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Prologue _ 몸이 먼저 알아차리고, 뇌가 뒤늦게 이름 붙인 것들
Chapter 1. 몸에서 움터 뇌에서 개화하는 감정 • 감정은 뇌의 독백이 아니다 : 감정의 발원지 • 뇌는 작곡자가 아니라 편집자다 : 몸과 뇌의 소통 통로 • 감정은 어떻게 뇌로 ‘배송’되는가 : 신경, 혈액, 면역계 • 몸의 신호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 : 내부감각 문해력 • 스트레스는 어떤 속도로 배송되는가 : 즉시 배송(SAM)과 지연 배송(HPA) •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볼륨이 낮아진다 : 감정 라벨링 • 오늘의 기분은 지난밤 몸이 쓴 회의록 : 감정의 문턱 Chapter 2. 뱃속은 어떻게 마음을 흔드는가 • 내 마음의 비명은 장에서 시작되었다 : 장-뇌 축 • 뇌를 위무하려 장이 보낸 택배들 : 장내 호르몬 • 38조 미생물이 만드는 기분의 재료 : 장내 미생물 • 간이 보낸 ‘번아웃’이라는 청구서 : 간-뇌 축 • 우울과 불안을 배달하는 간의 검은 전령들 : 뇌를 교란하는 헤파토카인들 • 장이 잘못 읽은 편지에서 비롯된 우울과 인지 저하 : 장-간-뇌 축 Chapter 3. 감정은 생명의 리듬을 타고 흐른다 • 숨결과 뇌파가 추는 고요한 왈츠 : 폐-뇌 축 •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 공포의 실체 : ASIC1a • 숨결이 뇌를 어루만질 때 : 폐-심장-뇌 축 • 감정과 자아를 빚어내는 두근거림 : 심장-뇌 축 • 울어서 슬프고, 슬퍼서 울고 : 심장과 뇌의 자기강화 루프 • 마음의 평화를 만드는 세 개의 리듬 : 심장-폐-위-뇌 축 Chapter 4. 감정의 색조를 바꾸는 은밀한 조절자들 • 당신의 다정한 손길에만 온전히 열리는 뇌 : 피부-뇌 축 • 구부린 등에 달라붙는 우울 : 근육-뇌 축 • 아픈 뒤 밀려오는 잿빛 기분 : 면역-뇌 축 • 잠들기 전과 후의 뇌는 결코 같지 않다 : 면역-수면-뇌 축 • 우울을 멈추는 주문, “Just Run” : 의자에 묶인 뇌 • 왜 우리는 같은 상처에도 서로 다르게 아플까 : 알로스타시스와 면역 Chapter 5. 감정은 관계 속에서 공명한다 • 당신과 내가 하나의 리듬을 탈 때 : 생리적 공명의 과학 • 다정한 타인이 ‘우리’를 구한다 : 사회적 통증의 생리학 • 두 고독이 서로를 지킬 때 : 사회적 조율의 치유력 • 왜 우리는 연결될수록 더 외로워지는가 : 초연결 사회의 역설 • 종(種)을 넘어선 공명 : 숲과 동물이 건네는 위로 • 눈물, 떨림, 한숨을 허하라! : 감정을 조율하는 진화의 선물 Epilogue _ 몸의 질서를 찾아, 마침내 서로에게 닿기를 참고문헌 |
송주현의 다른 상품
|
2011년 칠레의 신경과학자 브라보(Javier Bravo) 연구팀은 아주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평소 스트레스를 잘 받는 쥐들에게 특정 유산균(프로바이오틱스)을 꾸준히 먹였더니, 불안과 우울 행동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장내 미생물이 뇌의 정서 상태를 편안하게 바꿔놓은 것이다. 하지만 진짜 놀라운 반전은 그다음이었다. 연구팀이 장과 뇌를 연결하는 미주신경을 절단하자, 유산균을 투여해도 감정 개선 효과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 p.34 금요일 저녁, 회식 자리에서 삼겹살과 소주를 거하게 즐긴 다음 날 아침을 떠올려 보자. 온몸이 천근만근이고 머릿속에 안개가 낀 듯 멍한 ‘브레인 포그(brain fog)’ 현상은 단순히 숙취 때문만은 아니다. 밤새 밀려든 알코올과 지방을 처리하느라 간의 자원이 고갈되면서, 뇌로 가야 할 포도당 공급망이 일시적으로 마비된 결과다. 연료가 끊긴 뇌는 지독한 허기 상태에 빠지고, 우리는 무기력과 인지 저하라는 생물학적 대가를 치르게 된다. --- pp.121~122 신경과학자 펄(Nicholas G. Peal)의 표현을 빌리면 “코에는 코 자체의 뇌가 있다.” 코는 냄새를 맡는 감각기관을 넘어, 뇌 전체에 감정의 리듬을 전송하는 섬세한 안테나다. 우리가 무언가에 놀라거나 깊이 몰입할 때 나도 모르게 ‘흡’ 하고 짧고 깊은 숨을 들이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의식적으로 코를 통해 깊은 숨을 들이마시는 그 찰나, 뇌는 감정의 안테나를 한껏 세우고 눈앞의 경험을 해마와 편도체 깊숙이 또렷하게 각인한다. 