간질간질해지는지, 무모해지고 안전해지는지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랑이 실제가 아니라는 생각은 곧바로 무시했다. 특정한 두 사람이 왜 서로를 거부하지 않고 자석처럼 이끌리게 되는지, 과학은 설명해주지 못한다. 사랑만이 설명해줄 수 있다. 그리고 동화나 솔메이트, 그 밖에 순전히 로맨틱한 개념을 믿어본 적이 없지만, 나는 잭을 믿었다. 잭과 나 사이에는 믿음이 있었다. --- pp.373-3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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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시간,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길 비밀 선물!? 데이지는 스물세 살에 유방암 진단을 받아, 힘겨운 수술과 화학치료, 방사선 치료를 거친 끝에 완치된다. 그런데 4년이 지난 후 ‘재발이 의심된다’는 의사의 전화를 받았다. 서른 살도 되기 전에 두 번이나 암에 걸리다니! 그건 번개를 두 번 맞는 것과 비슷한 확률이 아닐까?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4개월, 길어야 6개월. 자신이 떠나고 나면 사랑하는 남편 잭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잭에 대한 걱정으로 데이지는 엉뚱한 결심을 한다. 자신이 죽기 전에 그를 위로해줄 새로운 여자를 찾아주기로. 그러나 막상 실제로 한 여자가 그들 앞에 나타나고 남편이 그녀에게 호감을 보이기 시작하자 데이지는 걷잡을 수 없는 질투에 휩싸인다. 죽음을 앞에 둔다면 사랑하는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것이 진정한 사랑일까? 죽어서도 사랑하는 남자의 행복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과 그가 나만을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여자의 두 마음! 점점 줄어드는 데이지의 시간표에서 남편의 새 아내를 찾아주겠다는 엉뚱한 결심은 최우선순위를 차지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가 벌이는 온갖 기발하고 코믹한 상황들은 이 책이 ‘죽음’이라는 심각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을 잊게 만든다.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처럼 좌충우돌하는 데이지의 일상을 지켜보는 일은 그래서 전혀 우울하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이 결코 만만치 않은 내공을 보여주는 것은 흔히 여자들이 품고 있는 숭고한 사랑에 대한 환상의 실체를 제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내가 죽더라도 혼자 살지 말고 다른 사람 만나 행복해져요.”라는 말은 죽음이 멀리 있을 때, 사랑하는 배우자가 만날 대상이 실체가 아닐 때에는 사려 깊고 숭고할는지 모른다. 그 모든 가정이 현실이 될 때 누군들 연민과 질투 사이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아무리 죽음을 앞두고 있을지라도! 사랑은 대책 없이 무모하고 어리석다. 그리고 언제나 옳다! 수년간 《뉴욕타임스》, 《레이디스 홈》, 《마리클레어》, 《우먼스헬스》, 《레드북》, 《마사 스튜어트 웨딩스》등의 잡지에 다양한 글을 콜린 오클리는 이 데뷔 소설로 단숨에 평단과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책이 출간되기 전인 2014년, 《퍼블리셔스 마켓플레이스》는 이 책을 출판계에서 소문이 떠들썩한 책을 가리키는 버즈북으로 선정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인 사랑과 가장 심각한 주제인 죽음을 능숙하게 버무려 흡입력 있는 소설로 창조해냈다는 평을 들었다. 그녀는 엉뚱하고 무모해 보이는 여주인공의 사랑 방식을 독자들이 열렬히 응원하게 만들었다.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무기력한 현실 속에서 대책 없이 사랑에 빠지고 대책 없이 결혼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진 것이 어쩌면 오늘의 현실이다. 그래서 사랑도, 결혼도 의미 없다고 치부해버린다. 콜린 오클리의 『비포 아이 고』는 죽음 앞에서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라면 무모함을 서슴지 않는 용감한 여자를 보여준다. 그 대책 없는 주인공의 아낌없는 사랑과 울음과 웃음에 함께 빠져보는 일은 그래서 더욱 가슴이 먹먹해져오는 카타르시스를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