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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문학동네 2026.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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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경 작가의 시간 3부작 완결편
우리의 몸에 깃든 모든 시간에 관하여 은희경 소설가가 써 내려간 장편소설. 두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멈추어 있던 시간을 벗어나 새로운 시작과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은희경 특유의 문체와 세밀한 내면묘사가 돋보이는 작품.
2026.06.23. 소설/시 PD 김유리

상세 이미지

소개

목차

1부 몸의 사건들 _007
2부 고독과 매혹 _119
3부 우리의 첫 _187
4부 언젠가 멋진 날 _307

작가의 말 _378

저자 소개 1

Eun Hui Gyeong,殷熙耕

1959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했고 전주여고를 거쳐 숙명여대 국문과와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하였다.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고독과 내면적 상처에 관심을 쏟는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여 젊은 작가군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등단 3년만인 1998년에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국문학번역원 비상임이사(제4대, 임기3년), 문화관광부 한국문학예술위원회 문학위원회 상임위원, 미국 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30대 중반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내 인생 끝나고 말지` 하는 생
1959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했고 전주여고를 거쳐 숙명여대 국문과와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출판사와 잡지사에서 근무하였다.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의 고독과 내면적 상처에 관심을 쏟는 작품들을 잇달아 발표하여 젊은 작가군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등단 3년만인 1998년에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 수상하면서 소설가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한국문학번역원 비상임이사(제4대, 임기3년), 문화관광부 한국문학예술위원회 문학위원회 상임위원, 미국 워싱턴대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하였다.

30대 중반의 어느 날, `이렇게 살다 내 인생 끝나고 말지` 하는 생각에 노트북 컴퓨터 하나 달랑 챙겨 들고 지방에 내려가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은희경의 인생을 바꿨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이중주』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나 알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자, 산사에 틀어박혀 두 달 만에 『새의 선물』을 썼다. 이 작품이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하면서 필명을 날리게 되었다. 한 해에 신춘문예 당선과 문학상 수상을 동시에 한 작가는 1979년 이문열, 1987년 장정일 이후 처음이었다. 또한 1997년에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로 제10회 동서문학상을, 1998년에 단편소설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을 수상, 2000년에 단편소설 『내가 살았던 집』으로 제26회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은희경은 등단한 다음 해부터 2년 동안 엄청난 양의 작품을 소화해냈다. 해마다 2000매 이상을 썼을 것으로 추측된다. 은희경 소설은 무엇보다 ''잘 읽힌다''는 것과 무척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뒤에는 단순한 유머가 아닌 진한 페이소스를 숨기고 있다. 은희경 소설의 매력은 소설의 서사 진행 과정중 독자들 옆구리를 치듯 불쑥 생에 대한 단상을 날리는 데 있다.

그녀의 소설을 흔히 사랑소설 혹은 연애소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은희경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상투성'', 그로 인해 초래되는 진정한 인간적 소통의 단절"이라고 한다. 그녀를 따라 다니는 또 하나의 평은 ''냉소적''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사랑이나 인간에 대해 환상을 깨고 싶어한다. 그녀에 의하면 ''사랑의 가장 커다란 병균은 사랑에 대한 환상''이다. 그녀는 사랑에 관한 이 치명적인 환상을 없애기 위해 사랑을 상대로 위악적인 실험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마이너리그』는 58년 개띠 동창생 네 친구의 얽히고 설킨 25년 여 인생을 추적하면서 '마이너리그'란 상징어로 한국사회의 '비주류', 그러나 실제로는 대다수 보통 사람들이 해당될 수밖에 없는 '2류인생'의 흔들리는 역정을 경쾌한 터치로 그려낸 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갖가지 허위의식, 즉 패거리주의 학벌주의 지역연고주의 남성우월주의 등을 마음껏 비웃고 조롱하는 가운데, 주인공들의 마이너 인생을 애증으로 포옹한다. 작가는 권두의 '작가의 말'에서 "내게 주어진 여성이라는 사회적 상황은 한때 나로 하여금 남성성에 대한 신랄함을 갖게 했다. 이제 나를 세상의 남성과 화해하게 만든 것은 삶의 마이너리티 안에서의 동료애가 아닌가 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불완전한 도중(道中)에 있다"라고 말한다.

저서로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 『상속』,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중국식 룰렛』, 장편소설 『새의 선물』, 『마이너리그』, 『그것은 꿈이었을까』, 『비밀과 거짓말』,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태연한 인생』, 『소년을 위로해줘』, 『빛의 과거』가 있다. 문학동네소설상, 동서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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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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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51.84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6.8만자, 약 5.5만 단어, A4 약 106쪽 ?
ISBN13
9791141617448

책 속으로

몸에 관한 한 타인은 결코 개입하지 못한다. 남이 볼 때 남루하든 비참하든 한심하든 몸의 당사자에게만 유일하게 감각되는 고유의 삶인 것이다.
--- p.14