코로 숨을 쉰다는 것은 온몸으로 세상의 감정을 껴안는 일이다. --- p.157 뇌는 캄캄한 두개골 안에 갇혀 있다. 이 고립된 기관이 “내가 이 세상을 1인칭 시점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확신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나는 지금 살아 있고, 여기에 있다”고 알려주는 물리적 신호가 필요하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1초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뇌섬엽을 두드리는 심장 박동이다. --- p.185 깊은 좌절감에 빠졌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어깨를 안으로 둥글게 만다. 이는 패배와 상실을 겪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포유류의 방어 자세다. 하지만 웅크린 자세가 습관으로 굳어지면, 뇌는 현재 몸의 형태를 결정적인 단서로 삼아 과거의 수많은 ‘실패와 우울의 기억’이 담긴 서랍을 자동으로 열어버린다. 웅크린 자세 자체가 뇌에게 “지금 나는 패배자처럼 웅크리고 있으니, 그에 걸맞은 슬프고 우울한 기억을 계속 호출하라”고 무언의 지시를 내리는 스위치가 되는 셈이다. --- p.241 잠든 직후인 밤의 전반부에는 깊은 비렘수면이 집중되어 뇌의 청소와 기억 저장에 총력을 기울인다. 반면 동이 터오는 새벽, 즉 수면의 후반부로 갈수록 렘수면의 비중이 커지며 감정의 편집과 치유에 집중한다. 마감에 쫓겨 야근하고 새벽녘에야 겨우 눈을 붙인 뒤 알람 소리에 깨어 출근하는 날을 떠올려 보자. 몸의 피로는 어느 정도 풀린 것 같은데, 누군가 어깨만 스쳐도 폭발할 것처럼 날카롭게 반응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는 수면의 전반부에 비렘수면을 통해 뇌 청소와 피로 회복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지만, 수면 후반부에 집중되어야 할 렘수면 시간이 알람 소리에 무참히 날아갔기 때문이다. --- p.263 단발적인 거절이 예리한 급성 통증이라면, 만성적인 ‘외로움’은 소리 없이 온몸을 잠식하는 치명적인 전신 질환이다. 홀트-런스태드(Julianne Holt-Lunstad) 연구팀의 방대한 메타분석은 전 세계 공중보건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만성적인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조기 사망에 미치는 악영향은 비만이나 운동 부족을 훌쩍 뛰어넘었으며, 심지어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과 맞먹을 정도로 치명적이었다. --- p.310 비극은 SNS가 제공하는 연결이 철저한 ‘가짜 연결(pseudo connection)’이라는 점이다. 수천 명의 온라인 친구와 수백 개의 ‘좋아요’가 있어도, 그 안에는 부교감신경(복측 미주신경)을 안정시키는 타인의 진실한 눈빛, 목소리의 운율, 체온이 담긴 접촉이 빠져 있다. ‘좋아요’ 알림은 보상 회로를 자극해 순간적인 쾌락(도파민 분비)을 선사할 수는 있지만,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고 염증의 불씨를 끄는 ‘생리적 공동조절(physiological co-regulation)’은 결코 대신할 수 없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촘촘히 연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생물학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고립되어 있다. --- p.313 우리는 집에서 키우는 식물이 시들어가면 햇빛이 잘 드는 곳으로 옮기고 물을 주며 정성을 쏟는다. 반려동물이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고 다정하게 쓰다듬고 돌본다. 하지만 정작 우리 몸이 수면 부족과 과로로 삐걱거리며 염증의 사이렌을 울릴 때, 현대인은 차가운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를 신경계에 들이부으며 스스로를 무자비하게 몰아붙인다. 내 몸을 통제하고 억압해야 할 ‘도구’로 바라보는 이러한 태도는 뇌의 신경망을 만성적인 위협 상태에 가둔다. --- p.354 |
|
◎ 뇌가 울기 전, 몸이 먼저 울고 있었다!
