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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PROLOGUE. 저는 루프빌더입니다 PART 1. 플라스틱의 두 얼굴과 순환경제 CHAPTER 1. 플라스틱 시대의 시작과 전환점 CHAPTER 2. 위대한 발명, 위기의 물질 CHAPTER 3. 플라스틱, 누구의 책임인가? CHAPTER 4. 순환경제 : 쓰레기 없는 미래를 위한 설계도 PART 2. 순환경제를 설계하다 CHAPTER 5. 희망의 보고서, ‘수도꼭지를 잠그다’ CHAPTER 6. 유럽은 어떻게 순환경제를 설계했는가? CHAPTER 7. 한국, 자원순환의 여정을 시작하다 PART 3. 현장에서 답을 찾다: 루프빌더의 기록 CHAPTER 8. 프로젝트 루프의 시작부터 확장까지 CHAPTER 9. 수거에서 자원으로: 지속 가능한 순환 플랫폼 설계 CHAPTER 10. rPET: 페트병의 새로운 삶 CHAPTER 11. rPP: 정수기 필터의 가능성과 한계 CHAPTER 12. rPE: 스트레치필름을 순환시키려면 CHAPTER 13. rPS: 화학적 재활용 실험 PART 4. 지속 가능한 순환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 CHAPTER 14. 코끼리공장 : 사람을 중심에 두는 순환 CHAPTER 15. 자연상점 : 순환을 만드는 기술 CHAPTER 16. 프로젝트알이 : 순환을 가시화하는 법 CHAPTER 17. 리맨 : 버려지는 컴퓨터의 쓸모 CHAPTER 18. 우리가 만들어야 할 내일의 순환고리 PART 5. 소비자의 역할: 우리가 만드는 순환의 시작 EPILOGUE. 다시 루프를 묻다 감사의 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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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순환의 지속 가능성은 결국 경제성에 달려 있습니다. 그 핵심은 원가와 판매가격이며, 가장 큰 과제는 양질의 폐플라스틱 원료를 안정적으로 그리고 저렴하게 확보하는 일입니다. BASF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습니까?”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그건 정부가 고민해야 할 일입니다.” 제가 당황스러워하자 이내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우리의 역할은 잘 모인 원료를 어떤 방식으로 재활용할지 연구하고 투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직접 가서 알려주면 됩니다. 우리가 플라스틱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들이니까요.” 그 순간 한 대 얻어맞은 듯 제 머리가 크게 울렸습니다. 결국 핵심은 명확했습니다. 수거 체계를 설계하는 것은 정부의 몫, 효율적인 재활용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기업의 몫. 두 주체가 긴밀히 협력해야 비로소 순환구조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사실이었지요.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메모를 정리하며 깨달았습니다. ‘그래, 정부에 플라스틱을 제대로 알려주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내가 말한다고 들어줄까? 나는 모든 걸 아는 전문가도 아닌데….’ 책임감과 두려움이 뒤섞여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그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또렷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미 알아버린 것을 모른 척할 수 있겠어? 거대한 환경문제 같지만 결국 나와 내 가족의 삶에 직접 닿아 있는 일이잖아.” --- 「저는 루프빌더입니다」 중에서 놀라운 것은 이러한 무력감과 혼란 속에서도 시민이 멈추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한 시민은 이제 수동적인 ‘소비자’를 넘어 능동적인 ‘변화의 주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업과 정부에 책임을 묻고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 행동’이 확산되는 중입니다. 배우 류준열과 그린피스가 함께 시작한 #용기내 캠페인은 시민이 마트나 식당에 (다회)용기를 가져가 음식을 담아 오는 운동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유난스럽다는 시선을 받았지만 SNS를 통해 수많은 시민이 동참 인증 사진을 올리며 하나의 문화가 되었습니다. 이 거대한 물결은 결국 대형 마트가 세제 소분 판매(리필 스테이션)를 도입하고 식음료 기업이 포장재를 줄이도록 강제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시민 각각의 존재는 기업이나 정부에 비하면 아주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의 힘은 ‘연결된 수(數)’에 있습니다. 기업은 이윤으로 움직이고 정부는 제도로 움직이지만 시민은 집단적인 목소리와 행동으로 그 이윤의 흐름과 제도의 방향을 바꿉니다. --- 「플라스틱, 누구의 책임인가?」 중에서 한국은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입니다. 2017년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배달, 택배, 온라인 소비가 폭증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다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수거량이 늘었지만 복합 포장재 선별과 고품질 물질 재활용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공식 재활용률에 소각을 통한 에너지 회수까지 포함되어 있어 실제 물질 재활용률은 더 낮을 수도 있습니다. 