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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계절의 틈새 고요의 폭력 꽃 봄 해안 경고등 해녀 여름 편지 침묵의 바다 그 여름의 홍역 가을의 함정 10월의 빛 겨울꽃 외로운 까마귀 폭풍의 절기 홍도, 울지 않는다 함께, 같이 빛나는 퇴락 호두까기 인형 반시反詩 2부 대지의 소리 모래톱 끝에서 운촌 포구 여름 마당 청사포 아침 헛꽃이었을까 고운대孤雲臺 동백역 3 황옥공주 구름마을 철새 도래지 오리를 기다리는 언덕 낯선 전시회 겨울 동백섬 잠깐만 월동화越冬花 바닷가에 사는 이유 속된 꿈 이야기俗夢談 3부 객창의 송가 나그네 변주 서천 노을 꿈길 짐노페티 부르고뉴 그랑 크뤼 가미고치上高地 몽키트리 빛의 다리 안다만해 연가 라일레이 해변 포다섬 달랏의 꽃 쑤언흐엉호수의 꿈 공감 갈맷길 꽃의 길 4부 희망의 촛불 사모곡 집 없는 천사 시인과 아이와 부엉이 모정―낙과 상수리나무 합창 괜찮다, 괜찮아 은혜 복 있는 사람 실낙원 안드레아 까마귀전傳 평화의 소녀상 행복요양병원 욥 아저씨 시시한 시 마지막 소원을 빌다 흐르는 삶 해설_김종 흔들리며 받쳐주는 삶, 혹은 되살아나기 |
Jung W. Song
송정우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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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발슴새
로드하우섬에 무리지어 살고 있다네 철 따라 떠돌며 태평양 한가운데 에메랄드 섬에 바람 타고 유랑한 몸 안식하러 찾아온다네 햇빛 반짝이는 물결 타고 오르며 달 뜨는 밤 형광빛 플랑크톤과 어울리다 물결 위에 떠 있는 투명한 거짓을 먹었네 불룩해진 뱃속엔 돌이 자라고 몇 날 부대끼다 그만 쓰러지고 만다네 수평선 너머 보이지 않는 손들이 내버린 영원의 무한 조각들 멀리멀리 떠밀려와 고픈 배 채우는 먹이가 되지만 그 음식 소화할 수 없다네 허기 가득한 뱃속 어린 새끼들 죽어가네 넘어지고 쓰러지는 생명들 넘쳐 나는데 바다는 무덤처럼 고요하고 섬은 말 없는 폭력의 공범이 되네 --- 「고요의 폭력 전문」 중에서 뒷바람 혹독한 샛강 징검다리 건너가는 나그네 달콤한 후렴구 반복하는 겨울왕 손아귀 벗어나 아지랑이 강언덕에 이른다 햇볕 들어오지 않는 구석진 숲 그늘 움츠리고 있는 잎망울이 시나브로 따스한 소망의 꽃불 밤새워 피워낸다 --- 「꽃 봄 전문」 중에서 북극 안개 밀려오는 해안도로 단호한 맹세로 깜박이는 노란 신호등 서기도, 가기도 애매해 병아리 포근한 인형을 들고도 황색경보라고 복창하고 검은 털 수북한 촉수에 붙잡혀 있다 섬은 섬과 갈등하여 저만큼 갈라져 떠가고 있고 언덕은 언덕과 대립하여 계곡은 더 깊어지고 있어 어머니 품같이 잔잔했던 수면이 광포한 쓰나미로 요동치고 있다 시인들이여, 이 기막히게 아름다운 세상 이방의 이리 손아귀를 벗어나 남의 말이 아니라 자신의 말을 하자 좌로 우로 흔들리며 예고 없이 점멸하는 경고등에도 리듬에 맞춰 춤을 추어도 변덕스러운 욕망의 바다 정치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말자 이쪽도 저쪽도 아니다, 덩달아 밧줄의 한쪽을 붙들어 흔들지 말고 탄력이 있는 중심을 잡아 보자 그것은 어둠 속에 촛불을 켜는 것 날뛰는 칼춤판에 파수꾼을 세우고 봉인된 평화의 지하문을 개방하는 것 안개의 품속에서 은유하는 미묘한 빛의 탄식을 받아들이는 것 어두운 밤 깊은 골짜기 지나고 있더라도 희망의 곡조 메아리로 돌아오는 소박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자가 되자 이 황금시대 시인들이여 --- 「해안 경고등 전문」 중에서 무섭다 무섭다 하면서도 어둠을 헤치며 근육의 기억으로 자맥질한다 깊이를 더하여 수직으로 하강하는 한 마리 물고기, 부끄러운 산호초 칼집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앞으로 나아가고 뒤로 물러설 줄도 아는 관찰자 얽히고설킨 인연 뒤로 하고 온몸을 던져 무모한 뭍의 욕망을 잠재운다 풍요의 보고에서 지느러미 본능으로 나만이 존재하는, 물속의 찰나가 영원으로 빛나고 있다 ---「해녀 전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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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우의 네 번째 시집 「모래톱 끝에서」는 바다와 대지의 경계에서 흔들리며 피어나는 뭇 생명을 통해 상실의 단계를 다시금 뿌리내리게 하는 존재적 기반으로 치환을 보여주고 있고, 이 같은 생명 의식을 밀도 있게 형상화한 것이 이번 시집의 성과임은 물론이다. 이 시집은 또한 시적 서정성을 자연에 두지 않고 해양 생태의 파괴, 이의 도시적 고립, 신앙적 갈망과 환대의 윤리를 겹쳐 놓음으로써 “견딤”과 “받침”에서 상생의 의미를 새롭게 묻거나 되살리고 있다.
여기까지 독서한 우리들의 관심은 송정우의 이번 시집 「모래톱 끝에서」는 전체를 관통하는 시적 특징이 바로 생명 의식과 그 경계성에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바다와 육지, 이동과 정주, 침묵과 발화, 절망과 희망이 서로를 교차 견인하거나 밀어내면서도 끝내 분리되지 않는 방식으로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표제시 「모래톱 끝에서」가 보여주듯 시적 단단함은 안정된 완전함이 아니라 상실에서 체득한 언어적 감각임을 암시하였고 이를 시집 전체의 존재론적 주제로 깔았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임은 물론이다. 거듭되지만 이 시집은 한마디로 “경계에 선 생명과 신앙의 서사”라는 평가가 마땅하고 바다와 모래톱, 철새와 해녀, 까마귀와 촛불 등은 모두가 나름의 경계를 오가는 존재들의 상징인데 여기에서 시인 송정우는 그 같은 존재들로 삶의 고통을 비관이 아니라 성찰과 환대의 언어로 바꾸어내고 있다. — 김종(시인, 화가, 서예가) 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