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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 녹여 낸, 시공간을 넘나드는 지적 여정
『자원: 인류의 과제』는 딱딱한 통계나 경고로 가득한 환경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두 저자는 과거와 현재, 상상 속 미래를 오가는 여행자가 되어, 인류가 자원을 발견하고 소비해 온 긴 역사를 하나씩 짚어 나갑니다. 무한한 풍요를 꿈꾸었던 ‘풍요의 뿔’ 신화에서부터 오늘날의 소비주의, 그리고 제프 베이조스나 일론 머스크의 꿈처럼 우주에서 대안을 찾겠다는 장대한 계획까지, ‘성장은 끝이 없다’는 믿음이 인류의 역사에 거듭 등장했다가 한계에 부딪혀 온 과정을 보여 줍니다. 특히, 문명의 역사와 과학 기술, 광물 자원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자료와 수치를 만화에 녹여 내, 무겁고 복잡한 주제를 흥미로운 모험담처럼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 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기술 만능주의를 향한 질문과 다시 찾아 나가는 희망 이 책은 기술 혁신 자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손쉬운 믿음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반격합니다. 재생 에너지도, 전기차도, 우주 개발도 결국은 유한한 원료와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지구라는 행성에는 명백한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짚어 내지요.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술과 자원 문제를 다뤄 온 저자 필리프 비우익스는 『로테크의 시대』 등을 발표하여, 프랑스 사회에서 기술 만능주의에 반기를 든 대표적인 목소리로 꼽혀 왔습니다. 그림을 맡은 뱅상 페리오는 일찍이 재능을 인정받은 만화가로 최근 SF 작품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창작자로서, 기후와 환경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 온 두 사람이 손잡고 이 책을 만들어 냈습니다. 과학 기술의 배경을 가진 전문가의 논리와 만화가의 상상력이 만나 탄생한 독특한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두 저자는 절망적인 미래를 보여 주며 끝나지 않습니다. 물건을 오래 쓰고 고쳐 쓰는 문화, 불필요한 소비를 덜어 내는 절제의 미덕, 그리고 자연과 기술이 공존하는 방식에 대한 상상 등 구체적인 대안들을 함께 제시합니다. 공포감을 부르는 경고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에 내딜 걸음을 함께 고민합니다. |