상당 부분은 여전히 소각과 매립으로 처리됩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정부는 플라스틱 감축, 불필요한 포장 규제 강화, 폐플라스틱 수입 관리,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의무 확대 등으로 정책 강도를 더욱 높였습니다. 생활폐기물 탈플라스틱 대책과 자원순환기본계획 하부의 ‘전 주기 탈플라스틱·재생원료 활성화 전략’을 통해 플라스틱 문제를 산업구조와 시장 설계 전반의 문제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순환경제는 분명한 방향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향만 정해진다고 전환이 저절로 이뤄지진 않습니다. 이 변화가 실제 산업·노동 현장으로 이어져야 하고 동시에 공정해야 합니다. 여기서 공정성은 전환의 비용과 부담이 특정 집단에만 집중되지 않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비용 부담이 큰 중소기업, 규제 변화의 여파를 먼저 체감하는 노동자, 새로운 기준에 적응해야 하는 지역사회에는 재교육과 맞춤형 지원이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지속 가능한 전환이 가능합니다. --- 「한국, 자원순환의 여정을 시작하다」 중에서 우리나라의 보틀투보틀 현실은 어떨까요. 먼저 제도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EPR을 시행해 왔고 이에 따라 페트병 생산 기업에는 매년 재활용 의무율이 부과됩니다. 겉으로 보면 이 제도는 상당한 성과를 낸 것처럼 보입니다. KORA의 2024년 통계에 따르면 그해 시장에 출고 및 수입된 페트병은 35만 1,000톤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법적으로 재활용해야 하는 의무량은 26만 8,000톤이었고 실제로는 이를 초과한 29만 7,000톤이 재활용되었습니다. 의무 이행률은 111%, 출하량 대비 재활용률은 85%에 이릅니다. 수치만 보면 페트병 순환이 매우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중요한 질문이 빠져 있습니다. 재활용의 양은 채웠을지 몰라도 과연 재활용의 질이 충분한가 하는 점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통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드러납니다. --- 「rPET: 페트병의 새로운 삶」 중에서 이 모델은 이미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코끼리공장은 매년 약 2,000톤의 폐장난감을 수거합니다. 이 중 1,200톤은 수리를 통해 다시 사용되고 300톤은 재생원료로 활용됩니다. 나머지 500톤은 폐기되지만 전체의 75%가 새로운 가치를 얻어 순환에 기여합니다. 환경적 효과도 분명합니다. 만약 이 장난감들이 모두 폐기되었다면 약 42억 원의 환경비용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실제 환경비용은 약 10억 5,000만 원 수준에 그쳐 31억 원 이상의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버려질 자원을 경제 안으로 되돌린 결과입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6,000명 이상의 아이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그중 92%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응답했습니다. 88%는 일상에서 분리배출을 더 잘 실천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제도입니다. 장난감을 질 좋게 수리했는데도 공식 인증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공공기관 납품이 어렵습니다. 이채진 대표는 “제품 품질에 자신이 있는데도 인증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할 때 가장 큰 무력감을 느낀다”라고 말합니다. --- 「코끼리공장: 사람을 중심에 두는 순환」 중에서 리맨이 만들어 낸 변화는 숫자로 확인됩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리맨은 총 34만 대의 IT 기기를 재사용하고 재제조하며 약 21만 5,000톤의 탄소 배출량을 줄였습니다. 이는 승용차 11만 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한 것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버려진 기기 속에서 회수한 자원의 양도 적지 않습니다. 리맨은 매년 금 27킬로그램, 은 164킬로그램, 구리 9,300킬로글램에 이르는 금속자원을 회수해 새로운 제품의 원료로 돌려보냅니다. 한때 폐기물로 여겨졌던 기기 안에서 산업의 자원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적 성과는 사회적 가치로도 이어졌습니다. 리맨은 SK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측정 기준에 따라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자원 절감과 환경오염 저감 등을 통해 총 318억 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SPC에 참여한 500여 개 기업 가운데 최고 수준의 성과로 인정받아 2025년에는 ‘TOP SV 창출상’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리맨의 진짜 이야기는 이 숫자들만으로 다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 회사가 만들어 내는 가장 깊은 변화는 사람의 삶에서 드러납니다. 