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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vej Ba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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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11월 18일 안을 서성이고 있다. 출구를 찾아보았지만 출구는 없다. 차이를 찾아보았지만 차이도 없다.
---p.6 나는 계속 종이에 글을 쓴다. 그리고 이 낱장의 종이들에 어쩌면 시간의 결함은 일시적이라는 마지막 희망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다음 장은 아예 채워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시간이 정상으로 돌아와 더 이상 11월 18일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없게 되리라는 희망 말이다. ---p.100 나는 겨울로 가는 길을 찾아냈다. 그것은 새로운 삶이다. 계절이 있는 삶이다. 내 하루의 밑바닥에서 흐르고 있는 것은 더 진실한 한 해가 아니다. 그것은 나의 11월 18일 옆을 따라 나란히 흐르는 한 해다. 이것은 내가 만들어낸 것이고, 나는 그것을 잘 알고 있다. ---p.123 문득 나는, 내 삶이 해마다 이런 식으로 형태를 갖추게 되리라고 상상한다. 계절에 대한 수첩이 나의 사용 설명서가 되고, 나의 여행 동반자이자 안내서가 되며, 내가 만들고 있는 것이 곧 나의 미래라는 생각을 한다. 미래가 있으려면 해가 있어야 하고, 해가 있으려면 계절이 있어야 한다. 계절이 없으면 시간도 없다. 계절을 가지려면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미래를 가지려면 그 역시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나는 계절의 작은 파편들을 모은다. 그리고 모두 나의 사용 설명 서에 적어 넣는다. 그것은 계절들의 재료들이다. ---p.124~125 계절의 수첩도 중요하지 않은 것일지 모른다. 나의 계절들은 사라졌는데, 굳이 내게 계절이 필요한가? 어쩌면 내게 필요 없는 것이 사라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사라진 열쇠들을 떠올린다. 내가 불안한 것은 그 때문일까?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어쩌면 이것은 내가 다시 돌아가면 안 된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p.209 내가 조심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나는 도시 곳곳에서 나의 흔적을 보게 될 것이다. 다 써버린 것들, 텅 빈 선반들, 먹이를 찾아 배회하는 괴물, 움직임을 시작하는 짐승, 포식자의 핏자국. ---p.226 내부 갈등과 질병과 죽음, 전염병과 식량 부족, 자원 착취, 고갈된 경작지, 관습의 붕괴, 제도의 균열에 대해서도 읽는다. 나는 용기 속의 괴물들을 떠올린다. 자기 세계를 갉아먹는 괴물들을. ---p.268 내가 11월 18일에서 빠져나올 길을 찾지 못했다는 것. 내가 찾아낸 것은 오직 끝없이 이어지는 용기들뿐이라는 것. 시간은 하나의 공간, 하나의 그릇이며, 내가 그 안으로 떨어졌다는 것까지도. ---p.2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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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스로는 잘 알고 있다. 나는 괴물이고,
내 세계를 먹어치우고 있다는 것을” 영원한 현재에의 탐험과 세계의 유한함과의 대면 1부 말미에서 타라는 어쩌면 1년이 지나면, 즉 366번째 11월 18일을 살아내면 차이와 변화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지만, 2부는 역시 368번째 11월 18일로 시작한다. 1년이 흘렀어도 바뀌지 않는 상황에 처한 타라는 북프랑스의 늦가을, 비가 오락가락하는 춥고 회색빛인 11월 18일에 갇혀 지내는 것에 지쳐가고, 겨울과 봄, 여름 등의 계절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한다. 유럽을 돌아다니며 날씨가 여름이나 겨울처럼 느껴지는 곳으로 이동해 계절을 흉내 낼 수 있다면 더 이상 갇혀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 것이라 계산한 것이다. 그녀는 얼마 전 콘월에서 휴가를 보낸 적이 있었는데, 그곳의 가을 날씨가 너무 따뜻해 농가의 양들이 본래 봄에 낳아야 할 새끼 양들을 한가을에 낳았고, 들판에는 갓 태어난 새끼 양들로 가득해 거의 봄 같은 분위기가 감돌았다고 말했다. (...) 그녀는 북유럽 사람들이 전형적인 여름 날씨라고 여기는 조건을 갖춘 몇몇 장소들을 찾아두었는데, 그 조건은 맑은 햇빛에 제법 따뜻한 기온, 드문드문 떠 있는 구름, 그리고 약 19도 정도의 수온이라고 했다. 그녀는 스페인 남부의 몇몇 지역이 적합하다고 보았다. _112~113면 타라는 먼저 덴마크와 노르웨이 북쪽으로 여행하며 서늘한 아침과 서리, 눈을 찾아 자신만의 크리스마스를 준비한다. 그 후 남부 잉글랜드로 이동해 봄의 기운을 느끼고, 여름 같은 스페인을 거쳐 다시 중부 유럽의 서늘한 가을 같은 날들로 향한다. 하지만 스스로 만든 계절 속에 자신을 고립시키면서,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로부터 더욱 멀어진다. 나는 계절의 수첩에 적어둔 겨울과 봄과 여름을 읽는다. 나는 9월을 적으며 생각한다. 하얀 겨울의 거짓말들과 모든 색채, 봄의 초록빛 거짓말들, 밤의 짙은 푸른색을 띤 여름의 거짓말들, 8월의 주황빛 아침 거짓말들, 갈색과 붉은색과 회색의 모든 것. 