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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부 · 자유의 값, 시대의 무게 - 정범구 1. 시대와의 불화 - 1·2·3 2. 두 개 국가론 3. 이순신과 그 후예들 4. 자유의 값은 얼마일까? 5. 김대중은 오늘 우리에게 무엇인가? 6. ‘이름값’하고 산다는 것 7. 선출되지 않은 권력과의 싸움 8. ‘갇힌 이’들을 위한 평화 인문학 9. 지식인 리영희 10. 욕망을 부추기는 정치 11. 메르켈의 추억 12. 독일통일이 한반도에 던지는 시사점 13. 상처받은 시 14. 세상은 잔칫집 같아도 15. 민주주의의 무임승차자들 16. 거물의 향기 2부 · 법의 함정, 진실의 기록 - 곽노현 1. 50달러로 일군 세계 민주주의 포럼 2. 편견을 넘어 배운 인간의 품격 3. 경계를 허무는 지적 편력 4. 방송대에서 만난 또 하나의 대한민국 5. 해고 없는 개혁 6. 지식의 전방 7. 낙인과 리더십 8. 인권위의 독립을 지켜낸 1시간 9. 징벌의 연쇄를 끊다 10. 카트만두의 밤, 네팔군지의 눈빛 11. 권력의 마력과 인간의 민낯 12. 국가인권기구의 영성 13. 공교육의 혁명과 교육 권력의 자발적 해체 14. 권력의 최정점에서 본 민주주의의 민낯 15. 검찰, 감옥, 법정 16. 진실의 언어와 법의 함정 3부 · 망각의 늪, 정의의 연대 - 정철승 진정한 광복 2. 인간의 정의 3. 명품 재판 4.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5. 화 있을진저 법률가들이여 6. 두려운 진실 7. 할아버지께 쓰는 편지 8. 사법 주권의 회복 9. 품격을 잃은 시대의 자화상 10. 괴물이 된 엘리트 11. 국가와 역사를 배신한 사법 12. 회색지대의 함정 13. 카르텔의 민낯과 사법의 타락 14. 망각의 늪에서 춤추는 기회주의 15.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들의 천국 16. 친일파의 악보 위에서 춤추는 나라 4부 · 언어의 그림자, 제도의 얼굴 - 박황희 1. 이름 이야기 2. 나의 낭만 시대 3. 나는 최고를 꿈꾸지 않는다. 4. 되지 못한 삶의 자유 5. 치작(齒爵) 콤플렉스, 꼰대와 어른 6. 오래 묵은 숙제 7. 화폐 인물 유감 8. 소천(召天)과 명복(冥福) 사이 9. 종교의 두 얼굴 10. 목사제도 유감 11. 천국과 지옥 12. 당선자와 당선인 13. 말 속에 담긴 세 나라의 세계관 14. 무고(無辜)와 무고(誣告) 15. 위로부터의 내란 16. 성군 콤플렉스와 개혁의 부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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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언제나 조용히 무너진다. 국가가 무너질 때조차도 요란한 붕괴의 굉음보다는 제도와 정의가, 언어와 양심이 조금씩 변형되어 마모되는 소리가 먼저 들린다. 정의라는 말은 공허한 수사로 남고, 공정이라는 저울은 특정인의 손에 의해 기울어진다. 법은 더 이상 인권과 정의에 대한 최후의 보루가 아니라 권력에 종속되는 기술이 되고 만다. 우리는 지금 그런 불온한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다. - 머리말
현실정치 속에서 나는 늘 두려웠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굴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버티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는 사명감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능력, 그리고 권력을 향한 의지 그 모든 것이 필요했다. 나에게는 그것이 부족했다. 나는 결국 정치적으로 파산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나는 이제 현실정치를 떠나, 내가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한다. 한 사람의 시민으로 돌아가며, 나는 김구 선생의 말씀을 다시 떠올린다. “국가흥망 필부유책國家興亡 匹夫有責.”(나라의 흥망에는 한 사람의 시민도 책임이 있다) 이제 나는 그 책임을 다른 방식으로 감당하려 한다. - 정범구, 자유의 값, 시대의 무게 장발장은행에서의 대출 심사를 거듭하며, 나는 내 지나온 시간을 되짚어 보게 된다. 분명 바닥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에도 더 깊은 바닥이 있었고, 더는 갈 곳이 없다고 느꼈던 순간에도 또 다른 벼랑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정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느꼈던 바로 그때, 나는 바닥을 차고 올라설 힘을 얻었다. 막다른 골목 끝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은 쪽문 하나가 내 삶을 다시 열어 주었다. 