구자덕 대표는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려줍니다. “한 어르신이 ‘평생 처음으로 노트북을 써봤다’며 아이처럼 기뻐하셨어요.” “어떤 청년은 ‘컴퓨터를 받지 못했다면 대학 진학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 「리맨: 버려지는 컴퓨터의 쓸모」 중에서 소비자가 친환경제품을 찾으면 기업은 친환경제품을 더 개발합니다. 소비자가 과대포장을 불편해하면 기업은 포장 방식을 바꿉니다. 소비자가 재생원료 제품을 선택하면 기업은 공급망을 다시 설계합니다. 이런 변화는 국내외 시장에서 이미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무포장·저포장 소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소비자들이 과대포장 제품을 기피하고 재활용 포장재를 선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주요 유통업체들은 포장재 감축 목표를 발표하고 제품과 매장의 전략을 조정해 왔습니다. 일본에서는 리필 문화가 생활 전반에 자리 잡으며 생활용품 기업들이 리필 제품군을 크게 확대했습니다. 환경과 경제성을 함께 고려하는 생활 방식이 기업의 제품 전략을 바꾼 사례입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인 컵 사용이 생활 습관이자 문화로 자리 잡자 커피 업계는 이를 새로운 시장의 흐름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소비자의 행동이 기업의 선택과 전략을 움직인 것입니다. --- 「소비자의 역할: 우리가 만드는 순환의 시작」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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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재활용을 넘어 진짜 순환을 설계해야 할 시간
그 고리를 잇기 위한 루프빌더의 여정을 따라가다! 저자는 롯데케미칼에서 국내 플라스틱 선순환 프로젝트 ‘프로젝트 루프’를 기획·운영하며 플라스틱 순환경제의 실험과 모델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했다. 현재는 자원순환·ESG·순환경제 분야의 강의와 컨설팅을 이어가며 자원순환의 작동을 현장에서 돕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플라스틱을 둘러싼 복잡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마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플라스틱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그 단점을 구조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PART 1 ‘플라스틱의 두 얼굴과 순환경제’에서는 플라스틱의 두 얼굴을 마주하며 순환경제의 기본 개념을 다진다. 20세기에 ‘기적의 물질’로 불렸던 플라스틱은 이제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현대인은 플라스틱 없이 살아가기 힘들다. 그래서 플라스틱 사용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플라스틱이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현실에서 플라스틱 문제의 세 주체인 정부, 기업, 시민이 직면한 다층적인 딜레마를 살펴보고 ‘왜 순환경제인가’에 대한 철학적·개념적 기초를 공부한다. PART 2 ‘순환경제를 설계하다’에서는 시야를 넓혀 유럽과 한국의 정책적 여정을 비교하며 거대한 흐름을 읽는다. 2023년 5월, 유엔환경계획(UNEP)은 「수도꼭지를 잠그다: 세계는 어떻게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고 순환경제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여 플라스틱을 덜 버리고 순환시키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이를 위해 빠르게 고도화되는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기술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명심해야 한다. 적재적소에 기술이 활용될 수 있도록 순환경제의 구조를 수립하고 일상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도 2020년에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24년부터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을 시행하는 등 변화의 발걸음을 내디뎠으나 선도적인 순환경제 국가가 되기까지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PART 3 ‘현장에서 답을 찾다: 루프빌더의 기록’에서는 저자가 진행한 ‘프로젝트 루프’의 생생한 기록을 살펴본다. 저자에게 주어진 과제는 수거된 폐페트병을 활용해 순환고리의 가시적인 성과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향이 국내에서 수거한 폐페트병으로 실을 뽑아 가방과 신발 같은 섬유제품을 만드는 일이었다. 이는 당시 국내에서 성공 사례가 거의 없던 도전이었다. 수많은 좌절 속에서도 최대한 타협하지 않고 폐페트병으로 재생원료를 만들었고, 그 결과물로 제작된 친환경 운동화가 2021년 문재인 대통령의 오스트리아 국빈 방문 선물에 포함되는 쾌거를 거두었다. 