‘서울’, ‘자가’, ‘대기업’은 그 남자가 25년간 사력을 다해 획득한 ‘인생의 트로피’였다. 그러나 그 세 개의 트로피가 산산조각 난 뒤, 그는 가슴이 조여 오고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극심한 신체적 고통에 휩싸인다. 죽을 것 같은 공포 속에 그는 응급실로 달려가지만, 의사가 내놓은 진단은 허탈하게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말뿐이다.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속 김낙수의 이야기다. 우리는 흔히 그의 공황을 ‘사회적 상실감’이 빚어낸 마음의 문제로 해석한다. 그러나 최신 뇌과학은 전혀 다른 진단을 내린다. 김 부장의 진짜 문제는 무너진 정신력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 곧 ‘내부감각 문해력’의 상실에 있다는 것이다(44쪽). 일상이 된 야근과 수면 부족, 불규칙한 식사, 잦은 회식과 접대, 끝없는 경쟁과 사회적 평가의 압박 속에서 그의 몸은 오래전부터 조용히 무너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몸이 보내는 절박한 경고를 번번이 “쉬면 괜찮아질 것”, “직장인이면 다 겪는 일” 정도로만 여겼다. 결국 누적된 생리적 위기는 마침내 ‘공황’이라는 비명으로 폭발하고 말았다. 그의 뇌가 울기 전, 몸이 먼저 울고 있었다! ◎ 몸은 ‘피로’를 말했지만, 뇌는 ‘우울’이라 번역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감정은 뇌가 만든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신 뇌과학은 감정을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감정은 온몸의 장기들이 끊임없이 보내는 생물학적 신호를 뇌가 해석하고 편집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뇌는 몸에서 올라오는 신호를 수집한 뒤, 과거 경험과 현재의 맥락을 바탕으로 감정의 이름표를 붙인다(17쪽, 66쪽). 문제는 뇌의 예측과 실제 몸의 신호가 어긋날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며칠째 시험 준비로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운 학생이 있다고 하자. 몸은 미세하게 떨리고, 시야는 잿빛으로 흐려진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뇌는 이 신호를 “수면과 영양이 부족하구나”라고 해석할 것이다. 그러나 내부감각 문해력이 낮은 뇌는 이 모호하고 불쾌한 감각을 “나는 무능하다. 나는 결국 실패할 것이다”로 잘못 번역한다. 몸의 피로가 존재의 실패처럼 오역되는 것이다(45쪽). 불안과 우울, 무기력이 일상이 된 시대. 현대사회는 감정 문제를 개인의 정신력과 의지로 극복해야 할 고독한 과제로 떠넘겨 왔다. 그러나 감정 문제에는 하나같이 선명한 생물학적 실체가 존재한다. 무너진 장 내벽과 꺼지지 않는 만성 염증, 들숨과 날숨의 엇박자, 어긋난 생체 리듬, 그리고 지친 간이 띄워 보낸 호르몬들까지. 우리가 ‘감정’이라 부르던 많은 것들은 사실 몸과 뇌가 함께 만들어낸 생존의 신호였다. ◎ 500여 편의 최신 뇌과학 논문으로 추적한 감정의 메커니즘 이 책은 감정의 탄생부터 장내 미생물과 우울, 간과 번아웃, 심장 박동과 불안, 만성 염증과 우울, 수면과 감정 조절에 이르기까지 몸과 뇌, 감정을 잇는 최신 연구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저자는 500여 편의 최신 논문과 다양한 뇌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감정의 기원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특히 이 책은 어렵고 복잡한 뇌과학을 생생하고 직관적인 언어로 풀어낸다. 장과 뇌를 연결하는 미주신경은 ‘초고속 전화선’이 되고, 혈액 속 호르몬과 대사산물은 감정을 바꾸는 ‘택배’가 된다. 또한 저자는 몸속 장기들을 뇌에 실시간 리포트를 보내는 ‘현장 기자’로, 뇌를 몸의 신호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편집자’로 비유하며 감정의 메커니즘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낸다. ◎ 감정은 관계 속에서 공명한다 이 책은 오늘날 현대인들이 겪는 ‘디지털 외로움’에 주목한다. 온종일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우리 뇌는 점점 더 깊은 고립감을 느낀다. 우리는 감정이 내 머릿속이나 가슴속에서만 은밀히 일어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감정은 결코 개인 내부에 고립된 채 만들어지지 않는다. 놀랍게도 인간의 뇌는 타인의 표정과 목소리, 호흡과 체온에 실시간으로 주파수를 맞추는 ‘사회적 기관’이다. 그러나 초연결 사회가 제공하는 연결에는 부교감신경을 안정시키는 이러한 생리적 신호들이 빠져 있다. 뇌와 감정의 메커니즘을 추적한 끝에, 저자는 결국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되묻는다.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이 바로 감정이라는 합주를 아름답게 지휘하는 첫걸음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몸은 뇌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슬픔과 기쁨, 아픔과 회복을 반복한다. 감정은 대사와 호흡, 수면과 면역,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조율된다. “짜증, 불안, 공포, 우울, 무기력 같은 까닭 모를 감정이 밀려와 괴로울 때, 부디 스스로를 책망하며 홀로 숨어들지 않기를 바란다. 대신 우리 몸이 끊임없이 뇌에 보내는 메시지에 가만히 귀 기울여보자. 그리고 가능하다면 밖으로 나와 누군가와 체온을 나누고, 시선을 맞추며, 같은 리듬으로 숨 쉬어 보자. 시인 릴케(Rainer Maria Rilke)가 말한 것처럼 “사랑은 두 고독이 서로를 지켜주고, 경계하며, 인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몸을 위로하는 일이 감정의 소용돌이를 잠재우고, 다정한 연결이 마침내 고독한 우리를 치유한다.” _ 7쪽, 몸이 먼저 알아차리고, 뇌가 뒤늦게 이름 붙인 것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