태어남과 함께 몸에 새겨진 생존의 본능이 있듯이, 필멸자로서 죽음에 연착륙하는 본능의 장치가 인간에게 내장돼 있는 건 아닐까. 어디에서 그걸 찾아야 하는 걸까.
--- p.65

경선이 기다린 건 어떤 한 계절이 아니었다. 계절의 주기와 시간의 흐름 같은 것이었다. 그것을 자신의 온몸으로 실험하고 느껴보고 싶었다.
--- p.113

몸의 일상은 현실의 시간대에서 변해가지만, 언젠가 포착한 적 있었던 꿈과 이상의 시간은 그 나름의 도착지를 향해 다른 길로 가고 있는 게 아닐까.
--- p.284

우리 모두는 고통을 겪고 또 해결하면서 현실을 살아가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 변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했던 순간은 어딘가에서 왕국을 건설하고 사계절을 보내고 있다. 내가 생각한 진실과 사랑이 그런 방식으로 지켜져서 훗날의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그들이 그걸 믿는다면 죽음 또한 소멸이 아닌 시간의 계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p.286

‘첫’은 ‘가장 오래된’이다. 안나와 경선의 ‘첫’은 점점 ‘가장 오래된’으로 수렴해간다. 경선의 말처럼 그 모든 게 다 사라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시간들은 매 순간이 ‘첫’이다. 안나와 경선에게도 첫 순간은 수없이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경선이 틀렸다. ‘우리의 첫’에 대한 기억은 의미가 있다. 그것은 ‘가장 오래된’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최근’과 ‘우리의 다음’이 되기도 한다.
--- p.357

한 사람의 몸안에는 수많은 장소와 시간이 들어 있다. 몸은 기쁨과 고통과 욕망과 상실의 부화장이고 사랑의 꿈과 왜곡을 간직한 도서관, 마지막 삶이 거처할 최후의 집인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재로 사라진다. 개체의 시간을 끝내고 무한에 섞여드는 여정이다.

--- p.373

출판사 리뷰

지적 교양과 유쾌한 유머로
이성과 감성을 들었다 놓는 색다른 리듬의 서사


『시간의 감촉』의 주인공 안나와 경선은 자매이지만 언니 안나는 1월생, 동생 경선은 12월생으로 출생한 해가 같다. 거의 동일한 생애주기 속에 있으면서도 일 년 정도는 안 보고 지낼 정도로 서로 무심한 사이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번 작품에서 1부 ‘몸의 사건들’은 예순다섯 살 생일을 맞은 안나, 그리고 전남편 P의 부고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된 경선의 아침 장면으로 시작한다. 퇴직 연금 생활자로 일 년 전 고층 아파트에 이사온 안나의 “무위”와 “단조로움”(15쪽) 속 고요한 모습, 그리고 그와 대비되게 오피스텔의 암막 커튼 속에서 “무력감”과 “압박감”(17쪽)을 느끼며 잠에서 깬 경선의 모습을 통해 같은 신도시에 살면서도 생활 처지가 다른 두 자매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를 암시한다.

특별한 용건이 있지 않는 한 만나지 않는 두 사람이 조우하게 된 곳은 뜻밖에 병원이다. 경선의 건강검진 결과 신장에서 종양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안나는 예정에 없던 보호자가 되어 경선을 간병하게 되고, 그와 동시에 경선 대신 경선의 손녀 다니엘까지 돌보게 되면서 그간 대체로 잔잔하게 흘러갔던 혼자만의 삶에 변화를 맞는다.

안나는 경선의 병간호를 계기로 잊고 지낸 오랜 과거를 떠올린다. 경선의 출생과 백일 사진 촬영 날, 그리고 소식이 끊어진 이웃들과 친척 어른들. 이제는 ‘낡은 앨범’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기억의 증거들. 이처럼 1부는 안나의 생일, 경선의 수술, 그리고 경선 전남편의 죽음 등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라는 ‘사건’과 그로 인한 인물 내면의 파동을 세밀하게 묘사하며 독자를 깊은 몰입 속으로 빨아들인다.

2부 ‘고독과 매혹’은 안나와 경선이 젊었던 시절 사랑에 빠졌던 일화를 들려준다. 안나가 오래전 안나푸르나에 여행 갔을 때 만나게 된 남자와의 미묘한 관계, 그리고 경선이 P와 결혼하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그후의 결혼생활 이야기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한편, 소설은 사사건건 티격태격하는 안나와 경선의 대화를 통해 시종 크고 작은 웃음을 자아낸다. 십대 시절 안나가 미시마 유키오의 『가면의 고백』을 읽을 때 경선은 『보바리 부인』을 읽었다. 『전후한국문학전집』처럼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의미와 미래에의 태도는 서로 다르게 정립해온 자매의 모습은 때로는 일종의 유쾌한 유머소설처럼, 때로는 한국 현대 문화사를 몸소 지녀 방대한 세부가 살아 숨쉬는 교양소설처럼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경선은 사랑에 대해 제 나름의 통찰이 있었다. ‘한때는 그토록 찬란했던 빛이었건만 이제는 덧없이 사라져 돌이킬 수 없는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워즈워스의 이 시는 한 글자도 빼지 않고 낭송할 수 있었다. 그처럼 시간과 함께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사랑은 식는 거라고 생각했다. 영원한 것은 없다. 그렇다면 결혼이란 그런 남루하고 무정한 과정을 오랜 시간 동안 서로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일일까. 백년해로가 그런 뜻이라면 역시 결혼은 하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경선은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안나의 말도 자신처럼 완전한 진심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스스로 이성에게 인기가 없으리라는 불안과 수긍을 공격적으로 돌려서 표현한 것일 수도 있었다. 그것이 안나 방식의 허세라면 경선의 경우는 일종의 위악에 가까웠다. 그 무렵의 경선은 주관이 강하고 당돌하게 보이기를 원했으며 제일 싫어하는 칭찬은 착하다는 말이었다. 때로 어딘가에 있을 운명적 사랑을 상상해본다는 건 비밀 중의 비밀이었다. _139~140쪽