그 후로도 ‘라이브 드로잉’으로 유명한 김정기 작가와의 협업으로 제작한 파우치,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셰퍼드 페어리와 함께 만든 스카프, 프로 야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친환경 유니폼 등 다양한 협업이 이어졌다. PART 4 ‘지속 가능한 순환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에서는 고장 난 장난감을 수리해서 되살리는 코끼리공장, 더 나은 폐기물 배출 및 선별 방식을 고민하는 자연상점, 데이터로 자원순환을 보여주는 플랫폼인 프로젝트알이, 버려지는 디지털기기와 부품을 재사용하는 리맨 등 현장의 혁신가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들은 필요한 기술과 사람은 이미 있지만 그것이 지속적으로 작동할 조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현실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낸다. 순환고리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고 설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현장에서 답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PART 5 ‘소비자의 역할: 우리가 만드는 순환의 시작’에서는 지속 가능한 순환을 위한 우리의 역할을 함께 고민해 본다. OECD의 2022년 보고서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 2060년까지의 정책 시나리오」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은 2019년 3억 5,300만 톤에서 2060년 10억 1,400만 톤으로 세 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현실에서 많은 사람이 죄책감과 무력감을 느낀다. 그렇지만 이런 때일수록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폐기하는 모든 과정에 소비자의 선택이 개입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니 소비자를 넘어 시민으로서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완성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숙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왜 플라스틱 재활용은 실패해 왔는가? 폐기물을 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도 기업도 시민도 변해야 한다! 지금까지 플라스틱 재활용이 실패해 온 이유는 무엇일까? 수거와 선별, 재활용과 유통, 소비와 정책 등에 너무나 많은 이해관계자가 한꺼번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각자 입장을 내세우는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순환은 마치 거대한 조별 과제와도 같다.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지구’라는 이름의 한 조가 되어 서로 다른 역할과 이해관계를 안고 같이 과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누군가 빠지거나 협력이 깨지는 순간 과제는 완성될 수 없다. 저자는 이 책의 말미에서 결론을 내리기보다 네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우리의 삶(Life)은 무엇을 소비하며 무엇을 남기는가? 둘째, 기업과 기관(Organization)은 플라스틱 순환에서 어떤 책임과 혁신을 만들어 낼 것인가? 셋째, 우리는 플라스틱 위기 속에서 어떤 순환의 기회(Opportunity)를 창조할 것인가? 넷째, 플라스틱으로 상처받은 지구(Planet)와 우리는 어떻게 함께 치유되며 살아갈 것인가? 네 질문의 머리글자를 이으면 '고리'를 뜻하는 LOOP가 된다. 저자가 스스로를 루프빌더라 부르는 이유이자, 결론 대신 던진 네 개의 질문이 그 자체로 하나의 순환고리를 이루는 셈이다. 이 질문들을 저마다 가슴에 새기고 대답을 고민하며 작은 실천의 흐름을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 지금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라는 거대한 전환점 앞에 서 있다.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해 줄 마법 같은 기술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기술 혁신과 제도 설계, 기업의 결단과 현장의 실천이 맞물려 돌아갈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순환은 현실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순환경제는 시장에만 맡겨두어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규제를 넘어, 사용 비율에 따른 세제 지원과 인증, 공공 조달 우대, 설비 전환 지원 같은 인센티브가 함께 제공되어야 하고, 제품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이 잘되도록 만드는 인프라 정책도 병행되어야 한다. 요컨대 정부의 일은 시민에게 실천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재생원료를 쓸 수밖에 없는 '시장'을 설계하는 것이다. 정부가 방향을 제시한다면 그것을 실제 변화로 바꾸는 것은 기업의 몫이다. 재생원료 사용은 비용이 아니라 브랜드 전략이자 ESG 경영, 소비자 신뢰를 함께 끌어올리는 투자가 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자원순환 의무가 빠르게 확대되는 지금, 먼저 움직이는 기업에게 순환은 규제가 아니라 기회다. 그리고 그 톱니바퀴를 처음 굴리는 힘이 시민의 선택이라는 사실은 앞서 본 그대로다. 