우리를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는 운명의 힘은 때로 압도적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함 또한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 정범구, 자유의 값, 시대의 무게 나는 강자를 법의 지배 아래 두는 법치주의, 약자를 법의 보호 아래 두는 인권보장, 모든 이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경제민주주의, 이를 위해 모든 이의 잠재력 실현을 보장하는 공교육이라는 4개의 분야를 연구하고 그 안에서 필요한 일을 찾아 실천해 왔다. ‘법치주의’는 민주주의의 수단이고 ‘경제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실체이며 ‘인권 보장’은 민주주의의 목적이고 ‘공교육’은 민주주의의 조건이다. 이 네 축은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실질적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상호 연결된 기둥들이다. 내가 훗날 ‘곽노현의 종횡무진’이라는 이름으로 정치, 경제, 교육, 인권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시대를 해석할 수 있었던 힘 역시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다. 그것은 단순한 박학다식이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된 구조적 사유와 실천의 결합이었다. - 곽노현, 법의 함정, 진실의 기록 나는 늘 스스로 ‘전환기 지식인’이라고 생각해 왔다. 가난과 풍요, 독재와 민주주의,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질서를 모두 경험한 세대라는 점에서 그렇다. 세계 최빈국에서 출발해 개발도상국과 산업화를 거쳐 민주주의 국가에 이르기까지, 한 개인의 생애가 국가의 구조적 변화를 통째로 관통하는 경험은 흔치 않다. 이 경험은 단순한 이력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구조를 바꾼다. 서구 선진국의 지식인들은 주로 ‘책 속의 빈곤’과 ‘이론 속의 인권’을 배운다. 반면 나는 실제로 빈곤을 경험했고, 동시에 군사독재와 민주주의의 전환을 몸으로 통과했다. 그 때문에 개도국의 저항과 선진국의 규범적 언어 사이를 동시에 번역할 수 있는 드문 위치에 서게 된다. 그것이 이 시대 전환기 지식인이 가진 특수한 자산이다. - 곽노현, 법의 함정, 진실의 기록 역사는 기억을 통해 정의를 세운다. 기억하지 않는 사회는 같은 비극을 반복한다. 그 때문에 우리는 과거의 국가폭력을 직시해야 하며, 그 진실을 왜곡하거나 부정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의 정의는 저절로 실현되지 않는다. 그것은 기억하려는 의지와 진실을 밝히려는 용기, 그리고 정의를 향한 끈질긴 투쟁 속에서 비로소 역사 속에 자리 잡는다. 3·1운동의 선열들이 외쳤던 독립의 함성도, 임시정부가 꿈꾸었던 민주공화국의 이상도 결국 인간의 존엄과 정의를 향한 투쟁이었다. 그 정신은 오늘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정의를 기억하고 지키는 일은 과거를 위한 일이 아니다. 그것은 미래를 위한 책임이다. 우리가 정의를 외면하지 않는 한, 인간의 정의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정철승, 망각의 늪, 정의의 연대 우리는 위장된 회색의 장막을 걷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질을 가려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표면의 얼룩에 속지 않는 통찰, 그 이면의 색을 읽어내는 이성이 요구된다. 그 눈은 어디에서 오는가. 흔들리지 않는 기준에서 온다.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감정이 아니라, 지속되는 원칙에서 비롯된다.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판단 기준이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무엇이 일시적 오염인지, 무엇이 본질적 속성인지 구별할 수 있다. 기준이 없는 사람은 여론과 분위기에 휩쓸린다. 그러나 기준을 가진 사람은 겉모습에 속지 않는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판단할 수 있다. 일시적 오류에 대해서는 기회를 주고, 구조적 부패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책임을 묻는다. 이것이 균형 잡힌 판단이며,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는 태도다. 세상을 모르는 순진함도 문제지만, 세상을 다 안다는 오만함은 더욱 위험하다. 회색의 세계에 도달했다고 자부하는 순간, 탐구는 멈춘다. 그러나 진정한 지혜는 혼란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고, 겉모습 너머의 본질을 읽어내는 데 있다. - 정철승, 망각의 늪, 정의의 연대 공자와 맹자를 이해한다면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균형, 신구약을 읽었다면 금강경과 화엄경 또한 같은 무게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동양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서양의 시간을 외면하지 않고, 한 사상의 언어에 길들어질 때 다른 사유의 문법을 경계할 줄 아는 사람이고 싶다. 하나의 진리를 움켜쥐는 대신 여러 진실이 서로를 견제하며 공존하는 풍경을 이해하고 싶다. 이것은 박학을 자랑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편협함을 경계하겠다는 다짐이다. 