“한 사람의 몸안에는 수많은 장소와 시간이 들어 있다.”

삶의 진부함과 상투성을 넘어, 낯선 시간의 흐름을 조각해내다
세대를 불문하고 회자될 은희경 소설의 경이로움


3부 ‘우리의 첫’은 안나와 경선, 그리고 경선의 손녀 다니엘 세 사람이 온천과 항구도시로 잘 알려진 이국으로의 근거리 해외여행을 떠나는 모험을 그린다. 외국 도시의 언덕과 골목 풍경, 야외 박물관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독자를 단숨에 여행지의 한가운데로 데려간다.

무엇보다 세 사람이 ‘우리의 첫’ 게임을 같이하는 장면은 이 소설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첫’ 게임은 “‘나의 첫 OO는 OO입니다’라고 받은 다음에” “자신의 첫번째 경험을 이야기”하는 놀이로, 세 사람은 ‘나의 첫 여행’과 ‘나의 첫사랑’, ‘나의 첫 선생님’ 등 과거의 내밀한 기억을 공유하게 된다. 세 사람이 서로의 몰랐던 진실한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좀더 두터운 관계가 되었음을 감지하게 하는 애틋하고 뭉클한 장면이다. “여행은 장소뿐 아니라 시간의 이동”(203쪽)이라는 말처럼, 멈추고 고여 있던 시간에서 벗어나 새 기억의 역사를 형성해내는 두 할머니와 손녀 세 사람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여운을 전한다.

대망의 4부 ‘언젠가 멋진 날’은 여행지에서 돌아온 경선의 좀더 나아진 몸과 회복된 일상을 그린다. 수술 후 “죽음이라는 사물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으며, “몸이란 삶의 조건이지만 한편으로 죽음의 조건이기도 하다”(158쪽)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경선은 문득 “언제부터 안나와 잘 안 만나게 되었”(327쪽)는지 생각한다. 두 자매는 왜 인생 전반에 걸쳐 서로 친밀감 있는 사이로 지내오지 못한 걸까? 1부에서 안나가 “어린 시절 경선과 헤어지기 전날 꾼” “악몽”(70쪽)으로 암시된 것처럼, 중학생 시절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를 맞아 고향을 등졌을 때 부모가 안나만 도시로 데려가고 경선은 친할머니 집에 남기게 되면서 떨어져 지낸 어두운 시기에서 두 사람의 단절이 시작된 것일까? 4부는 안나와 경선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서로의 기억들을 마침내 소용돌이처럼 펼쳐 보인다. 각자 지니고 있던 상처의 아픔이 실은 서로를 이해하고 치유하게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를 씨앗이었다는 것을.

『시간의 감촉』은 한 사람의 몸에 깃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매 시간 맞이하는 미래 모두를 감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세대를 불문하고 누구든 언제나 삶의 순간순간마다 살아내야 할 ‘첫’이 있음을 알려주는 이번 소설은 오래도록 끊임없이 읽히며 회자될 은희경 소설의 경이로운 성취이다.

우리는 하나의 삶을 여러 번 반복하며 사는 건지도 모른다. 현재가 최근이지만 가장 오래된 날이듯이. 언젠가의 나에게는 첫 순간이 되듯이. 우리 모두 그 언젠가의 시간 속 얼굴이 ‘웃을 때에 가장 예쁜 얼굴’이 되기를 바란다. _‘작가의 말’에서

추천평

시간이란 우리 몸에 지층처럼 쌓여 결코 숨길 수도 지울 수도 없는 흔적이 되는 한편, 강물처럼 흘러 손에는 곧 마를 한줌으로 남는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처럼 쌓이고 흐르는 시간을 돌아보고 매만질 커다란 손과 깊은 눈이리라. 『시간의 감촉』은 우리 살갗에 남는 시간의 흔적을 섬세하게 살펴보고, 정교하게 다듬으며 지나간 시간 전체를 새롭게 재구성한다. 고통과 기쁨, 슬픔과 환희가 교차하는 그 모든 문장의 감촉이 나에게는 눈부시게 찬란하다. - 황인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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