독자들이 정책의 자리에서, 실무의 자리에서, 일상의 자리에서 저마다 새로운 자원순환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데 이 책이 자극제이자 동기부여의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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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랫동안 재활용을 열심히 분리배출 하면 되는 일쯤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익숙한 믿음에 맞서 뾰족한 질문을 던진다. 왜 이렇게 애써서 버렸는데도 “왜 재활용은 실패하는가”. 인간에게 유익함을 주기 위해 생산되었지만 과잉·오남용 또는 제대로 된 처리의 미흡으로 결국 인간에게 유해함으로 귀착되는 플라스틱의 현실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잘 묻어난다. 무엇보다 관련 기업에서 일하며 플라스틱 순환경제의 현장에서 7년간 발로 뛴 저자의 보기 드문 기록이다.
저자는 플라스틱 문제를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환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수거, 선별, 재생원료의 품질, 가격 경쟁력, 제품 설계, 정책 인프라까지 이어지는 구조의 실패를 차분하고도 집요하게 짚어낸다. 우리가 믿어온 높은 분리배출률 뒤에 어떤 한계가 숨어 있는지, 왜 ‘재활용된다’는 말과 ‘제대로 순환된다’는 말 사이에 큰 간극이 존재하는지, 해외 견학에서 얻은 자극을 토대로 현장에서 질문하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설득력이 매우 뛰어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저자의 시선이다. 저자는 플라스틱을 단순히 악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현대 산업과 일상에서 플라스틱이 지닌 편리와 효용을 인정하면서도, 그 편익을 누리는 사회라면 마땅히 그 후의 책임까지 설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플라스틱을 둘러싼 낡은 찬반 구도를 넘어, 어떻게 하면 ‘버리는 사회’에서 ‘순환시키는 사회’로 넘어갈 수 있는가를 묻는 더 본질적인 논의로 독자를 이끈다. 추상적인 구호 대신 구체적인 역할 분담을 제안하는 것 역시 이 책의 묘미다. 정부는 제대로 수거되는 시스템을 설계해야 하고, 기업은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과 기술을 고민해야 하며, 시민은 소비를 넘어 변화를 요구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순환경제는 결국 어느 한쪽의 선의로 완성되는 일이 아니라 서로 다른 주체들이 함께 풀어야 하는 거대한 조별 과제에 가깝다. 이 비유는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을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설명한다. 이 책이 환경 분야 종사자나 정책 담당자가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가 되면 좋겠다. 분리배출을 하면서도 늘 찜찜함을 느끼는 시민, ESG와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기업인 그리고 지금의 소비와 생산 시스템이 과연 지속 가능한지 묻는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재활용이 쓰레기 처리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를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답을 쉽게 말하지 않기에 더 신뢰가 가는 책이다. 낙관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냉소에 머물지 않는다. 현장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저자이기에 현실 가능한 희망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반복해 온 생활 방식과 산업구조를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드물고도 소중한 기록이다. 재활용의 실패를 넘어 순환의 가능성을 진지하게 묻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기꺼이 권한다. - 이동학 (쓰레기센터장, 『쓰레기책』 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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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강연회에서 당시 롯데케미칼 수석으로 일하던 저자를 만났다. 이미 플라스틱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도 내 강의를 들으며 열심히 메모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때 ‘저분은 끊임없이 배움을 갈구하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만났을 때 곧 회사를 그만두고 플라스틱 자원순환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짜 하고 싶은 활동을 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환경에 대한 진심과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용기에 경외감마저 들었다. 기업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한 7년의 경험과 깊은 고민이 응축된 이 책은 플라스틱 문제를 고민하는 기업인과 공무원, 활동가에게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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