그러나 이제 나의 거짓말들은 점점 더 옅어진다. 그것들은 연회색과 흰색, 거의 사라질 듯 희미한 색이며, 날이 갈수록 점점 더 투명해진다. _190~191면 그러던 중 계절들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적어놓은 계절의 수첩을 도둑맞으면서 타라는 11월의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11월 18일에 깨어나게 되리라고 믿는다. 계절이 없는 시간, 요일도 달도 없는 시간, 명절도 휴일도 공휴일도 없는 시간, 달력도 연도도 없는 시간 속에서. 이것은 만성적인 상태이며,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다. 나는 거리를 걷는다. 나는 11월 속에 있다. 나는 나의 계절들을 잃었다. 안녕히, 계절들이여. 11월, 안녕. _212면 마침내 계절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 한 도시의 아파트를 세내어 정착한 뒤(집주인은 이 세입자를 잊었지만), 타라는 첫 번째 11월 18일부터 함께했으며 한자리에 놓인 채 움직이지 못하는 로마 동전 세스테르티우스와 제국의 팽창을 갑자기 멈추었던 로마인들과 11월 18일에 갇힌 자신과의 공통점을 찾아낸다. (사실 로마 제국은 스스로에 만족해버린 문화가 자연을 약탈하는 우리 시대의 거울이다. 1부에서부터 이어지는 세계관이다.) 로마인들도 멈추었다. 그들은 긴 여정 끝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경계에 이르렀고, 조금 앞으로 움직였다가 다시 뒤로 물러섰으며, 마침내 멈춰 서서 벽을 쌓았다. 제국은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았다. 제자리에서의 망설임. 정지. 고정. 땡. (...) 나는 11월 18일에 앉아 있었고,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땡. 멈춤. 같은 이야기. 동전이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이 이상하다고 할 수 있을까? 별로 그렇지 않다. 로마인들의 국경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해서 이상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도 않다. 동전. 로마 제국. 타라. 정지. 고정. 땡. 우리는 같은 부류였다. _245~246면 1부와 2부로 진행해가면서 작가가 자신의 아이디어가 가진 함의를 실시간으로 탐구하고 있는, 즉 이야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제한함으로써 무엇을 말하는 것이 가능한지 발견해나가는 모습이 느껴지는 가운데, 2부의 말미에서 소설은 타라의 이야기가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것을 암시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충격적 결말”(〈모르겐블라데〉)을 보여준다. 할 말이 아무것도 없다고 혹은 웃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하면 안 된다. 지금 시각은 8시 45분. 나는 묄러 카페의 창가 자리에 앉아 있다. 할 말은 너무 많은데 시간은 너무 부족하다.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 _282면 · 작가의 말 (2025년 국제부커상 위원회와의 인터뷰 중에서) “내 책은 그저 또 하나의 타임루프 이야기일 뿐이다. 타라 셀테르라는 여자가 11월 18일에 갇혀 있다. 어떤 면에서 나는 이 이야기를 쓰고 싶지 않았다. 1987년에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아마도 첫 책을 쓴 후 시간에 대해 고민했던 것과 당시 읽고 있던 것들이 섞여서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생각을 하면 할수록 이 아이디어는 더 어리석게 느껴졌고,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 〈사랑의 블랙홀〉이 나온 후에는 더더욱 그랬다. 나는 이 아이디어를 없애려고 노력했지만, 계속 다시 돌아왔고 결국 유일한 탈출구는 그것을 쓰는 것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 아이디어는 너무 많은 재료를 만들어냈고, 나는 그저 탐구하고 싶었다. (마침내 〈사랑의 블랙홀〉을 봤을 때 사실 마음에 들었다는 점은 인정해야겠다. 재미있었고, 내가 가고 싶지 않았던 길들을 대신 시도해보며 연구를 도와준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 이후로 나는 여러 타임루프 이야기를 보는 것을 정말 즐기게 되었다. 각 작품은 시간, 공간, 물질, 기억, 정신 등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87년부터 지금까지(현재 6권과 7권을 작업 중이다). 첫 번째 책은 2020년에 덴마크어로 출간되었다. 이렇게 오래 걸린 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이 성장하기를 기다려야 했고, 그녀를 이해하기 위해 나 자신이 더 나이가 들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나는 그저 짧은 조각과 메모들만 썼지만, 1999년이나 2000년경에 지금의 1권인 첫 부분을 썼다. 여러 번 다시 썼지만, 핵심은 모든 수정 과정을 거치면서도 어떻게든 남아 있었다. 장애물은 많았고, 의심도 많았다. 