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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Fow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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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의 도피행을 꿈꾸었던 희생자는 현실 속에서는 그날 저녁 어니스티나와 함께 트랜터 이모를 위해 계획한 깜짝 파티에서 주인 역할을 수행해야만 했다. 두 숙녀는 화이트 라이언 호텔로 와서 그와 함께 식사할 예정이었다. 즙이 많은 새우요리와 신선한 연어튀김이 마련되었고, 호텔의 식품창고가 바닥을 드러냈다. 그리고 우리가 언젠가 풀트니 부인 댁에서 잠깐 만났던 의사가 성비(性比)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합석했다.
그로건 박사는 라임의 저명인사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그날 저녁 식탁에 오른 연어가 엑스 강에서 가장 맛있는 물고기였던 것처럼, 결혼이라는 강에서 가장 인기있는 신사로 정평이 나 있었다. 어니스티나는 온화한 성격의 이모가 그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그 가엾고 외로운 남자에게는 너무 무정하게 대한다고 비난하면서 이모를 놀렸다. 하지만 이 비련의 주인공은 환갑이 넘도록 가엾은 고독을 견뎌왔기 때문에, 트랜터 부인이 그렇게 무정했다는 게 의심스러운 만큼, 그로건 박사가 트랜터 부인에 대한 연정으로 속을 태웠다는 것도 의심스러웠다. 그로건 박사는 트랜터 부인이 노처녀인 것만큼이나 확실한 노총각이었다. 그는 아일랜드 출신답게, 여자들에게 가볍게 날아가 시시덕거리고 듣기 좋은 말로 아첨을 늘어놓으면서도 여자와 감정적으로 얽히지 않는 거세된 남자 같은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 pp. 222-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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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새러와 만나러 가는 이른 새벽 숲을 지나면서 찰스는 작은 굴뚝새의 청량한 노랫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깊은 신비를 깨달았다.굴뚝새의 노래는 찰스에게 질식시킬 것같은 일상생활의 모든 진부함을 일깨우는 고발과 저항의 소리로 들렸다.새러가 도덕적으로 엄격한 빅토리아조 사회의 작은 굴뚝새임을 찰스가 인식하는 순간인 것이다.
--- p.18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