우리는 자신이 익숙한 사유의 틀을 ‘상식’이라 부른다. 그러나 상식은 문화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한 사회에서 진리로 받아들여진 것이 다른 사회에서는 의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한 언어에만 머무는 것은 위험하다. 서로 다른 전통을 오가다 보면,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낯설어지고, 낯설었던 것들이 친숙해진다. 그 사이에서 우리는 비로소 겸손해진다. 나는 그 겸손을 지키고 싶다. - 박황희, 언어의 그림자, 제도의 얼굴 역사는 냉혹하지만 동시에 역설적이다. 대개의 개혁가는 실패한다. 그러나 사회는 그 실패 덕분에 조금씩 전진한다. 문제는 오늘의 정치가 ‘실패할 용기조차 갖지 못한 정치’라는 점이다. 개혁에 실패한 정치인은 역사에 남지만, 개혁을 시도하지 않은 정치인은 기억조차 되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태평성대의 세종과 같은 리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인적 청산의 원죄가 해결되지 않은 미완의 시대에 개혁의 불씨를 살려낼 희생의 리더를 원하는 것이다. 청와대를 죽을 자리로 여기겠다는 결기와 함께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한 알의 밀알로 삼아 개혁의 불을 지펴줄 그런 ‘불씨’를 필요로 하고 있다. 개혁의 완성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세상은 자신이 산화한 뒤에 이루어질 다음의 세상이다. 지금 한국 정치가 서 있는 자리도 바로 그 갈림길이다. - 박황희, 언어의 그림자, 제도의 얼굴 시대가 병 들면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제도가 아니다. 언어가 먼저 병들고, 양심이 먼저 침묵한다. 법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정의는 지연되고 권력은 절차를 유지하지만, 공공성은 증발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비정상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불온한 시대’란 바로 그러한 시대다. 총칼의 노골적 폭압 이전에, 진실이 피로해지고 정의가 냉소의 대상이 되는 시대. 이 책은 바로 그 시대를 향한 네 사람의 각기 다른 증언이자 공동의 경고이다. - 에필로그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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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필자가 각자의 경험과 사유를
입체적으로 펼쳐 보인다! 정범구는 시대와 국가, 민주주의의 거대한 구조적 모순을 조망한다. 저자는 현실정치에서의 한계를 고백하는 동시에, 주권자로서 시민 한 사람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감을 역설한다. 곽노현은 법치주의, 인권보장, 경제민주주의, 공교육을 실질적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네 기둥으로 제시한다. 격변의 근현대사를 관통해 온 전환기 지식인의 시선으로 검찰 권력과 법적 왜곡이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소모하는지 생생하게 증언한다. 정철승은 역사와 사법, 기득권 카르텔의 민낯을 보다 직선적이고 예리한 언어로 해부한다. 전관예우와 관료적 사법 문화를 비판하며, 사법 주권이 권력이 아닌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때 비로소 민주주의가 성숙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박황희는 언어와 종교, 사상의 내면을 파고들며 시대의 병리를 철학적으로 성찰한다. 확신보다 의문을, 정답보다 질문을 붙드는 겸손한 사유를 지향하며, 절대화된 종교 권위주의와 문자주의를 경계하고 보편적 양심의 회복을 촉구한다. 인간 존엄의 회복과 윤리적 초대 네 갈래로 뻗어 나간 저자들의 사유가 궁극적으로 수렴하는 단 하나의 지점은 바로 ‘인간’이다. 권력이 제도를 오염시키고 정치가 욕망의 기술로 전락할 때 최종적으로 파괴되는 것은 제도 자체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신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집요하게 문제 삼는 것은 단순한 특정 정권의 비판이 아닌, 인간 존엄의 위기이자 공공윤리의 붕괴다.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위험은 독재적 요소가 민주주의의 외형을 빌려 정상처럼 작동하는 ‘거짓된 정상성’에 있다. 이 책의 불온함은 체제의 파괴가 아니라, 익숙한 거짓을 흔들어 깨우는 ‘시민적 각성’의 언어다. 진정한 개혁은 법률 체계나 헌법 조문이라는 제도의 외피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인간의 도덕적 자각과 양심에서 시작된다. 결국 이 책은 해답을 강요하는 선동서가 아니라, 우리에게 냉소적 방관을 거두고 시대의 어둠 속에서 다시 인간을 물으며 진실의 언어를 회복하자고 건네는 가장 뜨거운 ‘윤리적 초대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