내가 특별한 무언가를 쓰고 있다고 느꼈던 적이 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물론 텍스트가 맞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을 볼 때면 항상 특별하게 느껴지지만, 밖에서 보기에 어떨지 판단하려 하기보다는 장애물과 가능한 해결책을 인식하는 데 더 집중했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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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의 스릴 넘치는, 시간에 대한 명상 7부작. 삶을 공유하는 것의 한계, 어쩌면 아예 시간을 공유하는 것의 한계에 대해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전한다.”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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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추진력 있는 상상력은 타라가 자신의 상태를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은유적인 방법을 찾는 데 있다. 그녀의 하루는 해변, 개울, 퍼즐, 건축물, 컨테이너에 비유된다. ‘나는 11월 18일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지 못했다’라고 그녀는 한탄한다. 독자로서 우리는 이 매혹적이고 잊히지 않는 소설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이제야 알아내기 시작했다.” -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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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피의 계산에 대하여》는 40년 가까이 준비해온 하나의 문학적 현상이다. 이 작품은 사변소설의 걸작이자 오랫동안 기다려온 작가의 복귀작이다.” - 뉴욕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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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연결에 대한 냉정하고 사려 깊은 연구.” - 커커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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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의 서술자와 설정의 조합은 조용히 천재적이다. 발레는 놀라울 정도로 믿음직스럽고 유기적인 목소리를 완벽하게 구현해냈고, (…) 이는 세상에 대한 감각적인 묘사와 시간, 관계, 자아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 있는 성찰 모두에 똑같이 적합한, 일상적이고 실존적인 방식이다.” - 로커스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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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의 빛나는 서사의 놀라운 점 중 하나는 판단을 유보하는 방식이다. 타라가 미쳐버린 것일 가능성과 그녀가 정말로 시간의 틈에 갇힌 것일 가능성을 동시에 유지한다. 이 깊은 미스터리 이야기에는 쉬운 답이 없다. 독자들은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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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한 소설가가 20년 넘게 섬에 은둔해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를 집필했고, 이 소설은 국제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 르피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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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충격적 결말.” - 모르겐블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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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베이 발레는 반복에서 가장 미묘하고 매혹적인 차이를 기적적으로 찾아내는 천재적인 작가이다. 《부피의 계산에 대하여》 같은 소설은 지금까지 읽은 적이 없다. 이 잊을 수 없는 소설은 우리 각자가 시간을 살아가는 외롭고 번역할 수 없는 방식과 우리가 세상에 남기는 미약하지만 지울 수 없는 흔적에 대한 심오한 명상이다. 매일 그리고 매일.” - 에르난 디아스 (《트러스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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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베이 발레는 새로운 차원의 문학적 탐험을 선보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 니콜 크라우스 (《사랑의 역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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